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사실 나는 꽃을 좋아하지만 꽃이름을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한다. 가끔 내게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꽃이름을 물어올때는 참 민망스럽기도 하고 내가 정말 꽃을 좋아하기는 하는걸까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기도 하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진선에서 이렇게 쉽게 꽃이름을 알 수 있는 책을 만들어 주니 참 감사할따름이다. 게다가 딱 들고 다니기 좋을만큼의 크기와 무게가 참 마음을 즐겁게도 한다. 요즘 적당한 비와 바람 그리고 따가운 햇볕 덕에 여기 저기 한창 꽃들이 만발하는 때여서 길을 걸을때면 왠지 모르게 마음도 몸도 참 가벼워지는것만 같다. 그런데 매해 만나는 꽃이지만 왠일인지 꽃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항상 이름 모를 꽃을 볼때면 궁금증이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기 일쑤인데 이렇게 반가운 책이 나와 드디어 그 이름들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게 되어 무지 무지 기쁘다. 이 책은 꽃이나 풀색깔로 금방 꽃을 찾을 수 있도록 색깔별로 나누어져있다. 항상 꽃들을 볼때면 그 색이 선명한 노랑이나 분홍의 꽃들의 잔상이 오래남는데 코스모스를 닮기도 하고 해바라기를 닮기도 한 노란꽃의 정체는 무엇인지 또 지난번 양수리에서 인상적으로 보았던 꽃의 이름이 궁금했는데 이 책을 펼치면 그 정체를 알 수 있다 이거지? 아, 왜이리 떨릴까? 꽃이 노란색이니 노란색부분을 펼쳐 살펴보면 되겠다, 그저 노란코스모스가 아닐까 하고 맘대로 그 이름을 추측 했었는데 국화과의 큰금계국이란다. 그리고 꽃술 주위의 색이 무척 진하고 잎이 뒤집어질거 같았던 양수리의 이 꽃 역시 국화과! 그런데 그림이 참 어렵다. 원추천인국? 루드베키아? 어느 이름으로 불러 주어야할까? 한자이름을 딴것이라면 그 한자도 함께 실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어? 그런데 또 다른 노란색의 작은 해바라기같은 꽃은 왜 보이질 않을까? 엇 이건 뭐야? 부록? 어디~! 아니 여기에 여름에 보는 다른 계절의 꽃들이 실려있네! 이 책 참 친절하다는 생각에 씨익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찾았다. 꽃잎이 멋대로 뻗어 있는듯하지만 왠지 참 이쁜 노란꽃이 삼잎국화란다. 가을꽃 쉽게찾기란 책 69쪽에 수록되어있는가보다. 정말 친절책이네! 삼잎인데 꽃잎이 왜 저리 많을까? 그 삼잎이 아닐까? 어쨌든 이꽃도 역시 국화과다. 그러고 보니 나는 사실 국화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끌렸었나보다. 여하튼 그동안의 수수께끼같은 궁금증이 확 풀리니 너무 너무 기분이 좋다. 그런데 그 이름들이 좀 부르기 쉬운 이름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이름 좀 잘 기억해야하는데 이것도 지금은 기억하는데 또 깜빡잊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어때? 이책 한권 손에 들고 다니면 되는걸! [여름 꽃 쉽게 찾기], 너는 이제 내 주머니속 친구다.
미나를 보니 내 동생이 그랬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로 언니든 오빠든 아무나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리며 부러워했던 난 호사를 누리며 배부른지도 모르고 자란건지도 모르겠다. 지금12살인 아들아이는 이 책을 읽더니 미나의 마음이 자기 맘이라고 말한다. 정말 미나를 그렇게 느낀다면 우리 아들도 사춘기라는 이야기? 미나는 정말 사춘기다. '이제 10살밖에 안된 아이가 무슨?' 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요즘 아이들은 사회환경의 영향때문인지 참 빨리자란다. 이제 갓 입학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가 맞나 싶을 때가 있다. 미나는 위로 언니와 오빠가 있어서 정말 괴롭다. 어릴적엔(아직도 어리지만) 언니 오빠가 이쁘다는 말이 진짜인줄 알고 열심히 심부름을 했지만 이제는 무언가 공평지 못하다는 생각이들어 왠지 자기만 부려먹으려는 언니 오빠가 얄밉기만하다. 호기심도 강하고 탐구심도 강한 시기의 미나는 대추나무랑 탱자나무의 과일색이 빨갛고 노란것을 보니 뿌리도 그럴까 싶어 나무밑을 직접 파보기도 하는 엉뚱하고 당돌한 짓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도 미나를 이해해주려하지 않아 속상하기만하다. 정말 엉뚱하기 짝이 없는 미나지만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벌써 생리를 한다며 떠드는데 엄마들은 아직도 아이 같기만해서 뒷처리도 제대로 못할거라며 괜한 걱정을 사서한다고 미나는 자신들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어릴때를 생각하면 생리를 하고 가슴이 나오는 것을 알려서는 안되는 부끄러운것처럼 여겨 조심스러웠는데 이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니 세상이 참 많이 달라졌음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 새들어 살게된 아픈 친구를 알게되었는데 어느날 구급차에 실려 가는것을 보고 자신이 바깥구경 기켜주려고 데리고 나갔던것을 두고 두고 후회하게 되지만 더 치료를 잘 받을 수있도록 누군가 도와주고자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의 짐을 덜어 내게 된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어 미술에 소질을 보이던 미나는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대상을 받은 그림이 낮설지가 않다. 알고보니 자신과 함께 나들이 했던 그 추억이 담긴 그림이었고 그림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바로 그 아픈 친구였던 것이다. 참 가슴 찡하게 하는 미나의 사춘기이야기는 아이들이 어설프게 사춘기 시절을 보내더라도 멋진 추억을 만들수 있음을 보여주는 참 멋진 사춘기다.
아이들은 특히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 회장이라도 되면 무슨 큰 벼슬이라도 된것처럼 의기양양이다. 회장도 회장 나름이다. 그저 폼으로, 아이들의 환심이나 사 회장이 된 아이들이라면 그저 자리 지키느라 급급할뿐 아이들을 위해 신발이 마르고 닳도록 열심히 뛰겠다는 말들은 이미 저만치 물러간 상태다. 엄마는 파업중의 저자가 '학교는 우리가 접수한다'란 책으로 회장이란 자고로 이래야한다는 듯 유쾌 통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회장이 되는 일이란 시작부터 혼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님을 말하듯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연설을 준비하고 공약을 내세워 아이들의 표를 모으려 애쓰는 모습들이 참 바람직해보인다. 또한 회장이 되어서도 어떤 일이든 혼자서만 해결하는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도움을 받고 또 아이들끼리만이 아닌 학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과도 일을 도모해야함을 보여주어 정말이지 멋진 회장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회장이 되면 해야할일들이란게 그리 거창한것만은 아니다. 화장실에 꽃한송이 들여 놓으므로 화사한 화장실을 만들고 또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는 학교를 만들고 너무나 부족한 여자 화장실을 한칸이라도 늘이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에 교장 선생님 또한 힘을 보태주기도 하는 것을 보니 작은것 하나 하나 바꾸어 가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회장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란 사실을 아이들은 스스로 느낄 수 있을것만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자신도 친구들과 함께 우리 학교의 잘못된점들을 하나 하나 고쳐 나가는 멋진 회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꼭 회장이 되지 않아도 좋다. 회장과 힘을 모아 아이들이 꿈꾸는 그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한걸음씩 한걸음씩 도전해나가는 모습이라면 학교에도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