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동안 여수를 다녀왔다. 학회가 있어서 갔는데, 그래서 나는 3일간 학회 참석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재미나게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기 전날 그러니까 화요일 오후 4시에 갑자기 차주에 베트남을 가라는 얘기가 나왔다. 아.. 학회에서 할 것들도 아직 정리가 안 되었는데 출장이라니. 이 지난한 과정을 어쩔 것이냐. 어쨌든 가겠다고 하고 여수로 내려갔고, 첫날 9시부터 교육 코스가 있어서 무려 새벽 5시 10분 차를 타야 했다.

 

새벽녁의 용산역은... 노숙자들과 불꺼진 가게들과..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 노숙자들을 보면서 나는 이 사람들을 잊고 있었구나 요즘 엄청 추웠을텐데 살아남는 게 참 힘드셨겠다 싶었다. 그 시간에 연 고마운 커피집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 기차를 타서는 홀짝홀짝 몇 모금 섭취후 그대로 뻗어 버렸다. 2시간 반동안 기차 안에서 거의 쓰러져 자고 나서는.... 여수에 도착. 정말 정신없는 매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흑.

 

학회 일도 하고 자료도 만들고... 회사에서는 계속 연락오고. 회사 자료 만든다고 새벽까지 일하고 (남들은 맥주 마시러 갔는데!) 목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아 이제 다 끝났구나 안도할 수 있었다. 회사 자료 만들고 수정하고 출장신청하고 항공권 예약하고 호텔 예약하고 스케줄 잡고... 헥헥. 어쨌거나 준비 다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수 밤바다를 벗하며 새조개 샤브샤브를 먹었고. 아 이 저녁이 절정이었다. 그 푸짐했던 새조개 샤브샤브 라니. 둥글게 뜬 수퍼문을 바라보며 주거니 받거니 웃고 떠들고. 일 다하고 노니 너무나 좋았다는... 뭐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2차는... 호텔방에서 와인과 음악.

 

 

 

 

 

 

여수에서 여수 밤바다를 듣는 이 희열. 이 노래 왜 이리 좋니 라며 서로들 어깨를 들썩이며 와인 홀짝이며 노래를 나즈막히 따라 하는데...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구나... 라는 느낌 아닌 느낌. 물론 너무 취해서... (소맥 먹고 들어가서 4명이 와인을 5병 먹은.. ㅜ) 어떻게 자러 갔는 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으나... 참 좋았다. 바다와 노래와 와인. 이런 게 낭만이구나.

 

속이 쓰려서 어제 서울로 와서 기절하고... 오늘은 회사에 나왔다. ㅜ 베트남 출장이 내일 모레인데 뭐 준비된 게 하나도 없어서 준비도 하고... 노트북도 챙기고... 이 산발 머리를 다듬으러 미용실도 가야 한다. 그래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와서인지 마음은 가뿐하네. 사람 사는 게 그런 건가 보다. 이렇게 의지되는 일들로 힘든 일들을 버티며 살아가는 것.

 

자 이제 하노이로 가자.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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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모자뜨기를 시작한 이후로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손뜨개에 대한 열망에 불이 붙고 있으나 시간도 없고 배울 데도 마땅치 않고 해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런 세트를 발견했다! 이 키트를 가지고 익히면...바구니 하나 뚝딱이라는데...

 

 

 

 

이런 게 만들어진다는데! 한번 사서 해볼까? ... 뜨다 만 신생아모자 뜨기도 생각이 불현듯 나는.... 쩝쩝. 그나저나 코바늘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 보고 따라 하면 저렇게 만들어지려나?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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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 달 동안 절반 이상을 감기와 함께 살았다. 대체로 감기약을 먹지 않는데, 이번엔 기침이 너무 나서 회사에 그냥 앉아 있기도 미안하고 하여 내내 약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덕분에 몸이 계속 안 좋았고 게다가 부모님들도 몸이 편챦아지시는 바람에 집에 우울한 구름이 꽈악... 정말이지 쉽지 않은 한 달이었다.

 

이제 겨우 감기가 좀 나아가고, 부모님들도 얼추 나아가면서 1월말을 맞이하고 있다. 안심하긴 좀 이르다 싶지만 그래도 한숨을 돌렸다고나 할까. 어제는 오랜만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었으니까. 지난 한 주는 책을 거의 못 봤다는... 그래. 이제 월요일이야. 잘 지내보자 하고 출근했더니만...

 

상사에게서 메일이 날아왔다. 하루라도 놀면 가만 두지 않겠어... 라는 회사 지침이 강화되었다며 어떡해든 뭐든 해라.. 라는 공지 메일. 아 정말. 틈을 안 주네. 우리는 프로젝트를 베이스로 움직이는 팀이라 사실은, 프로젝트 중간 중간에 쉴 때(?)가 있다. 쉰다기보다는 프로젝트 하느라 힘들었던 (갖은 갑질에 시달리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마음을 추스리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라는 건데.. .이걸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인 게다. 그래. 그래. 아. 정말...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 뒤에 계시는 동료 분이 (사실은 잘 모른다. 이번에 새로 이 부서에 오신..) 금요일부터 기침을 심하게 하시더니.. 주말에도 처치가 안 되었던 모양이다. 지금 내 뒤에서 격렬한 기침을 하고 계시다. 게속, 계속. 거의 폐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하게. 이게.. 그렇다. 감기로 너무 힘들었고 연로하신 부모님의 편챦으심도 이제 겨우 나아가는 마당인데 저렇게 기침을 하고 감기를 달고 계시면 미안하지만, 마음에 불편함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픈 걸 어쩌겠나. 안 낫는 걸. 하지만, 내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예민해진다. 그냥 쉬시지. 저 정도 되면 쉬어야 하는 거 아냐... 라는 뾰족한 마음이 날 힘들게 한다. 휴가가 많으실텐데 연차휴가 보상받겠다고 그러시는 건가. 금요일에는, 주말에는 나아오시겠지 하고는 마음을 겨우 다스렸는데... 오늘은 월요일. 일주일 내내 저러시면 어쩌나 라는 마음도 생기고. 그렇다고 집에 가시라고 말할 수도 없고. 이런 마음으로 얘기하면 핀잔이 될 테니.

 

회사 메일 받고 짜증났고 몸도 안 좋고 집도 우울하고... 이런 상황들이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을 참 옹졸하게 하는 것 같다. 그걸 느끼니 또 기분이 꿀꿀해지네. 가져온 스타벅스 커피로 마음의 이 옹졸함을 좀 내려보내야겠다... 아. Blue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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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9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먼지에 대해 툴툴거리다 보니, 예전에, 몇 년 전에 생일선물로 받았던 미니가습기가 생각이 났다. Fogring이라는 건데, 어디 있었지? 하고 뒤지니 나왔다. 흠... 계속 안 썼더니 먼지도 좀 묻고... 그래서 기분전환도 할 겸, 깨끗하게 씻고서는 역시나 구석에 쳐박혀 있던 카누 커피잔을 꺼내어서 물을 채운 후 동동 띄웠다.

 

 

 

 

 

 

이 가습기의 좋은 점은 USB 연결이 가능하다는 거, 별도의 장치가 필요없다는 거, 별도의 손이 안 간다는 거 (씻어야 한다거나 이런 거), 작아서 사무실 책상 위체 두기 좋다는 거... 그래서 바로 켰더니만.. 아 좀 나은 것 같다. 이것이 정신적이며 심리적인 영향이라고 해도 괜챦다. 일단 심정이 나은 것 같아서 큰 위로가 된다.

 

다들 가습기를 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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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8-01-17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포그링 비싸서 못 사고 저렴이포그링으로 구매했는데 저 역시 서랍에서 나오지 않았네요 ㅋㅋ

비연 2018-01-17 14:44   좋아요 0 | URL
아.. 저거 20,000원 미만의 저렴이로 알고 있는데..ㅎㅎ
이제 꺼내서 써보세요, 그렇게해윰님~ 이 계절에 매우 용이하네요 ㅋㅋㅋ

그렇게혜윰 2018-01-17 14:5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내가 뭘 본건지 ㅋㅋ낼 당장 꺼내야겠어요^^

비연 2018-01-17 21:0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좋아요 좋아요~

transient-guest 2018-01-18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무척 특이하고 귀여운 기계입니다 ㅎ

비연 2018-01-18 17:23   좋아요 0 | URL
ㅋㅋ 꽤나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우선 귀여운 건 확실.
 

 

 

 

 

 

 

 

 

 

 

 

 

 

 

이 책을 샀던 것 같은데... 이 표지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것보다 좀더 고전적인(?) 표지엿던 것 같은데... 암튼 사놓고 읽지 않고 책장에 얌전히 꽂혀져 있는 수많은 책 중의 하나이다. (아 마음 아파)

 

며칠 전부터 얼굴이 간지러워서 박박 긁어대면서, 뭘 잘못 먹었나, 목도리를 빤 지 오래 되어서 그런가... 혼자 갸우뚱갸우뚱 했엇는데, 눈도 침침해지고 머리도 멍하고... 도대체 왜 이래 노화야? 하면서 또 혼자 오바해서 속상해하고 있는데... 오늘 나오다보니 아 이게 미세먼지라는 것 때문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인 듯. 오늘은 정말 입안에서 먼지가 씹힌다. 머리도 근질거리고... 목도 칼칼하고... 아 이넘의 먼지. 못 살겠네.

 

한중일 협력연구 결과를 보니 이게 다 중국 탓이라고 그러던데. 하긴 중국에 겨울에 가보면, 서안 같은 데는 특히 정말 시야에 보이는 게 하나도 없을만치 뿌옇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거야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바로 앞에 있는 건물도, 사람도 안 보이는 상태다 이거다. 운무가 쫘악 깔려서... 내 폐가 이렇게 망가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나라도 이제 예외가 되기 힘든 모양이다. 이 정도 먼지농도가 지속된다면 고령층이나 어린아이들의 유병률과 사망률은 먼지농도의 증가만큼 유의하게 퍽퍽 높아진다는 논문이 있다. 폐가 안 좋아지니 면역력이 약해지고, 그래서 페만 안 좋아지냐 그게 아니라 천식에 피부병에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먼지도 미세먼지가 더 위험하고 초미세먼지는 더더 위험하고... 명확한 원인적 연관성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먼지 입자가 작을수록 사람에겐 치명적이라고 연구가 되고 있거나 추정이 되고 있어서.

 

서울시에서는 차 가져나가지 말라고 대중교통비를 출퇴근 시간에 면제를 해주고 있는데 다들 말들이 많다. 그런 미봉책으로 뭔일을 하겠다는 거냐.. 하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라는 게 내 생각이고. 지금 미세먼지가 자욱해.. 근데 그냥 아무 것도 안 해.. 이래도 욕할 거니까. 이렇게 대중교통비를 면제해주는 사례는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하는 일이다. 얼마나 대책이 없으면 그런 대책을 내놓겠는가. 그만큼 미세먼지는 어렵다. 발생원도 다양하고... 자동차, 발전소(화력 특히)... 게다가 중국의 영향까지. 내일은 황사까지 온다니 정말 마스크 안 하고 싶은데 내일만큼은 써야겠다 싶어진다. 우리도 이제 생활필수품에 마스크가 들어가게 된 듯. (마스크 파는 회사는 호재다.. 3M.. ㅎ)

 

먼지가 심해서 내 몸과 마음이 고생이니... 책을 사서 위로해야겠다.. 라는 말도 안되고 연관성도 없는 생각을 문득 해서... 방금 주문을...  사실 어제 주문을 했고 지금 돈을 입..금... 그래. 이번달엔 이번 한번만. 하는 마음이 드니 이것저것 많이 넣엇네.비연, 비연. 널 어쩌면 좋으냐. 잠시, 자책하다가, 일단 주문했으니 받아보고 생각하자 라고 편하게 마음 먹고.

 

다들, 오늘 같은 날은, 가습기 팡팡 켜시고 (가습기 살균제 같은 건 넣지 마시고 그냥 물만으로) 마스크도 꼭꼭 하시고... 외출도 자제하시고... 미세먼지 피해서 지내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하시길. 그러나저러나 이 정도가 되면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한 날은 휴교, 휴업 이런 게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는, 회사 놀고 싶어서 하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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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7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17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 미세먼지라는 게
좀 동네마다 차이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어떤 땐 미세먼지라면서 우리 동네는 맑고 쾌청한 날도 있었거든요.
좀 더 정확한 측정이 필요할 것 같긴한데
아무튼 걱정이긴 합니다.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언제나 미세먼지 걱정없이 살아 보나.ㅠ

비연 2018-01-17 14:46   좋아요 0 | URL
이게 구역별로 측정해서 하는 거라, 동네마다 구체적으로 맞기는 힘들 거에요...
아마 앞으로 더 심해지겠죠. 대책을 세워서 실행한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일이고.
걱정이에요.. 공기질이 이렇게 나빠서야...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