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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다 똥이 마려워 ㅣ 눈높이 책꽂이 5
고정욱 지음, 이철희 인형 / 대교출판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보림이가 도서관에 놀러왔다가 고른책. 아마도 '똥'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호기심과 코믹한 책일거라는 단정으로 빌렸을 것이다. 그동안 똥이 들어가는 책(똥벼락, 누가 내머리에 똥쌓어, 똥떡, 강아지똥 등등)은 해학적인 내용이 많았으니......이 책은 제목은 우스꽝스럽지만 내용은 장애우가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똥이 마려운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내용상으로 보면 시간적인 개념은 '수업이 끝나고 늘 데리러 오는 엄마가 오시지 않아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인 몇시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장애우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길고 긴 시간이었으리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은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주인공에 대한 상황표현이 애틋하고, 안쓰러웠다. 걷지도 못하는 진우가 무릎으로 기어서 계단을 올라가야 하고, 인적이 없는 재래식 화장실을 불편한 몸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 몸이 성한 아이들이라도 힘들었을텐데..... 엄마에 대한 원망도 컸으리라. 자존심때문에 여자친구에게 대면대면해야 하는 진우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상실감도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결국 혼자 힘으로 화장실 볼일을 끝내고, 해냈다고 흐뭇해 하는 개선장군의 모습에서는 다소 안도의 한숨이 나왔지만 주변친구들이 '병신'이라는 냉소적이고 무지한 표현까지 쓰는데는 혼내주고 싶었다. 단지 내 가족중에 장애우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장애우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 장애우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은 고정욱 선생님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참 따뜻하다. 내용도 행복한 결말로 끝이난다. 우리가 장애우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듯 하다. 딸아이에게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을 물어보니 " 진우가 너무 힘들었을것 같아요. 제 주변에 진우같은 친구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요" 하고 예쁘게 말한다. 이 책을 읽은 효과가 나타나는군. 그래 보림아 지금같은 예쁜 맘을 늘 간직하고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