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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좀 하십니까
노성진 지음 / 멘토프레스 / 2013년 4월
평점 :
이 작가가 글발이 꽤 좋군요, 디자인 좀 하시냐는 도발적인 책 제목때문에 디자인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뭐 그런 이야기를 할거 같았는데 그야말로 사람과 자연과 집과 기타등등이 잘 어우러지는 그런 디자인 철학을 이야기하는 디자인 인문학 같은 책이에요, 보통의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어서 이게 정말 '디자인책 맞아? '싶을 정도로요,
작가가 어느 강연장에서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 '디자인 좀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는군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제대로 응대를 못하고 나니 영 찝찝했던 마음을 이 책속에 담아 놓은거래요, 사실 누군가 질문을 하면 그 즉석에서 답을 하면 좋지만 그렇게 딱 잘라 답할 수있는 질문이 아닐때가 있어요, 왜 작가가 그 자리에서 명확학 답을 하지 못했는지 이 책을 보면 좀 알 수 있을듯 한데 혹시 질문하셨던 분이 보셨을라나요?
사실 디자인이라고 하면 퍼뜩 떠오르는게 핸폰이나 자동차등등의 어떤 사물에 대한 형태를 멋지게 만들어내는 거에요, 딸아이가 디자인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사진, 패션등등 참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이나 했으면 좋겠는데 국어,수학,과학등 필요도 없는 과목을 공부하듯 하는지 모르겠다구요, 사실 건축을 과학이냐 예술이냐로 나누기가 참 어렵다고 하듯 디자인도 그런거 같아요, 딱 한가지의 어떤 것만을 단순하게 혹은 멋드러지게 그려내고 만들어 내는것이 아니라는거죠,
한창 문제가 많은 하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기도 하구요, 자신이 살고 있는 여주의 삶을 소개하면서 자연속에서 마을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구요 으리번쩍 삐까뻔적한것들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누군가에 의한 강제적인것이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인 것으로 전통이 되어 이어져가고 있는 마을 축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무엇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여주 용담리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구요,
그러면서 창문 하나를 통해 도시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고 디자인이 되어지고 있는지 아버지들의 위상이 점점 땅에 떨어지고 있는 요즈음의 도시 디자인의 안타까움을 토로하구요 그래서 온가족의 역사가 담긴 그런 주택을 디자인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답니다. 디자인 재능기부라는 이례적인 이야기와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이 하나의 유적지로 자리잡는 이야기와 우아한 조명에 가려져 자연의 별빛을 볼수 없는 도시의 불빛에 대한 안타까움과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비견해 도시 디자인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황토밭에 뒹굴며 놀았던 기억들을 실타래마냥 한 올 한 올 뽑아서 살아가고 있듯 내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그럴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최소한 어린시절에 가슴 깊이 담아 두어야 할 후르 하늘과 별 그리고 지천에 깔려 있는 야생화와 풀벌레, 계절의 빛깔과 나무 열매들입니다. 그것은 절망 앞에서 무릎꿇지 않고 일어서게 만드는 희망입니다.' ---p41
분명 디자인 관련 지식이 담긴 책인거 같으면서도 어쩐지 우리의 삶과 맞물려 있는듯한 저자의 이야기가어찌나 솔깃하게 들리는지 이제 디자이너의 세계에 살짝 발을 들여 놓은 어설픈 우리 딸아이에게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디자인을 제대로 하려면 인문사회 과학분야의 전반적인 것들을 두루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어요, 어린시절 추억과 천연의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꼭 삭막한 이 도시를 휩쓸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