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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받은 상장 ㅣ 내친구 작은거인 9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평점 :
이 책의 무대는 강화도의 시골마을. 집 뒤에는 고욤나무, 소나무, 졸참나무, 아카시아나무가 있는 산으로 둘러 싸여있고, 마을 앞에는 작은 도랑이 흐르고, 멀지않은 곳에 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도랑에서 물고기랑 가재 잡고, 갯벌에서 조개를 줍고 노는것이 초등학교 2학년의 하루 일과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공부방에, 영어학원, 피아노학원 다니지 않아도 스트레스 주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주인공 시우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서울에서 1학년이 끝나도록 왼쪽과 오른쪽을 구별못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2학년인데도 구구단을 외우지 못한다. 아빠의 직장때문에 시골로 전학온 시우. 엄마, 아빠에게 혼나고 집을 나오면 도랑, 갯벌, 고염나무, 해바라기, 거울, 그네등 시우가 사는 동네의 모든 자연이 시우의 놀이터가 된다.
시우는 안경을 꼈고 키가 크고 다리가 가늘어서 친구들이 '키다리 새다리'라고 놀린다. 언니 시은이는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하는 새침떼기, 동생 시애랑 시규는 시우를 무시하기도 하고, 놀린다. 하긴 갯벌에서 조개 줍다가 넘어져 옷을 다 버리기도 하고, 혼자 그네 매고 타다가 넘어져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니 어느 엄마 입에서 예쁜 소리가 나올까? 하지만 시우는 엄마, 아빠한테 혼나거나 동생들이랑 싸워도 침울해 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밖에만 나가면 온통 시우의 놀이터가 되니 그저 기쁠뿐. 남보다 좀더 개구장이 일뿐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이다. 그런 말썽꾸러기 시우에게 참으로 기쁜 일이 생긴다. 우연히 써낸 시가 상을 타게 된것. 선물도 언니가 받아온 상품보다 훨씬 많은 공책이랑 연필. 그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우가 된다.
어릴적 시골집도 전형적인 농촌이었고, 5남매의 셋째였다. 아이들이 고만고만하니 위로 4명이 한 초등학교에 다녔다. 오빠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 언니는 순둥이, 나는 욕심도 많고 엄마한테 뭐 사달라고 떼쓰는 철부지이니 매일 혼날수 밖에. 가끔 시우같은 생각도 했었다. "엄마, 아빠는 나만 미워해" 시우만큼 장난꾸러기는 아니었지만 시우의 일상들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지면서 내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그래 나도 언니, 오빠들이랑 이렇게 싸우면서 컸지, 시우는 분명 자연을 닮은 멋진 시인이 되었을거야, 이런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 책을 덮고 난후 떠오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