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신작 소설
무려 120주 이상이나 국내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빅 픽처>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중 <빅 픽처>, <파리5구의 연인>과 마찬가지로 스릴러로 분류되는 소설이다. 맨해튼의 비즈니스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구조조정, 빅딜, 적대적 M&A, 정리해고, 명예퇴출 등의 말들이 한창 신문지상에 오르내렸던 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일즈의 귀재가 음모에 휘말려 추락하는 과정과 그 바닥에서 다시 올라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작가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로 펼쳐진다.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 문학동네
섬세하게 뒤얽힌, 인생을 조준한 미스터리
2012년 프랑스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작가 조엘 디케르. 그의 두번째 장편소설 은 평론가 베르나르 피보가 말했듯 "정교하게 조립된 스위스 시계"와 같다. 한 편의 소설이 쓰이는 과정을 살인사건의 수사 과정에 중층적으로 결합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의 미로를 창조하며 독자들을 충격적 결말로 휘몰아간다. 기본적으로 살인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하지만 이는 작품 주요 전개의 얼개에 불과하며, 거기에 덧붙여지는 수많은 욕망의 조각들이 서로 톱니처럼 맞물리면서 멋지게 작동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
흐리고 가끔 고양이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안녕 고양이> 저자 이용한의 고양이 여행
시인이자 여행가이기도 한 이용한은 이제 베스트셀러 <안녕 고양이> 시리즈의 저자로 더 친숙하다. 길 위에서 보낸 17년 동안 고양이와 함께한 기간만 6년. 앞서 펴낸 3권의 '길고양이 보고서'를 통해 길고양이들의 고단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왔다. 이번 새 책은 지난 2년 반 동안 전국을 다니며 만난 길고양이들에 관한 기록이다. 제주 가파도에서 울릉도까지, 전남 구례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전국 60여 곳의 특별한 고양이 여행기가 320여 컷에 이르는 풍성한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딱 1주간만 3천원 적립금!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류근 지음 / 곰
이어령.이외수 추천, 시인 류근의 첫 산문집
시인 류근은 시인들 사이에서 소문 혹은 풍문으로 존재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천재라는 소문도 있었고 술주정뱅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풍문은 사실이었다. 그는 천재이면서 술주정뱅이이고, 자산가이면서 거렁뱅이고 만인의 연인이면서 천하의 고아 같은 외톨이다. 이 산문집에 실린 글들이 그것을 생생히 증명한다. 시인은 이 산문집을 통해 자신을 풍자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곪아버린 세상의 아픔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감성 산문집 본연의 위로의 기능을 감행하면서도 서정을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파, 삼류, 저급 등 기성 주류 문화에 대한 반항의 지위를 스스로 자처하는 높고 쓸쓸한 시인의 자화상을 표출한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조해진 지음 / 민음사
오늘의 한국문학, 첫 얼굴
<천사들의 도시>, <로기완을 만났다>의 조해진 중편 소설. 유령 같은 청춘, 주인공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원룸, 고층 빌딩의 옥상, 소년원, 병원이 고작이다. 몸도 마음도 점점 여위어 가는 그들에게는 다시 숲으로의 이동이 절실하다. 고통과 상처, 그리고 위안과 공감을 더욱 아름답게, 또한 몽환적인 감동으로 그려냈다. 문학성.다양성.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만을 엄선한 '민음 경장편' 시리즈의 새로운 이름 '오늘의 젊은 작가'의 첫 얼굴.
모두가 움직인다
김언 지음 / 문학과지성사
시라는 건 세상에 몇 안 되는 애인과 아주 은밀하게 소통하는 것
매 시집마다 하나의 화두를 통해 자신의 세계, 세계의 언어를 살펴 확장시켜나가는 시인 김언의 네번째 시집. <소설을 쓰자>를 발표하며 미당문학상(2009)과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2009), 박인환문학상(2012)을 수상한 후 처음 선보이는 시집이다. 사건을 형성하거나 포착하기보다 세계의 움직임을 단절 없이 담아내고 있다.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다시 의심하는 언어의 향연, 시인의 말대로 “시라는 건 세상에 몇 안 되는 애인과 아주 은밀하게 소통하는 것”이라, 시어는 시인과 독자 사이에서 은밀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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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무라카미 하루키 책으로는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내 취향에 좀 안맞는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러니까 그게 한 20년쯤 전의 생각이었달까?

 

 

 

 

 

 

 

 

 

 

 

 

 

 

 

 

 

 

 

 

그리고는 만난 책이 [1Q84]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이 소설은 처음엔 내게 흥미를 주었었는데

점 점 갈수록 이상한 종교집단 이야기가 등장해 중간에 탁 책을 덮어버렸다.

그러면서도 그 시리즈를 세권 모두 장만하고 소장하게 되는건

1권만 가지고 있으면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만나게 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라는 이 책,

앞서 읽었던 두권의 책과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자신은 색채가 없다고 생각하는 쓰쿠루,

다섯명의 친구들 그룹중에 자신이 왜 끼어야 하는지 의아해하는 쓰쿠루,

그런 쓰쿠루를 네명의 친구들이 어느날 모두 함께 거부한다.

그렇게 이유도 알지 못한채 그룹에서 추방당한 충격으로

죽음을 생각하며 반년의 세월을 보내고 쓰쿠루는 새롭게 태어난다.

물론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16년이라는 세월이 흐른후 자신의 등줄기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사라라는 여자를 만나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털어 놓게 되면서 쓰쿠루는 16년동안 잊고 살았다고

아니 잊으려 애썼던 네명의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그렇게 한명 한명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중간 부분 두살인가 연하인 하이다와의 만남과 그의 아버지가 겪었던 이야기에 대한 부분도

아마 나중에 무슨 연관이 있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렇듯 미스터리한 소설을 썼던 작가였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왜 친구들에게 추방 당해야했는지 그 이유를 물을수 없을정도로 충격에 빠진 쓰쿠루,

16년만에 그 이유를 캐러 다니는 쓰쿠루,

두살 아래 연하의 하이다가 갑자기 사리진 이유 등

그에게는 정말 이상한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자신은 알지 못하는채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는 느낌도 들지만

문득 사람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한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는걸 보니

분명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는 쓰쿠루는 기억하지 못하는,

아니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하는 쓰쿠루의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스스로를 아무 색채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누군가라면

이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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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3-08-0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 이작가 참 좋아하거든요,,,

책방꽃방 2013-08-06 11:0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 책에서 그의 면모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국민 야참 - 퇴근 후에 후다닥 살 안 찌는 야식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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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해피투게더 야간매점에서 하는 야식 코너에서 소개되는 야식을 보며 입맛을 다시곤 한다.

괜히 밤만 되면 이상하게 야식이 땡겨서 뭔가를 자꾸 먹으려드는데 맨날 시켜 먹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솜씨가 없어 뭔가를 만들어 먹을수도 없는데 무엇보다 살이찔까 염려스러워 망설이게된다.

그런데 살도 안찌는데다 퇴근후에 후다닥 만들어 먹을수 있는 야식을 소개하는 책이라니 완전 좋다.

 

 

 

단 10분이면 만들수 있는 야식에서부터 그래도 공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하는 야식까지 참 종류도 다양하다. 일단 야참에 필요한 기본 재료로 간장, 고추장, 된장, 참기름등 흔히 집에서 사용하는 양념에서부터 참치진국, 캡사이신 소스, 해물 한스푼, 멸치한스푼, 참치 한스푼등 따로 준비해줘야할 양념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책장을 넘겨 소개 되는 요리를 보니 그냥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 먹을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것도 요리야?' 할 정도로 의아스러운 요리도 있는데 물에 밥만 말아도 요리라고 누가 그랬더라?ㅋㅋ

 

 

 

 

10분 야참으로 생두부와 양념장의 경우는 사실 두부랑 간장만 있으면 되는 진짜 초간단 요리면서 건강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떡구이,샐러드, 토마토 바질 냉채, 낫토 비빔밥, 속풀이 누룽지, 건성건성 사과칩등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야식이다. 20분 야참으로는 그래도 오븐에 구워주거나 익히는 시간과 재료를 손질하는 시간이 좀 드는 야식으로 바게트 피자, 검은 깨죽, 닭꼬치구이, 허브 고갈비, 참치샐러드, 도토리묵무침 등 난이도 한개정도 요리다. 30분, 40분, 50분 야참은 야식이라기보다는 일반적으로 한끼 식사를 대신할수 있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양념고기구이나 조림이나 탕 같은 요리들은 생각처럼 그닥 쉽지 않지만 그래도 사진으로 설명해놓은 야참책을 보면서 자꾸 도전해 본다면 요리에 자신감도 붙고 내손으로 직접 만든 야식으로 건강을 지킬수 있으니 좋을듯, 다만 요리들을 살펴보다 보니 살안찌는 요리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듯 싶은 야식이 대부분이라는 사실, 적당히 양을 잘 조절해서 먹는다면 건강도 지키고 다이어트도 동시에 할 수  요리책이 될듯 하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먹을수 있는 주먹밥등의 간식도 소개되어 있어 두루두루 좋은 요리책이라 하겠다.

 

 

 

 

마침 찬밥이 있어 '짭조름한 누룽지' 야식을 만들어 봤는데 찬밥에 참기름,견과류,멸치를 넣고 비벼

오븐이 없어 토스터기에 넣고 타이머를 돌려 기다리니 정말 간단하고 쉽게 누룽지가 만들어 진다.

이외에도 양배추를 깔아서 만드는 채소 피자, 오코노미야키, 대파쪽파실파 피자, 애호박 납작만두,

스위스 감자전, 쌀국수 볶음조개스푸,연두부달걀찜 등등 만들어 먹어 보고 싶은것들이 많다.  

사실 재료에 대한 팁이나 조리에 관한 팁등도 하나씩 알려주는 친절한 요리책이기도 하다.

 

사실 요즘은 맞벌이들이 많아 저녁 퇴근때면 무얼 해먹어야할지 걱정이 되는 주부들에게도

직장인들에게도 혹은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인거 같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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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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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창작면허프로젝트라는 책을 보며 일상을 어떻게 그림으로 그려내는지를 알게 된 적이 있다. 그냥 보이는 주방 선반을 자세히 그려본다거나 혹은 어떤 특정한 일부분만을 그려내는것등은 모두 관찰력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나는데 이 책에서도 그림을 잘 그리려면 관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꼬집어 말한다.

 

 

 

여행에 있어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일기를 끄적거리거나 사진에 담아 내곤 하는데 디지털 카메라와 핸폰카메라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고는 거의 손으로 끄적이는것보다 사진으로 찍고 글로 남기는 일에만 급급했던거 같다. 하지만 디카로 찎은 사진은 사실 부러 메모리 카드를 컴에 꽂아 열어보지 않는 이상 두번다시 볼일이 없는 경우가 허다 하다 보니 기록으로 남겨진다기 보다 어디 서랍속에 쳐박혀 점 점 꺼내볼일 없는 오래묵은 수첩이 되고 마는 느낌이 너무 아쉽다.

 

 

 

시끌시끌하고 북적북적한 도심속에서도 타인의 기분에 맞추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때 이 스케치만한 여행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케치라고 하면 왠지 거창한 느낌이 들어 그림을 배운 사람이나 해 볼수 있을거 같은 부담감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하지만 내가 나만의 여행 다이어리에 내 맘대로 끄적이는것조차 내맘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늘 남을 의식하고 살아야하는 참 신경예민해지는 삶을 살아내야한다는 결론이 나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림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림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하고자 혹은 그림은 좋아하지만 여행에 대해서는 그닥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고자 두가지 모두에 욕심을 담아 여행 스케치 책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여행서이면서 스케치책이 되기도 하는 일거양득의 책이라고 할수 있는데 때로는 전문가적인 그림솜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아무렇게나 그려낸것 같은 자연스러운 그림가 다양한 종이와 그림도구들의 사용의 예를 가득 담고 그림 실력이 좋아지는 방법에서부터여행에서 어떤것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지등의 여행비법까지를 들려주는 여행 에세이책이다.

 

 

 

동네 서점, 길위의 낯선 행인, 길이 아닌곳의 모습, 혹은 비에 젖은 숲, 마을 버서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사람, 지금 걷고 있는 길, 흑백연필로 스케치한 자연풍경, 여행지에서 얻은 것들로 꾸미는 스케치, 짱뚱어의 여러가지 모습, 깊고 푸른 밤의풍경, 옛날 방식의 엽서처럼 세로쓰기, 시장 상인의 모습, 단순한 표현 또는 아주 세밀한 표현, 길을 가다 만나게 되는 동물들, 사람 혹은 자연이 담긴 풍경들을 다양하고 독특하고 흥미로운 스케치로 담아 놓았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 또한 읽는 재미를 준다.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그림들,

 

또한 설레는 여행의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이라고하면 왠지 멀리가야하고 멋진 숙소를 잡고 특이한 먹거리를 먹어야할거 같은 생각을 갖는데 자가의 여행비법은 의외다. 여행지에서만 먹을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는 물론 그냥 평범하게 먹을수 있는 짜장면을 먹어보는 방법, 산지의 특산품을 파는 곳도 좋지만 재래시장이나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쏠쏠한 재미와 편의점에 들러 혼자 맥주를 사서 마셔보는 용기, 가끔 자신의 잠자리를 바꿔보는 설레임, 여행지에서 지도를 손에 들고 낯선 행인에게 일부러 길을 물어보는 의외의 설레임등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참 착한 정보 또한 유용하다.

 

이제는 손에 사진기를 들고 여행을 하기 보다는 몇가지 그림 도구를 챙겨들고 여행을 나서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두고두고 넘겨보고 펼쳐볼수 있는 나의 추억들이 하나둘 남겨진다면 더 바랄게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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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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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 사두었는지 기억에도 없는 과일이나 채소가 냉장고 안에서 물러 터질때가 종종 있다. 그걸 발견하는 순간 나의 건망증을 한탄하게 되고 얼른 먹어 치웠으면 될것을 아껴 먹는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는 사실 자체를 후회하기에 이르는데 그런 상태의 과일을 보고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으며 어딘지 날카롭게 다가오는 글의 힘을 느꼈던 기억이 나는데 아가미를 읽으며 약간 환타지를 가미한듯한 소설에서는 작가의 또다른 면모를 보았다. 그런데 이번엔 예순을 넘긴 할머니를 등장시켜 고백같기도 하고 독백같기도 한 썰을 풀어 놓으며 놀랍도록 긴박하게 이야기를 전개 시켜 숨을 참으며 글을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작가의 역량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청부살인업자라 하면 건장하고 샤프하고 팔팔하고 젊은 사내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예순을 넘어 그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를 한 나이든 노파라니 글의 소재는 물론 주인공 캐릭터 부터가 독특하다. 그녀의 이름은 조각! 소설을 읽을때면 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또 글을 읽는 재미를 주는데 한몫한다는 사실을 글을 좀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듯 한데 그녀의 책속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사실 너무 낯설어 눈에 잘 익어지지 않지만 이름에 담긴 의미심장한 뜻을 새겨보게 만든다. 날카로운 칼을 손닿는곳에 두고 언제든 자신이 의뢰받은 사람에게 가차없이 그어 단숨에 죽여버리는 그녀가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해서그런건지 감성적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야금 야금 보여주고 있다.  

 

집이라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 있는 것에 인사를 하게 될 줄은, 집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또는 집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까 봐 초조해질 줄은, 자기 인생에서 그런 날이 다시 올 줄은, 무용을 데려오기 전에는 몰랐다. ---p138

 

자신이 청부 살인자가 되기까지의 지난 과거를 드문 드문 회상하는 장면은 그녀의 삶이 어려서부터 파란만장했음을 들려주는데 대가족의 살길이 막막해 친척집으로 더부살이를 갔다가 결국 그집에서조차 쫓겨나 오갈데 없던 그녀를 거둬준 류로부터 권유받은 술집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한 행동이 소질이 되어 예순을 넘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그 명성이 자자한 실력을 갖추게 만든다.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유일한 가족이었던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으로 자신도 따라 죽으려 하지만 예순이 넘는 나이가 될때까지도 어찌어찌 살아오던 조각은 어느날 강아지 한마리를 데려다 무용이라 이름지어주고 키우며 어쩐지 스스로에게 말하듯 드문드문 쓸쓸한 혼잣말을 하고 주변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데 그녀의 일을 방해하는 젊은 투우의 등장에 몹시도 당혹스러워하게 된다.

 

방심의 결과로 상처입은 몸을 치료받고자 찾아든 지정 병원에서는 뜻밖의 젊은 의사에게 치료를 받게 되고 그 모든일들을 함구하기로 약속받게 되는데 류를 떠나 보낸 이후로 가슴이 뛰는 느낌을 것두 젊은 남자 의사에게서 받게 되는 조각은 그런 자신의 상태를 노리고 그 틈으로 파고드는 투우의 기척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날 제대로 된 집도 가족도 가져보지 못한 조각에게 따스한 시선을 가지게 했던 그 젊은 의사의 가족이 위협받게 되면서 투우와의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그 장면은 한편의 액션 영화를 방불케할 정도로 실감나고 스릴있다. 다만 예순이 넘은 나이의 할머니와 아직 30대 밖에 안된 젊은 청년의 대결구도라니 그런 부분만큼은 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것이 농읽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딘 모든 상실을 살아야할때,  --- p333

 

나는 사실 끝이 날듯 날듯 자꾸만 이어지는 구구절절이 이야기를 풀어 놓은 글을 읽기를 즐기지만 누군가는 이런 글을 쉽게 읽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서 끊어 읽어야할지 모르게 써내려가는 꽤나 긴 문장은 앞의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뒤에것을 이해해야하는 까다로운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전반부를 읽으며 문장에 익숙해지게 되면 뒷 이야기는 무리없이 읽게 되리라 생각한다.  한편의 첩보스릴러를 떠올리게 하는 조각의 삶도 투우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어쩌면 냉장고 한쪽 구석에서 물러지고 있을지 모를 과일이나 채소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에게 한번은 빛을 내는 순간이 있음을, 그러게 쉽게 놓을수 없어 살아가게끔 되어지는게 삶이라는 사실을 들려주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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