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 마키아벨리에서 조조까지, 이천년의 지혜 한 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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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저자 김태현

리텍콘텐츠

2025-04-21

인문학 > 철학 > 교양 철학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 책 소개


『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사상가까지, 인간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삶과 본질을 꿰뚫는 철학자들의 말들을 모은 책입니다.

마키아벨리, 쇼펜하우어, 파스칼부터 칼릴 지브란, 법정스님까지 시대를 초월해 존재와 삶을 사유한 철학자들의 핵심 명언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명언집이 아닙니다. 500개의 명언 모두 짧은 해설과 함께 철학자들의 사상적 맥락이 반영되어 있어 세상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면적 사유의 문을 열 수 있는 이 책은 삶의 순간순간에 방향을 제시해주는 조용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누구나 실수하고 싶어서 실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갠 날에는 다음날 비가 온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뿐이다.


이 세상 모든 의미 있는 일들은 위험 속에서 이루어졌다.


가장 강한 사람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자이다.


말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아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당신의 행복과는 상관이 없다. 행복과 상관 있는 것은 당신이 어떠헥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이 시간이 더할 수 없는 보배다. 사람은 그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였는가에 따라서 그의 장래가 결정된다. 만일 하루를 헛되이 보냈다면 큰 손실이다. 하루를 유익하게 보낸 사람은 하루의 보배를 파낸 것이다. 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것은 내 몸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좌절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의 길로 들어선다.





■ 책 속 메시지


명언이라는 짧은 형식을 통해 인간의 삶, 욕망, 관계, 자유, 고독, 죽음, 진리 등의 철학적 본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철학적 지식의 정리보다는 살아 있는 사유에 가깝습니다.

짧은 명언들이지만 그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아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에도 다시 눈을 돌리게 합니다.

철학은 먼 학문이 아닙니다. 마치 살아 있는 인간의 고뇌와 선택, 기쁨과 고통을 사유하는 일이지요.



■ 하나의 감상


조용한 새벽녘, 책장을 넘길수록 한 줄 한 줄이 마음속을 조용히 두드렸습니다.

해답보다는 관점을 달리 보게 해주는 책이기에 자연스레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작고 협소한 마음에서 머무른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폭도 그만큼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확장시켜야만 세상도, 사람도 더 넓고 깊게 껴안을 수 있게 됩니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단단히 쌓아올렸던 내면이 와르르 무너진 적이 있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바람 한 점도 무섭고 힘들 정도였지요.

한 번 무너진 내면을 다시 쌓아올리기란 쉽진 않습니다.

단단하게 초석을 다져놓고 쌓는다 해도 아직은 불안정하기에 위태로울 순 있습니다.

그럴 때면 글쓰기 노트부터 펼쳐 빼곡히 적힌 명언들을 읽으며 불안함을 잠재웠습니다.

이러한 명언집이 지금의 나에게 온전히 와닿는 말도 있고 시간이 한참 지나야 이해할 문장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책은 다 읽는 혹은 다 읽었던 책이 될 것이 아니라 곁에 두고 오래 꺼내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본디 좋은 삶은 더 많이 아는 삶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는 삶입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 건넴의 대상


철학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

삶의 방향을 잃었거나 조용히 사유하고 싶은 분

바쁜 일상 속, 하루 한 문장으로 자기 성찰을 하고 싶은 분

명언을 좋아하지만 한 걸음 더 깊은 해설이 필요한 분




왜 나는 이 길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진 분들에게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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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풍경 - 글자에 아로새긴 스물일곱 가지 세상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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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글자 풍경

저자 유지원

을유문화사

2019-01-30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책 소개


『글자 풍경』은 유럽과 아시아의 글자부터 한글까지, 전 세계의 글자들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일상적으로 우리가 마주하는 글자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들여다본 책입니다.

특히 글자가 탄생하고 변화해온 문화적,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탐색할 수 있어 깊이 있는 사유를 이끌어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이탈리아구나. 아, 내가 이탈리아에 왔구나!

베네치아에 도착한 길에 평범한 연구소의 간판 하나와 마주쳤다. 탄성을 머금은 채 그대로 멈춰 서서 들여다봤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국경을 넘어 막 이탈리아에 도착한 직후였다. 내가 살던 독일의 일상에서는 보기 드문, 둥글고 밝고 비례가 우아한 글자들이었다. 그 글자들이 따뜻해 보이는 하얀 돌 위에 새겨진 채, 남쪽 나라의 화사한 태양 아래서 나른히 기지개를 펴며 몸을 늘이고 있었다. 여기, 이탈리아가 깃들어 있었다.



국경을 넘는 모든 경험 중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 알프스를 넘는 경험이었다. 독일에서 알프스를 넘어서 마침내 남쪽 나라 이탈리아의 풍광이 나타나는 순간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버스로, 자동차로, 기차로, 비행기로도 넘어 보았고,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로도, 스위스의 알프스로도 넘어 보았다. 그때마다 매번 눈부신 변화를 접했다. 알프스를 넘어가면 태양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나뭇잎의 반짝임이 달라지고, 바람의 성격이 달라지고, 올리브 나무의 회녹색을 닮은 듯 건물들의 재질과 색채감이 달라진다. 그렇게 사람들의 피부색과 생김새가 달라지고 기질이 달라지며, 언어가 달라진다. 그리고 글자가 달라진다.



글자를 다루는 것은 곧 정보를 쥐는 것이라, 글자는 권력과 결부되어 있었고, 동서의 역사를 통틀어 주로 남성들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글씨체의 역사에서 여성이 주도한 예외적인 두 문자 문화가 있었으니, 하나는 한글이고 다른 하나는 히라가나다. 궁체는 궁녀들이 궁에서 쓴 글씨체다. 한글 글씨체의 발달사는 조선 후기 이후 여인들이 주도해 왔다. 궁체의 종류는 크게 편지를 쓴 ‘서간체’와 소설을 필사한 ‘등서체’, 두 가지로 나뉜다.



오늘날 디지털과 오프셋 인쇄의 창백한 기술 환경 속에서 물성이 탈락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 심해지고 있다. 물론 물성의 결여를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질 속에는 다른 층위의 비언어적인 정보들이 정교하게 담긴다는 사실 역시 주지하려는 것이다.



■ 책 속 메시지


글자는 언어를 담는 그릇일 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풍토가 반영된 문화의 결정체입니다.

지역에 따라 글자의 생김새가 다르니 즉, 그 지역 사람들의 기질과 환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죠.


문자는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닙니다.

오늘도 문자는 살아 움직이며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감상


책 정리를 하다 오랜만에 손에 잡힌 책 한 권을 문득 펼쳐 보았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감상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글자 풍경』은 단순한 문자의 배열을 넘어 그 문자가 태어난 땅의 공기와 빛, 사람들의 사고방식까지 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익숙했던 글자들 속에 풍경이 존재한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페이지를 넘길수록 마치 여행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도시가 활자처럼 느껴지고, 활자는 또 하나의 세계처럼 다가왔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로마자와 룬 문자 그리고 한글과 훈민정음의 역사적 흐름이었습니다.

하나의 문자가 어떤 경로로 발전해왔고 또 다른 문자와 어떻게 공존했는지를 읽으며, 마치 다른 문화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글의 아름다움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한글은 그 자체로 위대한 발명이며, 우리가 자긍심을 가져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 책은 글자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제가 살아가는 세계와 제 자신을 더 넓고 깊게 들여다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난 후부터 거리의 간판, 오래된 표지판, 카페 메뉴판마저도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읽히는 글자가 아닌 그 너머의 역사와 문화, 감정이 함께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흔히 글자를 읽기 위해 바라보지만 이 책은 글자를 느끼기 위해 들여다보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활자와 타이포그래피에 관심 있는 분

언어와 문화의 연결고리를 탐색하고 싶은 분

한글과 세계 문자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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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3
B. 파스칼 지음, 이환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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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팡세

저자 블레즈 파스칼

민음사

2003-08-25

원제 : Pensees (1670년)

인문학 > 서양철학 > 프랑스철학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책 소개


『팡세』는 인간 존재의 본질, 불완전함 그리고 신을 향한 갈구를 깊이있고 예리하게 사유한 유명한 고전입니다.

17세기 수학자이자 신학자였던 파스칼은 인간은 위대하면서도 비참한 존재라고 규정합니다.

그는 무신론과 허무주의를 경계하며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신앙의 필요성을 강조하죠.

덧붙여 『팡세』는 한 편의 체계적인 철학서는 아니고 파스칼이 죽기 전 미완성으로 남긴 단상들을 엮은 것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가장 연약한 존재이지만 생각하는 한 그는 우주보다 위대하다.



우리의 모든 존엄은 사유 속에 있다. 사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늘이나 땅에 의존하는 갈대보다도 덜한 존재일 뿐이다.



생각하는 갈대라는 비유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놀랍도록 간결하게 포착합니다.

약하지만 사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이 인식은 우리를 겸허하게 하고, 동시에 우리의 존엄성을 일깨웁니다.



■ 책 속 메시지


『팡세』는 인간 이성의 위대함을 인정해도 그 한계를 명확하게 긋습니다.

이성만으로는 인간 존재의 모순과 고통을 설명할 수 없지만 결국 인간은 신에 의지함으로써만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파스칼은 말합니다.

또한 그는 인간의 불안, 공허, 무의미를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직시하며 그 끝에 서 있는 신앙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 하나의 감상


『팡세』를 읽는 시간은 나 자신을 향해, 인간을 향해 그리고 신을 향해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여정이었습니다.

짧은 단상 하나하나가 꼭 망치로 가슴을 두드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오히려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많은 여백과 여운이 있었고 그 여백 속에서 저는 조심스럽게, 집요하게 사유할 수 있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보기만 해도 원초적이고도 묵직한 질문이지만 『팡세』에서는 우리를 질문하는 상태 자체에 머무르게 합니다.

그 과정이 어쩌면 불편할 수 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깊은 위로가 되었고 아직 풀어내지 못한 내 삶의 매듭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간은 위대하고 동시에 비참한 존재라는 파스칼의 통찰은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진실입니다.

삶과 존재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품고 있지만 선뜻 답을 찾기보다 그 질문과 함께 오래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 건넴의 대상


철학, 신학, 인간학에 관심 있는 청년 세대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깊이 사유하고 싶은 분

불완전성과 고통 속에서도 신앙이나 의미를 찾고 싶은 분

짧은 단상 속에서 깊은 사색을 즐기고 싶은 분


특히 '나는 누구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있는 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만나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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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4-30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책을 보니 반갑네요.

하나의책장 2025-05-03 17:33   좋아요 1 | URL
저도요^^! 좋은 구절들은 골라골라 글쓰기 노트에 담고 있는데 <팡세>는 어쩌다보니 전체를 필사하게 된 책 중 하나예요^^
요새 책 처분하느라 서재 정리중인데, 눈에 띄어 오랜만에 읽어봤더니 정말 좋았습니다 • ᵕ •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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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저자 존 윌리엄스

알에이치코리아(RHK)

2015-01-02

원제 : Stoner (1965년)

소설 > 영미소설

소설 > 미국문학





■ 책 소개


『스토너』는 미국 중서부의 한 대학에서 문학 교수로서 평생을 보낸 한 남자의 삶을 그려내었으며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이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출간 당시 주목받지 못했다가 나중에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농장에서 태어나 대학을 통해 문학을 만나게 됩니다.

이후 교수가 된 후 결혼하고 자식도 가지며, 몇 번의 실패와 몇 번의 고독을 겪은 채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하고 단순한 인생이지만, 그렇기에 더 깊은 여운이 남게되는 작품입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오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 노장교수들에게 스토너의 이름은 그들을 기다리는 종말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구석도 전혀 없는 단순한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그는 대학 공부도 농장 일을 도울 때처럼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철저하게, 양심적으로 했다. 1학년 말에 그의 평균성적은 B학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정도였다. 그는 점수가 더 낮지 않은 것을 기뻐했을 뿐, 점수가 더 높지 않은 것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전에는 알지 못하던 것을 배웠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점수가 그에게 의미하는 것은 2학년 때에도 1학년 때처럼 해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내 생각에 자네는 교육자가 되기에 적함한 사람이 아닐세. 재능과 학식보다 편견이 앞서는 사람이라면 절대 안 되지. 내게 그럴 힘이 있다면 십중팔구 자네를 해고했을 걸세. 하지만 우리 둘 다 알다시피 내게는 그럴 힘이 없지. 우리는…… 자네는 종신교수 제도의 보호를 받고 있네. 나도 그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그렇다고 내가 위선을 떨 필요는 없네. 난 이제 무슨 일에서든 자네와 얽히는 건 사양일세. 절대로, 그렇지 않은 척 가식을 떨지도 않을 거야."

스토너는 한동안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알겠네, 홀리.” 그는 피곤한 목소리로 말하고 나서 몸을 돌리려고 했다.



"그는 삶을 사랑했다, 그리고 삶이 그를 사랑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인생이 반드시 드라마틱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정받지 못하고 말없이 견뎌내어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결국 내 삶에 최선을 다한 것이니깐요.

우리의 하루하루는 어쩌면 기승전결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하루들이 모여 하나의 삶이 되는 것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존재의 존엄함 또한 꼭 깨우쳐야 합니다.





■ 책 속 메시지


책에서는 성공이나 명예가 삶의 본질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주인공 스토너는 문학을 사랑했고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했지만 무심한 결혼 생활을 보내야 했고 결국 사랑은 멀어졌으며 동료와는 갈등도 빚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문학과 학생 그리고 진실에 대한 충실함으로 자신의 존재를 지켜나가죠.

즉, 이 책은 성공이 아닌 진실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토너』는 우리에게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 하나의 감상


책을 읽고나면 문득 이런 물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스토너가 실패한 인물인가?

그러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것은 패배가 아닌 그에 대한 존경심이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집에서도 불안하기만 했던 그의 위치는 꼭 우리네 삶과 닮아있었습니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니지만, 세상은 쉽게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으로 나눕니다.

스토너는 자신이 선택한 일을 사랑했고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평범하고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면은 그 누구보다 치열했으니깐요.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이었지!

이렇게 읊조린 스토너의 고백은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인생의 진짜 모습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조용하지만 단단한 인생을 살고 싶은 이에게

문학의 위로를 믿는 모든 독자에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 중인 30-40대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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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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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소년이 온다

저자 한강

창비

2014-05-19

소설 > 한국소설

해외 문학상 > 노벨문학상





■ 책 소개


1980년 5월 광주.

한 소년의 죽음과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한 소설입니다.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라, 폭력 이후의 생과 죄책, 기억과 애도의 문제를 파고드는 이 소설은 고통을 바라보는 윤리적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동호’는 계엄군의 폭력으로 숨진 친구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도청으로 들어갑니다.

이후 그의 죽음은 주변 인물들의 삶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각각의 시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을 우리 앞에 놓습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도청 앞 은행나무들을 지켜본다. 흔들리는 가지 사이로 불쑥 바람의 형상이 드러나기라도 할 것처럼. 공기 틈에 숨어 있던 빗방울들이 일제히 튕겨져나와, 투명한 보석들같이 허공에 떠서 반짝이기라도 할 것처럼.



마이크를 쥔 젊은 여자의 카랑카랑한 음성이 분수대 앞 스피커에서 울려온다. 네가 걸터앉은 상무관 출입계단에서는 분수대가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나마 추도식을 보려면 건물 오른편으로 돌아나가야 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너는 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여러분, 적십자병원에 안치되었던, 사랑하는 우리 시민들이 지금 이곳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피를 흘리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그 피를 그냥 덮으란 말입니까. 먼저 가신 혼들이 눈을 뜨고 우릴 지켜보고 있습니다.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네가 죽은 뒤, 나는 살아가는 게 두려웠다. 살아 있다는 게 죄스럽고, 숨 쉬는 일조차 너에게 미안했다.



죽은 자보다 산 자가 더 오래 괴로워하는 이 문장은, 부채처럼 가슴에 남은 죄의식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애도하지 못한 슬픔과 마주하지 못한 진실 그리고 남겨진 자의 시간이 때로는 삶보다 더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속삭입니다.





■ 책 속 메시지


『소년이 온다』는 과거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묻는 작품입니다.

폭력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그 폭력을 외면하거나 잊으려 했던 우리 모두가 이 이야기의 일부임을 상기시킵니다.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고통을 바라볼 것인지 또한 죽음 이후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의 존엄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습니다.



■ 하나의 감상


문장 하나하나가 비탄으로 젖어 있지만 그것이 감정에 함몰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절제된 언어는 더욱 큰 울림이 되어 제 가슴 깊은 곳을 조용히 두드렸습니다.


광주사태를 실제 겪었던 아빠는 어린 시절부터 저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랬기에 지난 윤석열 계엄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칼을 들고 휘두르려 했지만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해서 죄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어떤 논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참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날 광주에서 스러져간 이름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숨이 막히고 문장을 넘기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지만, 그 고통을 함께 견디는 일이 곧 기억의 윤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끝내 말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진혼곡이자 현 시대의 양심에 던지는 물음입니다.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건넴의 대상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문학으로 느끼고 싶은 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고 싶은 청년 세대

한강의 문장을 통해 진실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


고통과 애도, 기억의 윤리에 대해 사유하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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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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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4-2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년이 온다, 를 읽었는데 작별하지 않는다, 를 또 어떻게 읽나 하고 있어요.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로서 힘든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하나의책장 2025-05-03 18:47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도 한 권 읽을 때마다 후유증이 너무 커서 연달아 읽지는 못했었어요ㅠ
재독할 때도 큰마음 먹고 읽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