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고 나흘이 지났다. 1월 1일에 세운 계획이 있다면, 문자 그대로 '작심삼일'. 지금쯤 그 계획이 무너지고 있음에 약간의 낙망함을 느낄 시기이다. 흠... 근데 올해는 아직까지도 뭔가 계획이란 걸 세우지 못하고 있다.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

 

새해 같지 않아서이다. 누군가 그랬다. 새해가 온 게 아니라 그냥 지구가 자전했을 뿐이라고. 흠냐. 뭔가 동감이 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너무나 다양하고 전방위적이고 다이나믹한 뉴스들이 계속해서 연이어 나오고 있고 그럼에도 아직 해결난 건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새해란 '아직' 인지도 모르겠다. 그넘의 새해가 언제 올런지. 2말 3초는 되려는 지.

 

올해는 뭘 할까. 어떻게 좀 재미나게 지내볼까... 머릿속이 복잡복잡하다. 작년에 알라딘에서 서재의 달인이 되었고 북플 마니아도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딱히 다른 해보다 활발히 활동한 것 같지도 않고 책도 그냥저냥이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부끄러울 뿐이다. 심지어, 내가 심심풀이로 맛집앱에 리뷰를 올리고 있는데 거기서도 올해 'holic'이란 걸 붙여주고는 몇 가지 혜택을 주겠다 연락이 왔다. 음식점 할인쿠폰 주고, 맛집에서 행사도 가지고 뭐 그런 것 같긴 하두만... 이런 건 또 처음이라 약간 당황. 보아하니 주로 대학생들이 당첨되었던데 거기서 중년의 내가 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으헝) 그냥 맛난 음식을 좋아해서 그 정보를 나누고자 꾸준히 올렸을 뿐인데. 사실 할래 안할래? 라고 연락이 와서 안할 수도 있었으나 그넘의 쿠폰이나 등등의 혜택이 탐나서 그만 '할래'라고 보내버린 거지. 막상 된 사람들을 보니 연령층이 넘 낮아서 당황한 거고. 암튼, 작년엔 업무적으로 매우 상당히 꽤 'terrible' 하게 지냈던 터라 가외 활동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것도 다 되고.

 

올해를 시작하면서 뭘 좀 배워봐야겠다 싶어서 신청을 했다. 원래 토요일마다 중국어를 배웠었고 그 지난 몇 년간은 일본어를 했었는데 이번에 중국어 선생님이 학원을 쉬게 되면서 나도 같이 쉬는 방향으로 했었다. 몇 달 쉬었더니 토요일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 같고 중국어를 어디서 다시 배워볼까 고민하다가 원래 내가 좀 배워보고 싶었던 강좌가 개설되었길래 4월까지 배우는 걸로... 신청하고 거금 투척. 많이 망설였으나 그냥 저질렀다. 왜? 내가 마음 가는 거에 그 정도 투자는 하자 싶어서. 과감 비연. 허허.

 

중국어는 어쩌지? 사실 일년 정도 다니긴 했는데 영 관심이 생기질 않아서 말이다. 그러니 실력도 안 늘고 답답함의 연속이라 이걸 버려 말아... 라고 계속 생각하는 중이다. 버리자니 좀 아깝고 중국어도 해놔야 하지 않나 라는 약간의 강박감도 있고. 그래서 올해는 한번 혼자 해봐야겠다 하고 있으나, 말이 혼자 공부지, 될리 만무해서 일단 4월까지 다른 강좌 듣고 5월부터 다시 생각하자 라고 고민을 미루어둔 상태이다.

 

뭐 이렇게 이런저런 생각과 계획 중. 회사에 대한 고민도 계속 되고 있는데 여러가지 요인으로 쉽지 않아서 이것도 큰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경기이기도 하고 지금 옮기자니 여러 고려사항이 있고 회사라는 곳을 이렇게 재미없게 계속 다녀야 하나 라는 마음도 있어서 계속 생각의 끈은 잡고 있으나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을 갖고 좀 차분히 생각하기로.

 

 

 

잠자기 전에 읽고 있는 책이다... 사실 읽고 있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아주 조금 읽었다. 요즘 많이 피곤하고 저녁에 숙소(?)에 가서는 열심히 일드를 보느라 책 읽을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책 보겠다고 누우면 바로 자기 일쑤고. 왜 이리 피곤한지. 아무래도 몸이 피곤 중독 상태로 디톡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어쨌든, 이 책. 제목과 표지가 너무 멋져서 야금야금 읽고 있기는 하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류라 아껴가며 읽고 있다고 변명을 해두자. 이제 처음 몇 장 읽었으니 뭐라 평하기는 그렇고. 그건 나중에.

 

 

 

 

 

 

 

 

 

존 버거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하나 둘 다 떠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망연자실했었다. 사실 소설이나 에세이도 좋아하지만 평론도 좋아했고. 집에 안 읽은 책도 몇 권 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들춰봐야겠다 싶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 죽음에 경중은 없을 테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저 세상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좀더 아쉽고 서운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존 버거는 90의 나이에 하늘나라로 갔지만 더 살아서 좋은 글을 남겨 주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분이었다. 이젠 과거형의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내가 읽은 존 버거의 책들이다. 돌이켜보니 여러 권 읽었었네. 다시한번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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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5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1-0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신 비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입니다.
바쁘니까 자꾸 딴 짓.. 완전 공감합니다.
1/1부터 잡고 있는 책이 있는데, 얇지만 빨리 안 읽히네요..
저도 비연님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해 봅니다~^^

비연 2017-01-05 08:19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 이 세상에 남아 계시질 않네요...
저도 열심히 살지는 못하고 있고... 마음만 분주하네요..ㅜ 책도 안 읽히고...
마음을 다시한번 다잡아 보렵니다..^^ 꼬마요정님도 홧팅!
 

 

새해다.

 

아침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는데 그랬다. 2016년이 마무리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뉴스를 다루다보니 새해가 새해같지 않다는 이야기. 동감. 이번엔 어쩐지 연말연시같지 않은 분위기이고, 내 마음은 여전히 2016년 병신년에 머물고 있다. 뭔가 일단락되어야 새로움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2016년을 어떻게 마무리했는 지 쓰려고 했으나 게으름 피우다가 이제야 쓴다. 이 역시 아직 새해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까닭이라고 넌지시 뭉개본다. 사실 잠깐 여행 다녀왔고 (여행은... 흠. 그냥 그랬다) 그 이후에 밀린 일들 처리하고 하느라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서 뭔가 하기는 어려웠다. 그냥 마지막으로 읽은 책, 본 영화를 이야기해볼까.

 

 

 

2016년 마지막으로 읽은 책은 이 책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표지가 영 섬뜩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는 것도 망설였고 읽는 것도 망설였었는데, 2016년 지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지 하는 괜한 마음으로 펼쳐 들었었다. 아 근데 예상 외로 꽤 재미있었다. 이런 류의 소설 너무 읽어 대어서 읽어도 그닥 감흥이 없었던 게 사실인데 말이다. 이 소설은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짜임새가 있어서 속도를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몰입하여 읽었던 것 같다. 우연한 사고로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사람. 그래서 경찰이 되었으나 어떤 이유로 가족을 다 잃게 된 사람. 그렇게 폐인처럼 지내다가 어떤 사건에 개입되게 되고... 그렇게 자신의 사건과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세우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다. 마무리 내용상 후속편 한번 더..를 기대하게 되던데...

 

 

 

 

 

 

그리고 12월 31일에 엄마와 이 영화를 보았다. 호평이 연이어서 꼭 봐야지 하다가 마지막날 엄마와 스윽 가서 보고 왔다. 아. 정말 아름다운 영화였다. 내가 정말 좋아라 하는 류의 영화였고. 영상미 뛰어나고 음악 좋고 스토리 간명하고 무엇보다 그 색감. 그리고 그 독특한 카메라 앵글과 워킹. 편집기술. 뭐 하나 빼놓을 게 없는 영화였다. 이 영화로 한 해를 마감한다는 게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그런 영화였다. 특히 마지막의 그 음악과 ... 주인공들의 표정. 가슴이 저릿. 감독이 <위플래쉬>를 만든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감독 대단하다. 라이언 고슬링은 너무나 평범한 백인 남자 캐릭터라 전혀 매력을 못 느꼈었는데 이 영화 보고 다시 보게 되었다. 안 본 분들 혹시 있다면 정말 정말 정말 추천이다. 이 영화 OST도 바로 사야겠다고 결심.

 

 

 

이렇게 나의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16년, 우선 빠이빠이.

 

이제 다가올 2017년은 또 어떤 일이 있을까.

 

어제 처음을 읽은 책은 이거다.

 

 

 

제목 구리고 표지 구리고... 읽어 말어 하다가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말에 혹하여 읽었다. 생각보다 괜찮다. 대단하다 라고 평하기는 어려우나, 대화체의 글이 재미를 더하고, 일본 고급 유곽 요시와라의 생활상을 보여주면서 인간 군상의 면면을 세밀하게 표현한 것도 괜찮았다. 마지막은 대략 예측은 되었으되 역시나 처연했고. 새해 첫 책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독서계획은 아직 수립전이다. 매번 세워도 뭐.. 잘 못 지켜서 에라 그냥 되는 대로 갈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하는 마음에 머리만 복잡하다. 우선 고전에 집중해볼 생각이긴 하다. 그 첫 타자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시작해볼까 싶고. 아직은 여기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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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서계획을 안 세워요. 계획을 세워놓고 실천을 하지 못해요. 충동적으로 책을 읽게 되니까 정작 읽기로 결심한 책들은 못 읽어요. ㅎㅎㅎ

비연 2017-01-02 15:16   좋아요 0 | URL
앗. cyrus님도...ㅎㅎㅎ;;;; 그래서 저도 그냥 맘 가는 대로 가볼까, 올해는. 싶어요 ㅋㅋㅋ

시이소오 2017-01-0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키 전작을 추천 드려요. ㅎㅎ
비연님. 2016년 이웃되어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비연 2017-01-03 00:02   좋아요 0 | URL
도키라 함은 도스토예프스키 말씀하시는거죠?ㅋㅋㅋㅋ
시이소오님~ 항상 감사드리구요~^^
새해 복 가득 받으시길!
 

 

알라딘이니까 역시 책으로 마무리를 한번은 해야지. 다음 주는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책을 한두권 더 읽을까 말까인지라 미리 나름의 올해의 책을 꼽아본다. 이건 뭐... 그냥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은 책들이었어요...의 리스트니까. 다음 주에 읽을 책이 내게 크나큰 감명을 주었다면 바로 추가해서 올리면 그만이다. 큭.

 

올해는 많이 읽겠어.. 라고 작심까지 했는데도 계획에 한참 못 미치는 권수인지라. 물론 뭔가를 양으로 승부한다는 것이 좋은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책은 質이지. 하지만 가끔 量도 중요하니까. 그리고 난 읽고 싶은 책이 많으니까. 내년의 목표도 정해야 하지만, 일단 올해부터 마무리하고. 꼽아보니 11권 정도 된다. 작년엔 7권 꼽았더랬는데. 늘었네.

 

***

 

 

소설류

 

 

1. 목로주점 (에밀 졸라) - 프랑스

 

 

에밀 졸라의 이 소설은, 올해 마지막달에 큰 소득이었다. 너무 비참할까봐 선듯 손을 내밀지 못했던 책인데, 상당히 사실적이고 그러면서도 마냥 바닥을 치는 문제도 아니라서 굉장히 몰입하여 재미나게 읽었다... 이런 내용이 재미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한 여성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다가 벗어났나 싶더니 그 자유와 풍요에 매몰되어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이야기. 그 주변의 많은 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 술과 빈곤과 질투와 시기와 분노와 자포자기들. 그 모습들이 마치 영화를 보듯이 선명하게 머릿 속에 그려졌더랬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쓰나 싶을 정도로 감탄... 20권짜리 이 총서 중에서 유명하다는 <제르미날>, <인간짐승>, <나나>는 무조건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내년에 이 중 한 두 작품은 꼭 접해 보리라... 심지어 요즘은 때맞춰 세잔과의 우정을 그린 영화까지도 등장하였으니. 이 영화도 한번 봐야 하나 싶다. 드레퓌스 사건으로 말년에 궁지에 몰렸었던 에밀 졸라로만 알고 있었는데, 대단한 문학가였음을 재발견한 책이었다. 이제까지 에밀 졸라의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내심 놀라고. 다른 프랑스 작가들의 책은 그렇게 읽어댔으면서 말이다.

 

 

※ 내년에 찜해둔 에밀 졸라의 책들

 

 

 

 

 

 

 

 

 

2. 풍아송 (옌롄커) - 중국

 

 

묘하게 중국 작가가 쓴 책은 내게 잘 맞는 편이다. 그 걸쭉한 입담과 비참한 현실에 대한 중국 특유의 해학,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는 문학적 감수성, 독특한 정신 세계 등이 내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루쉰으로부터 비롯하여, 위화, 모옌... 등등등. 그리고 올해 만난 작가 옌롄커도 내가 기억할 만한 중국 작가로 기억된다. 이 책을 썼을 당시 북경대학교를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과 질책이 난무했다고 하지만, 어디가 배경이었든간에 (그건 기득권층의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난 생각하기에) 중국의 현재의 모습을 고전의 힘에 빌어 세세하게 묘사했다는 것에 상당히 감탄했었다. 중국인들의 스케일이랄까. 그런 것에도 감탄했었고. 꿈인 듯 생시인 듯 현실인 듯 아닌 듯 묘사하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폐부를 찔러대는 솜씨에도 경탄했었다. 또한, 요즘 내가 좋아하던 위화의 필력이 예전같지 않아 실망하던 차에 또 하나의 중국 작가를 만나 기뻤다.

 

 

 

 

 

※ 내년에 찜해둔 옌롄커의 책들

 

 

 

 

 

 

 

 

 

3. 7년의 밤 (정유정) - 한국

 

 

한국 작가, 특히 여성이라는 성별이 쓴 작가들에 대해 편견이 있는 나로서는 올해 정유정의 발견은 충격에 가까왔다. 어라.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네? 물론.. 내가 질색하는 장광설이 아주 없지는 않으나, 그 쫀쫀한 구성과 문체, 표현력, 그리고 그 스케일. 가히 압도적이었다. 예전부터 정유정을 추천하는 많은 알라디너들이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아 이제야 그 느낌을 공유하게 되었구나 라는 애석함마저 있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사실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에서 감명을 받은 기억은 거의 없는 지라 그냥 일단 패스하고... 정유정의 소설을 좀더 밀착해서 읽어 보리라 생각하고 있다. 이미 <종의기원>은 사두었고.

 

 

 

 

 

 

 

※ 내년에 찜해둔 정유정의 책들

 

 

 

 

 

 

 

 

 

4. 스토너 (존 윌리암스) - 미국

 

 

단연, 이 책이 올해의 책이었다, 내겐.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꽤 했다. 심지어 회사에서 책선물하는 이벤트가 있었을 때도 이 책 소개해서 당첨이 되었고 세 명에게 회사 돈으로 선물하는 영예도 안았다. (우훗) 담백하고 평이하지만 진솔하고 마음을 연민으로 적시게 하는 이 책. 영어로도 읽겠다고 야심차게 사두었지만 그건 아직 진도가 별로 안 나갔고. 한글 책만큼은 옆에 두고 그냥 몇 장씩이나마 읽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구나. 미미하지만 무겁고, 단조롭지만 경이롭고, 느리지만 빠른. 그래서 인생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굳이 공자왈 맹자왈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준 책. 그것이 이 책 <스토너> 였다. 영어로도 꼭 완독하고 싶다. 원어가 주는 맛을 느끼고 싶어서.

 

 

 

 

 

이렇게 골라보니, 프랑스, 미국, 중국, 한국 소설 한 권씩을 고른 격이 되었다. 재밌네.

 

 

 

인문/에세이류

 

 

5. 멀고도 가까운 (리베카 솔닛)

 

 

인문/에세이류에서는 올해 내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책이었다. 작가의 상처와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져서 아릿한 느낌을 자아내던 글이었다. 평범하지 않은 정신세계가 엿보이지만, 또 어느 순간 나의 어떤 모습들을 떠오르게 하는 글들. 이런 글을 잘 쓴 에세이라고 하지 않을까 생각햇었다. 스스로의 상처에 대해, 특히 어릴 적의 상처,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를 얘기할 때 사람들은 상당히 감상적이 되고 글이 너저분해진다. 조절되지 않은 감정들이 얼룩덜룩하게 묻어난다고나 할까. 하지만 레베카 솔닛은 참 정제되고 차분하게 '극복'이란 걸 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게 마음에 들었고 와닿았더랬다.

 

 

 

 

 

 

 

 

 

6.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노벨상 탔다고 무조건 좋아라 하던 시절은 지났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라 하기에도 인문학이라 하기에도 그 어느 쟝르에도 잘 부합되지 않는 이 책은 노벨상이라는 상을 줄만 하다고 생각했다. 관점있는 사람의 수년간의 인터뷰라는 것이 어떤 건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쟁마저도 남자들의 전유물이고, 그래서 전쟁에서마저 소외된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전쟁에 남자들만큼 용맹하게 참여하기도 했고 후방에서 생활을 지원하기도 했었지만 잊혀져 있었다. 그들을 복원하고 그들의 상처를 드러내는 데에 있어 작가는, 애정을 다해 표현하고 있다. 그냥 그렇게 지나치는 사람들이 아님을, 그들은 그들 나름의 기억과 상처가 있음을, 그리고 전쟁은 결코 남성들만의 것이 아니며 그 속엔 분명히 여성도 있었음을 최선을 다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다른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그 내용들이 마음을 후벼 팠더랬다. 그 처절함이 아직까지도 내 마음에 잔상을 남기고 있을 정도로.

 

 

 

 

 

※ 내년에 찜해둔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들

 

 

 

 

 

 

 

 

 

7. 가만한 당신 (최윤필)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부고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다니.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을 이렇게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아. 아니다. 죽음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 누구의 인생인들 귀중하지 않은 인생이 있겠는가. 다 처음 살아내는 인생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살고 있다. 그 와중에, 세상의 편견에 대적하고 스스로의 삶을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나갔던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최윤필이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읽다보면 불현듯 괜한 부끄러움이 생기는. 부끄러우라고 쓴 글들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부끄러워지는 그런 책이었다. 진실과 정의를 위해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아주 작은 일이라도.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읽었던 모음집이었다.

 

 

 

 

 

 

8.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읽기' 예찬이랄까. 인생을 통틀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본인의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 지, 수많은 인생사에서 어떤 버팀목이 되어 주었는지, 그리고 그 책읽기는 어떻게 하면 좋은 지에 대해서 차분하고 정갈하게 구술하고 있는 책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알다시피 아이가 병이 있었고 그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의 알알들이 작품에 묻어나는 작가이다. 그만큼 사는 것이 녹록치 않았던 사람이고 어쩌면 많이 느리고 많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었지만, 읽는다는 것에 만큼은 일찍부터 철학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알라디너라면 누구나 책을 좋아하니까 이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인생의 굽이굽이 책이 있기에 내가 설 수 있었던 시기가 참 많았음을, 오에 겐자부로의 고백과 함께 다시 한번 절렬히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이 책을 벗한 시간들이.

 

 

 

 

 

 

과학서적

 

 

9.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올해 내가 읽은 과학서적 중 으뜸이다.. (사실 많이 읽지 않았다, 과학서적ㅜ) 태초부터 지금까지의 인류의 발생부터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얘기되는 현재까지의 역사를 독특한 관점으로 풀어낸, 보기드문 과학서적의 쾌거라고 생각한다. 광대한 참고문헌도 문헌이지만, 작가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 이제까지와는 좀 달라서, 일면 통쾌함마저 느끼면서 본 책이었다. 이 책도 여러명에게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있다. (책 선물 좋아라 하는 비연..ㅎ) 이 사람이 비슷한 류의 책을 쓴다면 반드시 사볼 의향이 있다.

 

 

 

 

 

 

 

 

 

 

만화

 

 

10. 송곳 (최규석)

 

 

만화? 라고 하지 말라. <송곳>은 만화가 아니다. 이것은 그냥 이러저러 궁시렁거리면서 쓴 산문책들보다 백배 천배는 더 많은 것들을 던져주는 책이다. 연초에 이걸 보고 어찌나 좋던지. 요즘 이랜드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지만... 누군가는 이 세상에서 '송곳'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라는 것을 되새김질하기에 충분했다. 비단 이랜드 뿐이겠는가. 그리고 그것이 기업에 한정된 것이겠는가. 요즘같은 세태에선 정말이지 두고두고 읽을 만한 으뜸의 책이다. 내친 김에 연말에 이 만화나 한번 더 봐야겠다.

 

 

 

 

 

 

 

 

11. 마스터키튼 리마스터 (우라사와 나오키, 나가사키 타카시)

 

 

마스터 키튼 리마스터는 역시, 기존에 나왔던 <마스터 키튼>을 무색하게 하지 않을 만치의 중량감이 있었다. 마스터 키튼 전편에서 흐르는 사람에 대한 애정, 사사로운 것에 대한 소중함,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사람.. 이라고 보내는 메세지들. 나는 리마스터를 보기 전에 이 전권을 다시 한번 더 보았고 다시 한번 감동을 느꼈다. 볼 때마다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책이 어디 흔하던가. 이 <마스터 키튼> 시리즈가 그런 책이다. 아 제발 계속 나왔으면. 하는 간절함마저 생긴다. 제발제발....

 

 

 

 

 

 

 

 

***

 

 

이 밖에도 몇 권 더 있기는 했지만, 다시 돌아봐도 이 11권의 책이 올해는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올해의 독서기록들을 되새김질 해보니 마음이 너무 따뜻해진다. 이 책들이 있어서 올해를 버틸 수 있었다, 싶기도 하고. 고맙다,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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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비연 2016-12-24 01:41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그닥 많은 활동을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선정되어서 좀 얼떨떨... Merry Christmas!
 

 

2016년이 이제 열흘 남았다.

 

다시한번, 시간 빨라 시간 빨라.

나이 먹을 수록 자기 나이의 2배속으로 시간이 간다고 하더니만, 어쩐지 체감은 십배속이다.

 

한 해가 끝날 때는 늘 자기 반성과 신년에는 어떻게 살아야지 하고 결심한다. 이건 뭐. 나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누구나 그 해를 마감하는 입장에서 뒤를 회한으로 돌아보고 앞을 희망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겠지. 이제 슬슬 송년회에 지쳐가면서 (아 정말 몇 주째 이게 왠 난리굿인지) 약속을 그만 잡고 머리를 비워야겠다 싶으니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올해 나 어떘지?

 

내년에 나 어때야 하지? 를 생각하기 전에 올해의 나를 돌아보다 보니 아... 올해는 정말 엉망인 한 해였구나 라는 걸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었고, 아무 것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중국어를 배운다고 몇 달동안 주말마다 갔었지만, 예습 복습 없이 해서 하나도 늘지 않았고 그나마 다니던 강좌가 폐강되어 학원을 안 다닌 지도 몇 달 째이다. 결국 학원을 안 가니 중국어는 하나도 보지 않게 되고 지금 내 머릿 속에는 중국어가.... 없다. 어떻게 없니? 라며 아무리 뒤적거려도 안 보인다, 중국어.

 

그 밖에도 하겠다고 한 것 중에 이룬 게 무엇이 있는가. 성질 좀 그만 부려라 했는데 그것도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며칠 전 알라딘에서 고백했다시피) 엄마 아빠한테 잘 하자 했는데, 여전히 신경질 중이다. 나 자신을 위한 투자를 하겠다고 몇 가지나 To-Do List에 적어두었지만, 하나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다이어트는.... 더 쪘다. 오늘 아침 체중계가 나에게 알려 주었다.

 

독서도 덜했다. 정신을 빼고 사니, 책읽을 시간이 넘쳐나도 쉽게 잡지 못했다. 읽겠다던 인문사회 책은 그닥 더 읽어내지 못하고 역시나 머리 비우고 읽기 좋은 추리/스릴러에 시간을 투여한 경우가 많았다. 영어책이나 일어책도 열심히 읽겠다 했으나... 한 권... 읽다가 버려둔 책들이 책상 위에 즐비하다. 넘어질 것 같다. 도로 책장에 꽂아야 하겠다.

 

뭐 이런저런... 다 생각해도 뾰족히 내세울 만한 일을 하지 않은 한 해였다. 문화생활도 꽝. 올해는 클래식도 별로 안 가고 뮤지컬은 더더군다나 잘 안 가고... 영화는 좀 봤는데, 좋은 영화를 찾아가 보기보다 집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야밤에 본 게 더 많다. 멋진 중년이 되겠노라 다짐해서, 차림새나 얼굴에도 신경 좀 쓰자 했는데.. 거울을 보니... 풀어진 라면 같은 여자가 날 바라보고 있다. 짜증 게이지 급상승중.

 

아뭏든 그리하여, 2016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나에게 만족스러운 게 하나도 없다, 이거다. 아 하나 더 불만스러운 거.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살았다는 거. 치사하고 비굴한 행동이었는데, 그렇게 해서 받는 스트레스를 역으로 풀려고 했다는 게 더 우습다. 그런다고 풀리나. 인상만 투덜이 스머프로 변할 뿐이다. (이미... 철푸덕 ㅜ)

 

2016년 나의 마무리 단어는 '空'.

머리도 비었고 마음도 비었고... 허무한 한 해였다.  (몸은 안 비었다. 지방으로 그득이다)

나머지 열흘동안 대략 마무리하고 2017년에는 좀 현실적인 할 일들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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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2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12-2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글 읽다가 저도 급 반성모드예요.
정말 시간 이렇게 빨리 가기예요?!? ㅠㅠ

비연 2016-12-22 19:2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정말 시간... 치사합니다. ㅠㅠㅠ 전 열흘 내내 반성해도 모자랄 만큼 올해 정말 아니었어요.
우리 잘 마물하고 내년엔 좀더 나은 시간들 보내기 위해 홧팅해요~
 

 

어젠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저녁 8시반이 되어서야 퇴근을 하면서 오늘의 나는 왜 그랬을까 했다. 찝찝한 마음에 숙소로 돌아와 햇반을 데우고 있는 반찬 다 꺼내고 거기에 더해 스팸까지 구워서 입에 막 밀어넣었다. 그러고도 허전해서, 난 결국 오징어를 굽고 맥주를 한 캔 따서 먹고... 그렇게 배가 부풀어서 아무 생각도 못하게 될 즈음에야 겨우 '생각'이라는 걸 안하게 되었다. 그렇게 누워서 자고 나니 아침까지 배가 꺼지지 않아서, 아침을 먹어야 하나 하다가 배고플 걸 염려하여 (저런) 또 먹었다.

 

고객과의 회의가 있었고, 우리가 만든 자료를 가지고 디스커션을 했어야 하는데 우리끼리 내분이 났다. 서로 이해하는 것이 달라서 우리끼리 헤매고 그래서 언성이 높아졌고 결국 나는 J대리를 윽박질러서 결론을 내려고 했다. 고객 앞에서 그러는 우리가 너무 챙피해서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고 변명해본다. 결국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더 큰 소리들이 난 다음에야, J대리가 얘기했던 방향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물론 그 방향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이해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자신의 머리속에 계속 있었다는 그 이야기를, 우리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었다. 본인도 답답했겠지만 나도 답답했다.

 

어쨌든, J대리는 상처를 받았고, 고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나는 챙피해서 입을 더 열기 싫어졌고... 등등등 하여 회의가 끝나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다음에도 다들 좋지 않았다. J대리와 둘이 남게 될까봐 어색하여 난 굳이 퇴근을 J대리보다 십분 정도 먼저 하는 길을 택했고. 집 앞에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카톡으로 미안하다고 PM을 욕해라... 라고 메세지를 남겼다. J대리는 바로, 괜찮다고 보냈지만, 그럴 리가 만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지경이라면 여러가지로 화도 나고 상심도 되고 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잘못한 거다. 이해를 못 시키는 사람이라도 끝까지 들어주고 하나하나 따져줬어야 하는데 부끄럽다는 생각과 답답하다는 생각에 버럭. 부터 하고 말았다. 나잇살이나 먹어서 성질은 왜이리 급하며 성격은 왜이리 더러운지. 때마다 정말 상심스럽다. 오늘 아침 출근해보니, 먼저 와 있는 J대리는 수심에 가득찬 모습으로 자료를 고치고 있었고 뭐 하나 고칠 때마다 협의를 구한다며 빔프로젝터를 켜고 있다. 나도 오늘만큼은 기죽이지 말자 들어주자 라는 심정으로 나와서 조용히 대응하고 있고. 하지만 사람의 가슴에 쿡. 박힌 상처자국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아니까. 그저 미안할 뿐이다.

 

J대리가 좀 답답한 스타일이고, 뭐든 좀 늦다는 걸 몰랐던 것도 아니고. 그런 면이 나같이 급하고 대충 넘어가는 사람에겐 좋은 F/B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데도, 그 순간의 욱함을 떨치지 못하고 이런다. 그리고는 바로 후회하고. 후회하는 내가 더 싫은 거다. 마치 주정 부려놓고 술 먹어서 그래 미안해 라고 변명할 때처럼.

 

저질러진 일이니 일단 ... 주워담긴 어렵고, 앞으로 잘 해야지 하고 있다. 2017년에는 뭔가 나를 다독일 수 있는 것을 꼭 마련해야 겠다. 올해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했으니. 수양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나를 좀 진정시킬 수 있는 별도 장치가 필요한 건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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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아빠 2016-12-2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다 보면 그럴때 있죠. 힘드셨겠어요

비연 2016-12-20 18:08   좋아요 0 | URL
오늘도 전쟁같은(!) 하루가 지나갔네요.. 역시나 치고받고. 어쨌든 마무리되긴 했는데...
프로젝트 내내 이럴 것 같아서 스트레스가 만빵이에요.. 쩝쩝.

2016-12-20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