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대답도 없었지만 한밤중 옥탑방의 불빛만은 환하게 대답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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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햇님이 밤에는 백열등이 그녀의 옥탑방을 환히 비춰준다.

어둠이 싫었다. 잡아먹히지는 않지만 잡아먹힐 것만 같은 두려움이 옥죄어와서.

이또한 그들이 그녀에게 행한 아픔이었다.

그녀는 언제쯤 이 어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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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소파에서 일어나 머리를 감고, 예전에 모라이스와 만났던 캘리포니아의 낙농장으로 차를 몰고 갔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섬이 되는 대신, 섬을 찾아가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아조레스 방식은 이렇죠.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오늘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한두 해 전 테르세이라 섬에 있는 프랭크네 집을 고치던 남자들이 일을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밧줄 투우를 보겠다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프랭크가 외쳤다. "이봐요! 돈 주는 사람은 나라고. 돈 주는 사람이 중요합니까, 투우가 중요합니까?" 그들은 "당연히 투우죠"라고 대답하고 집을 나섰다.

"열 번째 섬이 어떤 장소나 특정 무리인 줄 알았던 거요?" 알베르투가 놀리듯 내게 물었다. "열 번째 섬은 마음속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라오.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것이죠. 두 세상을 오가며 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열 번째 섬을 조금 더 잘 이해한 다오. 어디에 살든 우리는 우리 섬을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소."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을 겪는 내내 나는 비밀을 하나 간직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대를 잘못 골라 쓸데없이 쏟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나면 결국 내 옆에 ‘상남자 작가’가 있으리란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둘 다 책 읽기를 매우 좋아했고 둘 다 어린 시절에 아픔을 겪은 적이 있어서 서로의 상처를 이해했다. 게다가 그는 검정 티셔츠가 잘 어울렸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하는 마음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 같았다. 하늘, 바다, 연보랏빛으로 물든 큼지막한 꽃 뭉치가 여기저기 매달린 수국 덤불, 갓 구운 빵, 와인, 친구들, 또 포르투갈 사람들은 밤 9시가 되도록 저녁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에 나는 감사했다. 어쩌면 나는 감사로 가득한 행복 속에서 기분 좋게 허우적거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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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죠
당신과 함께 했던 그 순간 너무도 좋았는데
전해진 말 몇 마디에 쌓이고 쌓인 오해에
나는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죠
돌아선 나를 붙잡으려는 당신도
차마 발길 떨어지지 않는 나도
보고싶지만 볼 수 없어 슬퍼하고 눈물흘렸죠
우리의 마음이 서로에게 닿기엔 부족했죠
사랑한다고 내밀었던 손 끝까지 붙잡지 못해 미안했어요
미안했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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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7

 

 

 

아픔을 드러내는 것도 용기이다.

슬픔을 드러내는 것도 용기이다.

 

나는 꽤나 용기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내 아픔도, 내 슬픔도 드러내는 것에 서툰 것 보면 그건 아닌가보다.

아마 난 어렸을 때부터 알았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을 토해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을.

그것을 진즉 알았기에 이제와서 내 마음을 토해내기에는 시간이 참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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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6

 

 

 

자주 보지 않아도, 매일 본 것 마냥 편하고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헤아려주고

 

아픔을 드러내도, 보듬어 줄 수 있는

슬픔을 드러내도, 안아줄 수 있는

 

그게 바로 친구이다.

그런 친구들이 내게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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