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없는 달 - 환색에도력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 소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2편의 단편이 주옥같다. 팍팍한 인생을 사는 서민들의 한과 고달픔은 에도시대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지만, 그 중에도 드러나는 사람들의 정감과 따뜻함이 위안이 되는 소설이다. 심지어 지금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에 가고 싶다... 숱하게 도쿄게 갔었지만, 서점만 돌아본 일은 없는 것 같다. 물론 가면 반드시 서점에 들르곤 한다. 기노쿠니야가 주로 가는 곳이고 츠타야도 그러하고.. 간다고서점거리에서도 반나절 이상 체류하곤 한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면, 도쿄의 작은 책방들만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설사 그것이 유행이라고 해도 반가운, 작은 책방들의 등장들을 보면, 도쿄에 그리 많다는 서점들은 어떤 모양새일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예전에도 이런 류의 책들을 몇 권 읽었던 것 같긴 한데,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책들은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출판사의 노골적인 제목, <동경 책방기>. 이 두 권 다 읽은 주에 도쿄를 갈까? .. 과연 가능할까? 쩝쩝.

 

 

 

 

 

 

외면할 수 없는 이 책들. 에드 맥베인과 조르주 심농. 에드 맥베인의 책은 피니스아프리카에에서 고맙게도 지속적으로 내주고 있어서 잊을 만하면 사게 되고 아 늘 좋다.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는 한참 나오다가 뚝 끊기더니 - 내가 사둔 흰 책 19권이 주욱 잘 꽂혀 있다 - 표지를 달리하여 20권부터 다시 나오고 있다. 이번에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를 구매하고 의기양양했는데, 어멋. 20권째는 다른 책이었다. 으악. <마제스틱 호텔의 지하>라는 책이 있었다니.

 

따라서 이 책이 도착해도, 나는 읽지 못하고 조용히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20권째를 다시 구입하여 읽은 후 봐야 한다는... 아. 흑.

 

 

 

 

 

 

 

러시아 문호들 중에 부담 가지지 않고 재미있겠다 하며 고르는 작가는 체호프이다. 그의 중단편들은 주옥같고 재미있고 해학적이다. 마치 우리나라 예전 소설을 보는 느낌도 약간 있고. 이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무엇보다 표지에 끌렸음을 고백...

 

이언 매큐언의 작품도, 끊임없이 사게 된다. 솔직히 매우 매혹적인 작가라고는 못하겠다. 왠지 내게 레고블럭처럼 딱 맞는 느낌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 이야기의 전개라든가 결말이라든가 주인공의 캐릭터라든가.. 하는 것들의 독특함이 스윽 보관함에 넣게 만들고, 어느새 스윽 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런 것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건지.

 

 

 

 

 

 

최근에 내한했던 리베카 솔닛의 책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책이라고 해야 하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고 한다> 라는 책과 세트로 그냥 구매를 할까 하다가 우선은 한 권만 사보았다. 책은 쌓이고 세트로 사려니... 어지간히 부담스러워서 말이다. 일전에 읽었던 이 분의 책, <멀고도 가까운>이 워낙 인상적이서 주문해놓고도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외에도 여러 권이 나왔는데 말이다. 나만 리베카 솔닛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닌 모양이다. 상당히 다양한 영역의 책들을 내고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걷기의 인문학> 이 책도 보고 싶어서 보관함에 일단 넣어 두었다. 작가가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남김없이 빠짐없이 사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한숨은 푹 나지만, 그래도 계속 출간됨에 기뻐하고 있다. 허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제목 끝내 준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순전히 제목에 끌려서 구매했다. 문학사상사의 저 마음에 안드는 표지를 보고는 넌더리를 내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꽤 나은 편이니까), 그리고 그다지 좋은 평은 못 받고 있는 것 같지만, 그냥 샀다. 왜?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그러고보니 <기사단장 죽이기>. 이 책을 아직 못 샀다. 나는 하루키의 이런 가벼운 제목의 소설이나 에세이 외에는 살 엄두를 잘 못 낸다. 예전에도 말했었지만, 왠지 하루키의 진지한 소설은 나의 정서와 매우 잘 맞지 않아서 말이다. 그래도 최근 책인데 사줘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는, 사진에 대해 흥미가 바짝 생길 수 밖에 없다. 물론 게으르고, 그다지 큰 열정을 보이지도 않고 있는, 그냥 저냥 똑딱이 카메라를 폼으로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책은 열심히 사모은다. 이 쯤 되면 책을 사기 위해 사진에 흥미를 가지는 것인지, 사진에 흥미를 가지기 위해 책을 사는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지경이긴 하지만 말이다.

 

<새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 라는 책은 제목은 기이하나 의료 역사에 대한 책이다. 내가 심히 좋아하는 부류고, 그래서 오호 하면서 보관함에 넣지도 않고 바로 산... 이라지만, 아 이런 류의 책들이 책장에 한가득인데 제대로 읽은..게.. 몰라. 휘릭.

 

 

 

 

 

뱀꼬리) 이 글을 쓰는 동안, 두산이 또.. 졌다. 어째 잘 나간다 했다. 악몽의 9월이 되려나. ㅜ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7-09-0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LG팬입니다.....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요....

비연 2017-09-03 07:23   좋아요 0 | URL
ㅠㅠㅠ ㅌㄷㅌㄷ...
 

 

아침에 스타벅스를 오면 대부분 조용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 여기 스타벅스는 지하에 공간이 있는데, 아 내려오는 순간 안심했다. 아. 조용하다... 그러나 그 순간은 잠시. 뒤이어 남녀 한쌍이 내려와 크게 떠들기 시작했고 할아버지 한분이 내려와 전화를 큰 목소리로 하기 시작했고, 여자 두명이 내려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다방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소리를 조금 낮추어서 하면 안되나. 속에서 짜증이 치밀어 오르면서.. 이어폰을 챙겨오지 않은 스스로에게까지 짜증의 화살을 돌리게 된다.

 

어쨌든.

 

최근에 두 권의 책을 연거푸 읽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글은 묘하게 찾아보게 된다. 100년도 전의 사람이고, 약간 고풍스럽고 어색한 어투이고, 그 사상 또한 고루함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생각의 방식이랄까. 내용의 참신함이랄까. 읽으면서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현암사에서 나온 책들을 하나하나 다 모으고 있는데... 이 책은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된 에세이집이다. 단편도 한꺼번에 쓴 게 아니라 초창기부터 사망하기 바로 전 해까지 띄엄띄엄 쓴 것들을 한데 모은 것이고, 표제인 <긴 봄날의 소품>은 그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다...

 

나쁘지는 않으나, 아주 좋지도 않은 그만그만한 에세이였다. 소설과는 달리 소세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챦았고. 특히 마지막 단편 <유리문 안에서>는 그 이듬해에 사망하는 소세키를 생각하면, 뭔가 쓰는 내용마다 애잔함이 스민다고나 할까. 알고 보면 이런 것이겠지. 자주 아프고 그래서 자주 병석에 누웠던 소세키인지라, 주변 사람들 주변 동물들 등등에 대한 감상들이 조금 남다르다고나 할까. 죽음에 대한 생각들도 그렇고.

 

 

 

이런 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안 읽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회찬 국회의원이 김정숙 여사에게 선물을 했다 하고... 지난 번에 경주 내려갔을 때 들렀던 '어서어서'라는 서점의 주인장도 옆에서 보니 극구 추천을 하길래, 그래, 그럼 한번 읽어볼까 하고 사두었던 책이다... 반나절 만에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과 내용이었다. 그냥 TV 프로그램의 사람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다면 그 나레이션을 읽는 느낌이랄까. 원래 방송작가 출신이라 그런 지 글 쓰는 것이 읽어 내려가는 데 부담스럽게 쓰지는 않으나, 대단히 임팩트가 있거나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좀 실망스러웠다.

 

내용이 술술 넘어간 것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주인공 김지영이 살았던 시대보다 조금 앞서 살았던 사람부터 김지영 세대까지의 우리나라 여자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들. 이제 여자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라고 해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 기대도 없고 결혼과 출산과 육아에 따르는 부담을 같이 안기도 싫고... 여성들의 자아는 커지고 있으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디에나 만연한 폭력적 상황 (말이든 신체접촉이든)에 노출되어 겁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

 

학교에서 회사에서 당했던 '여자'였기 때문에 일들이 내 머릿속에서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분개하면서도 거기에 대해 뭐라 딱 부러지게 말도 못하고 끼리끼리 모여 욕이나 하며 속을 풀던 우리들. 지금 같았으면 정말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들도 그저그렇게 눈감고 지나가야 했던 나와 내 주변의 많은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소화가 안되는 기분이 되었었다. 이제는 아니겠지.. 라고 하지만,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상승되고 어디를 가든 잘 해내는 여성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은 불평등하고 출산은 부담스러워하며 육아는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언제쯤이면 이런 것들의 평등이 이루어지 것인지 생각하면 갑갑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대단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으나 읽어볼만은 하다 라고 얘기해보련다. 이런 책들이 나오면, 너무나 일상적이라 그냥 잊고 지내던 것들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그래서 다시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읽는 사람이 나같이 여자인 경우, 특히나 저런 시대를 겪었던 여자인 경우는, 상당히 소화가 안될 정도의 갑갑함을 안고 읽게는 되지만.

 

이제 일을 좀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벌인 일들이 많아 주말마다... 내가 생각해도 고생이다.. 쩝.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9-02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2년생 김지영》의 반 정도 읽었는데요, 여자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만한 남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을 남자들도 읽어보면 좋을텐데, 반은 이해를 못하거나 나머지 반은 페미나치가 좋아할만한 책이라고 비난했을 것입니다.

비연 2017-09-02 20:05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남자들 중에는 이 책을 읽고, 다 이해하지만 (과연?) 남자들도 힘들어... 라는 반응들이 있었어요.
그게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사는 건 다 힘들죠...)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겪어야 하는 내용들을 담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아쉬운 부분이에요. 이 책의 결말에서 그거 여실히 보여주죠. 그래서 책을 덮을 때 참... 씁쓸합니다.
 

 

어릴 때, 그러니까 정확히는 중학교 때, 유난히 가요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 때만 해도 가요는 무슨, 팝송이 최고지 라는 분위기여서 나는 사실 그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좀 시시하게도 생각했었고... 늘 코웃음만 치는 내게 어느날, 그 아이가 이 노래 들어보라며 들려준 노래가 있었다. 억지로 이어폰을 꽂고 듣기 시작했는데, 그 때의 그 감정은,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 팝송이나 기타 등등의 외국어로 된 노래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가슴 속에 저릿함이 아프게 스치고 지나가던.

 

그 노래가 바로, 이 노래 조동진의 '제비꽃' 이었다.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땐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땐
너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너머 먼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밤중에도 깨어있고 싶어

 

 

마치,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읽는 듯한, 시적이고 감성적인 가사와 뭐라 말할 수 없이 감미롭던 목소리. 그냥 읊조리는 것 같은 그 스타일이, 마음에 쿡.. 박히는 것은 참 묘한 경험이었다. 그 이후에도 조동진의 노래는 가끔씩 들었었고... 가슴 아픈 날, 그런 날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었다. 펑펑 우는 게 아니라 그냥 눈물이 맺히게 하는, 그런 노래를 조동진은 불러 주었다. 그렇게 내 마음에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던, 그 가수가 며칠 전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흔. 아직 살 날이 훨씬 많이 남았을 것 같은데, 참 허무하게 세상에서 사라졌구나 싶어서 마음에 구멍 하나 뚫린 기분이다. 때마침 날도 선선해지고... 가수는 사라져도 노래는 남고, 그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여전히 내게 스산함을 안겨 주겠지... 이 또한 생각해보면, 참 허망한 일이구나 싶고.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기도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7-08-31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젊은 편(?)이라서 조동진의 노래를 많이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그의 노래들 중에 가장 좋아하고, 생각날 때마다 듣는 곡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비연 2017-08-31 17:31   좋아요 0 | URL
‘행복한 사람‘... 저도 좋아해요! ^^
근데 갑자기 ‘젊은‘ 편이라는 말에, cyrus님은 어느 연배일까 궁금해졌다는 ㅎㅎ

cyrus 2017-08-31 17:32   좋아요 0 | URL
호돌이가 나왔던 해에 제가 태어났습니다. 이제는 아재 소리 듣는 나이입니다.. ㅎㅎㅎ

비연 2017-08-31 21:05   좋아요 0 | URL
오호~ 정말 젊으신데요!^^ 글의 농익음으로 봐서는 훨씬 나이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었어요~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이 담뿍 느껴지는 소설이다. 쇠락해가는 마을에서 늙어감을 걱정하고 결혼 못하는 젊은이들을 우려하고.. 그럼에도 동네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들이 재미있게 그려져서 한번 들면 쭈욱 읽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