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는 아이와 함께 부산에서 1시간 가까이 떨어진 진하해수욕장까지 갔다왔다.주말 오후를 주로 밖에서 보내는데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였다.주말 마다 나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아토피가 있는 아기들은 신선한 바깥공기를 접해야 한다.평일에는 와이프가 하루 한번은 꼭 산책을 나간다.겨울에도 아주 춥지 않은 날을 제외하곤 동네 한바퀴라도 돌았다.그러니 주말에는 함께 약간 멀리나가줘야된다.바닷가나 산 밑이나....지난 주에는 금정산 아래 부산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녔고 비가오는 데도 범어사에 다녀왔다.그 전 주에도 어딘가 갔을텐데 ..기억도 안난다.

또 다른 이유..

주말에 집 안에서 아기를 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좁은 집안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답답한 공간이다.일단 밖에 나가면 아기가 주변에 신기한게 많아서인지 훨씬 온순해진다.두리번 두리번....또 자동차를 타고 나가다보면 이내 잠이 들기도 한다.

 12시에 나가서 저녁 무렵 들어왔다.오늘은 바닷가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래 서성이지는 못했다.돌아오는 길에 아기는 차 안에서 잘 잤다.오는 길에 대변항에서 오징어 두 마리를 사서 와이프랑 나누어 먹었다.조금 남았길래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맥주 사와서 차 안에서 마셨다.엘리베이터 타고 이러다 보면 아이가 깰까봐...자는 틈을 이용하여 차 안에서 먹는 맥주도 괜찮았다.

저녁8시에 뉴스를 봤다.

한미FTA 반대 상경집회가 있었나보다.서울 종로일대가 한동안 마비되었던 듯...지역에서 올라가는 농민들을 경찰들이 톨게이트나 공항에서부터 원천봉쇄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이 키우느라 험한말을 담지 않는 와이프가 뉴스를 보다가...

"으이구...노무현 도대체 왜저래...저런 저런 십장생들" 이라고 했다.

조금 귀엽게 했다.^^  FTA 앞 기사는 북미관계 개선,남북정상회담 4월쯤 논의가능 뭐 이런 기사들이 나왔다.한동안 평화체제와 FTA의 딜이냐 이런 말들이 나왔는데 뉴스만 보면 그래보이기도 한다.

와이프가 그런다.'사태가 저 지경인데 ..왜 사람들은 가만있지?'

그래서 나는 뭐라 뭐라 리뷰 쓸때 하는 그런 이야기들을 하며 대충 무슨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사실 마음 속에 남는 더 큰 마음은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부산에 있고 ..서울에서 있었어도 아기때문에 가기 힘들었을 것이다.그러 저러한 변명을 대도..나는 미안하다.나는 졸속적으로 처리되는  '한미FTA'에 반대한다.그렇지만 아직 반FTA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그저 산별에서 3월말쯤 거국적인 반FTA 파업이 있다고 하니 그것만 기다리고 있다.산별 노조의 지도부는 한동안단식투쟁을 했었는데 아마 지금쯤은 접었을 것이다.물론 단식만 접었지 시위는 계속한다.대개 죽치고 앉아 있는 시위이긴 하지만.

물론 내가 글을 쓴다거나 다른 이들과 이야기한다거나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한다거나 할 때 나는 내 '신념'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한다.또한 직간접적으로 반FTA진영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그런데 그런 거.....다 하는 거다.그게 뭐라고...

졸속으로 추진된 한미 FTA는 분명히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그런데 왜 뉴스에 나오는 시위대에는 일부 노동자,일부 농민,일부 사회단체,극소수의 학생들 밖에 없을까...그냥 이대로 끝나고 말것인가..

나는 계속 미안하다..몇 십년 동안 그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논게 미안하다.

와이프가 그런다.

'촛불 시위같은 거 하면 예찬이랑 같이 갈까? 최연소 시위 참가 기록세우는거 아닐까? 생후8개월 한미FTA반대 머리띠를 두르다. '

진짜 8개월짜리 아기까지 나가야되냐? 응!!  아...미안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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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1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산역 노숙인들은 오늘 밤 11시 이후 부산역내에서 잠들기 힘들어진다.부산역에서 방범과 승객서비스를 이유로 1,3층을 심야시간에 폐쇄하기 때문이다.처음에는 건물 대부분을 폐쇄하려했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방식이라는 여론이 있어서 양보한게 그 수준이다.

부산역에는 대략 300명 정도의 노숙인이 산다.특히 매표장 오른쪽,즉 관광안내소와 동전 넣는 컴퓨터 뒤쪽은 거의 노숙자들이 점령을 한 상태이다.가끔 서울가려고 기차를 타는데 그때보면 대낮에도 2-30명의 노숙자들이 고개를 떨구고 잠에 취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산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들어서면 부산역 주변으로 노숙인들이 늘어난다.뉴스를 검색하다보면 지난 12월정도 부터 전국에서 기차를 통해 노숙인들이 부산역으로 몰려들었다는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노숙인들이 늘어나면서 음주관련 범죄나 승객들에 대한 위협등이 문제가 되어 왔다.최근에는 자원봉사 여대상이 노숙인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까지 생겼다.이러 저러한 여론이 노숙인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10여년 동안 노숙인들과 동거동락해오던 부산역이 뭔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에서 처음 만나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부산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심야시간 역무원들의 안전문제도 심각하다.철도공사가 복지기관은 아니다,결국 중요한것은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인데 노숙인들로 인해 고객들이 불편해 한다.. 등등 "  이런 저런 주장들이 시민들에게 어느정도 먹혀들고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대개 저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그런데 정작 그들은 노숙인들을 별로 만나보지 않았다는 것이다.그저 지나가면서 복장이 꼬질꼬질하고 냄새나고 왠지 가까이 오면 뭔가 묻을 것 같아 거리를 두게 되는..그게 그들이 노숙인의 정체성에 대해 갖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노숙인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다면 알라딘의 평범한 사람들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좀 갑갑하며 아쉬운 것이  '노숙인'을 그러한 고정된 이미지 속에서 하나의 집단으로 파악하는 것이다.이건 지독한 편견이며 무관심과 무식이 만들어낸 가짜 '진실'이다.결론 부터 말하자면 노숙인은 결코 동질한 하나의 집단이 아니다.

사람들은 노숙의 발생 원인을 단순히 개인의 무능,자력의지의 부족등 만을 이야기 한다.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만 이는 원인이라기 보다는 결과에 가깝다.97년 이후 우리사회에 늘어난 노숙의  원인은 당연히 사회경제적인 것이다.사회적 안전망이 전무한 우리사회에서 가진것 없고 배운것 없는 사람들이 일자리 잃고 그로 인해 가족해체되고 절망감이 깊어지고 이러다 보면 금새 노숙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노숙의 길에 들어서면 이제부터는 노숙을 하는 행위가 자력의지 자체를 떨어뜨리는 것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장기노숙자로 전락하게 만든다.'멀쩡한 사지두고 저게 뭐하는 짓이냐'는 지적은 그들의 심리적 외상과 사회경제적 처지를 외면한 무책임한 말이다.

결국 노숙 문제의 해결은 노숙자 개개의 상황에 따른 개별처방이 길이다.알콜의존성 노숙자에게는 알콜치료를,정신병력이 있는 노숙자는 정신과 치료를,의료지원이 필요한 노숙자에게는 수급자선정을,직장이 필요한 노숙자에게는 일자리를...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런 말을 한다."에이 그건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거지요?" ... "그래 너는 노숙자 문제에 대해 별 생각도 안해보고 그냥 느낌만 갖고 노숙자를 규정하고..가장 단순하게 배제하는 방식만을 기억하고 있구나.뭘 알고 말하진 않아도 되는데 뭘 생각해보고는 이야기를 해라..." 라고 이야기해주려다가 그냥 '피식'하고 말았다.실제 사회복지 관련단체에서도 노숙자지원센터를 확충하고 아웃 리치 서비스를 시도중이다.(OUT REACH는 쉽게 말하면 쉼터에서 기다리는게 아니라 찾아나서서 실태파악하고 꼬셔서 이런 저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쉼터 처럼 내부규율이 강한 것이 아닌 그냥 와서 대충 사용내용만 적고 자다 나가도 되는 잠자리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드랍인(DROP IN) 형태의 숙소같은 것이다.97년 이후 마구잡이로 대책을 만들던 노숙자 정책도 이미 조금씩 방향을 바꾸고 있다.그런 것도 모르고 그냥 모르니까 '이론적' 으로나 가능하다고 속단해버리는 단순경박은 단지 그 친구만의 문제도 또 이 문제에만 해당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노숙자중에 어떤 사람들은 농담처럼 자기는 A급 노숙자고 술먹고 하루종일 비틀거리는 사람들은 C급 노숙자라고 이야기를 한다.그런 놈들때문에 자기들까지 도매급으로 넘어가서 죽겠다고 한다.거기에 그런 놈들때문에 예비범죄자 처럼 인식되고 잘 곳 마저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원망한다.

실제  노숙자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단 한번도 노숙자들과 이야기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 '이야기'에서 노숙자들이 역 앞에서 빵사먹게 돈달라고 이야기했다는 수준의 것은 제외하자.제발) ....그렇다고 먼저가서 이야기해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굳이 뭐하러 대화할 필요까지 있겠는가? 보통사람에게도 그러지 않는데 굳이 노숙자라고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또한 결코 쉬운 일도 아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노숙자에 대한 어떤 어떤 이미지,어떤 어떤 생각들을 잠시만 중단하라는 것 뿐이다.다른 것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만 잠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아마 그러한 행위가 어떤 입구가 될지도 모른다.

그나 저나 오늘 밤 쫓겨난 부산역 노숙자들은 어디가서 잘까? 아직 밤에는 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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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3-0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께서 예전에 올리셨던 글이 생각나네요. 남대문 노숙자와 서울역 노숙자. 말 걸어보는건 미션이 아닌 이상 쉬운 일은 아닐듯합니다. 저는 저한테 피해주는 노숙자 아닌 이상 ( 냄새가 너무 난다거나, 지하철 문을 막 치고 다니면서 위협한다거나, ) 호.오.가 없네요. 잘 모르겠지만, 노숙자한테 얘기 거는...건,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하루(春) 2007-03-0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달쯤 전 부산에 다녀와서 그런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몇년 전 서울역에서 자던 노숙자가 동사한 사고가 있었죠. 무서워요.

드팀전 2007-03-0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노숙자에게 말 걸 필요없습니다.평범하게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 걸지 않는데 뭐하러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그건 당연한 일입니다.대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는거지요.그리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배제'가 아니라 '호의'를 가지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루님>서울역 노숙자는 거의 전국구 형태가 되었다지요.지역별로 파벌도 생길 정도라고 하더군요...아무리 어떤 정책을 펼쳐도 노숙자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들을 위한 그들의 사회복귀를 위한 작업들은 이어져야할 것입니다.노숙자 중에는 정말 무서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모두 그런 건 아닐겁니다.

조선인 2007-03-02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숙자들도 사람사는 사회와 똑같아 부지런한 사람도 있고, 게으른 사람도 있고,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개개의 사정은 다 다른데 사정 다른 사람들을 포용할 수 없는 이 사회의 빈부격차가 그만 미워집니다.
 

학교안전요원이라는 직종이 있다.뭐하는 사람이냐 하면, 학교에서 숙당직을 대신해주는 노동자다.(노동자라는 말 싫어하는 사람많으니까..'근로자' 다)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숙직했었다.내가 어렸을 때도 가끔 아버지가 숙직하는 빈 교무실에 엄마와 함께 찾아가곤 했다.그런데 요즘은 학교안전요원이라는 야간경비아저씨들이 이 업무를 대신한다.

학교안전요원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148시간을 근무한다.주 5일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당 40시간이니까 거의 3배가 넘는다.월근무로 치면 거의 600시간에 해당한다.이들이 한달에 받는 월급은 대략 78만원 수준이다.학교 안전요원들은 파견근로법에 의한 용역업체 직원이기때문에 포괄임금제의 적용을 받는다.

 대개 이 아저씨들은 오후 5시쯤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9시쯤 퇴근한다.물론 그 시간 내내 무언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대략 11시정도까지 문닫고 순찰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기한다.이 아저씨들은 휴일도 명절도 없다.빨간날은 하루 종일 근무해야한다.설 연휴...사흘 내내 학교 숙직실이다.세배? 자식들이 숙직실로 찾아와서 한다.

올해부터 최저임금법이 강화되었다.시간당 3480원쯤으로 기억한다.16시간을 시급계산하면 ...550만원 수준이된다.누가 그렇게 주겠는가? 지금은 대략 이렇다. 교육청에서는 1인당 120만원정도를 예산으로 잡고 있다.그중 보험떼고 뭐 떼고 해서 중간에 용역회사가 챙기고 80만원 정도 아저씨들에게 돌아간다.

 최저임금법이 강화되니까 결국 교육청은 불법을 저지르게 되는 발주처가 되어버렸다.(사실 그전부터 그랬지만..) 결국 학교안전요원을 단속적 근로자 라는 이름으로 규정했다.단속적 근로자라는 건 말 그래도...업무특성상 휴게시간이 많고 간헐적으로 일하는 근로자라는 뜻이다.대개 경비업무가 이에 해당한다.단속적 근로자로 승인받게되면 올해는 최저임금의 70%만 주면된다.2400원대... 비용을 줄일 수 있는셈이다.

그래도 문제가 생긴다.16시간 곱하기 2436원 해도 110만원 돈이된다.예산대비 너무 많다.그래서 또 머리를 짜냈다.근무시간을 어떻게 맞추어보자... 그래서 밤 11시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를 휴게시간으로 규정하고 돈을 안주는 방식으로 법을 피해갔다.8시간 정도는 번 셈이다.

그럼 퇴근이라도 시켜야지?....맞다.퇴근을 시킨다고 한다.밤 11시에 퇴근하고 집에 가면 밤 12시 ...다음날 아침 6시에 다시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한다. 대개 이런 상황이라면 아저씨들은 그냥 숙직실에서 버틸 가능성이 높다.결국 돈 안주고 잡아놓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새벽 1시 넘어서 일이 끝난다.대중교통도 다 끊긴 시간이다.그 아저씨가 자기가 2시간 동안 일해서 번 돈을 택시비로 쓰면서 집에 가시겠는가.저녁 4시간 근무 중 2시간은 택시에 주고 뭐 하고 뭐 하고 나면 한달에 50만원이나 벌겠나? 아저씨들이 돈 안받아도 숙직실을 택할 건 뻔하다.

 대게 이 아저씨들은 과거 공무원이나 정규직으로 종사하던 사람들이다.퇴직한 노인들이 많다.노인들이 뭐 큰 돈 벌고 싶어서 하는 일은 아니다.그렇다고 과도한 노동시간과 그에 합당하지 못한 대우가 무마되는 건 아니다. 놀고 계신 아버지께 농담삼아서 ...'노시느니 어디 학교 경비라도 하시지요?' 라고 한 적이 있다.그건 100% 실수다. 그런말이 생각난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미래다.' ... 알라딘에 학교선생님들이 많으시니까...애들한테 그 아저씨들 보면 인사잘하고 싸가지 있게 굴라고 지도해주셨으면..그것외에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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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26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학교샘인 동시 비정규직입니다. ^^

달팽이 2007-02-26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저도 우리 학교 경비아저씨와 늘 처음 만나 인사나누는데...
뭐 고마운 마음이 많습니다.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도 12시부터 6시까지 아파트 관리실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명절마다 작은 선물을 드리는 것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고마운 마음은 늘상 가지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7-02-2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감시단속직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문제가 많은가봐요. 다들 어떻게 법망을 피해갈 건가... 그런 고민...-.- 특히 아파트들이 그러하고... 학교도 그렇군요... 아니, 학교가 그렇다니! 근데, 또 나이드신 분들은 이렇게 임금이 오르면 젊은 사람들에게 이 일자리를 가져갈까 또 걱정을 하신다네요...
 

나도 가끔은 교육자가 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한다.아버지가 선생님이셔서 나는  단 한번도 교육자를 꿈꿔 본 적이 없다.아버지의 직업이 선생님인 것은 크는 동안 장점이면 장점이었지 단점이 된 적은 없다.그다지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남에게 돈 빌어 쓰면서 살 필요는 없었다.강남에 집 한 채 사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강남에 살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될 것 없는 것이다.

내가 선생님을 꿈꾸지 않았던 것은 그게 좀 지루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매일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내용을 수 십년 간 반복하면서 산다는 것은 젊은 시절의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거기에 교실은 더넓은 세상과 어쩔 수 없는 단절을 의미했다. 선생님의 시간 대부분은 나의 것을 아이들에게-다른 말로 하면 나보다 무식한 놈들-나누어 주는 것이다.좋은 선생님은 좀 더 잘 나누어 주려고 할 테고 아닌 선생님들은 대충 시간 때우려고 할 것이다.물론 좋은 선생님들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성장도 얻어낼 것이다.그러나 아무래 해도 받는 것 보다는 주는게 많을 것 같다.(최소한 눈에 보이는 형태를 보자면..)

그런 앎의 위계가 개인에게 결코 좋은 것 만은 아니다.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어른들과 놀고 싶다' 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다지 선생님을 선망하지 않았던 나도 요즘은 가끔 선생할 걸 그랫나 하는 생각이 든다.뭐 진짜 할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또 선생님의 일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어제 술을 마셔서 머리도 좀 아프고...'어른들과 이야기' 하고 '어른들과 일'하는데 지쳤기 때문이다.차라리 머리 크고 귀 막힌 '어른'들을 포기하고 -싹 다 갈아 엎고- 이제 자기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결국 모든 운동의 귀착이 '교육'으로 가는 것이 실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이 '어른들의 가능성 없음'에 대한 절망적 대안의 상징적 의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아..뒷 골 아파라..)

머리 통은 크고 귀는 막히고 입은 살았고 ...'현실'이라는 이름의 '전가의 보도'로 자신들의 음흉함과 비겁함을 숨기는 '어른'들에게 진짜 지친다....지쳐. .... 차라리 마음은 순수한,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애새끼'들하고 놀고 싶다.(아..머리 아파.와이프 없다고 늦게 까지 술먹었더니....아무래도 가기전 날 밤 와이프가 내 머리통 속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칩을 내장해 놓은게 아닐까.잠자는 틈을 이용하여....어느 정도 체내 알콜 수준이 올라가면 그 칩이 빨간불로 바뀌면서 머리통을 쥐어 짜는 거지.손오공이 머리에 쓴 그거 뭐라하지..그것 마냥..지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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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2-2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있는 일은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날마다 너무 역동적이어서 피곤할 지경이죠. 아이들은 날마다 새로운 아이가 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실적을 올릴 필요도 없고, 승진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고, 그저 아이들과 뒹구는 일의 매력은 어른들과 하는 일에 비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지만, 애새끼들하고 뒹구는 일도 역시 한 세상을 바쳐야 살 수 있는 세상이긴 매한가지랍니다. 올 스승의 날, 명예교사 한번 해 보시려우?ㅋㅋ

드팀전 2007-02-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 ... 휴...좀 지친거지요.'어른새끼'들의 꽉막힌 머리통에 ...거기에 힘까진 가진 놈들이니 더욱 더...그냥 피곤해요.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가...제가 공부해서 대학으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유도하던....그런 기회를 준 적이 있씁니다.특강형태의 수업이었지요.아마 그 아주머니의 기획의도는 그것을 통해서 무언가 재미를 느끼길 원했던 듯...그러나 제가 대학교수 사회를 싫어하고 또 지금 하던거 다 접고 수 년에 걸쳐 다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지요....만만한 중학교 애들이랑 농구나 한 게임할 일있다면 제가 한번 가지요.고등학생들의 체력은 당할 수가 없어서...^^

느티나무 2007-02-24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반에 한 번 와 주세요 ^^ 올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입니다.^^ 부산에서도 약간 시골틱한 이곳에 오셔서 좋은 말씀 해 주시면 좋겠네요. 이 녀석들, 아직 자기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 인간인 줄 모르거든요 ^^;; 그나저나 애새끼들이랑 놀고 싶다는 제목 보고 드팀전님이 애가 둘이 아닌데...이런 생각을 쭉 했답니다. 읽어보니, 역시 아니네요. 다른 건 다 몰라도 지루하지 않다는 건 분명한 듯~~!! 날이면 날마다 새롭거든요.
 

 '하워드 진'은 어느 정도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다.그는 폭격기 조종사출신이다.그는 말한다.하늘 위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면 땅에 있는 아이들의 고통,어른들의 절규,사지가 찟어진 비참함들은 볼 수 없다고..그래서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군인이 되면 적과 아군 외엔 다른 인식의 틀이 없어지고 그리고 지시에 따르는 기계적인 장치로 자신을 고정시키면 된다고....예비군들은 아직도 그 생각으로 사회를 산다.

 

노암 촘스키... 언어학자인데 그의 언어학 책은 한 권도 본 적이 없다.언어학까지 공부하기엔 ..푸하...미국 패권에 대한 문제를 끝없이 지적하고 있는 촘스키.그 중 언론과 관련된 책 두 권이다.대학 전공이 이 쪽이었는데..교수님이 1학년 첫 강의에서 한 말이 있다.

"신문에서 나오는 말의 50%만 믿어라.. 형식적 객관성은 어떻게든 노력은 해보겠지만 진정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다."

나오미 클라인의 <노 로고> ...절판이다.바람구두님이 두 권 가지고 있다가 한 권은 예전에 선물해서 자기것 밖에 없다고 염장 질렀다.어디서 구할까?

줄리엣 쇼어<본 투 바이>  지난 번 페이퍼에도 쓴 적 있다.키즈 산업과 유아/아동때 부터 기업으로 부터 받는 소비주의 세례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책

 

하비 콕스. 유명한 <세속도시> ..그러나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예수 하버드에 오다> 역시. 오강남 교수가 번역한 글인데 예전에그의 <예수는 없다>를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30년 다니시던 교회를 그만 두셨다. 한국기독교 문화에 대한 분노때문이다.퇴임 목사에게 50평 아파트와 매달 연금 190만원,그리고 전별금 몇 천만원...그의 후배들을 교단에 배치..등등.

클린턴 시대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의 책 두권민주당 내 좌파로서 현실정치의 틀 안에서 해결해야하는 노동경제문제에 대한 접근이다.

"그가 바라보는 균형잡힌 사회는 '경제적 변화의 정도를 가볍게 하면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함께 안고 가는' 안정되고 인간적인 사회이다."

책이 나온지 조금 지났지만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할 듯. 진보갈등파장이 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욱.

 의사인 폴 파머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현장감이 살아나는 1인칭 시점을 통해 폴 파머의 유년시절, PIH 설립, 이후의 활동, 그의 의학과 인류학적 견해, 봉사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며, 완벽한 영웅의 모습보다는 때로는 무모하고 갈등을 겪기도 하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냈다. 원제처럼 인생은 '산 너머 산'이지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때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그외에도 관심이 가는 책들이 꽤 있었으나 번역이 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영어로 보라고...핏...나도 한 땐 영어를 잘했다.^^ 그러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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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02-21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노 로고'는 저도 정말 구하고 싶은 책인데... 드팀전님 우리 확 영어로 질러서 읽어볼까요? ^^;;

드팀전 2007-02-2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 English !! .... 다시 생각해봐도 바람구두의 행태가 약오르네...^^ 본인걸 확 뺏어버려...딸기님이 뺏어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