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부터 지금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지나가서, 이제야 여기 들어온다. 일도 많아져서 업무시간에 짬내서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해졌던 것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집에 일이 생겨서 그거 챙기느라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이제는 여유가 있나? 그런 건 아니지만, 오늘 아침엔 어쩐지 도닥거리고 싶은 심정에 잠시 시간을 내본다. (눈치는 보인다)

 

휴가간 곳에서 아빠가 병이 나셨고.... 새벽에 놀라 일어나 난리가 났고, 결국 비행기 시간을 하루 앞당겨 돌아와야 했다. 그 지난한 과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비행기 다시 예약하는 것부터 공항까지 가는 내내 기차와 전철을 번갈아 타대며 걷기도 힘들어하는 아빠를 억지로 끌고 가야 했던 것은..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갔고... 아직까지 입원 중이시다. 위독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라도, 연세도 있으시고 지난 병력도 있으시고, 무엇보다 놀러가서 늘 건강하게 다니셨던 분이 이런 일까지 당하게 되다 보니 근심걱정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초반에는 매일 걱정이 되어 잠도 못 잘 지경이었고, 이제 조금 안심할 단계에 이르기는 했으나 그래도, 병원이라는 곳이 언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곳이라 퇴원할 때까지는 계속 긴장 상태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독서를 게을리해왔었는데, 이번 달 들어서는 책 한권 달랑 읽은 정도로 지나치고 있다.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는 병원가는 일을 이주 가까이 하다보니 정신은 몽롱하고 의욕은 땅에 떨어져 있고... 내가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다. 암튼, 이제 일해야 할 시간이라 다시 휘릭... 무엇보다 아빠가 얼른 퇴원하셨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엄마도 계속 고생이시고... 자식 키워봐야 자기 할 일 하느라 곁에 있지도 못하고, 그저 부부가 최고인가 싶다. 어쨌든, 옆에서 보살펴주고 신경써주고 하는 것은 엄마니까. 마음이 짠하고 앉아 있으면 괜히 기운이 빠지는 새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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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2-08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빨리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네요.
비연님 좋은하루되세요.^^

다락방 2017-02-0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아버지 빨리 퇴원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비연님도 기운 내시고요.

꼬마요정 2017-02-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힘 내세요.. 아버지 빨리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꼬옥 안아드리고 싶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mira 2017-02-0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작스런 병은 정말 힘들것 같아요. 특히나 타지에서, 얼릉 쾌차하시길요

보슬비 2017-02-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아버님 곧 건강하게 퇴원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cyrus 2017-02-0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작스러운 소식에 깜짝 놀라셨겠습니다. 아버님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비연님, 힘내세요.

알케 2017-02-0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료칸 여행 중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버님의 쾌유를 빕니다

비연 2017-02-10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감사드려요...
아직 퇴원은 못하고 계시지만...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래도 얼른 퇴원하셨으면 싶네요...ㅜ
 

온종일
온천에 몸을 담갔다가
살살 산책 좀 하다가
료칸에서 제공하는 가이세키 정식 먹다가
자다가 읽다가 보다가...
이것이 楽園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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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7-01-28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러움에 치를 떨고 갑니다 ㅎ
비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연 2017-01-31 08:00   좋아요 0 | URL
치를...^^;;;; 알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꿈꾸는섬 2017-01-2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멋진 연휴를 보내시는군요. 좋으시겠어요.^^ 잘 다녀오세요.^^

비연 2017-01-31 08:01   좋아요 0 | URL
꿈섬님.. 간만에 푹 쉴 수 있었네요~ ㅎㅎㅎ

세실 2017-01-29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료칸 딱 제 스타일입니다!
캬~~~

비연 2017-01-31 08:01   좋아요 0 | URL
일본 자주 다녀도 료칸은 처음이었는데... 아. 딱 제 스타일네요 세실님 ㅋㅋ
종종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보슬비 2017-01-29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연휴를 보내고 계시는군요~~^^

비연 2017-01-31 08:02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즐거운 연휴였습니다...만 출근하고 보니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시이소오 2017-01-29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비연님 부럽다요. ^^

비연 2017-01-31 08:02   좋아요 0 | URL
시이소오님.. 우힛. 료칸 한번 이용해보세요, 혹시 안 다녀오셨다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
 

와인과 치즈와 수박식빵과 딸기와 영화가 함께 하는 일요일.

영화는 <스포트라이트>.
식빵은 따순기미의 수박식빵.
치즈는 브리 치즈.
딸기는 이마트에서 사다놓은 것.
와인은 아르헨티나 말벡.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좋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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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빠 2017-01-2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적으로 사시네요

비연 2017-01-23 08:1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정말 간만에 기분 좀 내봤어요~ 근데 아침에 와인기운으로 띵..;;;

서니데이 2017-01-22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박식빵 맛 궁금해요.
비연님 좋은밤되세요.^^

비연 2017-01-23 08:19   좋아요 1 | URL
묘하게 맛난 식빵이에요. 수박맛과 딸기맛이 나면서 수박씨로 꽂힌 쵸코맛도 나는. 냠냠

[그장소] 2017-01-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스포트라이트 보셨어요? 저 중간에 보다 말아서.. 다시 봐야해요 .^^

비연 2017-01-23 08:20   좋아요 1 | URL
어제 다 봤는데... 재밌더라구요. 어디나 뭔가를 덮어대는 건 기득권층이고
이게 정말 전체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 절실하게 와닿는... 꼭 다시 보시길~^^

[그장소] 2017-01-23 10:45   좋아요 0 | URL
네 ㅡ ^^

단발머리 2017-01-23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역시나...수박 식빵에 눈이 가네요^^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등장한 친구들이 전부 근사합니다~~ ㅎㅎ

비연 2017-01-23 09:26   좋아요 1 | URL
ㅎㅎ 역시 수박식빵의 비주얼에 다들..^^
좋은 시간이었어요. 가끔 이렇게 기분 내보려구요 ~
혼술이지만 우아하게? ㅋㅋ

보슬비 2017-01-2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요즘 다이어트로 일주일에 한번 음주하기로해서 맛있는 술만 보면 눈돌아가요. ㅎㅎ

비연 2017-01-25 08:17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저도 첨엔 그랬는데... 아 이거 유혹이 대단하네요...ㅜㅜㅜㅜ
혼자 있으니 적적해서 그런지 자꾸 한잔씩 하게 되고. 저도 담주부터는 주1회만 하기로...ㅜㅜ

서니데이 2017-01-26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연 2017-01-28 21:0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도 이 곳에서 재미나게 함께 해요^^
 

남산한옥마을 오랜만에 갔는데 오전에는 멀쩡하던 날씨가 도착한 두 시경부터 눈 모드로 전환.

결국 4시 넘어 나올 때까지 다양한 쟝르로 내렸다는. 펑펑 내리다가 휘몰아치다가 몇송이 얌전히 내리다가...

안쓰던 모자쓰고 장갑끼고 두툼한 목도리 두르고 갔으나 춥고 힘주어 걷느라 피곤하고...

집에 와 바로 목욕통 속으로 입수. 아끼던 러쉬 입욕제 큰 거 하나 사정없이 퐁당 해서는...

그나저나 어디나 중국인들 가득. 이런 날씨에도 말이다. 이젠 좀 무섭다, 그 기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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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22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 눈 다 내리고 나면 날씨가 엄청 춥던데, 그 날씨에 외출하는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해요. ㅎㅎㅎ

비연 2017-01-22 23:10   좋아요 0 | URL
정말... 오늘까지 온몸이 아프네요. 눈오고 춥고... 이 와중에 막 긴장해서 다녔더니 ㅜㅜ;;;; 역시 이불속 고수가 필요했다 후회중임다 흑...
 

 

어제부터 쭈욱 기다렸는데... 오늘이 역사적인 날이 되리라. 근데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소금을 팍팍 칠 수 있는가.. 몇 줄 안되는 기각 소명도 우습고, 그 내용도 우습고... 이 정도 되면 그냥 받아들였어야지, 어째서 풀어준 건가. 이게 말이 되나. 경제는 무슨... 한 사람 없다고 안 돌아갈 회사면, 회사라고 할 수 있는가. 왜 자꾸 경제를 들먹이나. 있을 땐 잘 꾸려졌나.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주진형 前한화증권 사장 말이 맞지 않는가. 지금 이 시국에, 장난질인가 뭔가.

 

이 일로 힘받을, 여러 명의 얼굴이 한꺼번에 폭죽 터지듯이 떠올라서 매우, 매우 우울한 기분이다.

 

어제는 또, 새벽 늦게까지 옆집인지 윗집인지에서 웃고 떠들고... 넘 크게 떠들어서 잠을 깼더니만 다시 잠드는 데 한시간도 넘게 걸린 것 같다. 이불을 머리 위까지 뒤집어쓰고 안간힘을 쓰면서... 소리도 빽.. 질러봤지만 내 소리는 닿지 않는 것인지, 끊임없이 웃고 떠들고. 새벽에. 새벽 2시에. 오피스텔의 방음 안되는 구조에서. 아.. 열받아.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에. 기각이라는 뉴스가 떴다. 이건 뭐, 설상가상 아픈데 소금뿌리고 상처 한번 더 후벼파는 꼴. 모닝 커피를 속에 들이 부으며 분을 삭이고 있다. 특검이 이 일로 의기소침하거나 방향을 선회하거나 하면 안될텐데.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야 하나. 응원의 떡을 보내야 하나. 뭔가 이렇게 진행되면 안되나는 국민적 메세지가 필요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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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7-01-1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말대로 오늘 아침 기사를 보니 기각이 떴더라구요.
안그래도 경제지나 보수신문들 중심으로 ‘특검이 너무 나가고 있다‘, ‘한국경제에 큰타격을 준다‘는 등 친삼성스런 기사들이 연일 쏟아내고 있었는데요.
결국 그런 부담을 법원측에서는 떨칠수 없었던 것일까요. 전직 대통령도 당한다는 구속을 삼성만큼은 아직 시키지 못했던 역사가 계속 이어지네요. ㅜㅜ

비연 2017-01-19 11:13   좋아요 0 | URL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현실인 것 같아요..ㅜ
사필귀˝쩐˝ 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네요... 에휴.

북프리쿠키 2017-01-1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호하는 인간들의 얼굴을 떠올리니 구역질납니다.

비연 2017-01-19 12:05   좋아요 1 | URL
하루종일 쏠려서 커피를 사발로 밀어넣고 있는 중입니다 ㅠㅠ

단발머리 2017-01-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언제쯤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 살 수 있을지... 하아... 기각이라니...
대책회의 더 열심히 하겠네요.
여기, 커피 한 잔 추가요!!!

비연 2017-01-19 13:12   좋아요 0 | URL
거기에 언론들이 막 특검이 실패할 것처럼 몰아가는 게 더 우울합니다.. 기다렸다는 듯이요..ㅜ
지금 커피 4사발째... 오늘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쓰라린 날이 될 것 같아요...흑흑.

시이소오 2017-01-1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의연이라. 생을 기각하고 싶네요

비연 2017-01-20 08:35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에 들으니, 심지어 영장기각 사유 중 일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있다네요.
본인도 부끄러웠던 거죠... 이런 걸로 영장을 기각하다니.
아니면, 세상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판사를 기대한 저희가 어리석었던 걸까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