스티브 연과 존 조같은 한국계 배우들이 등장하여 보는 재미를 더하는 2019년 환상특급 시즌 1


트럼프 시대에 대한 야유 혹은 그리움


티브이에 나온 장면이 뇌리에 남아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내게는 <환상특급>이 그렇다. 내용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충격적이었던 건 분명하다. 알고 보니 이 시리즈는 역사가 오래되었다. 1959년부터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본 건 1985년 판이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최초로 방영한 것으로 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2019년에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 그 사이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지만 제대로 보려면 역시 티브이 시리즈가 최고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웨이브에서 독점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차일피일 미루다 큰 맘 먹고 가입을 했다. 당연히 환상특급을 보기 위해서다. 시즌 1 열 개의 에피소드를 본 소감은 한 마디로 트럼프 시대에 대한 야유였다. 흑인차별, 총기문제, 이민 장벽 등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제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비꼬듯이 선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 드라마를 트럼프 집권 절정기에 봤더라면 나 또한 우우하며 한껏 비난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연한 듯 여겨졌던 그의 재선도전은 하무하게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절대 권력에서 물러난 이의 뒷모습은 처량하기 마련이다. 역설적으로 환상특급은 트럼프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위대한 아메리카의 꿈을 간직했던 대통령으로.


덧붙이는 말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사로잡혀 지냈다. 용산탄압사태도, 사대강도, 국정교과서도, 세월호도, 국정농단도. 엄밀하게 따지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분노했다. 역사의 퇴행을 밟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전 정권들이 워낙 못했으니 기본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무당의 칼날은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갈아엎어야 할 적폐였다. 문제는 불똥이 애꿎은 서민들에게 튄 것이다. 마치 부시정권이 요트에 사치세를 도입하자 부자들이 가정부들을 해고했듯이. 부동산 정책을 펼칠 때마다 집값은 미친 듯이 뛰었다. 가만 내버려두면 시장이 알아서 사고팔고 할 일에 몽둥이를 들이밀었다. 앞으로 남은 1년 6개월 남짓, 우리는 더한 진흙탕을 헤맬지도 모른다. 공수처라는 도깨비는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무소불위의 파워를 휘둘러댈 것이 분명하다. 목표는 오직 하나, 재집권. 국민들을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사진 출처 :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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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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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균, 유럽이 다른 대륙에 준 사악한 선물


평소 거창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학자들의 말은 잘 포장된 구라에 가깝다, 고 확신한다. 어떤 형태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이 녹아있지 않은 지식은 공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총균쇠>도 마차가지였다. 저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나 아프리카가 유럽이나 북미에 뒤지는 기원을 총과 균, 그리고 쇠라는 핵심어로 분석한다. 얼마나 무모하고 어이가 없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온갖 잡다한 지식을 동원하여 세 가지 핵심어 안에 우겨놓고 단죄를 한다. 바로 책을 덮는다. 내 취향은 아니야. 


그러나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면서 다시 책을 읽었다. 구체적으로 세균 부분을 다시 보기 위해서였다.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서구가 다른 대륙을 정복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세균을 들고 있다. 자신들에게도 치명적이었던 세균을 상대적으로 익숙치 못한 세계에 대량으로 살포하여 정복에 나선다는 설정이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소름끼친다. 방향만 바뀌었을 뿐 전파 경로는 동일하다. 박쥐로부터 전염된 바이러스가 중국내에서 퍼져 만연한 후 인근 동아시아 국가를 거쳐 미국과 유럽, 더 나아가 전 세계를 강타한다. 급격한 도시화와 항공 산업의 발달은 전파속도를 더욱 높이고 역설적으로 초기에 전염을 겪은 나라만 살아남는다. 문제는 언젠가 잠잠해 지더라도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변종되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미국과 중국이 아니라 온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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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의 비밀 - 클래식 LP 제대로 듣기, 개정증보판
곽영호 지음 / 앨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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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로서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책은 여전히 중요한 전달 수단이다. 효과 면에서도 최고다. 싼 값에 비해 큰 효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가끔은 과연 책의 용도가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곧 정보와 재미 두 가지를 잡느라 오락가락하다 중요한 핵심을 놓친다. <레코드의 비밀>은 독자가 제한적인 책이다. 클래시컬 음악, 그 중에서도 엘피 레코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이 볼 자격이 있다. 그렇지 않는 분들께는 선문답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보다 정보에 치중했어야 옳다. 개인적인 경험은 과감히 삭제하고 전문가들을 상대로 엘피 기술의 극장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물론 개정판으로 단점을 보완했다고 하지만 추상적인 소리는 얼마나 다르게 들리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단지 씨디에서는 발견 못한 소리를 알아내는 기쁨 정도로는 부족하다. 결국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정답은 본인이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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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연 3일 500명대를 넘어섰다. 참고로 오늘 기준(2020. 11. 29)으로는 450명이다. 주말이라 검사수가 준 측면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묘해서 숫자로 표시되면 경각심을 더 갖게 된다. 사실은 늘 조심해야 하는데. 안다. 말이 쉽지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 이럴 땐 과학자의 시선으로 사태를 보아야 한다. 곧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객관적으로 알아야 대비가 가능하다. 


월간 뉴턴 4월호에서는 ‘코로나 19 대유행’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내용은 많지 않았지만 핵심은 정확하게 다루었다. 정식명칭 코비드 19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그룹에 속한다. 처음이 아니라는 말이다. 왕관 모양을 뜻하는 이 바리어스는 지금까지 6종이 알려져 있다. 이 중 4종은 사람에 의한 감염이 이루어지는 감기의 일종이며, 2종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되었다. 사스(박쥐)와 메르스(낙타)와 그것이다. 이번 신종 바이러스도 중국 우한의 박쥐설이 유력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사스(34,4%)나 메르스(9.6%)에 비해 치사율은 낮다. 평균 3.4%이며 한국은 약 0.9%다. 


그러나 이 두 바이러스가 치료제 없이 사라졌기 때문에 언제든 재발 우려가 크다. 다시 말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 퇴치한다고 해도 또다시 새로운 변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는 거다.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외출을 피하고 부득의하게 나가야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껴라.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해를 넘기기까지 하면 사람들은 버티지 못한다. 적절하게 무서워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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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박힌 검을 뽑는 사람이 왕이 된다


한국 프로야구가 끝났다. 엔씨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를 누르고 팀 창단 최초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시리즈 전 경기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주요 장면은 챙겨 보았다. 축하한다. 진심으로. 사실 난 두 팀 모두의 팬이 아니었기에 상관은 없었지만 왠지 두산은 꺼려졌다. 단지 오랫동안 강팀이어서 약자를 응원하는 마음은 아니었다. 콕 찝어서 김태형 감독이 싫었다. 그의 지도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정도로 끝을 맺겠다. 


아무튼 이번 시리즈는 여러 흥밋거리를 제공했는데 그 중에서도 우승 뒤풀이로 집행검을 들어 올린 건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사실 공식 트로피는 따로 있었지만 모두의 관심을 끈 건 검이었다. 게임회사의 아이템중 하나라고는 했지만 서양전설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저건 바로 아서 왕의 검 아닌가하고 깜짝 놀랐다. 곧 바위에 박힌 검을 뽑는 사람이 왕이 된다는 옛 이야기에 흥분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왜 아직까지 서양 나라에서 이런 이벤트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튼 큰 탈 없이 전 경기를 모두 마친 선수들과 구단, 그리고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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