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살 아직 어린 주인공은 밤마다 쉬이 잠들지 못해 방황을 한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채 미혼모 엄마에게서 태어나 할머니에게 맡겨졌던 주인공은
어느날 새아빠와 함께 다시 찾아온 엄마와 몇해를 살지만 엄마 또한 병으로 죽고 다시 할머니와 산다.
그리고 할머니의 죽음 이후 그녀는 새아빠의 권유로 부동산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밤이면 빈집을 다니며 쓸고 닦고 자신이 쉴 공간을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그렇게 방황을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지방으로 서울로 이사를 참 자주 다녔었는데 결혼을 하고도 그랬다.
새로운 집으로의 이사를 위해 집을 보러 다닐때면 늘 집주인은 따로 있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주인공 또한 손님을 데리고 집을 소개해주면서 그 말뜻을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은 고객과 어울리는 집을 찾는 재주로 계약을 성사시키곤 하는데
어느날 찾아온 대학 신입생 남자에게 집을 보여주러 다니지만 분명 계약하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잘 안다.
어느날은 쌍둥이 자매가 찾아와 그들이 원하는 집을 보여주자 바로 계약은 성사되지만
그 집은 그녀가 이집 저집을 찾아다니며 유일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집이다.
그녀는 그 빈집의 항아리를 쓸고 닦고 지하에 버려져 있던 자수 병풍을 꺼내어 방으로 들이고
자신은 거위털 침낭속에 쏙 들어가 그곳에서 정말 편안히 잠을 청하곤 했던 것이다.
쌍둥이 자매가 그 집에 살게되고 우연한 만남으로 다시 가게 된 그곳에서 나이트룸을 알게 된다.
그냥 아무 이야기가 없어도 저절로 알게 된다는 그 나이트룸은 그저 암흑과 같은 공간이다.
그런데 그곳에 들어가고 나면 정말 편안히 몇시간쯤 휴식을 취하고 있는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니
문득 내가 생활하는 이 공간속에 그렇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공간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우리가 몸과 마음을 편안히 누이고 쉴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아니 그런곳이 있기는 한걸까?
책속의 주인공은 살아오면서 겪은 온갖 시련들이 상처가 되어 밤이면 쉬이 잠들지 못하고
검은 코트를 입은 자신을 그저 검은덩어리라고 표현해낼 정도로 자신도 모르게 병들어 있었던가 보다.
자신이 소개한 집을 거부한 신입생 남자를 부러 찾아다니고 급기야 그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면서
그녀는 자신을 꽉 채운 검은덩어리들을 끌어내려 했었던듯 하나 어느순간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그 나이트룸은 사라져버리고 그녀는 다시 사람들에게 집을 소개해주는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밤이 되면 쉬이 잠들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종 종 있다.
딱히 분명한 이유도 없이 그렇다고 잠자리가 불편해서가 아닌데도 왜 잠을 설치게 되는걸까?
혹 당신이 지금 그렇다면 아침부동산을 찾아가 그녀에게 집을 소개 받기를 권해 본다.
내몸과 마음을 편히 누이고 쉴 수 있는 나이트룸을 반드시 찾을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