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경계
조정현 지음 / 도모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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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경계

 

 

 

TV드라마에 간혹 등장하는 공녀와 환향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나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곤 했다. 고려말과 조선조에까지 힘있는 나라의 제후국으로 곤란을 당할 때마다 고통을 당한 것은 언제나 약자였다. 그 중 약자 중의 약자가 바로 여인이 아닐까.

 

 

가만히 보면 나라는 늘 남자들의 세상이다. 글을 쓰고 정치를 하는 것도 남자들이요, 부를 축척하고 거주, 이동의 자유도 남자들의 것인 듯하다. 왕실에서도 힘을 가지는 것은 먼저가 남자들이요 그 다음이 그 남자들을 낳은 어머니일 뿐이다. 여인들의 삶은 위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제나 제일 끝 줄이다. 그 잘난 남정네들이 망해먹은 정치에 힘 없는 민초들이 고초를 겪고 그 중 여인네들의 고통은 더 말한 것이 무엇인가.

 

 

대국에 바쳐지던 흰 종이처럼 물건으로 분류되어 사람대우도 받지 못한 공녀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고향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갖은 고초를 겪으며 목숨을 걸고 고향에 돌아와도 화냥년이라는 치욕을 당해야 하는 이해하지 못할 불합리한 일을 겪었던 그네들의 삶에 얼마만큼의 관심이라도 있었던가.

 

 

화려한 경계는 공녀로 바쳐지던 여인들의 비참한 모습을 우리에게 명나라에 공녀로 바쳐진 인수대비의 두 고모 한규란과 한계란 자매의 삶을 통해 알려준다. 우리는 고려조 원에 공녀로 갔다가 황후가 된 기씨녀의 이야기와 조선조 명에 공녀로 갔다가 황제의 눈에 들어 최고의 자리에 까지 오른 한확의 누이 규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때론 그것을 성공의 의미로 해석하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소설 속 그녀들의 삶은 눈물 없인 볼 수 없다.

 

 

조정과 신하, 남정네 자신들이 잘못하여 공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누이들을 머나먼 타지로 보내놓고 왜 능욕당했다 하여 비난하고, 고향이 그리워 다시 돌아온 여인들을 화냥년이라 칭하며, 왜 스스로 죽지 않았냐고 배척하는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소설 속에는 그런 공녀의 신분으로 오로지 머나먼 고향 땅의 자신의 가족과 가문만을 생각하던 한 확의 누이 규란과 그의 여동생 계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규란은 황제의 사랑을 받아 그녀의 한미 하던 가문을 일으켜 세우고 동생이던 한확을 중신으로 만든다. 조선과 명 사이에서 훌륭한 중재역할로 조선을 돕는다. 그러나 그 총애가 너무 컸던 탔일까. 황제가 죽을 때 순장을 당하는 입장이 되고 만다. 그런 언니의 모습을 본 동생 계란은 그 황제의 손자가 다시 황제가 될 때 공녀로 가게 되지만 철저하게 여인으로써의 삶을 포기한다. 그렇게 오로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삶을 살게 된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총 15장으로 나뉘어 있고, 각 장은 그 장의 각기 다른 주인공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모두 한규란, 계란 자매와 관계되는 인물들인데 두 자매, 두 자매와 함께 명으로 간 여종들, 그녀들과 함께 간 조선의 공녀들, 그녀들의 가족, 마지막 두 장에는 두 자매의 조카인 인수대비와 폐비 윤씨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대국인 명 황실 후궁의 삶이나 조선왕실 궁중의 삶이 결국 다르지 않은 여인의 삶이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일까.

 

 

그녀들에게도 삶이 있고, 사랑이 있고, 가족이 있고 꿈이 있었다. 반가의 여식이나 미천한 신분이나 그녀들의 목숨 또한 소중했다. 멀리 타국에 끌려가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비참한 삶을 살던 그녀들의 삶을 고향과 조선은 애써 잊고 외면하려 했다. 규란과 계란은 그들의 처지 보다 잊혀짐을 더 걱정했다. 죽음이 임박할 때 그녀들의 삶을 잊지 말아달라는 외침이나 서신은 불태워지거나 입막음 당했다.

 

 

그와 다르지 않은 일을 우리는 지금도 겪고 있다. 시대와 역사의 아픔을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전가하고 있는 가. 그 시대는 힘없는 약자인 여인들에게 그 모든 짐과 치욕을 지우려 했다면 지금 우리는 그 누구에게 짐을 지우고 그랬단 사실마저 애써 지우고 있는 걸까.

 

 

소설 속 여인들의 외침은 오직 하나였다. 자신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것. 우리는 무엇을 지우고 있는 가. 무엇을 감추고 외면하고 있는 가. 이 소설은 아름다움이 오히려 독이 된 여인들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놓치고 애써 외면하는 아픔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그녀들의 삶이 궁금하여 넘긴 책장에서 너무나도 큰 화두를 건네 받았다. 그녀들의 잊혀진 이야기를 다시 해준 작가에게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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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임종욱 지음 / 북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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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

 

 

 

왜 김만중은 생의 끝자락에 소설을 썼을까? 그것도 한글로 된 소설을. 저자는 이 두 가지 궁금증에 스스로 답을 하고자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를 집필했다고 한다. 나 또한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학창시절 시험에 대비해 외우기만 했지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다. 양반이, 그것도 높은 관직에 있었던 인물이 어찌 언문으로 된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실은 궁금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이 소설은 나의 그런 무관심을 질책하는 듯 했다. 유명하다고 해서 다 읽어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말의 소중함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시대에 한글로 된 소설을, 그것도 지체 높으신 양반이 쓴 한글 소설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 의아하면서도 부끄러웠다.

 

 

저자는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기에 스스로 그 답을 얻기 위해 위대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소설의 주인공 서포 김만중은 희빈 장씨와 인현왕후를 내세운 남인과 서인의 대립 속에서 서인의 편에 서있던 인물이다. 그의 형님의 딸, 즉 조카가 숙종의 초비인 인경왕후였기에 힘있는 외척이었고, 인경왕후가 죽고 인현왕후가 숙종의 후비가 되면서 그 편에 섰다가, 장옥정을 내세운 남인과의 대립으로 남해에 위리안치 되었다.

 

 

소설은 그와 그의 아내의 서신, 그 서신에 관한 일들이 서술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남해로 오는 장면부터 그가 죽기까지의 일화들이 주된 줄기를 이룬다. 일화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로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에서 추출된 재료를 극화한 것이라 한다. 김만중이 남해로 와서 민초들의 삶, 특히 여성의 비참한 삶과 신분의 장벽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하곤 하는 민초들의 현실에 눈을 뜬다. 또한 민초들 위에 군림하며 그들의 고혈을 짜내는 관리들의 비리들이나 그 둘 사이에서 자신이 가진 힘을 써 약한자들을 돕는 인간적인 모습도 그려져 있다.

 

 

이 소설 속의 김만중은 참으로 자애롭고 현명하며 열려있는 인물이다. 그가 죄인의 몸이 되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도 못한 채 먼 타지에서 어머니와 아내를 걱정하는 모습은 참으로 눈물겹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특별한 교육을 받은 터라 그의 학문은 경직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며 여성의 삶과 약자의 삶을 돌이켜 보기도 하고 글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읽은 사람의 것이라는 가르침으로 인해 좀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는 한글, 좀더 쉽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글을 쓰게 된 것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여러 편으로 나뉘어 서로 물고 뜯던 당쟁의 소용돌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인물이 이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을까. 그 안에서 결국 고통을 당하던 것은 힘없는 민초들과 그 보다 더 힘이 없던 여인들이 아니었을까.

 

 

김만중은 가족들 곁으로 가지 못하고 결국 유배지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그러나 그의 훌륭한 소설은 지금껏 남아 그와 그의 어머니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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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 대한민국은 청춘을 위로할 자격이 없다
임지선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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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창

 

 

 

시궁창 같은 현실을 직시 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

 

 

책의 서문에도 나와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너무나 쉽게 건네는 힐링이나 위로 같은 말이 참으로 불편하던 나였다. 나 역시 불 같은 20대를 지나온 사람이고 30대 중반이 된 지금에서야 겨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용기를 조금 냈을 뿐이기 때문이다.

 

 

수 많은 멘토들이아파야 청춘이며, 그런 아픔, 그런 좌절은 젊음이기에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성숙해 진다고들 이야기 한다. 나 또한 한때는 그런 달콤한 말에 위로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힘을 낸다고 한들시궁창같은 현실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그 아픔은 잠시 숨어있지, 어디로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인생에 조금 비싼 수업료를 내고 얻었을 뿐이었다.

 

 

가난의 대물림, 무기력, 빈부격차, 무한 경쟁사회 이런 것들은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도개인적임을 추구하는 이런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누구나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부추기지만 애초에 출발부터 다른 냉혹한 현실에 대해서는, 혹은 그 말을 뒤집으면성공하지 못한 것은 네 부족 탓이라는 숨은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현실은 늘 시궁창 일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너는 남들처럼 살지 못하느냐고 무언의 질책을 퍼 붓는 사회, 늘 이기기 위해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이 책은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우리가 애써 보지 않으려 하는 이 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노조를 허락하지 않는, 아직도 많은 사원이 암이나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그러나 누구나 입사를 희망하는 꿈의 직장인 대기업 삼성의 어두운 모습, 뜨거운 쇳물에 녹아 사라져버린 젊은이의 인생, 누구나 다 가는 대학 합격하고도 가지 못하는 학생, 자식을 죽인 부모에게 다른 자녀를 떠맡기는 국가, 우리나라 똑똑한 학생만 갈 수 있다는 카이스트의 자살사건, 30분 배달을 약속한 업체의 마케팅으로 오토바이 사고를 부추기는 업체와 소비자들, 더 이상 정규직을 뽑지 않는 회사와 비정규직 사원들의 대립, 묻지마 살인 등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또 한번의 사회적 죽임을 감당해 내야 하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낱낱히 파헤쳐져 있다.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어야 하기도 했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뜨거워지기도 했고, 무기력한 나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나와 내 가족만 아니면 다였기에 내 친구와 먼 미래의 내 모습이 될 지도 모르는 아픔들을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려 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일까? 더 이상 이 책에 나열된 사람들이 이야기가 실제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어찌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무엇이었을까? 힐링이니 위로니 하는 말은 현실의 가혹함 앞에선 이들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아니, 그것도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움직이는 원칙을 바꾸지 않는다면 누구나 이런 일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돈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청년에게, 가난한 자에게 돈을 주는 것은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은?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다.

 

 

결국은 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정책을 바꾸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진정한 해결책은 그런 일들을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없도록, 폭력적인 부모에게서 아이를 격리시키도록, 무한 경쟁 속에서 서로서로가 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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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바보들 - 틀린데 옳다고 믿는 보수주의자의 심리학
크리스 무니 지음, 이지연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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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바보들

 

 

요즘같은 선거철이 되면 특히 보수와 진보가 양쪽으로 나뉘어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곤 한다. 그것은 특히 올 상반기에 있었던 총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고, 한달 후에 있을 대선을 앞둔 지금도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인터넷 아고라나 SNS에서 불붙곤 했던 양 진영으로 나뉜 정치적 대립은 논리나 비전, 증거, 실험결과들이 아닌  인신공격이나 감정싸움으로 번지곤 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그것이었다. 분명히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이 뻔한, 그리고 어딜봐도 거짓말인 것이 뻔한 말들과 정책에 왜 그토록 열광을 하고 충성을 하는지, 그것이 왜 나이와 상관이 없고, 많이 배웠다고 하는 교수나 이성적일 것 같은 대학생들에게까지 이르도록 광범위하게 나타나는지, 과거 권력에 의해 핍박당했던 경험이 있는 도시에서 오히려 더욱 그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답을 속 시원히 밝혀준다. 이 책 '똑똑한 바보들'은 소위 말하는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를 정의하는 두드러지는 특징, 그 둘이 다른 점을 뇌의 특징, 성격, 본성, 양육의 특징의 심리학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즉 정치성향은 타고 나는지, 외부적 요인 때문인지를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심리학자들이 행한 의미있는 연구사례들과 과거의 특징적인 사건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양 진영이 나뉘게 된 보수주의 운동, 뉴라이트, 보수주의자들이 그들만의 견고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행하였던 철저한 전략들, 미디어의 거짓말까지 파헤친다.

 


많은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특징은 대체적으로 이렇게 정의된다. 보수주의는 다양한 심리특성과 연관이 되는데 독단적임,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것을 못 참음, 죽음을 두려워함, 새로운 경험에 대해 덜 개방적임, 사고 과정에 통합적 복합성이 적음, 종결에 대한 욕구가 큰 것 등이 있다. 이에 의하면 보수주의는 '변화에 대한 저항 및 불평등에 대한 수용과 합리화를 강조해 핵심적인 심리 필요를 만족시키는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진보주의는 '모든 의문을 자기자신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려하는 것을 중시여기는 이데올로기' 이다. 두 집단의 차이는 개방성과 성실성에 관련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처리, 도덕적 직관과 도덕 체계의 차이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면 뇌는 어떨까?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는 걸까?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뇌의 오른쪽 편도체가 더 크고, 정치적 진보주의자들은  ACC에 회백질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다. 편도체는 공포를 일으키는 위협이나 자극에 대해 감정적으로 방응할 때의 핵심역할을 담담한다고 알려진 부분이며, 전대상피질(ACC)는 전두엽의 일부로서 교정반응이 요구되는 실수난 오류를 범했을때 그 실수난 오류를 감지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알려진 부분이다. -p157- 따라서 보수주의가 삶에서 위협과 불확실성에 대처하고픈 요구에 호소한다는 것이며, 권위주의자들이 가장 강한 특징이 이런 심리적 요구들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ACC는 오류감지, 모순감시, 인지통계에 관련되는데 그것은 이들의 인지 유연성이 크고 바뀌는 단서나 상황에 기초하여 자신의 신념이나 반응을 업데이트하거나 바꿀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심리학자들의 밝힌 동기화된 추론 -자신의 신념을 지지하고 증거만을 선택하면서 그에 반하는 증거들은 무작정 거부하는 심리현상-이나 인지부조화이론-증거에 신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신념에 맞게 증거를 왜곡하는 것- 등이 보수주의자들의 왜곡된 신념을 강화하는 이유를 밝혀주었으며, 애초에 이 왜곡된 신념을 가지게 했던 그들의 놀랄만한 전략까지 낱낱히 밝힌다.-p192 슐리플리의 예-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진보주의자들이 특징들도 다룬다. 결론만 밝히자면 진보주의자들도 비 이성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수주의자들에 비해 유의미 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진보주의의 특징이 변화에 대해 개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13장 까지의 전체적인 내용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밝힌 저자가 진보주의자들에게 충고를 전한다. 책 전체의 내용은 어느 한쪽에 편향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결과들을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 보수주의에 선 사람이 읽다보면 배가 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는 이 책의 내용을 반박할 증거들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보수주의는 나쁜가? 저자는 진보와 보수 모두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가지 결정된 것에 대해 밀어붙이는 리더쉽은 보수가 가진 강점이다. 그들의 위험에 대비한 감각 또한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늘 우유부단하고 겁이없이 무모한 진보는 분열이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주의의 거짓말에 반박하는 것은 그 효과에 한계가 있으며, 몇가지 핵심 팩트들과 최선의 팩트를 찾아야 하고, 그것들을 통합해 이야기로 만들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러티브가 있어야 생각과 마음을 동시에 바꿀수 있다고.-p375-

 


심리학과 과학에 관심이 없다면 조금 읽기 불편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이론들과 심리학 실험들을 설명하고 그의 유의미한 해석을 따라가는 것은 아무리 쉬운 내용이라 하더라도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이 책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점을 뇌, 성격, 가치관, 정보처리의 차이로 알아보고, 보수진영이 의도적으로 거짓을 퍼트리는 방법, 그들의 철저한 전략과 역사적 사실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그를 증명하고 소개하는 방법으로 심리학을 선택했고 그와 관련된 많은 실험들을 그 근거로 쓰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대선을 앞두고 좀더 깊이 있는 사유를 원한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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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트 - The Brilliant Thinking 브릴리언트 시리즈 1
조병학.이소영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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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트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위대한 예술가가 되는 길은? 현명한 사람이 되는 길은? 이 책 '브릴리언트 The Brilliant Thinking' 은 현명한 독수리 헤라와 어리고 미숙한 독수리 베라의 대화를 통해서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인간의 마수를 피해 숲으로 들어온 독수리들은 수백년 동안 자신들을 평원에서 숲으로 몰아낸 사람보다 현명해 져야 했다. 평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숲에서도 몰려나지 않기 위함이었다. 독수리들은 그렇게 얻은 자신들의 지혜를 형제와 자식들에게 전달했다는 전제로 독수리들을 의인화하여 현명해지는 빛나는 사고를 할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한다.

 

멘토인 헤라는 현자의 역할로써 멘티인 베라를 현명한 독수리가 되는 길로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들의 대화는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의 차이' 에서 시작하여 오감, 이성과 감성, 언어와 이미지, 본질, 색깔, 직관, 학습에 대한 것으로 주제를 옮겨가며 진행이되고 베라가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글을 읽는 우리들도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사유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가 저지르는 사고의 오류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짚어주기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루치아노 파바로티, 앤디 워홀, 스티브 잡스, 아우구스투스 뫼비우스등의 예술가나 과학자, 수학자, 천문학자등 여러 분야에 이르는 인물들을 독수리의 훌륭한 조상으로 소개하고, 그들의 일화들과 작품, 이론등을 소개하며 가르침을 알기쉽게 설명한다. 또한 큼직한 글자체와 파스텔톤의 삽화들이 두꺼운 분량의 책을 읽는데 부담을 덜어주기도 하고, 이 책의 '색깔'을 보다 선명하게 해준다.

 

또한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현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의 차이, 우리는 평생 배우며 살아가야하는 존재이기에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것이 아니라는 것,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그것을 읽어내는 도구인 오감, 그 오감을 해석하는 정신에 대해서, 인간이 경험한 학습의 결과인 이성과 우리의 교육의 현주소, 이성만 강조되고 감성이 없는 교육의 무서움, 소통과 상상력의 도구인 언어와 이미지, 보이지 않는 본질을 찾아가는 방법, 자기자신만의 특별함을 만들어 주는 색깔, 사고의 전환을 위한 방법들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쉬운 예들과 아름다운 삽화들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조금은 넓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어리고 궁금한 것이 많은 작은 독수리 베라의 질문들과 헤라의 이끌음을 통해 우리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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