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

 

 

 

 

 

책을 읽다보니 저자 <요나스 요한손>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대체 어떤 사람 이길래 이렇게 재치가 넘치고 상상력이 풍부한지. 기자로 일한 경력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이 소설은 100세가 된 노인인 주인공 <알란 칼손>이 그의 100세 생일 파티 날에 양로원을 도망쳐 겪게 되는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여행기와 그가 양로원에 오기 전까지 전 일생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일대기가 교차로 서술되는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코믹하고 엉뚱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현재의 여행기는 이렇다. 그가 양로원 2층에서 뛰어내려 어디든 떠나려고 역으로 간다. 거기에서 우연히 어떤 조직의 5천만 크로나가 든 여행가방을 훔치고, 그 일 때문에 도둑질을 하던 율리우스 욘손을 만나 공범이 된다. 그러다 얼떨결에 그들의 운전수가 된 베니 융 베리,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 비에르클룬드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들을 찾으러 따라오는 다소 2%부족한 네버어게인 조직원들, 실종자에서 의도치 않은 엉뚱한 일들 때문에 납치당한 사람으로 나중에 살인자로까지 몰리는 칼손, 처음엔 사라진 칼손을 찾으려다 졸지에 살인자를 뒤 쫒게 된 경찰 아론손 반장까지 그들이 사연들이 만들어 내는 시끌벅적하고 유쾌하고 엉뚱한 일들이 가득 펼쳐진다.

 

 

 

그들은 하나같이 엉뚱하고 다소 모자라고, 어리숙한 인물들이며 각자 자기만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사건들은 '의도치 않게' 일어나고 그에 휘말리면 또 다른 일이 터지는 것이 실로 유쾌하다.

 

 

그럼 과거의 일은 어떨까? 알란 엠마누엘 칼손은 1905년에 태어난다. 그의 성장기도 순탄치 만은 않다. 그때는 전 지구가 이념전쟁으로 양 갈래로 나뉘어 죽기 살기로 싸우고 식민지를 만들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가 차르를 타도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자 어머니와 열 살 된 칼손은 자작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전화에 휩싸인 러시아에서 아버지도 정말 '어이없게' 돌아가시고 그 2년 후 어머니도 돌아가시자 그는 홀로 남는데 인생을 통 털어 총 3년밖에 배우지 못했지만 잠시 일한 회사에서 배운 지석으로 그는 '폭약 전문가' 가 되어 온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그땐 전 세계가 불안정하고 위험한 때였으니까.

 

 

 

그러는 와중에 영국, 미국, 북한, 러시아, 스웨덴, 스페인, 중국 등을 떠돌며 장제스, 김일성 김정일 부자, 아인슈타인, 트루먼, 윈스턴 처칠 등을 만나 각 역사적인 순간에 중요한 인물로 함께 하게 된다. 핵폭탄을 만들고 다리를 폭파하고, 도망치고, 돕고 하는 사이에 그는 어느덧 나이가 들어버린 것을 알게 된다.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집을 폭파시키고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되자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들은 어머니가 칼손에게 했던 말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며, 앞으로도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될 뿐' 이라는 말이 어쩌면 그의 신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순간에서든 그는 동요하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일이 일어날 것이므로 그는 담담했고 어떤 위험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다소 두꺼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과거의 이야기보다 현재의 이야기가 훨씬 더 재미있고 긴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따로 떼어 놓아도 전혀 이상한 이야기가 아닌 독립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전체 문장의 느낌이나 온도는 정말로 영화 '포레스트 검프' 처럼 잔잔했고 해학적이었으며 유쾌했고, 즐거웠다. 물론 과거의 일들이 현재의 주인공을 설명해 주기는 하지만 굳이 한 소설 안에 넣지 않아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또 반대로 생각해서 만일 그랬다면 이 소설이 그 만큼의 주목을 끌 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소설도 재미있었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지면 어떨까. 그런 기대를 가지게 되는 아주 유쾌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 삶에서 매일 매순간 일어나는 놀라운 기적
디팩 초프라 지음, 도솔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내가 바라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욕심과 간절함 반, 에이 설마 하는 마음과 호기심 반으로 이 책을 접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정말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그런 책이다. 어떻게 바라보는 가에 따라서. 이제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를 말해보려 한다.

이 책의 저자 '디팩 초프라'는 의사다.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의례적으로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를 현대 의학에 접목시켰다. 서양의학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분리된 것으로 보는 것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하며, 결국 '심신의학' 이라는 대체의학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게 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반은 상당히 '근본적이고 영적인 성공방법' 을 주장 할 수 있는 이유, 즉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고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갈수 있는 방법' 의 근거를 설명하고, 나머지 반은 그 실제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첫 부분을 읽으면서 참으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앞서 말 한 그 근거는 양자역학을 비롯한 과학적인 부분에 기초하는데, 저자 자신이 의학을 공부한 학자이기 때문인지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 놓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빙의현상, 애니멀 커뮤니케이션, 불교, 기도와 명상 등 여러 분야의 책들을 통해 이미 양자역학은 여러 번 접한 적이 있다. 다른 저자들이 주장하듯 저자 또한 그런 전제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런 분야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자연과 사람, 생물, 무생물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각자의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일은 전에 일어난 일의 원인과 결과가 아닌 '동시적' 으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동시성 운명의 작용원리, 동시성 운명의 일곱 가지 원칙을 살펴 일상 속에서 그 특별한 힘이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그를 위해 저자는 물질계, 양자계, 비 국소적영역의 3가지 존재의 차원을 설명한다. 이 장에서 나는 놀랍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한 감정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듯 이런 이론이나 주장은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잘못 변질되면 사이비로 전락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주장들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몸과 마음, 자연과 사람들이 분리되기 전의 온전하고 충만한 인간 본연의 삶, 자연의 일부였던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모습으로 우리를 데려가 준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 생물 무생물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자체만을 떠올리더라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느낌이었다.

 

아주 가까이 내가 함께 사는 고양이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우주 근원 위대하고 무한한 지성과의 합일 이런 것이 불가능 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럼 다시 내가 원하는 것, 내 소원, 내가 바라는 것, 내 운명을 알고 우연을 내 운명으로 만드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저자는 그런 원리를 설명하고 그 방법들을 설명한다. 그런데 바로 그 부분에서 나에게 걸림돌이 생겼다. 그를 위해 실천해야 하는 방법에 나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신화에서 자신의 원형을 찾는 연습을 하는 방법에서는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나라 신화에서 그것을 꼭 찾아야 하는지 회의가 들었다. 우리의 신화를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고, 우리의 신화에서도 가능 할 텐데 이 저자의 주장을 제대로 훈련하고 공부한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이 부분을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게끔 연구를 하면 어떨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 한 가지 나를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훈련의 실제적인 방법 즉 일곱 개의 원칙, 일곱 개의 수트라, 흐-흠 만트라를 이용해서 명상하는 능력, 그리고 중심을 잃었다고 느꼈을 때 읽는 수트라 경구들이었다. 물론 저자는 언어가 다르더라도 꼭 원어 그대로를 읽고 외우기를 권한다. 그렇다. 나는 뜻도 모르는 수트라를 외워야 하는 것에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뜻도 알 수 없이 주문처럼 무엇을 외우는 것에 회의가 든 것이다.

 

앞서 느꼈던 충만함은 그 부분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그러나 나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고 그 실천 방식에 있어 다른 자자들의 방식을 참고하고자 한다. 내 운명을 만나고 내 운명을 만들어가는 어찌 보면 달달한 유혹의 그 말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자연과 내가, 타인과 내가 동물, 식물, 무생물까지 나와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대형 사고’와 공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물음
찰스 페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아직도, 아니 이제 논란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많은 강을 인위적으로 막아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자마자 그 둑을 만들었던 이유와 그 '공구리' 공사 때문에 덕을 본 사람들, 아닌 걸 알면서도 입을 닫고 있었던 학자들, 또 계속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또 원전은 어떤가? 낡은 원전의 가동을 멈추라는 사람들과 아직 쓸 만하다는, 아니 더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들, 일부러 전력난의 위기를 부추기는 사람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후쿠시마나 체르노빌 사고를 보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줄까?

 

이 책은 고위험에 대한 책이다. 원전, 화학공장, 항공기, 댐, 핵무기, 유전자 조작 등의 위험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밝힌 이 책의 목적은 그 위험들을 돌아봄으로써 '사람들이 입을 실질적 피해를 줄이는 것' 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피해를 초래하는 것은 시스템의 속성이라고 하며, 참사의 위험을 안은 시스템들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사고' 는 뜻하지 않은 잘못된 사건을 말하는데, 시스템의 기능을 저해하는 손상과 관계되고 손상의 규모가 커야한다. 즉 하나 이상의 장치에 손상을 입혀서 현재 및 미래의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하위 시스템, 혹은 전체 시스템의 장애를 말한다.

 

사고는 희생자들을 만든다. 1군 희생자는 직접 시스템을 운용하는 운용자, 2군 희생자는 기타 인력내지 승객을 비롯한 시스템 이용자, 3군 희생자는 무고한 외부자, 4군 희생자는 미래세대를 가르킨다. 4군 희생자는 대부분 방사능이나 독극물의 피해를 입는다. 기형아나 사생아가 4군 희생자에 해당하며 먹이사슬을 올라가면서 축적되는 잔여 물질에 오염되는 모든 사람들도 4군 희생자다.

중요한 것이 바로 4군 희생자다. 1,2,3 군 희생자는 바로 알 수 있고 그 수도 적다. 그러나 4군 희생자는 몇 대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고, 당장 나타나지 않으면 알 수도 없다. 그리고 그 대상이 얼마나 광범위할지 그 조차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사고의 원인들을 파 해치기도 하고 그 문제와 관련되거나 제기되었던 정치, 법적, 사회적인 문제들도 두루 살펴본다. 많은 분량의 사례들이라 읽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사고를 분석하는 글들이기 때문에 내가 그와 관련된 사고에 관심이 없다면 다소 지루 할 수도 있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DNA 조작과 댐, 핵무기, 지진 등에 관심이 많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었다. 그러나 내게는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럼 다시 묻는다. 이 책이 나에게 혹은 읽는 이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아니 이 책을 읽는다면 과연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내게 답은 이것이다. 일단 사고에 대한 특히 대형 사고에 대해 어렵지만 조금은 알 수 있었고, 그 시스템들이 만들어내는 복잡하고 얽힌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으며, 우리가 새로운 무엇인가를 혹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 내려하거나, 그 결과물을 내가 이용하려 한다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돈이 싸서 혹은 이용비용이 덜 들어서 좀 더 편리한 것을 쓰거나, 원전이나 댐 같은 것들을 만들려고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업체들이 무엇을 위해 하려고 하는지,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좋기만 한 것인지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고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대형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그 호기심도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is-Story - 역사라고 불리는 그들만의 이야기
닉 테일러 지음, 엄연수 옮김 / 글과생각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His-Story

 

 

우리가 살아가면서 익숙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성공하는 것, 남들보다 나아야 하는 것, 돈을 많이 벌고, 시간을 쪼개 쓰고, 사람들이 원하는 멋진 모습을 만들기 위해 365일 늘 다이어트를 하고, 때로는 성형을 하고, 내 취향이 아닌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 옷을 사고, 나에게는 딱히 필요 없는 기기들을 사고 유명하다는 곳에 가고, 유명한 것을 가져야 한다.

 

학교에 가기 전에 한글은 기본에 영어도 하고, 피아노, 미술, 악기, 이제는 한, 두 가지 운동정도는 기본에 학교에 가서는 선행학습 또한 기본, 여러 가지 학원 다니기.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입사, 적당한 나이에 결혼, 내 집 마련, 다시 적당한 나이에 적당한 아이를 낳아 또 적당히 키우기. 중요한 것은 꼭 남들만큼.

 

우리가 왜 이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우리는 늘 성공에 목을 매고 앞으로 달려야만 한다. 남들보다 성공한 것은 존경받는 행동을 하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사'자 달린 직업을 원하는 것도 결국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라는 것. 남들보다, 내 주위사람들 위에 올라서야 하면서도 또 그 사람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일생의 명령이다.

 

'다르게' 산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우리의 운명이 아니다. 이미 세상은 돈과 권력이 지배하고 있고 우리가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남들처럼, 그러나 그런 남들 위에 올라 설 때만 가능하다고 세뇌 당해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이런 이분법 적인 세계, 일방향의 세계, 속도의 세계, '우리'가 아닌 테두리의 것은 배척하고 이용하고 짓밟아야만 하는 세계. 이 책은 왜 우리가 이런 세계에 살게 되었고, 그런 사고방식이 지배해 오면서 우리가 잊고, 버려야만 했고, 그로인해 황폐해진 것들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책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직선이 아닌 순환의 원리, 함께의 원리, 틀림이 아닌 다름의 원리, 이용과 개발이 아닌 상생의 원리, 소유가 아닌 있는 그대로 놓아둠의 원리, 조화의 원리 이런 원리들을 대표하는 여성성이다.

 

이 세계를 지배해온 남성성은 여성성의 상대되는 원리이다. 남성성은 어느 순간 지식을 독점하고 지혜를 가진 여성들을 이단과 미신으로 몰아 배척하고, 이 땅의 모든 것을 '지배'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 모든 것은 'He' 'His' 그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언제부터 그런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5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돌아간다. 성경의 '창세기'에서 보이는 '분리' '이분법'의 시각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을, 땅과 하늘을 남성과 여성을 가르고 농사지을 수 있는 땅과 불모지를 가르고, 그 울타리 안의 땅과 동물, 곡물들을 가르는 사유재산이 생겨나고, 경쟁과 위계질서가 생겨나고, 자기 것을 잃을까 하는 불안함에 무장 세력이 생겨나고, 더 나아가 아예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군대가 생기고 그로인해 잔인한 전쟁이 시작된다. 또 그들은 획기적인 기술인 글쓰기를 비롯한 지식을 독점하고 돌 판에 규칙을 새기면서 여성들의 권력을 빼앗고 토속신앙과 다신교를 배척하며, 이어 모계사회는 사라지고 가부장제가 승리하며, 모든 부는 아들이 이어받게 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역사가 되어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부터 배우고 듣고 이런 시스템 속에서 부속품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런 사고와 이런 사고가 만들어낸 사회는 결국 자연을 파괴시키고 동물을 학대하며 황폐화시키고 있는데, 이제 그런 남성들은 지구 밖 우주에까지 그 소유를 넓히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남성들은 실패했으니 그들을 몰아내고 여성들이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바로 보자는 이야기, 그리고 좀 더 자연스러운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 그리고 잊혀진 여성성을 되찾자는 것이다. 여성성이 부활한다는 것은 직선뿐 아니라 곡선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춤과 놀이를 즐기면서 모든 동물, 식물, 자연의 생명력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남성성과 여성성 모두를 지지하며 땅과 더불어 가볍게 살아가는 것을 다시 배우자는 것이다.

 

히즈스토리는 모든 생명이 이 세상을 공유하며 즐길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게 하면서 분리와 소유로 점철된 5000년 세월을 만들었다. 집이든 차는 사는 데만 익숙하며, 끊임없는 전쟁, 고통, 빈곤을 끌어안고 살아가게 만들었다. 이미 세상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자연 이용과 개발의 대상이었던 지구도 곳곳에서 아픔을 얘기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미 우리는 그 위험을 감지하고 있고, 그 위험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고 그 너머 생명의 존귀함을 생각할 때, 유전자 조작의 위험을 얘기할 때, 원자력의 위험을, 강물을 인위적으로 가두는 것 등의 순리의 거스름을 이야기 할 때, 지구 반대편의 가뭄과 가난을 생각할 때, 1일2식, 소식, 채식 등 채우는 것보다 비움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그 잃어버린 것, 다시 찾아야 할 것들을 무의식중에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내가 젖어있던 것들, 당연하게 여기지만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 것들, 내가 누리기 위해 파괴해야 했던 것들, 편견들을 바로 볼 수 있었고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이미 실천하고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은 대립해야 하는 것이 아닌 아름답게 조화해야 한다는 것도, 이제껏 남성성에 치우쳐진 생활과 사고를, 교육을 하고 있었기에 병들게 된 우리 자신을 치유하고 어떻게 조화로운 생활을 해야 하는지도 말이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많은 분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먹는 순서 폭발 다이어트
이시카와 히데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먹는 순서 폭발 다이어트

 

 

출간 2달 만에 15만 부를 돌파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특히 요즘 같은 여름이면 tv든 인터넷이든 다이어트 열풍이라 말해도 될 만큼 그 열기가 뜨겁다. 지금은 여름이라 더 그렇지만 실제로는 1년 내내 다이어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쉬던 연예인이 복귀할 때 가장 이목을 끌기 쉬운 이슈도 바로 다이어트다. 몇 키로 감량하고 멋진 몸을 만들었다, 혹은 출산이후 몇 키로 감량에 출산 전 몸매로 돌아왔다 등은 연예가의 단골소재다.

 

 

또 다이어트 방식에 대한 것도 관심이 뜨거운데, 황제 다이어트, 레몬 디톡스, 해독주스, 원 푸드 다이어트 등이 그렇고 이런 먹는 방식을 넘어서 이젠 1일1식, 1일2식, 하루건너 하루 단식 등 단식에 대한 관심이나 그 유효성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나 자신도 최대 14키로를 감량한 경험이 있고, 그때 칼로리와 운동, 식단 등을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했기에 다이어트에 대한 느낌은 참 색다르다. 하루에 5끼도 먹어봤고 GI지수를 신경 쓰며 식단을 짜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이어트에 상관없이 건강을 위해 1일2식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 관심 중에 이젠 먹는 순서를 바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일단 굉장히 얇고 어려운 말들이 없어 그냥 몇 십분 만에 스르륵 읽을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많이 알고 있을 혈당치 인슐린 등의 친숙한 말들도 나온다.

 

 

그럼 이 다이어트는 다른 다이어트들과 과연 어떻게 다를까? 다른 다이어트들은 대부분 '무엇을 먹지 마라, 몇 끼를 먹어라,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라' 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그러나 이 다이어트는 무엇을 먹는가 보다 '늘 먹던 것' 을 '어떻게' 먹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늘 먹는 음식도 먹는 순서만 바꾸면 체질을 바꾸고 자연스럽게 체중감량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다이어트는 굳이 특별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먹는 순서만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는 근거는 혈당치와 인슐린, 렙틴의 관계에 있다. 혈당치는 혈액속의 당(포도당) 농도를 말하는데, 탄수화물을 먹으면 간이 탄수화물을 당으로 변환시킨다. 그럼 혈액속의 혈당치가 높아지고 인슐린은 혈액속의 당을 세포로 운반한다.

 

 

바로 여기에서 이 다이어트의 핵심이 있다. 인슐린이 분비될 때 아미노산(단백질)의 비율이 높으면 당을 에너지를 사용하는 코스로 운반하지만, 중성지방이 많으면 체지방이 되는 코스로 배송하게 된다. 중성지방은 당과 지질이 합체 하면 쉽게 늘어나기 때문에 국, 밥, 반찬 등을 함께 먹으면 중성지방 섭취를 늘여 체지방을 늘어나게 하는 것이다. 당도 단독일 때는 에너지로 사용될 때가 많기 때문에 따로따로 섭취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늘 먹는 것처럼, 국, 밥, 반찬 등을 함께 먹지 않고 각 영양소 군으로 '해체' 시켜 먹어야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식물섬유 군, 다음은 단백질 군,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먹음으로써 마치 위 속에 음식을 차곡차곡 쌓는 것처럼 먹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샐러드의 채소, 절임 채소, 익힌 채소의 채소류를 먼저 먹고, 된장국이나 고기, 샐러드의 참치 등의 단백질 섭취,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을 먹는 순서가 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의 이점은 소화를 천천히, 채소류를 먼저 먹어 포만감을 주어 과식을 막고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축척이 아닌 소비하는 쪽으로 체질이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렙틴이란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지방을 분해하고 연소하는데 필요한 호르몬이다.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꼭 정체기를 만나게 되는데 이를 렙틴의 효과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실천을 하다가 체중이 줄어들면 렙틴의 분비가 줄어들어 더 이상 체중이 줄어들지 않을 때는 딱 하루 탄수화물을 폭식하는 '폭발의 날'을 주어 렙틴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 다이어트를 할 때 일주일에 하루는 폭식의 날을 주어 주중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곤 했는데 단지 심리적인 효과를 위해 한 행동이었지만 이런 렙틴의 분비를 촉진한 아주 현명한 행동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이어트 후 내가 느낀 점은 단지 살을 빼는 것에 집중을 하면 반드시 요요현상으로 몸을 더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운동도 중요하지만 다이어트의 첫 번째는 식사조절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식사 조절이 아니라 평소 생활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면 요요현상 없는 건강한 체질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에서도 그를 중요하게 언급한다.

 

 

일단 전체적으로 굉장히 설득력이 있고 큰 무리없는 다이어트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식생활 패턴을 지키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학생이나 회식이 많은 직장인들 까지도 유별나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은 아주 좋은 점이지만, 결국 이 방법도 식사량 자체를 줄이는 것 그리고 그 방식을 바꾸는 것인데, 음식을 늘 해체시켜 먹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이지만 평생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다이어트는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만들고 평생을 지켜갈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에 따라 실천할 것이지만 이 다이어트를 실천 한다면 건강과 자신의 스타일을 위하여 좀 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지켜갈 수 있는 그런 방식은 스스로 많은 고민과 체험을 통해 찾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의 실패로 요요현상을 겪어 보았거나, 운동이나 식단 조절 등 꼼꼼히 신경을 쓰기 어려운 직장인들, 조금이라도 쉬운 방법을 찾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방법인 듯하다. 몸에 큰 무리도 주지 않을 것 같고 책에 나오는 실천 방법들은 아주 쉽게 때문에 바로 당장이라도 시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