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밴던 어밴던 시리즈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 에르디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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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개를 치켜들고 탐욕스러운 허기를 품고

대기도 두려워할 정도로 무섭게

그 자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지옥편, 1곡


이 책은 각 챕터마다 단테 신곡의 한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어 왠지 그 시작이 장엄하게 여겨진다. 그리스신화중 죽음을 관장하고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하데스가 페르세포네의 미모에 반해 지하세계로 데리고간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이 이야기는 죽었다 다시 살아난 피어스라는 한 소녀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그리면서 미스터리하게 시작된다. 


그래서 처음엔 이 책이 미스터리 스릴러쯤 되는줄 알았는데 점 점 읽다보니 이건 완전 로맨스다. 우리나라의 [성균관유생들의 나날들]을 쓴 정은궐 작가의 글처럼 뭔가 아리삼삼한 로맨스를 풍긴달까? 정은궐 작가가 역사적 소재들을 세밀하게 소설속에 묘사하고 있는것처럼 이 작가는 그리스로마신화 하데스의 스캔들을 현대판으로 옮겨놓았다. 


소설들이 대부분 어떤 사건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반면 이 작가는 일단 미끼를 던지듯 의뭉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안달이 날때쯤 그것들 풀어 놓아 독자로 하여금 미끼를 덥석 물게 만든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게 여겨지는지도 모르겠다. 


여주인공 피어스는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지 어떤건지도 모르는 좀 무딘 캐릭터다. 게다가 위기의 순간이면 늘 그녀를 구해주는 검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는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나쁜 남자의 전형적인 캐릭터다. 금단의 사랑이 더 짜릿함을 주듯 죽음의 신과의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가 아무래도 더 자극적일수 밖에 없다. 뱀파이어와의 사랑이야기처럼 말이다. 


열다섯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들어선 피어스는 그곳에서 어릴적 새한마리를 살려주었던 그 남자를 만나 다시 지상으로 돌아오는 아주 특별하면서도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열일곱이 되는 그 2년 동안에도 이런 저런 일들로 그와 다시 재회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늘 그를 거부하고 무서워하기만 한다.


그동안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해 엄마의 고향인 우에소스 섬으로 전학을 오게 되는데 알고보니 이 섬은 다름 아닌 지옥으로 통하는 문위에 만들어진 섬이다. 그리고 어릴적 그를 처음 만났던 곳이기도 하며 그녀가 늘 두려워하면서 뭔지 알수 없는 감정을 가졌던 그가 존재하는 곳이다. 서서히 그의 존재의 이유와 그녀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에 있어 왜 그 남자가 늘 끼어드는지 알게 된 그녀는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자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남녀간의 연애에 있어 밀당이 기본이라 하더니 이 작가는 그런 밀당을 잘 아는듯하다. 하데스가 그 미모에 반해서 지하세계로 끌고 갔다는 페르세포네는 어땠을까? 그녀 또한 하데스를 사랑했을까?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2부와 3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고 한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여자들이 혹할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런 이야기의 다음편이 나 또한 기대되는건 내가 아직 너무 유치해서인지도 모르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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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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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가 너무 멋진  역사동화에요)

 

역사를 소재로 한 동화를 읽을때면 그리 많지도 않은 기록들로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신기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풀어놓기만 하는 책이라면 학문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하겠지만 자신과 같은 어린 아이의 모험담을 들려주는 이런 동화라면 좀 더 발해에 관심을 가지고 그 기록을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요?

 

해동성국 발해의 금씨 상단 대상주의 딸로 엄마를 따라 나섰다가 풍랑을 만나 모든것을 다 잃게 된 홍라가 어떻게든 상단을 이끌어 보려 첫 교역의 길에 오릅니다. 대상주의 딸이라면 어느정도 장사수완이 있을거 같지만 엄마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홍라가 몇 안되는 사람을 이끌고 상단을 꾸려 먼 길을 나서기로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호위무사 친샤와 월보, 비냥자, 쥬신타와 함께한 홍라앞에는 좌절과 배신이라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홍라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빚을 잔뜩지고 있어 자신의 상단을 꿀꺽 삼키려 하는 말갈인 섭씨의 아들 쥬신타의 등장으로 한층 이야기가 더 팽팽해지는거 같지만 아버지의 뜻과는 사뭇 다른 생각을 하는 쥬신타의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하고 신라사람이면서 자신의 상단을 따라온 비냥자나 월보 또한 자신이 혼절했을때 따뜻한 죽을 구해오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말로는 다하지 못하는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에 품게 된답니다. 그리고 처음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상단을 이끌고 무역길에 올랐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결국 모든것을 다 잃게 되면서 홍라는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홍라는 말없이 두손을 펼쳐 보았다. 다 잃어버렸다. 묘원의 보물도, 친샤도, 월보도, 그리고 비녕자도 모든걸 잃었다. 그런데도 어쩐지 두손 가득 뭔가가 느껴졌다. 잃어버린 것들 대신 무언가를 손에 쥔 것 같았다. ...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p171

 

이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홍라를 비롯한 주위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각자의 꿈을 품고 함께 움직이고 행동하고 서로 갈등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모두가 스스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오래전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했던 발해의 홍라가 비단길에 오를 결심을 하게 된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우리 아이들 또한 각자의 꿈을 세계를 향해 뻗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발해를 비롯해 우리의 역사를 자기네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어쩌구하는 말도 안되는 횡포 앞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라도 홍라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의 가슴속 깊이 콕 박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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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네 집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6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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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의 총 6권의 [단편소설전집]중 여섯번째인 이 책에는 95년부터 98년까지 발표한 단편들을 연대순으로 모아 놓았답니다. 작가의 연륜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 단편모음이에요, 열편의 단편들속에 아마도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도 들어있지 않을까 싶게 꼭 나이든 박완서님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달까요? 그래서 더 글이 나이들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네요, ,

 

 

이 책의 화자는 주로 나이든 여자들이에요, 그래서 더 글이 나이들게 느껴졌는지도 몰라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환갑을 맞이하는 나이의 할머니가 비슷한 연배의 혼자된 노신사를 만나 가슴설레는 [마른꽃] 이야기에서는 할머니가 참 귀엽게 여겨지기도 하구요 그리고 나이든 홀어머니가 치매로 집을 나가서 애타게 찾는 [환각의 나비]라는 이야기에서는 얼마전 읽었던 신경숙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특이하게도 [참을수 없는 비밀]이라는 단편은 몇번의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자신과 관계되어져 자신과 불행을 한 고리처럼 여기는 여자의 그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불안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이야기인데 좀 미스터리하더라구요,

 

 

책의 제목이 된 [그 여자네집]의 이야기에서는 김용택 시인의 '그여자네집'이라는 시를 통해 떠올리게 된 오래전 곱단이와 만득이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들의 예정되어진거 같은 연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결국 맺어지지 못한 시대적 아픔이 느껴지기도 하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이민세대의 아픔을 그려낸 [꽃잎속의 가시]나 미국 비자 한번 얻기 어려웠던 그 시대의 모멸감을 그대로 그려낸 [J-1비자]의 이야기등은 작가가 살아온 시대의 배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후대에도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증명해 줄 단편들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요,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마지막에 실린 [나의 웬수덩어리]라는 컴터와 씨름한 작가님의 이야기에요, 컴터로 글을 쓰다 보면 글을 다 날려먹는다던지 자판이 이상하게 쳐진다던지 하는 그런 지금 세대와도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계신다는 사실이 참 친근하게 여겨져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한번도 뵙지 못한채 고인이 되신 분이시라는 사실이 너무 너무 안타깝기만 하구요 아직 접하지 못한 다른 글들도 다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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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21203_snow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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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맘을 몰라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푸른숲 어린이 문학 27
재니 호커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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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백프로 만족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특히나 몸과 마음이 성장하느라 갈등과 방황이 심한 사춘기 시절에는 더 그런거 같아요,

저도 사춘기때는 제가 여자라는 사실에 불만이 많았었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남자로 살아갈 수 있는것도 아니고 남장을 한다면 또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그때는 왜 그렇게 나를 대하는 엄마가 못마땅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철이 없었나 보네요,

책속의 리즈를 보니 그때의 저를 보는거 같아 참 공감이 되네요!

 

 

 

주인공 리즈는 해마다 아빠가 출전하는 오토바이 대회 캠핑장에서 성장을 하게 된답니다.

아직 자신은 손도 안댄 상으로 받은 스케치북에 오빠가 낙서를 해서는 너무 화가 났어요,

그런데 아빠는 리즈의 속상한 마음은 헤아리지 않고 오빠의 그림을보고 덩달아 마구 웃어버리니

너무 너무 속이 상해서 캠핑장을 뛰쳐 나갔다가 신비스럽게 조각된 나무들이 있는 정원엘 가게 된다죠,

그곳에서 나이 90이 넘은 할머니를 만나 자신은 예전엔 남자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답니다.

사실 리즈는 남들과는 달리 자신이 여자여서 무언가 심한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이책은 리즈가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과 함께 리즈만의 성장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그 그림을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아이들 그림책 작가가 그려내고 있어 더욱 관심을 가졌었답니다.

워낙 신비하고 재밌는 그림을 그리는 앤서니 브라운 아저씨가 십대 아이들의 성장소설 이야기에

삽화를 그렸다니 참 신기했는데 그가 그린 정원의 모습은 글이 말하는 그런 느낌을 담고 있네요,

그리고 그림속에는 리즈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그 마음이 세심하게 담겨 있기도 해요!

 

 

 

아무튼 리즈는 수석 정원사였다는 셀리 백이라는 할머니의 남장을 하고 살게 된 이야기를 듣습니다.

역시 할머니 또한 여자여서 부당한 대우를 받던 집을 뛰쳐 나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점 점 자라면서 겉모습 때문에 정체가 탄로날까봐 불안 불안할뿐 아니라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꽁꽁 싸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에 너무 힘이 들 즈음

결국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스스로 정체를 드러낼 수 밖에 없게 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이후로 샐리백 할머니는 오히려 능력을 인정받아 수석 정원사가 되어 정원에 머물게 된답니다.

 

 

 

리즈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모습이 아닌채로 산다는것이 참 불행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베큐 파티에서 화가로 분장해야한다는 이야기에 남자를 떠올리고

정원사를 만났다는 이야기에 남자를 함부로 만나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아버지에 맞서

자신은 더이상 그 누군가의 들러리가 아닌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그냥 제 모습 그대로 갈래요.'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때 제대로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도 알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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