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늑대 -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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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늑대

 

 

 

우리 인생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 이외에 다른 우연한 기회로 가족이 생기는 경험을 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내가 길에서 만난 고양이 4마리와 가족이 되기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 곡절이 있었던 것처럼. 나 또한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 책의 저자가 늑대와 가족이 될 줄 꿈에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와 가족이 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서로 쓰는 언어가 다르고 서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 습성, 식성, 태어나고 죽은 것까지 전혀 다른 삶을 살다 가는 그런 존재들이 서로의 삶의 모습을 인정하고, 알아가고, 대화하고, 약속하고, 계약하는 그런 삶의 모습,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어느 한쪽이 명확하게 다른 한쪽보다 먼저 죽음을 맞아야 하는, 즉 어느 한쪽이 명확하게 남겨져야 하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 삶 말이다.

 

 

 

저자는 브레닌이라 이름 붙인 늑대 한 마리와 약 10년간 살아가게 되면서 만나는 갖가지 삶의 단면에서 철학적인 주제를 고민한다. 철학교수인 저자와 함께 미국,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등지를 함께 여행하고 나중에는 개와 피가 섞인 자신의 딸인 테스와 셰퍼드 니나까지 함께 살게 된 브레닌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과 살아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문제가 많다. 그때마다 일명 이 동물들의 주인들은 어떠한 것이든 결론을 내려야 하고, 그 결론과 선택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 문제는 아마 이런 것일 테다. 야생에 살던 존재를 인간의 곁으로 데리고 오면 그들의 삶의 방식을 훼손한 것이 아닌가? 그런 삶에 과연 그들이 행복할 것인가? 중성화 수술을 꼭 해야 하는가? 함께 사는 사람인 나의 생활 패턴에 그들을 길들여야 할 것인가? 그들이 아플 땐 어찌해야 하는가, 너무 고통스러워 할 땐 안락사를 시켜야 하는가?

 

 

 

이런 문제들 외에도 많은 질문에 맞닥드리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길에서 만난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야생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게 되면서 많은 문제들을 만나고 그 문제들 앞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특히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알면서 중성화 수술을 해야 했을 때와, 늘 좁은 집에 가둬두어야 하는 것, 그들이 좋아하는 습성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나의 생활을 방해 받기 싫은 것 등을 고민했다. 또한 그 문제들을 생각하면 꼭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야만 한다. 내가 그들과 함께 살면서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을 그들 또한 행복이라고 느낄 것인가 하는 것들 말이다. 저자 또한 그 부분들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한 듯하고 철학자답게 철학의 명제로써 그 것들을 다루고 있다.

 

 

 

그 정점은 아마도 브레닌이 병에 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브레인과 다른 개과 동물들이 집을 초토화 시키고 사냥을 하고, 함께 나가 산책을 하고, 오랜 여행을 하고, 차와 배를 타고, 함께 강의에 나가고, 광견병백신 때문에 6개월 동안 떨어져 지내는 등의 모습을 상상하며 참으로 많이 웃고 같은 고민을 했음에 공감을 하였는데, 브레닌의 치료과정과 죽음을 볼 땐 정말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브레닌을 살리기 위한 행위였음에도 브레닌은 고문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 그걸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 현실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또한 내 고양이들에게 그런 일들이 생긴다면 아마도 쉽게 포기하진 못하리란 것을 알기에 그 둘의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던 것이다.

 

 

 

이 책은 그저 늑대와 함께 살게 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과 늑대를 넘어선, 종과 종을 넘어선 존재와 존재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이고, 서로에게 길들여 지고 서로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는, 사랑이란 말 보다 더 깊은 공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 이다. 한 인간과 한 늑대의 성장의 이야기이다. 내가 내 고양이들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감을 느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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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삔내로 나를 깨운다 - 인생 통찰을 통해 우리 마음을 치유하는 지개야스님의 잠언
지개야 지음 / 묵언마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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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삔내로 나를 깨운다

 

하나하나 묵언마을에 와서 행복을 모두다 받아간다

 

 

저자 지개야 스님은 경기도 안성시의 사찰 묵언마을에서 자살예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분이다. 책 제목이 참으로 독특했는데 이는 삐삔내로 묵언마을에 와서 행복을 마카다 받아간다는 안동 사투리로, 이는 하나하나 묵언마을에 와서 행복을 모두다 받아간다는 뜻이라 한다.

 

 

실은 처음에 책을 펼쳤을 때 앞뒤 맞지 않는 말이나, 철자가 틀리기도 하고, 문장이나 문단의 사용이 꽤 껄끄러워서 왜 이럴까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가다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살예방을 위해 전북 부안군 성수종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지개야스님이 우리가 현실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와 갈등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스로 펴낸 책이다. 편집자나 도와주는 사람 없이 스스로 펴내신 책이라 하니 더 뜻 깊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투박하고 거친 질그릇 느낌이 났던 것이다.

 

 

책은 잠언집이라고 하기에도, 수필집이라고 하기에도 별 무리가 없는 듯하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 글을 쓰시고 사회적으로 활동을 하시는 다른 스님들의 책들도 읽었었는데 그와 비교하면 좀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든다고 할까. 다른 스님들의 책은 편집부터 너무나 깔끔했고, 글 자체도 참으로 깔끔하고 세련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은 스님의 소탈하고 거리낌 없는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있어 그런가 다른 책들과 많이 달랐다.

 

 

묵언마을하면 사찰 같지가 않다. ‘지개야도 스님의 이름 같지가 않다. 이는 지개야 스님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사찰로 등록을 하려면 ~, ~암으로 등록을 해야 하고, 스님 이름은 2자로 정해야 하지만 스님은 그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선을 행한다는 불교에서 그런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철학을 반영해 주듯 글 들 속에는 현실을 풍자하고, 호통치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침없는 문장들이 생생히 실려있다. 특히 책의 뒷 부분에선 대선과 관련된 문제들, 특히 대선 주자들의 공약들인 재벌해체, 반값등록금, 통일문제, 식량문제, 청년실업 등과 정치권에 대한 첨예한 대립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그 특징들이 드러난다.  또한 지개야 스님만의 해결책도 실려있는데 스님답게 마음과 수양의 문제로 해답을 내는 것이 특이하다. 어떤 문제들은 너무 현실을 간과한 것이 아닌가 혹은 너무 본질을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때로는 마음이 약간 불편해 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중반부에는 스님의 특이한 이력들이 펼쳐진다. 출가 전 안동 황우촌의 상표를 만든 것,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나온 이야기, 많은 공부를 하고 많은 돈을 번 이야기, 도의원에 선출되고 그 후 출가를 하게 된 계기들이 현실 속에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사연들과 엮어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사랑과 부부, 가족에 대한 이야기, 불교에 대한 법문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 이어서 도덕과 윤리에 대한 법문이 이어진다. 솔직히 크게 나뉘어진 주제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일정한 주제에 따라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작은 잠언과 이야기들이 큰 유기적인 당위성 없이 얽기 설기 엮여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기 때문이다. 마치 일기 속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비슷한 주제로 느슨하게 엮어 놓기 한 것처럼.  그것은 아마 도와주는 스텝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테니 큰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소 엉뚱하고 기발한 글들과 생각들은 때로는 웃게도 때로는 불편하게도 만들었지만 한번쯤 살아가는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것에서 이 책 읽기의 의미를 찾는다. 나 같은 허접한 중생이 수양하시는 분의 깊이 있는 성찰을 따를 수가 있을 까 싶어 많은 생각은 하지 않으려 한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느끼는 바는 천차만별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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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 조선 팔도를 울리고 웃기다 전통문화 즐기기 14
김기형 지음, 강전희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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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되며 예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판소리우리는 과연 판소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혹 실제로 판소리 공연을 본 적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에 어렸을 때부터 많은 음악을 들었고, 우리가 즐기는 대중음악이 실은 서양의 음악이기에 그들의 음악을 따라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음악을 원단으로 뽑아내지 못하는 것에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고, 동료들 중 누구는 흑인들의 Feel을 흉내내기 위해 유학을 가야만 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죠. 실제로 그렇게들 많이 했고, 우리만의 느낌은 좀 수준이 낮은 것으로 치부하고는 했었죠.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것이 소중한 것’,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서양음악을 좀 다르게 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아니, 많은 고민들이 있었기에 그런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네요. 문화와 예술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민족, 국가, 지리적 위치 별로 각기 다른 분위기의 음악과 예술이 형성되어 왔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화와 예술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것 또한 누구나 잘 아는 것이구요.

 

 

요즘은 예전에 서양을 동경하는 음악에서 벗어나 한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음악이 전 세계로 역수출 되고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니 불과 십 수년 사이에 참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동영상, SNS 등으로 실시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과학의 발달도 한몫 한 것이겠죠.

 

 

그러나 지구가 이라는 이름으로 가까워 질수록, 많은 문화와 예술을 공유하면 할수록, 우리의 것은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은 우리만의 경우는 아니겠지요. 지구촌 각 민족과 나라별 그들의 것들 또한 그리해야겠지요. 각기 다른 것들이 공존할 때 더 아름다운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일 테니까요.

 

 

그럼 다시 판소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이 책은 그림동화 이지만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참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큼직큼직한 글씨, 판소리에 대한 중요한 부분을 간략하게 간추린 군더더기 하나 없이 딱 떨어지는책이 아닌가 합니다.

 

 

 

책의 시작은 판소리가 무엇인지 설명하며 열립니다. 판소리는 판과 소리를 합친 말로써, 판은 특정한 행위가 벌어지는 공간, 소리는 사람의 음성으로 하는 음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P 13- 또한 판소리를 구성하는 요소인 소리꾼, 고수, 청중, 소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또한 판소리는 스승에게 구전으로 전승되어 왔다고 하네요. 그래서 많은 유파들이 생겨났나 봅니다. 또한 판소리는 연주하는 사람이 중심이 아닌 청중 또한 공연의 구성요서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면서도 훌륭한 면이 아닌가 합니다.

 

 

이어서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5마당 <흥보가>,<춘향가>,<심청가>,<수중가>,<적벽가> 의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실제로 판소리를 본 적 없는 저 같은 사람도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텐데, 줄거리와 그에 담긴 의미를 간단하게 밝혔습니다. 또한 중간중간에 판소리의 음악성, 문학성, 명창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적어 놓아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판소리계의 전설적인 명창 권삼득, 송흥록, 모흥갑과 판소리를 기록으로 남긴 인물 신재효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 동편제, 서편제로 많이 들어보았을 판소리 유파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놓았습니다. 역시 명창은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을 바쳐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는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가는 그런 일 입니다.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본 받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판소리를 연주하는 사람, 판소리가 연주되는 곳, 판소리의 작품, 판소리를 듣는 사람, 명창의 의미, 구전의 형태, 판소리의 계보 등 판소리의 모든 것을 아주 간단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는 아주 훌륭한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통문화 즐기기14’ 인 것으로 보아 전통문화에 대한 다른 책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전집을 다 구하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꼭 선물하고 싶어질 만큼 깔끔하고, 유익하고 예쁘기까지 하네요.

 

 

, 이제 판소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얻었으니 실제로 공연을 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내것을 아껴야 더 발전하고 더 보호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요즘은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 줍니다. ‘팝음악을 아무리 불러도 그들처럼 될 수 없는 것처럼 그들 또한 판소리를 배운다면 우리가 하는 것 보단 못 할 것이라고. 음악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유의미 한 것이 아닐까요. 또한 중요한 것은 결국 나만의 것’,’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것은 바로 내 것을 잘 알고 이해하는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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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 -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
EBS 동과서 제작팀 외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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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과 서(EBS다큐멘터리)

 

 

 

나는 왜 이 책 제목만을 언뜻 보고 영남과 호남의 동과 서라고 생각 했을까. 거기에다 동과 서로 나뉘어 감정대립을 하게 된 지역감정의 원인 즉 정치인들의 공작을 파헤친 책일 거라고 넘겨짚기까지 나가도 한참 나간 짐작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동양과 서양 사고의 차이를 파헤친 EBS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그럼 이 책에서 동양과 서양은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 걸까? 현재 동서양 비교문화 연구가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곳으로 동양은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권을 서양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한 북미 문화권으로 설정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 흔히들 말하는 동과 서의 차이는 어디에 연원 하는 것일까? 이 책의 모태가 된 다큐멘터리의 원고는 그 연원을 파헤치기 위해 갖가지 실험들과 미국의 미시간, 일리노이, 스탠포드 대학교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최신 동서양 비교문화심리학 연구결과와 학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씌였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사회적, 철학적 설명구조 속에 재배치, 재해석하여 다큐멘터리와,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많은 도식과 사진, 자료 등이 등장하는 데 모두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들이다. 그것은 국내 최초로 80%이상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하나 하나 모든 실험들은 간단하면서도 흥미롭고 사진, 그림, 명화, 사물들이 총 천연색으로 등장하여 자칫 지루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아주 쉽고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보다 영어를 먼저 배워야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지에는 상관없는 영어 교육, 현대의 동양사회가 지나치게 서구화 되고 있는 이때 우리에게 이 책은 과연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많은 학자들을 비롯하여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든 흐름에서 문화적 열등감까지 느껴야 하는 맹목적인 현실 속에서 말이다.

 

 

그런 의문에서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많은 것을 줄 수 있을 거라 여겨진다. 아무리 서양을 닮고 따라가고 싶어도 우리의 무의식과 사고방식, 행동 패턴 등은 옛 동양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지금처럼 동양인 스스로가 그런 특징들을 알지 못하면 그 열등감과 패배의식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뇌부터, 피부터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차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허울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 책 속에는 많은 실험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런 동서양의 사고와 철학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실험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동양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보다 그것을 이루고 있는 본질에 주목하는데 이런 차이에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 진다. 영어에서는 셀 수 있는 명사와 그렇지 않은 명사, 단수 복수를 구별하지만 동양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형태를 보면 사물과 공간을 인식하는 동서양의 차이가 드러난다. 동양에서는 모든 것을 의 흐름으로 보았다. 그래서 동양의 그림은 여백의 미를 중시하고 서양의 그림은 대부분 화폭을 가득 채운다. 이는 사물이 허공 속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서양과 우주를 가득 채우는 기가 모여 사물이 생겨난다고 믿는 동양의 사고방식과 철학의 차이이다. 기가 모이면 실체가 되고 실체가 없어지면 다시 우주를 가득 채우는 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건축에서도 이런 차이가 드러나는데 동양은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텅 빈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서양에서는 기둥양식, 벽면 등의 실체적 요소를 중시한다. 또한 무용의 용을 중시하는 노자의 철학에서 잘 나타난다.

 

 

표현의 방식은 어떨까? 차 더 마실래?’ More ‘tea?’에서 보듯이 동양인은 동사위주의 표현을 서양은 물질위주의 표현을 한다. 또한 동양은 물질과 시간을 고정 불변의 것으로 보지 않고 순환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서양은 물질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고정불변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물질의 속성이 중요해 지지만 동양은 순환하는 과정, 그 사이의 관계, 원인과 결과 등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사람을 평가하고 표현하는 것에도 차이를 보인다. 동양은 사람 또한 홀로 떨어진 존재라 보지 않아 가족과 그가 속한 환경을 중시하는 반면, 서양은 그 사람 자체를 중요시 한다. 이는 범죄를 보도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에서 예를 찾을 수 있다. 동양은 범죄자를 볼 때 그가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던가, 범죄를 저지를 때의 상황을 많이 보는 반면, 서양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것은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인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중심의 문화와 우리중심의 문화의 차이, 주위를 인식 하는 것, 행복과 성공의 기준, 사회가 원하는 개개인의 차이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예를 든 것 이외에도 참으로 재미있는 실험과, 인터뷰나 일례들이 책 속에 가득 들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그리고 서양과 동양의 사고와 행동들이 왜 다른지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어떤 물체나 상황, 본질의 특성을 알고자 할 때 그 것 자체를 연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다른 성질을 가진 것들과 비교를 하면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비교를 통해 둘 사이의 차이와 더불어 동양과 서양 자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문화는 우월함을 따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각자의 행동패턴과 사고방식은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더 잘 알고자 노력한다면 쓸데 없는 노력이나 감정 싸움은 필요 없어질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와 우리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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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코리아 퍼즐 컬렉션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멘사코리아 퍼즐 위원회 지음 / 보누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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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코리아 퍼즐 컬렉션

 

 

IQ148 위한 퍼즐은 어떤 것일지 너무 궁금했다.  멘사 회원들을 위한 것이어서가 아니라 퍼즐이나 수수께기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기에 궁금했다. 때마침 요즘 일요일 아침마다 하는 TV 퀴즈 프로그램도 이런 퍼즐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서 나도 긴장감을 가지고 함께 풀어보곤 했던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TV프로그램의 수준은 책보다는 다소 낮았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에 나온 1 퍼즐부터 풀지 못했다. 물론 천천히 고민하고 풀어보았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풀어낼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 퍼즐, 그다름 퍼즐도 풀지 못하였고, 바보 인가 봐 이러면서 책을 닫았다.

 

 

물론, 너무 어려울까 걱정은 안으셔도 된다. 그냥 성격이 급해서 뿐이다. 물론 IQ 148과는 한참 멀기도 하고. 그러나 책은 그렇게 불친절 하지 않다. 책을 펼치면 먼저 '가이드' 나온다. 퍼즐이 무엇인지, 퍼즐과 암호 해독의 관계, 그리고 퍼즐이 갖고 있는 규칙성과 퍼즐을 풀기 위한 노하우를 먼저 알려준다. 가이드에 따르면 머리가 좋은 것이기 보다는 '사고체계' 너무 굳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퍼즐들은 똑똑한 사람이 푸는 것보다 나 같은 사람에게 알맞은 같다. 쓰던 사고 체계, 학교 졸업한 머리 한번 제대로 써본 없는 같은 사람들에게 '' 아닌 '' 개념, 공간 지각력, 사고의 전환 등을 하게 해주는 아주 훌륭한 소재이다.

 

 

처음 책장을 펼치고 금방 덮어버린 다시 책장을 열고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혹시나 지금 나의 수준으로 풀어볼 수 있는 퍼즐이 없을까? 하고 보았지만 역시나 그런 것은 없었다. 어김없이 뒷 편의 해답을 보고는 '!'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책은 아마도 두고두고 주변을 떠나지 않을 같다. 그냥 문제 풀어보는 만으로도 머리가 돌아가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가까운 시일 내에 힘으로 문제를 있는 날이 오리라 기대를 해본다. 아마도 계속 훈련을 하다 보면 그렇게 거라는 기분 좋은 기대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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