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맘에 드는 말을 많이 한다. 며칠 전에는, 아마도 작가가 쓴 글인 듯한데, 설령 지키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결심, 좋은 결심을 자꾸 하는 편이 아무 마음도 안 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그랬다. 그때그때라도 좋은 쪽의 생각을 하게 되니까. 오늘은 배철수 아저씨가 '같은 실수를 두 번 하는 걸 되게 바보같다고들 하는데, 사실 사람이니까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하는 말로 내 기분을 좋게 했다. 맞다. 실수라는 게 할 만 하니까 하는 건데 또 어디 그게 안 하려고 한다고 안 하게 되나. 함정은 대체로 비슷하고, 걸리는 동물은 늘 걸리게 마련이지. 그런 뜻에서 부끄럽지만 나도 새해 결심을 한번 적어보았다. 대체로 뻔한 것들이지만 뭐 그래도 1월에는 또 새해 결심을 해주어야 제맛.  

가급적 정해진 시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성실하게 일하자.  

건강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 하자.  

일상을 부지런하게 꾸려가자.  

차는 꼭 필요할 때만 이용하자.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열심히 쓰자.  

물건은 필요할 때, 필요한 것만, 필요한 만큼만 사자. 

좋은 것을 듣고 보고 읽고 냄새 맡고 먹고 생각하자.

정리 정돈을 잘하자.  

이름을 가리고 읽으면 누구의 결심인지 알 수도 없는 뻔한 결심들인데, 이걸 종이에 써서 지갑에 넣자니 기분이 썩 괜찮다. 그래, 매일매일 결심을 새롭게 하는 게 아주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그래도 매일은 좀 그렇고, 한 달에 한 번? 음, 격주로? 음, 월요일마다? 음, 월수금? (결국 이런 식.)  

* 

   
 

용에 대해서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사는 곳도 다양하고 그 모습도 각양각색이지. 그리고 성격도 천차만별이다. 도시에 사는 용도 있고, 농촌에 사는 용도 있고, 해변의 발전소에도 있고, 역 앞의 지하상가에도 산다. 학교, 공장, 상점가, 그리고 사람들의 집에 사는 용도 있어.  

하지만 어떤 용이든 사악하다는 점은 다 똑같지. 단순하고 파괴적인 용, 교활한 용, 언뜻 보면 아름다운데 실은 냉혹한 용도 있지. 커다란 용, 조그만 용, 날개 달린 용, 머리가 좋은 용, 모습이 보이지 않는 용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어. 온갖 장소에 온갖 모습을 한 용이 숨어서 똬리를 틀고 있어." - 오카다 준,『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되는 법』 35-36면

 
   

계란 프라이에 뿌릴 후추를 사러 가게에 가는 일상적인 일을 무시무시한 용과의 전투로 연결짓다니, 참 대단한 작가다. 특히 연극배우이자 '용을 물리치는 기사'인 제럴드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용과 혈투를 벌일 때 제럴드의 동작을 묘사하는 것만으로 용의 크기며 움직임을 상상하게 하는, 그로써 독자가 거기에 용이 있다고 믿게 하는 능력은 어느순간 소름이 오싹 돋게 한다.  이 서재 친구들 중에 어린이는 없는 것 같으니까 편하게 얘기하자면 여기서 용은 그 무엇이다. 꿈을 잃게 하는 것, 용기를 못 내게 하는 것, 친구를 미워하는 것, 거짓말 같은 것.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용을 물리치는 기사가 될까? 그 뜻밖의 답은 비밀로 해둔다. 그런데 나의 용은 뭘까? 새해 결심을 적으면서 찾아낸 나의 용은 걱정과 게으름이었다. 올 한해는 이 용과 잘 싸워서 (정 안 되면 타협해서) 잘 보내봐야지. 일단 한 해 독서의 시작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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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1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용은 걱정과 게으름이었다." -용용 죽겠지 되는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네꼬 2010-01-11 22:01   좋아요 0 | URL
*_* 어멋! 너무 멋진 댓글!!!

섬사이 2010-01-1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녀석 영문법 책을 하나 사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두고는 "기왕 주문하는 김에 책 좀 더 살까?"하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네꼬님의 '물건은 필요할 때, 필요한 것만, 필요한 만큼만 사자.'는 결심을 읽고 아들녀석 책만 빼고 몽땅 다 도로 덜어냈어요.
제가, 드디어, 알라딘 일반회원이 되었거든요. 아차, 하는 순간에 실버, 골드, 플래티넘의 단계를 밟고 올라갈 뻔했지 뭐에요.
제 용은 욕심과 안이함,, 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


네꼬 2010-01-11 22:41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 일반회원 강등 감축드려요. (저는 언제... ㅠㅠ) 아마도 '필요할 때 필요한 것만' 기준으로만 한다면 전 아마 올해에 책을 살 수 없을 거예요. 흑흑. -차고 넘치는 보관함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네꼬.

무스탕 2010-01-1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을 잡으시거등 꼭 그 비법을 전수해 주세요!!

네꼬 2010-01-12 09:11   좋아요 0 | URL
네, 그럼요. 근데 전 타협을 할지도 몰라서.... 협상 조건이라도 알게 되면 꼭 알려드릴게요. 히히.

무해한모리군 2010-01-1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양용이 사악하지 동양용은 안그래요~
또 본문과 상관없는 댓글.. ㅎ
좋은 한 주 네꼬님~

네꼬 2010-01-12 09:12   좋아요 0 | URL
그러쳐. 근데 저 작품 속에서의 용은 서양 용이었어요. (날개 달려 있고 불 뿜고.. 동양 용도 불은 뿜나?) 본문과 상괸없는 댓글에 대한 진지한 댓글. 휘모리님도 고고씽!

L.SHIN 2010-01-1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이 문구를 되내입니다.

"못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포기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네꼬 2010-01-12 09:12   좋아요 0 | URL
이런 강렬한 다짐을 보았나. 엘신님하고 어울리는데요! 한 주 강렬하게, 잘 보내시와요~

다락방 2010-01-1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은....네꼬님은......네꼬님은.............아 정말 멋진 여성이에요! 어떻게 이런 글을 써요? 역시 사람은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야 하는건가봐요!! 네꼬님은 정말 글 최고로 잘써요. 감동감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 2010-01-12 09:29   좋아요 0 | URL
네에에에? 어머, 이 언니 좀 봐. *_* 대체 지금 누구 글을 읽은 거예요? (어리둥절.... 근데 일단 다락님은 좋아라. 히히.)

2010-01-12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0-01-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퇴근길에 막히는 길에서 듣기에 단연 최고. 들을 때마다 이 정도면 장수 프로로 손색이 없다 느껴요. 그 중의 백미는 중간 쯤에 작가가 작정하고 쓰는 한 3분 되는 꼭지인데, 가끔 교조적이다 싶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대개 한번쯤 사색에 빠지게 해줄만한 좋은 주제들을 건드려주는 지라 즐겨 들었어요.
게다가 우리의 철수 아저씨, 촌철살인 멘트가 진짜 매력적이죠. :)

네꼬 2010-01-14 09: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떤 때는 내가 좋아하는 곡이 나와서 주차를 아주 천천히 할 때도 있어요. (^^) 저도 그 "철수는 오늘~" 하는 3분 꼭지 듣다가 이런저런 생각할 때 많아요. 약간 간지러운 듯한 말들도 라디오니까 괜찮은 듯. 배철수 아저씨는 "놀기 삼아 하는 디제이"와 "진짜 제대로 디제이"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아주 잘 잡고 계신 듯해요.

마늘빵 2010-01-1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옹씨 바쁜거 끝나면 우리 그때 그 튀김 먹으러 가쟈. 냠냠냠냠. 뜬금없는 댓글이라니.

네꼬 2010-01-14 09:43   좋아요 0 | URL
좋아요, 칠리 차차. 멤버를 모아봅시다. (많이 먹기.)

레와 2010-01-1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길이나 저녁 지을때 배철수의 음.캠.을 들으면
'아.. 오늘도 살아 남았다. 이제 쉴 수 있어.' 하는 안도감이 들어요.
멘트에 피시식 웃기도 하고.. 저도 참 좋아하는 프로그램!^^


이렇게 훌륭한 페이퍼에 추천이 없다니, 제가 한방 크게 눌렸어요!!

다락방 2010-01-12 12:53   좋아요 0 | URL
내가 미처 추천을 누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레와님. 나도 지금 막 눌렀어요. 아주 크~~~으게. 하핫

네꼬 2010-01-14 09:46   좋아요 0 | URL
레와님.
전 보통 퇴근하고 차에 타서 듣기 시작하니까, 오프닝을 잘 못 들어요. 그래도 이따금 흥얼거려보면 기분이 꽤 괜찮지요. 음, 여기저기서 하루 바쁘게 지낸 사람들이 옹기종기 라디오 앞에 모여 앉는 기분이랄까요?

어머 근데 무슨 페이퍼를 보시고 추천하시는 거예요? 저 네꼬예요. 여기 다른 서잰 줄 아시는 거 아녜요? *_*


다락님.
<추노> 보고 있어요? 다락님이 진짜로 좋아할 드라마던데! 꼭 봐야 되는데!!

다락방 2010-01-1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노]에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무슨 방송에서 하는지도 모르는데 어째요 ㅎㅎ

네꼬 2010-01-19 11:07   좋아요 0 | URL
<추노>에는 장혁과 오지호, 김지석 등이 나와요. "근육의 향연"이에요. 마초 드라마예요. (꺅!) KBS2에서 수-목요일 10시에 해요. 다락님 꼭 봐요!

2010-01-14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5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 나갔다가
아침에 나갔다가. - 2
아침에 나갔다가 -3

아침에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몇년째 이런 날 신세지고 있는 패딩코트(털이 다 빠졌어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차 키를 만지작거리며 마지막으로 고민한다.  

내 직장은 내 차로는 20분, 대중교통으로는 한 시간 거리(20분간격 버스 한 대가 돌고 돌아).

이런 날은 거기에 곱하기 2쩜5.

관리소장님이 차는 안 된다고 하신다.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발이 푹푹 빠진다. 내가 무슨 토끼냐, 고양이지.   

그래도 조용히 다시 들어갈 수가 없는 신세.   

큰길에 나오니 버스는 아까부터 0분후 도착한다고만 한다(안 올 거란 얘기예요).

이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길을 울면서 걸어가 결국 간신히 카풀.  

출발 두 시간 만에 회사 근처로 들어오는 길에 군부대가 보인다(실제로요).

60만 국군장병 꼬꼬마들의 마음 속에도 

거대한 빙하 협곡 하나씩 생겼겠구나.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  

이상 전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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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에 나갔다가.-5
    from perfect stranger 2010-01-04 11:20 
    이상 전달 끝이 아니다.   더 전달할 사항이 생겨버렸다.  눈이 무식하게 쌓이 첫 출근길.  우린 시무식을 극장에서 하기로 했다.   좀 있다 사무실에서 가까운 극장으로 달려간다.  기다려라 수정아. 오빠가 간다..!!!
  2. 아침에 나갔다가 -7
    from Baker street 221B 2010-01-04 11:52 
    아침에 나갔다가 거대한 협곡을 만났다. 그냥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섰다. 비틀비틀하면서 지하철 역에 겨우 도착. 평소보다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 역시나 합정역에 도착하고 보니 미친 듯한 버스 줄. 대략 버스 4대는 기다려야 할 상황. 꼬박 두 시간을 바들바들 떨면서 기다려 겨우 버스 승차. 회사에 도착하니 10시 40분;;; 집에서부터 꼬박 세시간 반
  3. 아침에 나갔다가 - 10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01-04 21:34 
    검은 양복에 똥색 구두를 날씬하게 빼입고 나갔다가 집 앞에서 거대한 빙하 협곡을 만났다.  조용히 다시 들어왔다.  벽장 속에 투덜투덜 먼지와 쌈박질하고 있는 검은색 운동화를 투덜투덜 꺼내 신고 다시 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이 지하철역 도착 할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일 끝내고 저녁에 지하철역에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바스락 바스락 6
 
 
Mephistopheles 2010-01-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국 우리 사무실은 단체로 극장으로 달려가기로 했습니다.
2시 전우치전 보러 갑니다. 뿅뿅뿅.

다락방 2010-01-04 11:22   좋아요 0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ㄱㄱㄱㄱ

약올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10-01-04 11:45   좋아요 0 | URL
달레랑스, 일급 비밀인데요... 전우치 별로 재미없어요. 조금만 약올르라고.ㅋㅋ

Mephistopheles 2010-01-04 11:47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사무실에서 보여주는 거에요..메롱.

Arch 2010-01-04 11:50   좋아요 0 | URL
칫, 이거 내가 또 약올라야하는 타임인가요! 타임을 외치고 싶어라~

네꼬 2010-01-04 11:51   좋아요 0 | URL
(다락님 빼고) 이분들 이분들 여기서 뭐 하고 계시는 겁니꺄!

-> 전우치 몹시 보고 싶어하는 1인.

아치님, 근데 왜요? 강동원이 나오는데 왜요?

다락방 2010-01-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출근하느라 애썼어요, 네꼬님. 토닥토닥.

이런날 일은 무슨일 2

네꼬 2010-01-04 11:52   좋아요 0 | URL
으아아아, 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거나 말거나 "이건 너무하잖아!" 하고 외치면서 걸었어요. 일이고 나발이고.

뷰리풀말미잘 2010-01-0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네꼬님 퇴근하실때는 패딩코트 옷깃을 꼭 여미세요. 눈 더 온답니다.

네꼬 2010-01-04 11:53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 저도 반가워요! 흑흑. 지금 창밖을 보니 눈이 뭔가 결정했다는 듯이 계속 내리고 있어요.

L.SHIN 2010-01-04 13:48   좋아요 0 | URL
눈이 뭔가 결정했답니다.
하얀 밀가루 왕창 뿌려서 지구를 튀겨 먹으려고..(후다다다다닥)

네꼬 2010-01-07 17:33   좋아요 0 | URL
으하, 이 지구가 무슨 맛이 있다고...-_-

무스탕 2010-01-0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을 안할수는 없겠죠? ^^;

네꼬 2010-01-04 11:53   좋아요 0 | URL
안 하는 방법도 생각중인 네꼬씨. ㅠㅠ 무스탕님, 눈 조심하세요!

레와 2010-01-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오는 눈이랑 여기 내리는 비랑,
좀 바꿔주세요! ㅎ

무스탕 2010-01-04 17:02   좋아요 0 | URL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에요 ^^

네꼬 2010-01-07 17:17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이 단 댓글이 꼭 내가 단 것 같아서 한참 들여다봤어요. 아니, 퍼스나콘도 비슷해가지고;;

그러게 말이에요, 그러게 말이에요.

섬사이 2010-01-05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업주부인게 좀 미안해지네요.
109년만의 폭설이라는데, 이런 날엔 회사들도 휴업하면 좋을 텐데..
계~~속 춥다네요.
두껍게 껴입고 꼭꼭 여미고 핫팩도 몇 개 챙겨서 다니세요.
절대로 넘어지지 마세요!!

네꼬 2010-01-07 17:19   좋아요 0 | URL
말도 안되는 거 아니냐 이거죠, 섬사이님. 월요일에 눈이 막 왔는데, 금요일까지 추운데, 주말에 좀 나아진다 해도 영하라는데, 다음주에 또 눈이 오고, 1월은 내내 추울 거라니, 이게 말이 되냐구요. ㅠㅠ 아아 이 추위의 길고 긴 터널. 봄은 언제 오나!! (전 더 두꺼울 수가 없게 입고 다녀요. 옷에 파묻혀 넘어질 판 하하. 섬사이님도 조심조심!)

세실 2010-01-0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추운 날씨에 걷는거 정말 힘들었을텐데...고생 많으셨습니다.
이곳 청주엔 아직도 눈발이 날립니다. 징해요.

네꼬 2010-01-07 17:2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징해요' 세 글자가 아주 눈에 쏙쏙 들어와요. 전국 곳곳이 눈에 묻혀 있으니, 거 참, 자연 앞에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요.
 

나는 캐롤을 좋아하는데, <울면안돼> <징글벨> <홀리 졸리 크리스마스> 등과 함께 상위에 랭크된 노래로 <아이 위시 유 어 메리 크리스마스>가 있다. 이 노래가 내 입에는 "위 위시 유 어 메리 크리스마스"로 붙어 있는데(아마 아이로도 부르고 위로도 부르는 거겠지요), 그건 고등학교 때의 기억 때문이다.  

내가 다닌 학교는 가톨릭계였다. 교장선생님이 수녀님이셨고, 학교에 성당과 수녀원이 있었다. 일년에 두 번, 부활절과 성탄절에 즈음해서는 전교생이 모여 미사를 드렸다.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은 이런 저런 행사로 학생들에게 친숙하고 인기가 많은 분이셔서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별 부담 없이 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내 기억이다.) 그중 성탄절 미사에는 특별한 코너가 있었다. 각 반에서 '한 해 동안 제일 고마웠던 친구'로 뽑힌 아이들이 하는 연극이었다.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뜻밖의 인물이 무대에 등장하곤 했다. (뜻밖의 인물이면서도 한 번도 뽑히지 못한 나는 3년 내내 질투로 눈에 화염이 일었다. 아이고 내 눈이야.)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하나 하나 그들의 얼굴을 보았고 연극 끝에는 박수와 환호로 감사를 전했다. 배우들이 인사를 마치면 전교생이 일제히 뒤를 돌아 선생님들과 마주보았다. 그리고 <위 위시 유 어 메리 크리스마스>를 선생님들께 불러드렸다. 속 좁고 샘 많은 여고생 네꼬조차도 그 순간에는 따뜻한 기운으로 몸과 마음을 적셨다.  

그 밖에도 사소하고 많은 추억들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 시절을 좋아한다. 전통과 예절, 훈육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학교였지만, 동시에 체벌 대신 반성문을 쓰게 하고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고 학생회에 투표가 살아있는, 또한 축제가 살아있는 따뜻한 학교였다. 중학교 때까지 선생한테 매맞는 데 익숙했던 '불량아'들이 이따금 선생님 품 안에서 울기도 하는 그런 학교였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억이다. 어떤 아이는 강제 미사가 싫었을 거고, 친구 뽑기를 싫어할 이유도 많았으며, 엄한 교복 단속과 앞치마를 두른 청소시간, 히스테리컬한 무용 선생을 증오한 아이도 있었을 것이다. 똑같은 시간을 지내고도 기억은 그렇게 다를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같은 시간을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는 내 처지는 어쨌든 다행인 것 같다.  

찾아보니 내가 지난해에 마지막으로 쓴 페이퍼에 쓴 바람은 '내년이 특별할 것 없는 보편적인 한 해가 되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말이 무색하게도 벽두부터 너무 많은 죽음이 있었다. 너무 많은 분노가, 너무 많은 이별이, 너무 많은 눈물이 있었다. 잊지 않기 위해서 그 많은 이름을 적었다가 너무 아파 지운다. 누군가 지난 가을, 이제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2009년은 슬펐던 해로 기억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모두의 기억은 다르게 마련이니, 2009년을 보편적인 해로 기억할 수 있는 사람도 어딘가에는 있겠지. 내 친구들 중 누군가가 그렇다고 해도 모쪼록 내가 끝까지 그것을 모르고 넘어가기를.   

그래도 내게는 같이 울었던 사람과, 사람들이 있다. 내년에도 손을 잡을 사람과, 사람들이 있다. 아주 죽으란 법은 없구나, 생각하게 하는 사람과 사람들이. 친구 여러분의 험했던 한 해에 나도 그런 사람이자 사람들 중 하나였기를 어느 때보다 깊고 진실된 마음으로 바란다. 당연히 내년에도 그렇기를. 친구 여러분 고마웠어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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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12-2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 투입니다 내년엔 고등어가지고 약 조금 올릴께요 네꼬님..

네꼬 2009-12-29 13:14   좋아요 0 | URL
내년엔 메피님이 나 몇번 놀리나 바를정자 그으며 세어 보겠어요. ㅎㅎ 메피님, 새해에도 사이 좋게 지내요!

무해한모리군 2009-12-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저도 잘부탁드립니다.
내년은 정말 무탈한 한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네꼬 2009-12-29 13:27   좋아요 0 | URL
일본에 다녀온 휘모리님(응?)
우리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나고 (어디서든!) 술도 더 많이 먹어요 (이건 만나서. ㅎㅎ) 새해 무탈을 함께 빌어요.

다락방 2009-12-2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학교를 다녀서 네꼬님은 좋은 어른이 된것일까요? 내가 이모양 이꼴이 된건 학교탓일까요? 끙. 네꼬님의 고등학교시절이 부러워요.

저는 네꼬님의 '내년에도 손을 잡을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말이죠. 저는 알라딘을 하면서 네꼬님을 만나고 또 네꼬님과의 그 많은 수다들을 결코 잊을 수 없을거에요. 네꼬님이 뭐라 하든 나는 계속 계속 네꼬님께 손을 내밀거에요. 불끈!

네꼬 2009-12-30 17:46   좋아요 0 | URL
좋은 학교를 나와도 이렇게 살고 있는 저로선;;;

언제나 다정하고 따뜻하고 또한 섹시한 다락님. 내년에는 우리 더 많은 술을 마시고 더 많은 수다를 떨기로 해요. 우린 계속 계속 친구니까!!!

보석 2009-12-29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네꼬 2009-12-30 17:46   좋아요 0 | URL
어이쿠, 보석님, 제가 내년엔 더 반짝이게 닦아드릴게요. (응?)

치니 2009-12-29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고 대학이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시절. 암흑기 같기만 한데, 네꼬님이 기억하고 묘사하는 학교는 마치 외국의 어떤 영화에 나오는 보수적이면서도 정이 있는 학교 같아요.
내년 뿐입니까, 오래 오래 잘 지내자고요. 헤헤. :)

네꼬 2009-12-30 17:51   좋아요 0 | URL
치니님, 오늘 어떤 원고에서 치니님을 떠올렸어요.

학교에 대한 기억을 좋게 간직할 수 있는 것도 아주 큰 행운이지요. 고3시절조차 제 기억 속에선 아주 따뜻합니다. (^^) 치니님, 오래오래, 치니님한테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히히.

레와 2009-12-2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2010년에는 친하게 지내요.. 헤헤.^^

네꼬 2009-12-30 17:51   좋아요 0 | URL
레와님,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내년에는 더욱 친하게 지내요. 제가 더 자주 갈게요!

쟈니 2009-12-3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웃을 일이 많은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

네꼬 2009-12-30 17:59   좋아요 0 | URL
쟈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내년에는 많이 웃어요. 혹시 울더라도 꼭 같이 울어요! (^^)

도넛공주 2010-01-03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부탁드리고~저한테 잘 보이시고~
지금 프랑슨데 잘 보이면 불란서제 편지나 선물이 갈지도?

네꼬 2010-01-04 11:15   좋아요 0 | URL
공주님 드뎌!!! 어쩐지 공주님이 프랑스에 계신다니 우아하고 멋진 기분. (^^) 새해에 잘 부탁드려요. 편지는 보내주시면 감사하지만... 한글로 쓰실 거죠? ㅎㅎ

여긴 오늘 눈이 산처럼 왔어요. (거짓말 아님.)
 
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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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책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책이라고, 누가 한 말을 주워들은 적이 있다. 아마 카프카쯤 될 것이다. 말하자면 얼음을 깨는 도끼 같은 책이어야 한다고 했던가, 그랬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슨 독서가 그렇게 고통스러워야 돼? 유쾌한 책만 읽으려고 애를 써도 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책은 만나게 마련이다. 액션 영화만 보려고 티비 채널을 열심히 돌려도 이따금 가슴이 먹먹한 영화의 한 장면을 마주쳐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책이 카프카가 만족할 만큼 좋은 책일지, 무섭게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어딘가 아쉬운 점이 있는 책일지, 어쩌면 '자살, 우정' 이 얽힌 짐작하기 쉬운 청소년소설일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 많이 울었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워서 울었는지, 울어서 고통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다만 편집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네, 저는 지금 사적인 이유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리뷰를 써야 했고 그래서 다시 책을 들추어야 했을 때 그러고 싶지 않을 만큼, 이 책은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왜일까? 가까운 친구의 은밀한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천지가 불쌍해서? 딸을 가슴에 묻고도 바로 그 슬픔 때문에 씩씩하던 엄마가 "아가! 좋은 배 타고 편히 가거라!" 라면서 흔들리는 장면 때문에? 죽지 않고서는 풀리지 않는 비밀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는 것이 한스러워서? 친구를 죽게 한 화연이의 못된 방황이 안타까워서? 글쎄, 그럴 수도 있고 다 아닐 수도 있다. 내가 고통스러웠던 것, 내가 운 것은 어쩌면 다른 이유.  

안다고 말하지 마라. (어떤 독립영화의 제목이었지요.)

그래,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깊은 상처를 준다. 너 힘든 거 내가 안다, 너 아픈 거 내가 안다, 너 속상한 거 내가 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를테면 가족, 베스트 프렌드, 애인들-이 제일 결정적인 상처를 준다. 왜? 어디를 찔러야 제일 아픈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은 평소의 네꼬씨와 어울리지 않은 줄 알아요. 이게 다 술의 힘이랍니다.) 나는 그런 것이 늘 싫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면 나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언젠가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그런 말에 화가 난 적도 있었다.(친구 여러분을 실망시켜서 미안합니다만, 저도 이따금 난폭한 고양이라고요.)  

그래도 너는 씩씩하니까 괜찮겠지, 라고 말했던 친구가 있다. 내가 불행을 잘 이겨내고 있는 걸 확인하고는 너는 겉으로는 멀쩡하면서 속으로 약한 게 탈이야, 라고  말했던 친구도 있다. 아, 참, 구체적인 예가 떠올랐네. 재수를 하는 나를 막 걱정해놓고 막상 내가 대학에 합격하자 뭐 꼭 재수까지해서 좋은 학교 갈 필요 있나 싶어, 라고 말한 친구도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 그것이 손에 가시가 박히는 통증이든, 내일 모레 죽을 사람의 절망이든. 이렇게 쓰고 보니 나에게도 물어보게 된다. 그래서 너는 네 친구들에게 언제나 조심해왔니? 친구의 고통을 알면서도 그 고통을 확인함으로써 네가 행복하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우아하게 괜찮냐고 물어본 적이 없니? 성급하게 위로하기 전에 친구의 신음소리를 경청해봤니? ...... 그래서 내가 지금 맥주를 이만큼이나 마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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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9-12-1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다고 말 못해요.만나주지도 않는데 어떻게!버럭!

네꼬 2009-12-15 13:26   좋아요 0 | URL
버럭! 하시지 말고 조만간 뵈어요. 그러게, 안다고는 말씀 마시고.. (응?)

다락방 2009-12-14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네꼬님의 이 리뷰에 가만가만 추천을 하고 가요. 왜냐하면요,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네꼬 2009-12-15 13:26   좋아요 0 | URL
어휴, 다락님. 제발 제 서재에 오실 땐 쿵쾅쿵쾅해주세요!

섬사이 2009-12-15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완득이 때보다도 좋아졌단 말이죠?
음... 읽고 그냥 확 울어버릴까요?
다들 좋다고 하니까 궁금해 죽겠네요. ^^

네꼬 2009-12-15 13:27   좋아요 0 | URL
음.. 꼭 완득이보다 이 작품이 좋아서라기보다.. 작가의 마음 한편을 엿본 기분이랄까요? 하여간 제 주변에 운 사람 많아요. 섬사이님은 어떠실지!

무해한모리군 2009-12-1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소설은 안읽을라 그랬는데..
참 좋은 리뷰예요.
고기를 같이 먹으면 네꼬님을 더 알고싶은 마음이 생길거 같긴해요 ㅎㅎㅎ

네꼬 2009-12-15 13:2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이랑 고기를 같이 먹는데, 뭐 더 알고 말고 할 거 있겠어요? 우리 만나서 같이 고기에 대해 알아볼까요? (뭐래?)

치니 2009-12-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프카의 저 말은, 카프카를 통해서가 아니라 최승자 시인을 통해서 알았어요. 저도 그때 입이 삐죽 했지만, 잊혀지지 않아요.
휴, 고민이네요, 내용상 읽고 싶지 않지만 네꼬님이 이렇게 쓰시니 읽어볼까 싶기도 하고.

네꼬 2009-12-15 13:28   좋아요 0 | URL
저는 대학 때 철학 수업에서, 역시 시인인 진은영 선생님 통해서요. (^^) 저는 입을 삐죽이면서 심지어 받아적기까지..-_- 읽어보세요, 읽어보세요, 하린군하고 같이 읽어보세요.

희망찬샘 2010-01-0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최근 들어 가장 집중해서 읽은 책!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잠자리를 뒤숭숭하게 한 책! 바로 어제 저녁에 눈 빠지게 읽었습니다. 리뷰 쓰기 전에는 네꼬님 글 읽지 말아야겠어요. 지금 저도 리뷰 쓰려고요.
네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들어 와 봤어요. 좋은 일 가득 만나시는 한 해가 되길 빌어요. ^^

네꼬 2010-01-04 11:16   좋아요 0 | URL
샘님, 안녕하세요? 으와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으와아는 왜?) 이 책을 읽고 저도 한동안 마음이 싱숭생숭했어요. 잘은 모르지만 그런 뜻에서라도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새해에는 희망찬샘님도 저도 좋은 책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좋은 책을 통해서 우리 둘도 많이 만나고요!)

2010-01-15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0-06-2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리뷰, 계속 읽게 되네요..
스윽-
바람도 없는데 문이 열리면, 공포영화가 따로 없는데..
스윽- 저도 모르게 마음 문이 열려버렸으니..
아아.. 네꼬님 무서워요. 힝~~
 

친구 여러분은 이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지금 저 커피가 똑 떨어져서 나날이 눈[目]이 푹푹 꺼져가고 있는데요, 언젠가도 적었지만 저는 적은 용량으로 사기 때문에, 회사용 분쇄커피와 집용 홀빈 두 개를 산다고 해도... 

  

 

 

 

 

  

각각 5천원씩, 만원이지요. 여기에 배송료가 2000원!  

인터넷으로 무얼 사기 시작한 뒤 언젠가부터 배송료를 내는 일이 심히 억울해졌어요. 게다가 커피는 항상 책이나 음반이나 화장품 등이랑 함께 주문하기 때문에 따로 배송료를 낼 일이 없었거든요. 문제는 지금 책도 음반도 포화상태고, 화장품도 필요한 게 없어요.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냉정하게 배송료를 부담하시나요? 눈이 쑥 들어가더라도 커피를 참으시나요? (정말이지 책 사란 말씀은 하시면 안돼요. 지금 읽을 게 막 쌓여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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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2-0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두고 쓰는 치약, 휴지, 생리대 이런걸 좀 사시면 어떨까요?

네꼬 2009-12-07 15:09   좋아요 0 | URL
(오, 반짝!) 치약! 그것도 좋겠어요. 근데 치약을 얼마나 사야 무료 배송에 이를까요!

무스탕 2009-12-07 15:57   좋아요 0 | URL
무료 배상에 이를때까지 구입을 하셔야지요
=3=3=3

네꼬 2009-12-07 20:52   좋아요 0 | URL
하하하. 아이고 치약을 먹기까지 해야겠네!

마늘빵 2009-12-07 21:39   좋아요 0 | URL
기왕이면 맛있는 치약으로 =333

네꼬 2009-12-07 22:17   좋아요 0 | URL
뭣이? 아프님 이리 오지 못할까!!!

무스탕 2009-12-0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생리대. 그거 괜찮네요. 저도 그렇게 하겠어요 :)

네꼬 2009-12-07 15:10   좋아요 0 | URL
응, 그것도 좋고요. 무스탕님, 아이디어 받으셨으니 백원 내세요. (응?)

무스탕 2009-12-07 15:57   좋아요 0 | URL
도망가는 마당에 백원 드릴것 같아요? 앙? ^ㅠ^

네꼬 2009-12-07 20:38   좋아요 0 | URL
하하. 그렇다고 제가 포기할 것 같으세요? (쫓아감.)

웽스북스 2009-12-0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이랑 사는데 (출제자의 의도 무시 ㅋㅋㅋㅋㅋㅋ)

네꼬 2009-12-07 15:36   좋아요 0 | URL
출제자의 의도 너무 무시 -_-;;; (근데 나 왜 좋아하고 있지?)

Mephistopheles 2009-12-0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왠만하면 이것저것 채워 배송비 나가는 걸 막는 주의.....

네꼬 2009-12-07 20:39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늘 그러는데 지금은 정말!

치니 2009-12-07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배송비 내버리는 주의. 배송기사 아저씨가 트럭을 몰고 온대도 기름값이 그 정도는 될 거고, 지하철을 타고 온대도 왕복 그 정도는 들테니, (이런 계산이 너무나도 초딩 수준이기는 하지만) 2000원은 내야겠다 그러고 말아요. ^_^;;

네꼬 2009-12-07 20:40   좋아요 0 | URL
아아, 치니님. 사실은 이런 댓글을 원했어요. (아, 원하는 답이 있는 고민상담이라니!) 맞아요, 배송료는 원래 있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그동안 배송비 무료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나봐요. -_- 저도 커피 사러 다녀오는 버스비 생각해서 그냥 주문할까봐요. (아, 여섯시 넘었구나!)

개인주의 2009-12-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약, 비누, 샴푸, 주방세제 그런 종류를 삽니다. 저는 ^^

네꼬 2009-12-07 20:41   좋아요 0 | URL
하필 지금은 치약도 비누도 샴푸도 심지어 주방세제도 가득이에요. 저는 사실 부자인 걸까요? ^^

다락방 2009-12-0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기막힌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냥 돌아갔다가 다른 분들의 의견 컨닝하러 왔더니 오오 저기 저 위에 생.리.대. 대박 좋은데요! 생리대가 또 은근 비싸잖아요. 아, 생리대 너무 비싸요.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나라에서 생리대좀 대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 2009-12-07 20:41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다락방님, 나라에서 줬으면 좋겠다니. (근데 나라에서 주는 생리대는 어쩐지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요.) 내가 돈 많이 벌면 사줄게. (응? 이거 점점 다락님과 찐한 사이가 되는 것 같은데! 으하하하하.)

하이드 2009-12-07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의 <나의 개인주의>를 권합니다.

네꼬 2009-12-07 20:44   좋아요 0 | URL
헉. 오후에 <피안 지날 때까지>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한 1人 -_-;

이매지 2009-12-07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오프에서 삽니다;;;

네꼬 2009-12-07 20:44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이런 댓글, 화끈(!)하고 좋아요.

도넛공주 2009-12-0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죽어도 배송비는 못 내겠다는 주의라서...
차라리 다른 커피를 사버리고 맙니다.

네꼬 2009-12-07 22:17   좋아요 0 | URL
으음.. 그럼 다른 커피 사러 2000원 내고 시간 내서 나가야 되는데도요? ㅠㅠ

순오기 2009-12-0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늦었지만 우리도 생.리.대로 맞춥니다~ ^^
지금은 것도 떨어져서 구입해야하는데 요즘 분위기 뒤숭숭해서 주문도 못하고...ㅜㅜ

네꼬 2009-12-08 11:10   좋아요 0 | URL
음. 뒤숭숭하지만 전 구입을 했습니다. ㅎㅎ

네꼬 2009-12-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천년 만에 배송료 2000원 얌전히 내고 주문을 마쳤습니다. 그 2000원 때문에 안 필요한 다른 걸 사는 것보다 나을 것 같고, 무엇보다 당장 필요해서요. 성원에 감사.(응?)

mong 2009-12-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커피를 두개 사서 저에게 보내세요
모카포트용으로~
(우편요금은 배송비가 아니더냐~~~)

새글 대신 댓글을 달고 있는 몽.

네꼬 2009-12-08 18:01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이번엔 벌써 주문을 해버렸으니, 다음에 이런 일이 있을 땐 참고하겠어요. 일단은 참고만 하겠어요. 왜냐하면 몽님이 새 글을 안 쓰고 있으니까. 말 좀 들어요, 이 몽님! (버럭)

Joule 2009-12-1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락 없는 댓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핸드드립으로 커피 드신다면 보헤미안에서 한번 주문해서 드셔보세요. 강릉에 있는 카페지만 인터넷에서도 팔거든요. 거기 커피 마셔보면 로스팅이 커피 맛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걸 머리로 생각 안 해도 혀가 알아서 판단해줄 거예요. 2만원 이상 주문해야 배송비 무료니까 만델린 7천원짜리 300g 주문하면 좋아요.

네꼬 2009-12-15 13:31   좋아요 0 | URL
머리보다 혀가 먼저 판단해준다니 아주아주 솔깃해요. 어쩐지 그런 커피를 만나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게 될 듯. -_- 어쩐지 떨리는데, 한번 도전하겠습니다.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