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9.5

 

 

 

그 순간, 욕심내기

 

우리는 '가끔씩'도 아닌 '종종' 놓치고 있다, 일상의 소소함을. 나아가 소중함을.

언젠가 혹은 어디에선가 들었던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에 일순간 듣고선 흘려버리고 만다.

 

그런데 매일매일 직면했던 순간들이 조금씩 아니면 크게 뒤바뀌어 버린다면

무심코 흘려보낸 '그것들'을 하나라도 더 주워담고 싶을 것이다.

 

그 순간이 다가오면 참 후회스러울테지.

그 순간이 다가오면 참 슬플테지.

 

빛이 어둠으로 뒤덮기 전에

그 순간 후회와 슬픔을 덜 느끼기 위해

그것들을 더 아끼고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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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4

 


 

눈을 감아보았다

눈을 감아보았다

푸른 하늘, 몽실몽실한 구름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아보았다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아보았다

유혹하듯 향기를 뿜어내는 꽃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감아보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발자국이 쌓였던 땅이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 사진 한 장 한 장 남기듯이

눈을 깜빡이며 한 장면 한 장면 남겨야겠다

더 많이, 아주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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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3



 

의식, 시선 그리고 만남

 

처음에는

그가 그녀를 의식했다.

그의 설핏설핏한 의식에 그녀는 신경이 쓰였다.

 

그 뒤

그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고

그녀의 시선이 그를 향했고

그와 그녀의 시선은 서로를 마주했다.

마지막은

만남만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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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치지 않았으면... 그걸로 된 거야. 난 괜찮아.


-
오래 전 들었던, 그 말이 마지막 말일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 말을 다시 들을 줄이야.
숨이 막히는 듯 했다.

어쩌면 잊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잊으면 안 되지만 무의식 중에 잊으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비겁한 일인가.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상처의 통증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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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가두었던 마음의 감옥, 그 빗장이 어느 틈에 스르르 열리고 있는 걸까. 나는 그곳에서 걸어 나와 발레 슈즈를 신고 있었다.

인생의 주요한 변곡점에는 대개 ‘만남‘이 있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 좋은 취미를 만나는 것,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친구를 만나는 것 등 좋은 만남은 우리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일이다.
내 인생에서 발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 발레 배우기를 포기하게 된 계기, 그리고 다시 발레를 취미로 삼게 된 계기의 앞머리에도 모두 ‘만남‘이 있다.

발레를 배우면서 말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표현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를 하는 시간만큼은 몸으로, 눈빛으로, 미소로 나를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본다. 그동안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마음, 내면에 가두어 두었던 감정을 손끝에 담고 발끝으로 펼쳐 본다. 그렇게 발레 안에서 뜻밖의 안도감을 찾고 있다. 말을 잘하지 못하면 어떠한가. 중요한건 나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안녕, 오늘도 열심히 해 보자!‘
발레를 시작하며 다른 무엇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보며 웃고,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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