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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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터넷 연재로 읽다가 중간에 무슨일로 못읽게 된 소설이다.

다시 책을 펼쳐 보려니 읽었던 부분의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중간부터 책을 읽었다.

 

소금호수로 가는길

명서와 미루를 자신의 옥탑방으로 초대해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이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이 작가의 글쓰기는 참으로 독특하다.

한가지씩이라도 개성이 독특한 캐릭터들이어서일까?

아욱을 보더니 아욱국을 끓이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미루,

언제나 먹는것을 꼬박 꼬박 기록하는 미루,

자신이 오늘을 살았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란다.

밥을 맛있게 먹는 미루를 보며 엄마의 말을 떠올리고 엄마를 떠올리는 윤!

돌아가신 엄마,,,

그들은 어느새 밥을 한공기씩 더 먹고 깻잎 한장씩 얹어주며 밥을 싸먹으며

그렇게 신나게 밥상을 싹 비우는데

그러면서 고양이 이야기를 하는 미루의 눈에 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고인다.

도대체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다시 책을 앞으로 펼쳐 제대로 읽기 시작한다.

8년만에 걸려온 수화기 건너편의 그와 주인공은 어떤 사이일까?

그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기보다 어제도 그제도 만났던 사람처럼 첫대화를 주고 받는다.

'어디야?'

그의 이야기는 윤교수가 병원에 있다는 내용이다.

그와의 통화로 그녀 윤은 그를 떠올리고 미루를 떠올리고 윤교수를 떠올리고 단을 떠올리며

그들과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기억속에서 끄집어 낸다.

 

80년대 한창 학생운동으로 나라가 시끌시끌, 동네가 어수선하던 그때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안타까운 목숨들과

자신의 몸을 불태워 사회의 부당함을 고발하려 했던 그네들의 이야기를

그렇게 나서지 못하고 속으로만 아픔을 삼키며 지켜보듯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언제나 신경숙의 책을 읽을때면 각오해야할 것들이 있다.

어느 주인공이건 왠지 병적이기까지한 특이한 행동들을 보이고

꼭 누군가 자살을 한다거나 하는 비참한 내용 뭐 그런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녀의 소설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

다른 소설 속의 인물을 한번씩 등장을 시키기도 하는 특이한 구성을 보여

이제는 그녀의 책을 읽을때면 '어, 이 이야기는 분명 어느책이선가 봤는데'

하며 숨바꼭질을 하듯 그녀의 다른 책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속의 주인공 윤과 단의 이름으로 [깊은슬픔]속 주인공들의 이름들을 떠올렸고

[바이올렛]의 포크레인속에 들어가던 기괴한 행동을 했던 주인공이 그랬고

[외딴방]의 그녀가 그렇게 떠올리기 힘들어했던 자살과 함께 기억속에 묻어두려했던 언니가 그랬고

[종소리]에 등장하는 화장실 창문뒤 새에게 방해가 될까 검은 도화지를 붙인 그녀가 그랬다.

분명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렇게 서로 이어져 있는 인물들이 여럿이었는데

이 책속의 인물들의 행동이나 장소나 사건들이 그 모든 소설들을 다 떠올리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주인공 윤은 엄마의 죽음을 오랫동안 받아들이기 힘겨워 창문에 검은 도화지를 붙여놓고 괴로움을 극복하려 했다.

이제 다시 그녀의 일상으로의 복귀에 있어서도 도화지는 붙이지 않았지만

하루 두시간이상 걷는다거나 책을 읽고 새로운 단어들을 찾아보기과 같은 자신과의 약속을 메모해두고 지키려 애쓴다.

그런 그녀의 어딘지 모를 불안한 삶속에 스며들어온 명서와 미루와 윤교수!

 

윤과 단이 어린시절을 함께 했기에 땔래야 땔 수 없는 그런 관계인것처럼

명서와 미루 또한 어릴때부터 함께 살아오듯 한 그런 관계이다.

어느순간 이들 모두가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되고 한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기까지 하는데

그런데 단은 군에서 실수인지 자살인지 모를 이유로 죽음을 맞이하고

미루 또한 자신때문에 상처입고 발레를 포기해야했던 언니의 죽음을 이기지 못해

결국 자살하고 만다.

그리고 그런 친구들을 가진 윤과 명서는 오래전부터 서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지만

죽어버린 친구들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어쩌지 못한채로 방황하기에 이르는데

'내가 그쪽으로 갈게'라는 문장 하나로 나는 해피엔딩의 결말을 상상하려 애쓴다. 

 

신경숙 그녀의 소설은 그녀가 소설속에 종종 등장시키는 소재인 우물을 떠올리게 하고

그녀의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점 점 우물속으로 가라 앉는듯한 두레박이 되지만

어느새 물을 하나가득 머금고 위로 천천히 올려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명서의 갈색 노트 뒷편에 적어 놓은 언젠가는 윤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던

그의 바램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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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가족 상상도서관 (다림)
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지음, 남진희 옮김, 오윤화 그림 / 다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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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며 '세상에 정말 완벽한 가족이 있을까?' 하는 미심쩍은 생각을 한다.

아니 '완벽한 가족이란 도대체 무얼까?'하는 의구심으로 책을 펼친다.

 

첫페이지부터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이 얼마나 완벽한지를 무척 강조한다.

코를 후비는 사소한 결점조차 없는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정말 완벽한 가족,

이쯤되면 독자들도 제목이 의미하는 완벽한 가족의 뜻을 파악 했을 법하다.

그러니까 완벽하게 집안일을 해내는 엄마와 완벽하게 바깥일을 하는 아빠와

완벽하게 최고의 성적을 받아 엄마 아빠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아이들,

그야말로 세상에서 나쁘다고 하는것들은 하나도 하지 않는 모범적인 가족!

 

'종종 완벽함은 가장 완벽하지 못한 것과 가까이 있기 마련이다.

단 한 걸음이, 단 하나의 계산 실수가, 어이없는 혼동이,,,

바로 완벽함 곁에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 알렉스는 자신의 가족이 너무 완벽하다는 것에 반기를 들어

그들의 결점을 찾아내기 위해 가족들을 이리저리 살피고 미행하고 엿듣는다.

가족들의 결점들을 하나씩 들추어 낼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기는 커녕 왠지 불안하다.

그렇게 자신들을 속이고 감추며 살아가는 가족들을 위해 카스테라를 만들기로 하는데

그만 집에 불이나는 대소동을 벌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그들의 기준에 완벽하지 못한 이웃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아버지 페의 고백을 시작으로 엄마와 누나들이 모두 자신들의 비밀을 고백한다.

 

완벽한 가족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자신들의 잘못을 고백한 가족들의 이야기에 놀라기보다 서로 같이 도와주기로약속하는 알렉스의 가족처럼

어려운일엔 서로 돕고 즐거운 일은 함께 나누고 슬프고 외로울땐 다독여줄 수있는

그런 가족이야말로 완벽한 가족이 아닐까?

 

이 책에는 못말리는 친구 라파의 가족 이야기가 등장을 하는데

모범적이고 완벽하려 애쓰는 알렉스의 집과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좀 적당히 섞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완벽한 가족을 만들려 하기보다는 잘나고 못난 사람들이 적당히 잘 어울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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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길고양이 - 제8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1
김현욱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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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명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보며 이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되는 책!

 

[겨드랑이 속 날개]의 욱삼이는 엄마는 도망을 가고 병든 아빠때문에

할머니가 계시는 전교생이 스무명도 안되는 분교로 전학을 온다.

언제나 문제아란 단어가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던 욱삼이는

새로 전학온 학교에서도 자신은 문제아란걸 과시라도 하듯 그렇게 인상을 쓰고 다니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보고 도망치지도 문제아 취급도 하지 않는다.

그냥 재밌다고 웃고 선생님은 별것도 아닌것에 칭찬을 한다.

그런 욱삼이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주어야 하는 엄마의 부재가 참 안타깝다.

 

[일곱발, 열아홉발]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서로 자기네 아파트앞에 쓰레기 수거함을 놓지 않으려 하는 어른들의 이기심을 나무란다.

지금 나는 우리 아이들을 가만 돌아보며 내 모습을 돌아본다.

 

[도서관 길고양이]의 다미는 책이 정말 싫은데 엄마는 어떻게든 책을 읽게 만들려

도서관 사서일을 하는 엄마랑 함께 방학중 일주일만 도서관에 가자는 약속을 한다.

하지만 다미는 절대로 책을 읽지 않겠다 결심을 하고 엄마 속을 태우는데

그러다 도서관의 흔적을 추적하던 다미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책을 읽고 만다.

사실 아이들은 뭐든 하라고 강요하게 되면 거부부터 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관심있어 하는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과 연관지어 스스로 책을 집어 들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듯하다.

 

[대장이 되고 싶어] 매번 부하나 대원만 하는게 불만이었던 주인공이

어느날 여동생을 부하삼아 보물찾기 원정대의 대장이 되는 이야기다.

자신이 부하가 되었을때는 형의 명령에 따라 훌륭한 부하역을 했는데

여동생은 자꾸만 공주로 변신을 한다고 하고 하기 싫다고 때를 쓴다.

그러다 우연히 대장만 하던 형을 만나 대장자리를 빼앗길까봐 조마조마하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그런데 불만스럽기만 했던 여동생이 중요한 순간에 오빠를 감싸준다.

역시 형제자매란 그 어떤것도 당할 수 없는 듯!


[엘리베이터 괴물]보통의 아이들은 재미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마다 단추를 눌러놓고 골탕을 먹이기를 너무 너무 신나한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 엘리베이터가 괴물처럼 자기를 넙죽 잡아먹을까 겁이 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왠지 보통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이거나

조금 늦거나 조금 산만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이 간혹 있다.

그런 친구를 대할때 뭐든 빨리 빨리 해야하는 어른들은 덜떨어진 아이로 보거나

무언가 문제가 있는 아이로 보고 다그치기 마련인데

그런 친구의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주려 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슬픔을 대하는 자세]갑자기 맞이한 아빠의 죽음으로 모든게 화가나는 주인공,

그런데다 동생까지 말을 듣지 않고 엉뚱한 짓을 벌이려 하는데

흔들리는 바람인형 대신 종이 상자를 뒤집어쓰고 춤을 추며 가게 홍보를 하는동생을 보고

자신은 그저 아빠가 죽었다고 화만 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한다.

지금쯤은 누나도 동생과 함께 종이 상자를 뒤집어 쓰고 춤을 추거나

틈틈이 엄마가 하시는 분식점에서 보조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늘에 세수하고 싶어]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어느날 새엄마가 된다면

그 배신감에 엄마의 빈자리를 내어 주기란 그렇게 쉽지는 않을듯,

그러나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라고 새엄마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길수는 없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을 맞아 들이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니

어른으로써 참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듯 일곱개의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아이들의 마음은 모두 한색깔로

이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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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0-11-2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부재...
말만 들어도 왠지 서글퍼 집니다.
좋은 친구가 많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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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시험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꿈에서라도 시험문제를 미리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선생님이 시험문제를 미리 가르쳐주거나 답을 미리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컨닝에 대한 유혹도 뿌리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책속의 아이들처럼 미래를 엿볼수 있는 시계가 생긴다면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처음엔 시험문제를 미리 알고 답을 알아서 시험을 잘 보는 이야기쯤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아이들의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미래세계를 엿보는 시계라고 하면 정답을 알아내어 답만 외우거나 할텐데

이 아이들은 문제를 알아내어 그 문제를 풀기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미래 시간경찰에게 꼬리를 잡혀 꼼짝없이 미래세계감옥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각자 열심히 예습하고 복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작가가 이런 환타지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그리고 부모들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충분히 간파할 수 있다. 
 

시간경찰을 쫓아 미래로 가버린 아이들 모두가 사라져버린 교실에 들어선 담임선생님과  

부모들은 지금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조금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줄껄, 너무 '공부공부'하고 닥달하지말걸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해줄걸,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질걸,

건강하게 옆에만 있어줘도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마도 작가는 무조건 시험만 강조하는 이 사회를 나무라는듯하다.

시험에 대비해서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수 있게 해준다면

시험이 괴물이 아니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알 수있도록

아이들이 곁에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를 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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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끝에 네가 서 있다면 좋을 텐데 - 최갑수 골목 산책
최갑수 글.사진 / 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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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목길을 참 좋아라한다.
아침 운동을 하러 공원으로 나서는 길에 만나는 골목길이 너무 이뻐서
이집 담벼락을 기웃거리고
저집 층계참 화분들을 기웃거린다.
그런 내마음을 아는지 이 책속의 골목길은 그렇게 나를 즐겁게 한다.
 
게다가 직접 골목길 사진을 찍으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와 골목에 대한 이야기와
골목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 놓아 가식 없는 맨얼굴을 보는것만 같은 그런 책이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특히나 작가의 사진 못지 않은 글솜씨가 더욱 골목길에 대한 감성을 자극한달까?
 


만리시장 골목, 3대째 가업을 이어 가고 있는 옛모습 그대로의 성우이발관!
 
'골목은 마치 완벽한 한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 느긋함과 설렘, 친절함, 여유로움, 약간의 무심함,,, 그날 오후 청파새싹길에는 우리가 삶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덕목들이 깃들어 있었다. 아마도 외계인이지금 이곳에 불시착했다면 지구가 정말 아름답고 친절한 별이라고 생각했을거야, 정말이지,그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 ---p39---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이기에 외계인이 다 감탄할 정도일까?
할머니 두분이 골목으로자리를 깔고 앉아 두런거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정말 정감이 흘러 넘치는 골목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 계단'은 친절했고 사려 깊고 다정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 계단'에는 계단을 만든 사람의 마음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골목 여행의 매력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고작 계단 하나에서 마음을 느끼고 감동했다고 말 할 수 있는것.
                                ---p51---
 
조금 가파른 골목의 계단이 힘겨울 수 있는
아이와 할아버지와 여성의 걸음을 배려해
계단 하나를 두세칸 나누어 만들어 놓은 모습을 표현한 그의 글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기만 했던 내게 또 다른 시선을 준다.
 

 
'할머니는 담벼락에 이불을 내다 건다. 빨래 위 햇살이 사금파리처럼 뿌려진다.빨래는 식물처럼 봄 햇살을 빨아들이고 있다.     ---p99---
 
골목에는 이제는 사라졌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하고
어느 집 대문을 빼꼼히 건너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겨운 모습이 보이기도한다.
 
 

 
골목에는 높낮이가 다른 담벼락이 줄을 서있고
폭이 일정하지 않은 계단들이 요리조리로 여러갈래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어놓은 물건들로 갖가지 표정을 짓는다.
저절로 자란것인지 누군가 부러 심은것인지 벽돌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생명을 만나면 경이로운 마음이 되기도 한다.
 
 

 
'마을의 풍경은 삶이란 여지없이 피곤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
--p299---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사람, 빨래를 거는 사람,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사람 등 사람들의 모습은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좋아질거라는 기대감으로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라 말한다.
 

 
이렇듯 정겨운 풍경이라니!
요즘은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라 말들이 많은데 대문앞 골목길은
아직은 사람이 정겨운 사람살만한 골목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만 같다.
때늦은 시간 빈 의자지만 아직도 두런 두런 이야기소리 들리는것만 같은,,,
 
 

저길 끝에 가면 이 가파른 계단이 정말 끝일까?
골목이 주는 묘미중 하나는 골목길이 끝나도 결코 길이 끝나지 않는다는것!
또 다른 골목길이 길을 내어주기도 하고
집으로 이어지는 길이 되어 주기도 하며
반가운 이웃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 길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는 길을 만나기도 하는
정말이지 골목길은 끝이 없는 골목으로의 여행길인듯하다.
끝이 없는 사람들의 돌고 도는 삶처럼 말이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멋진 사진과 마을을 찾아가는 방법과
마을에서 주의해야할 사항과 어느곳의 골목길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반드시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양해를 구하라 일러주기도!
멋진 글에맞는 사진이 같은 페이지에 놓여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들지만
작가의 글을 읽고 머리속으로 상상을 하다가 만나는 골목길 풍경이
더 인상적으로 와 닿기도 하니 충분히 용서가 된다.
멋지거나 아니거나 우리가 사는 동네의 골목길은 모두 아름답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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