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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신해영 지음 / 로코코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길수 있는 영화를 보듯 그런 소설을 보고 싶을때가 있다.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말처럼 이 소설은 바로 그런 킬링타임용 소설이랄까?
아니 그냥 고딩시절 책 사이에 숨겨서 보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는게 맞을듯,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그때는 왜 그런게 그렇게 재미나게 읽혀졌던걸까?
그런데 나이 먹은 지금도 이런책이 재밌게 읽히는건 또 뭘까?
작가의 재치 넘치는 글 솜씨가 그저 웃을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고
어쩌다 우연히 기가막힌 만남을 가지게 된 두 주인공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다.
책 제목에서 얼핏 뭔가 짐작을 했다면 맞다. 그 짐작이!
비어 있는 친구네 집에 어쩔 수 없이 가게된 주인공 정윤정은 운명의 상대와 딱 맞딱드리게 되는데
어찌어찌하다 서로 홀딱 벗은 몸으로 볼거 안볼거 다 본 사이가 되어 버려 사면초가가 따로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런데 그 남자는 다름아닌 친구의 쌍둥이 오빠이면서 유명한 축구선수!
장신이면서 떡벌어진 어깨에 장장 10인분을 먹어치우는, 그러나 결코 떡대 같지 않고
정말 잘생긴 얼굴과 완벽한 외모를 가진 남자 주인공 유승우의 행동이 참으로 당황스럽기만 하다.
자신의 치부를 보았으니 자기와 자야한다는 이상한 조건을 내거는 이 남자가
어느날부터인가 자신의 집에 불쑥 불쑥 찾아와 마치 제집처럼 샤워를 하고 침대를 쓰고
일주일치 양식을 싹 먹어 치우고 가는가 하면 올때도 그랬듯 갈때도 소리 없이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한술 더 떠 주인공 여자도 참 특이하다.
배타는 일을 하던 아빠가 어느날 돌아오지 않게 되자 돌아오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트라우마가 있는 그녀,
어릴때부터 엄마와 동생들을 건사하고 살아온 그녀지만 어쩐지 이 유승우라는 남자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가고 오는 일이 제멋대로인 이 남자에게 스스로 빠져 드는걸 깨닫지 못한채 밥도 해주고 잠도 재워주고 할건 다 한다.
그러다 한일전을 힘겹게 치르고 흠씬 두들겨 맞은듯 온몸에 멍이들어 집으로 돌아온 이 남자를 어쩌지 못해 결국 자고 만다.
남녀사이의 주고 받는 밀당도 재밌게 전개 되고 있지만 결코 쉽게 몸을 허락하지 않는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도 참 당차보인다.
자신이 얼마나 이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주인공과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도 잘 힘은 있다는 이 남자,
이 두남녀의 이야기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몹시 기대하며 책에서 손을 놓치 못하게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은근 은근 야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