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린 10명의 용기 있는 과학자들
레슬리 덴디.멜 보링 지음, C. B. 모단 그림, 최창숙 옮김 / 다른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책 제목을 보고 위대한 발명품으로 세상을 구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낯선 이름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자신이 실험대상이 되거나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훗날 연구에 도움을 주어 많은 생명을 구한 사람들이며 그들의 실험과정은 참으로 경의롭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해야하는 실험임에도 주저하지 않고 병균을 접종하고 가스를 흡입하고 방사능에 노출이되면서까지 하며 일구어낸 그들의 업적은 정말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래전엔 동물들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해 동물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지만 그 과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런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누가 감히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실험에 응하려 할까? 도전과 탐구정신이 강했던 과학자들은 스스로가 실험대상이 되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 했을것이다. 그런 과학자들을 많은 사람들은 어리석다 말하고 서커스라고 이야기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목숨을 바쳐 이룬 업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거나 병이 났을때 가장 먼저 열이 나는지를 체크한다. 몸에 열이 있다는것은 분명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란 사실을 알게 된것은 조지 포다이스의 통구이가 될뻔한 실험 덕분이다. 아무리 뜨거운 공간속에 있거나 아무리 차가운곳에 있어도 사람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고 체온의 변화는 바이러스의 침입등 병을 진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것이다. 자신이 스테이크처럼 익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란이 익고 고기가 익을 정도의 뜨거운 곳에 들어가려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또한 가장 가기 싫어하는 병원은 다름 아닌 치과다. 아무리 마취를 하고 이를 치료한다고 해도 그 치료과정을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쳐 누구나 꺼리는데 마취를 하지 않은 상태의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이를 치료했을까? 지금 이렇게 마취를 통해 이를 치료할 수 있게 된것은 모두 웃음가스에 얽힌 슬픈 사연을 지닌 윌리엄 머튼과 호러스 웰스 덕분이다. 웃음가스는 바로 이산화질소로 잠깐의 통증을 없애주기는 하지만 웰스는 이산화질소에 중독이 되어 정신질환을 앓고 결국 감옥에서 죽었으며 머튼은 자신이 에테르에 대한 효능을 밝혀냈음에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 채 뇌졸중으로 죽고 말았다. 어쨌든 두사람 모두 마취제의 발명가로써 지금 우리에게 고통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해준건 사실이다.

 

페루사마귀병 전염균을 직접 자신의 몸에 감염시켜 그 원인을 파악하려 했던 다니엘키리온과 황열병의 원인을 밝히려 자신이 직접 모기로부터 병원균을 감염당한 제시 러지어와 같은 인물은 비록 비참하게도 죽음에 이르렀지만 그들의 연구과정이 담긴 노트로 인해 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병을 퇴치하는데 한몫을 한 위대한 과학자들이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퀴리부인은 방사능의 원소인 라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해야했지만 그 원소가 우리 인류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아는 지금은 그녀의 목숨을 건 실험이 숭고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연구노트는 지금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지만 방사능에 손상을 받아도 도서관에 책임이 없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한다니 그런 위험을 무릅쓴 마리퀴리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또한 그 덕에 지금 암환자들은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노벨상을 받을만 하다.

 

자신들이 직접 온갖 가스를 들이마시며 실험을 한 존스콧 홀데인과 그의 아들 잭 홀데인의 이야기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생각에 경이롭기까지 하며 심장에 관을 꽂아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자신의 심장속에 관을 꽂은 베르너 포르스만도 자신이 직접 로켓썰매에 몸을 실어 레일위를 시속 1천키로 이상으로 달리다 1초안에 멈추는 실험에 임한 존 폴스텝도 홀로 어두운 동굴속에서 131일동안 고립되는 실험을 마다하지 않은 스테파니아 폴리니까지 죽음을 불싸한 용기를 보여준 위대한 과학자들이다.

 

책속에 실린 인물들 말고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기록에는 없지만 자신이 기니피그가 되어 실험에 임한 수많은 용기있는 사람들이 분명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덕분에 내가 편안하고 안락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감사한 생각을 하게 된다. 죽기를 각오하고 자신에게 실험을 감행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열정과 꿈에 감동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뚝딱뚝딱 만들며 배우는 한국 미술 - 박물관 체험 활동. 활동지 수록
정향숙 지음, 이철진 감수 / 미진사 / 2010년 6월
절판


미술놀이를 통해 우리역사를 함께 배워 나갈 수 있는 이 책 정말 짱이다. 궂이 학교가 아니더라도 집에서나 전시관이나 박물관에서나 어느곳에서나 아이들의 눈과 귀와 올망졸망한 손으로 배울 수 있는 우리의 역사라니 멋진 책이다. 우선 선사시대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지도와 함께 간략한 설명과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에서 우리의 생활모습과 조상들의 지혜를 엿보며 선조들이 남긴 유물들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흉내내다 보면 저절로 우리역사에 저절로 빠져들거 같다.


문자가 없어 기록을 남길 수 없었던 선사시대에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들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나름 원시적이지만 분명 도구를 이용했을테고 오래전 땅속에 묻혀 있던 유물로 우리는 그들의 도구를 추측해낼 수 있다. 석기시대라 구분지었던 시대는 주로 자연속에서 얻은 뽀족한 돌들을 이용했으므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뻥튀기를 이용해 그 시대의 주먹도끼나 깬석기등을 만들어 석기시대 놀이를 해본다면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활동놀이까지 해볼 수 있을거 같다.

철기문화로 시작되는 삼국시대의 유물들로 급속도로 문화가 발전했음을 엿보며 특히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차지 했던 자랑스러운 고구려의 역사가 남긴 건축과 고분벽화와 생활풍속도와 금속공예를 들여다보며 뿌듯해진 기분으로 고구려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수막새와 금속관과 수렵도등을 흉내내다 보면 아주 멀기만한 고구려가 무척이나 가까이 느껴질듯도 하다.

또한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의 후손 온조가 세운 백제의 유물들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인 문물을 발달시켜 일본에 전하고 불교가 발달했음을 알게 된다. 특히 부여 능산리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대향로는 백제금속공예를 대표하는 유물로 막 피어나는 연꽃같은 몸체에 연잎마다 사람, 물고기, 사슴, 학등 26마리 동물을 배치하고 받침대로 구성되어진 승천하는 용까지 완성하고 나면 정교한 백제 문화의 우수성에 그 후손이라는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울것만 같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언어,생활,풍속을 통일하고 당의 문화를 받아들인 삼국시대! 특히나 불교문화가 가장 절정으로 꽃피웠언 이 시대의 유물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아 있는 유물이 그리 많지 않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그 시대의 가장 훌륭했던 석굴암의 모습을 되새기며 내부구조를 꾸미는 활동을 하고 나면 경주를 가게되는 아이에게도 이미 가보았던 친구들에게도 멋진 추억으로 남을듯하다.

티비 드라마를 통해 왕건이 세운 고려에 대해 모르는 친구들은 거의 없을듯하다. 과거제를 실시하고 혈통보다 능력을 중시하며 개방적이었던 고려의 문화는 비록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지만 통일신라의 화려한 불교미술은 그대로 계승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 고려청자와 같은 세계적인 유물을 남기기도 한다. 말로만 듣던 고려청자의 양각, 음각, 상감기법을 흉내내어 만들기를 하다보면 우리 역사의 우수성은 물론 미술의 재미가 더 쏠쏠해질듯!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갖기전의 마지막 역사를 지닌 조선! 통치이념이 달라지면서 귀족적이고 불교적인 고려미술과 달리 유교의 영향을 받아 학문을 중시하고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 분청사기와 백자가 그 대표적인 소박한 아름다운을 가진 유물이며 산수화나 풍속화와 같은 그림들과 한글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남긴 조선의 멋진 한폭의 산수화를 본떠 그려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좀 더 우리 그림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은 우리의 지나온 역사를 아주 간략하면서도 알기쉽게 설명해 주며 아이들이 선조들이 남긴 유물들을 쉽게 따라해볼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하며 또한 책의 맨 뒷편에는 20여장의 활동지를 실어 활동이 훨씬 수월하도록 도와준다. 사실 이런 활동들은 직접 활용지를 만들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게 되면 실천에 옮기기가 참 어려울 수 있는 이 활동지를 복사해서 잘 활용하면 여러명의 친구들이 즐거운 미술과 역사를 함께 배우는 시간이 되기에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량가족 레시피, 

일단 레시피란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다.  

그럼 불량 가족 레시피란? 

불량 가족을 만드는 방법쯤 될까? 

  

그럼 이제 불량가족 레시피 대로 불량가족을 만들어 볼까?

우선 가족의 구성원은 이래야 한다. 

아빠란 사람은 절대 결혼을 한번만 해서는 안되며 모두 이혼을 해야한다. 

그리고 물론 결혼한 아내에게서 아들이건 딸이건 하나씩 낳아야하며 

절대 모성본능을 보이는 엄마가 있어서도 안된다. 

이왕이면 전재산을 털어먹는 사기행각까지 보여주는 아내라면 대환영!  

또한 잔소리 대마왕에 죽일년 잡아먹을년을 입에 달고 사는 할머니도 한분 있어야한다. 

그리고 막말을 하는 언니와  다발성 질환을 앓는 오빠와 뇌졸중으로 문제가 많은 삼촌도 있어야 한다. 

이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무관심하게 대하고 가끔 필요할때만 이용하고  삐걱대며  

서로 잘 섞이지 못하면 그게 바로 불량가족이 되는 거다.

 

이런 레시피대로 우리가족을 불량가족으로 만든다면  

나는 정말 너무도 불행할거 같아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을것만 같다.

그런데도 자신의 탈출구를 찾아 견뎌내고 있는 여울이를 보며 어딘지 희망이 있을것만 같아 

끝까지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여울이는 독특하게도 아이답지 않게 가출보다는 출가를 희망한다. 

보통 반항심에 못이겨 무조건 집을 뛰쳐 나가고 보려는 아이들의 가출을 집나가면 개고생이라 여기며  

자신은 원룸 하나 얻을 정도의 돈을 벌어 스스로 밥벌이를 해 먹으며 사는 독립을 희망한다. 

어쩜 이런 불량가족속에 이런 옥석이 숨어 있었을까? 

그래서일까? 

자신보다 모두 먼저 가출해버리고 급기야 아빠까지 구속이 되어 버린 지경에도  

좌절하기보다 자신이 이제 진정 이 가족을 일으켜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우리 가족은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다시 뭉쳐야 할 때가 온 거다. 대책 없는 가족이지만 이제는 내가 그들을 기다릴 차례다. 권여울, 행인1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주인공이 드디어 되고 말았다. 

 
이제 자신이 가장이 된 상황에서 포기하거나 좌절 하는것이 아니라 

가족의 주인공으로 그들을 기다리겠다는 여울이를 보니 참으로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어쩌면 이 작가는 막장으로 가는 불량가족 속에 희망의 불꽃같은 여울이를 일부러 심어두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스스로 탈출구를 만들어 잘 헤쳐나가는 여울이를 통해   

그 과정이 너무 힘겹거나 불행해보이더라도 아이에게 정답을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해 나가며 답을 찾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것도 같다.  
 

이 불량가족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 가족을 돌아보며 안도의 숨을 쉬게 된다. 

아직은 불량하지 않은 우리 가족의 행복에 감사하고 서로가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아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량가족의 일원이 되어 힘겹게 살아가는

여울이와 같은 아이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화면이 꼭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듯한 공간을 보여준다.

그치만 배경은 그리 오래지 않은 바로 현재라는 시간이다.

아직도 저런 골목길을 돌아나가면 다닥 다닥 붙은 집들이 있는 곳이 있을까?

아직도 저런 방과 부엌이란 공간이 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넘나드는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분명 서울 하늘아래 그런 공간은 의외로 많다.

얼마전까지 살았던 시댁도 바로 그런 달동네였고

또 골목길 구경하러 다녔던 성북동 어느 골목도 그랬다.

공간때문인지 이야기 떄문인지 옛이야기를 듣는듯한 기분이 드는 영화다.

 

 

 



 

강풀 원작의 이 만화를 본 기억이 난다.

우유배달을 하는 아저씨와 폐지를 주워 담던 할머니의 장면 장면이

참으로 느릿느릿 그렇게 흐르던 그의 만화가 멋진 영화로 만들어진듯하다.

문득 엄마 아빠와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건 내가 나이 들어서일까?

오늘 영화를 보러 나오신 두분은 데이트라도 나오시는 기분으로 들떠 계셨다.

아주 오래전에 함께 영화를 본이후로 근 몇십년만에 영화관 나들이라니,,,

참 무심한 딸이다.

 

영화관은 역시 나이드신 분들로 자리가 메워져 있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안방극장에라도 앉아 있는 편안한 기분이었다.

어쩜 그렇게 두런 두런 이야기 나누시며 영화를 보시는지 괜히 기분이 좋았던 시간이다.

극장에서의 예의란 모름지가 침묵이라지만 이런 영화를 아무말 없이 본다면

너무 무거웠을거 같은데 우리의 부모님들은 참 천진한 아이들처럼

영화의 장면 장면을 맞추려 하시고 탓하시고 웃으시고 알려주시려 한다.

 

 



무뚝뚝하니 거친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우유배달 할아버지와

말한마디 한마디가 들릴듯 말듯한 순하기 짝이 없는 혼자사는 할머니는

새벽길에서 옷깃이 스치다 보니 정이 들대로 들어 두분의 연애는 참 즐겁기만하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가두고 출근을 해야하지만 할머니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애처가 주차장 할아버지,

결국 죽음을 앞둔 아내와 함께하는 길을 택하는 장면에서 꼭 잡은 손을 억지로 참으려 했던 눈물을 흘러 내리게 한다.

끝까지 자식들에게는 해를 주지 않고 있는거 없는거 모두 주고 가려는 부모님!

그 한없이 깊고 헤아리기 어려운 사랑 앞에 고개 숙여지게 되는 영화다.

 

 



역시 노익장은 다르다고 해야할까?

어쩜 네사람 모두가 그렇게 자신의 역할에 어울리게 연기를 잘할까?

치매에 걸린 역을 해내는 김수미는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으며

욕찌거리를 해대는 이순재는 때때로 멋있게 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까메오로 출연해준 오달수와 이문식같은 연기자들도 참 자 어우러졌던 영화다.

 

 

  
[사진출처:네이버]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자식들을 모두 모이게 한 자리에서

서로 자신들은 모실수 없다고 미루는 며느리들을 보니 괜히 낯이 뜨거워지고

하나밖에 없는 애지중지하던 딸이지만 돈이 궁해지자 찾아와 손내미는 모습에

아무죄도 없는 내가 죄인같은 느낌이 들었다.

엄마는 그냥 웃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니어서 싫다고 했다.


혼자되고 나이먹어서도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치매에 걸린 아내지만 어쩜 그렇게 함께 죽고 싶을만큼 사랑할 수 있는지

참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부모님들의 이야기에 숙연해진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란 생각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운영전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7
강숙인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 선비가 꿈속에서 듣는 운영이라는 여인과 그녀를 사랑한 김진사의 사랑이야기다.  
네버엔딩스토리의 문고판 시리즈는 싸이즈가 작고 가벼워 한손에 들고 보기에 참 좋은 책이다.  
게다가 그 스토리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을 이야기들로 담겨 있는데  
이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이야기는 이제 막 사랑인지 뭔지 모를 감정에 눈뜬 사춘기 아이들의  
가슴에 오래 오래 남아질 이야기가 될것만 같다.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았던 막내 아들 안평대군의 옛집 수성궁엔 지금 주인은 없지만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오래도록 선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마침 청파동에 살던 유영이라는 선비 또한 가난했지만 풍류를 사랑하는 한사람으로  
어느해 춘삼월 봄, 막걸리 한병을 사들고 홀로 수성궁을 찾아 취기가 올라 잠이 들었다가 
꿈인지 생시인지 사람인지 신선인지 모를 두 남녀의 애절한 사연을 듣게 되는데  
홀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두 꿈이었지만 그들이 운영전이라 이름붙여 써내려간 책은 남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되었단다.
누가 언제 지었는지 모르는 운영전은 그 출처가 분명치 않아 아쉽지만 그래서 더 애절한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사실 옛이야기책을 원문그대로 쓴다면 어린이나 청소년은 물론 어른조차 쉽게 읽지 못한다.
그런 역사속 이야기들을 자신의 상상력과 맛깔스런 문장으로 좀 더이해하기 쉽도록  
이렇게 술술 읽히는 책으로 만들어 낸다면 교과서속에 등장하는 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듯, 
마침 강숙인이라는 작가는 역사동화를 쓰는 작가로 지난 [이야기삼국유사]에서도  
그녀의 재주를 십분 발휘해 옛선조들의 글을 쉽고도 재미나고 흥미롭게 접하게 해 주었었는데  
이번에도 그녀의 글은 참으로 술술 읽히면서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가슴절절하게 느끼게 한다. 

 '궁녀로서 한번이라도 궁 밖으로 나가는 일이 있으면 그 죄는 죽어 마땅할 것이다. 또 바깥사람으로서 궁녀의 이름을 아는 이가 있다면 그 죄 또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p21

안평대군은 열명의 지혜롭고 어린 궁녀들을 가려내어 학문을 가르쳐 시를 짓게 했는데
그녀들의 재주를 혼자서만 독차지 하려 바깥사람들과의 접촉을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운명이란 녀석은 그런 사람의 오만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장 아끼고 사랑한 운영에게 
가슴두근거리는 사랑을 하게 만들어 상사병이 들게 한다.
세상에서 숨길 수 없는것 중 하나가 사랑이라는데 어느날 운영의 시 한수에서 대군은 눈치를 챈다. 
시속의 단어나 문장에서 그녀의 사랑으로 고통스러운 마음을 읽는다니 참 놀랍기는 하지만
그 시에 대해 풀이한 대목을 보니 시란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내고 있다는것에 놀란다. 
   

'아, 날개만 있다면 저 먼 하늘을 훨훨 날아 낭군님께 가고만 싶습니다. 허나 날개가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간절한 그리움에 애가 끊어지고 넋이 사라져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여 죽기전에 이 편지로 제 평생의 한을 다 털어놓고자 하니, 낭군께서는 마음에 새겨 두소서.' ---p74  

아. 이 얼마나 애절하고 절절한 사랑의 편지인가?
두 사람이 주고받는 사랑의 편지는 그들의 마음을 한치도 거짓없이 다 드러내놓은 것으로
그들이 서로 얼마나 간절히 사랑하기를 원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글들이다.   

'한사람의 마음은 곧 천하 사람의 마음이다. 이제 네 말을 들으니 우리 마음이 슬프기 그지없구나, 앞으로는 우리 남궁궁녀들도 한마음이 되어 운영을 도울거야, 네 말대로 우리가 운영을 이해하지 못하면 누가 이해하겠니?' ---p81

결국 그들은 서로가 그렇게 애타게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궁녀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서로 비밀리에 밀애를 나누다 종국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참한 결말에까지 이르게 되지만
다른 아홉궁녀의 속으로만 끙끙대던 자신들의 마음을 대신해 운영을 돕기까지의 과정들이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가 되고 있다.  

'바다가 마르고 돌이 불에 타 사라진다 해도 우리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을것입니다. 또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무너져도 우리의 한은 지우기 어려울 것입니다. ' ---p119
 
인간이란 가두어 둔다고 그 사랑의 마음까지 가둬지는 것은 아니란 사실이 운영전에 들어 있으며
사랑이란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란 참으로 얄미운 운명이란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혼자서만 아름답고 좋은것을 독차지 하려 한다면 결국 행복하지 않은 결말을 볼 수 밖에 없음을 
안평대군은 지금쯤 후회스러운 마음으로 수성궁을 쓸쓸히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고궁의 고운 꽃은 봄빛을 새로 띠고 
천년만년 우리 사랑 꿈마다 찾아오네,
오늘 저녁 여기 와 놀며 옛 자취 찾아보니
막을 수 없는 슬픈 눈물 수건을 적시네.   
    -- p120운영의 시

책속의 사랑의 문장들과 시 한편 한편이 어찌나 절절한지 비록 슬픈 결말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렇게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들도록 아름답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