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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순
신준 감독, 최덕문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8년 1월
평점 :
갑툭튀같은 영화가 있다. 감독 이름도 잘 모르고 등장인물도 낯선데 보고 있으면 빠져드는. <용순>이 그렇다.시골의 한 고등학교.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용순은 뒤늦은 사춘기를 맞고 있다. 엄마가 바람이 나서 도망가고 새로 들어온 몽고 출신 새엄마도 마땅치 않고 흠모하는 체육선생의 여친도 짜등나고 자신을 좋다고 쫓아다니는 구질구질한 남학생도 귀찮기만 하다. 설정만 보면 아기자기 명랑코미디로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실상은 살벌하다. 새 어머니에게는 아줌마라고 대놓고 비아냥 거리고 선생에게는 임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의 여자친구인 담임과는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교실바닥을 뒹군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인들이 용서(?)받는 이유는 사투리를 쓰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게는 너무도 낯선 충청도 말을 거림낌없이 사용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맞어, 그려, 그럴만도 혀.
덧붙이는 글
영화의 소재는 달리기지만 이건 어디까지난 맥커핀(그럴듯한 핑계)이다. 사실은 어른이 되는 과정을 거쳐야마 하는 청소년의 극심한 통과의례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