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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 이한우의 고전 읽기
이한우 지음 / 해냄 / 2017년 10월
평점 :
공자 왈, 맹자 왈 하면 왠지 고리타분한 생각이 들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그렇게 주문을 외우듯 옛사람들의 문장에서 배우고 익히고 깨달아 왔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

삼시 세끼를 챙겨 먹으며 몸을 살찌우고 튼튼하게 만드는것처럼 늘 곁에두고 시시때때로 펼쳐보며 마음을 살찌우고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에는 책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남의 마음은 물론 내마음조차 잘 모를때는 옛성현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때가 있다. 하지만 공자나 맹자가 한 말들이 모두 한자로 쓰여 있다보니 한글이 익숙한 우리에게 힘겹게 다가올때가 많다. 좀 알기 쉽게 일러주는 책은 없을까 하는 바램을 담아 쓴 이한우의 고전읽기 명심보감!
장황하게 펼쳐진 한자에 당황하지 말자. 오래전 우리 선조를 만난다는 마음으로 한자를 반갑게 맞아주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면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게 현대어에 맞춘 번역을 만나게 되고 나아가 우리말과 한문의 연관성을 담아 풀어 놓고 있기 때문에 한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는 반가운 책일 수 있다. 한때 한자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던 그때에 이런 책이 나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에 책장을 펼쳐본다.

명심보감에 수록된 문장들은 자신을 바르게 하거나 마음을 살피는 이야기, 타인과의 관계, 배우고 익히는 이치, 효를 행하고 자식을 기르고 벗과 사귀는등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들을 테마로 나누어 각 장에 담아 놓고 있다. 딱히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항목을 찾아 먼저 펼쳐보는 것도 흥미롭게 책읽는 방법이다.
한문과 함께 음을 소리내어 먼저 읽어보자. 학창 시절 한문 시간에 마치 선비라도 된듯이 읊조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리고 바로 현대어에 맞춘 번역으로 쉽게 이해하게 글을 풀어 놓았으며 글의 출처와 글을 쓴 사람를 밝히고 한자에 대한 이야기를 세세하게 살펴 한문으로 쓰여진 글귀들이 가진 의미를 더욱 심도있게 살피도록 만들었다.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할 선‘이라는 한자가 착하고 악한 사람의 성품을 나타내기보다는 좋고 안좋음을 뜻한다는 사실이 새롭다. 또한 ‘하늘 천‘이라는 한자의 의미가 천체의 하늘이 아닌 명명백백한 이치를 뜻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배우게 된다. 곳곳에 저자의 수고가 가득 담긴 참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나의 좋은 점을 말해주는 자는 곧 나를 헤치는 자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해주는 자는 곧 나의 스승이다.‘
요즘처럼 타인에게 조심스러운 시대에 살다보면 돌직구를 날리는 사람들이 눈총을 받는다. 물론 명심보감의 각 장을 보면 말조심을 하고 좋은 말을 하라는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 늘 내게 좋은 점만 말해주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정작 필요한때에 내게 따끔한 일침을 가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게 참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라면 그 당시에는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그 덕분에 나의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있을 때가 분명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나보기를 즐겨하고 좋은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를 즐겨하라! 좋은 말을 하는 것을 즐겨하고 좋은 뜻을 행하는 것을 즐겨하라! 남들의 나쁜 점을 듣는 것은 마치 가시돋힌 덤불을 등에 지고 있는 듯이 하고 남들의 좋은 점을 듣는 것은 마치 아름다운 난초를 몸에 지니고 있는 듯이 하라!‘
명심보감에 공자 맹자 다음으로 소강절이 참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이 문장! 좋은 사람과 좋은 일을 늘 곁에 두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 나 스스로 먼저 나를 잘 다스리고 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사실, 난초를 지니고 다니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숙연해진다.

아무리 좋은 글귀가 많은 들 그저 한번 스쳐 지나고 만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악필이라도 내 마음을 울리는 글귀나 나에게 따끔하게 다가오는 글귀등을 옮겨 적어가며 명심보감을 늘 곁에 두고 사람의 도리를 배우고 익혀야 하거늘!

‘하루동안이라도 마음이 맑고 여유로우면
그 하루동안은 신선이다.‘
오늘 하루 마음이 맑고 여유로운 신선이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