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베리 숏케이크 Strawberry Shortcakes 1
나나난 키리코 지음 / 하이북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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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다.... 이건 나를 향한 말!!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키리코 나나난의 책들을 사 모았다. 호박과 마요네즈의 푸른색 표지에 이끌린 후 품절 표시에 마음 아파하며 여기저기 뒤적거려서 이름도 모르는 지금은 다시는 주문도 하지 않는 그런 곳에서 키리코 나나난의 책들을 사모았다. 책이 오마자마 마구 읽어댔고 우울함 속으로 수렁에라도 빠진듯 쑤~~ 욱 빠져들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가....스트로베리 숏케익스가 2 권만 온것이 아닌가. 확인해보니 바보 같이 1권은 신청안하고 2권만 신청한 것.... 바보 같다.... 그래서 2권도 안읽고 비닐도 뜯지 않은채로 그냥 1년여를 묵혀 얼마전에 1권을 사고 읽게 되었다. 바보 같다...

이 책에는 나 처럼 나사하나쯤 빠진 것 같은 여자 4명이 나온다. 애인이었던 아이다 테츠에게 '나 혼자만을 위해 시간을 쓰고 싶어 그렇게 되면 토우코가 가엾잖아' 라는 말을 들으며 채였고,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는 일러스트레이터 토우코, '너 속은거야 잠시 너와 양다리 걸쳤다가 다른 여자쪽으로 간거야' 라며 화사 동료가 아이다 테츠의 새 애인이야 라는 말을 신나서 떠들고 회사에서는 왜저렇게 남자들에게 꼬리를 친대! 라며 욕을 먹고 애인만이 자신의 삶에 탈출구 인양 그것만이 토우코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양 생각하는 사무 여직원 치히로, 알바를 하고 삶이 심심하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고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스즈키, 몸을 팔아 돈을 많이 모아 자살할 집을 사겠다는 그러면서도 한남자 기쿠치를 향한 지고 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기쿠치를 만나기 위해 시골에서 야채를 너무 많이 보내줘서 너를 좀 주려고 라며 거짓말을 하는 그래서 야채를 사러 마트에 가야하는 물고기 흐물이와 둘이사는 콜걸 아키요.

이들의 따분하고 단조롭고 심심한 일상들이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뭔가 달콤함을 꿈꾸기 때문에 제목이 저 모양인거겠지. 그래서 1권의 표지를 딱 넘기면 나오는 커다른 글귀가 이런 거겠지

이런 우리들이라도 정말은 마치 딸기 숏트 케이크 같은거야. 사랑스럽고 무르고 달콤한 거야 두고보자 바보 자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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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 - 믿는 대로 된다
조엘 오스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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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참으로 행복한 일 투성이다. 말씀 유목을 끝내고 대학로에 있는 동숭교회에 출석을 하고 있고 공연보다가 친해진 친구들과는 어느새 믿음안에서 가족이 되어 함께 기도를 하고 찬양집회를 같이 다닌다. 하루의 시작은 남편의 안수기도로 하루의 마무리는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교제를 나눔으로 하고 있다.  출근전 내머리에 가만히 손을 얹어 "우리 이쁜이가 오늘하루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라며 기도하는 남편의 음성에 눈을 뜬다. (저는 아침밥도 안해주는 나쁜 아내입니다. ^^;;) 밤에는 침대위에 마주 앉아 기도를 하고 하루동안 묵상했던 목적이 이끄는 삶을 가지고 남편의 인도로 교제를 나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어릴 때의 일부터 미래에 대한 두려움까지 이야기를 나눈다. 근래 들어 나는 참으로 행복한 일 투성이다. 여기에 더 보태주는 행복이 있다면 바로 이 책 긍정의 힘을 만난것이다.

몇 달전에 읽었던 내려놓음과 이 책은 어찌보면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제목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다. 두 책 모두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만을 위해 노력하는 성숙하지 못한 생각은 버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성숙한 생각은 취하라! 라는 이야기인데 내려놓음은 제목에서 전자를 강조한 것이고 긍정의 힘은 후자를 강조한 것이다.

긍정의 힘 앞 부분을 읽으면서 성숙치 못한 생각을 잔뜩 가지고 있는 이에게(나에게) 더 큰 욕심만 가지로 부추기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1부를 읽고 실망의 말을 친구에게 해버렸다. 하나님이 무슨 요정이냐! 뭐달라 뭐달라 요구하면 다 해주시게!! 큰 집 주세요~ 하면 떡! 주시고 주차장에 내자리 하나 비워주세요~ 하면 눈앞에서 떡! 비워주시고~ 끝까지 더 읽으면 뭐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실망이야! 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혀도 끌끌 찼다. 2부 3부 4부...그리고 6부에 이르러 밑줄을 긋느라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책을 읽어야 했다. 7부를 끝으로 책을 덮을 때는 한 번 더 읽으면서 마음에 곱씹어야겠다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 '선물' '마시멜로' 와 별반 다른 책이 아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알려주는 것에서는 똑같다. 열정을 가지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없는 단 한가지!!!! 하나님이 계시기에 이 책이 그 책들과는 구별이 된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으면 이 책과 그 책들과의 구별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실천을 해야 하나님의 섭리안에서 뚜렷한 구별을 경험하게 될테니 말이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실천하기에 참 좋다. 6부 베푸는 삶을 살라 부분에서는 '집이나 창고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쌓아 둔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유용하게 활용할 사람에게 주는 것이 옳다. 불필요한 물건을 다락방이나 혹은 차고에 쌓아둬서 무엇하겠는가.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복의 씨앗으로 사용하는 게 현명하지 않겠는가' 이런 글 혹시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전 보았던 풍수인테리어에도 이와 비슷한 글이 있었고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전단지를 뿌리며 [헌 물건에 새 생명을]을 홍보하고 있다. 오랜만에 들른 친정엄마도 이런건 좀 쌓아 두지 말고 안쓰면 좀 버려라! 라며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으셨다. 모두 다 치우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들과 이 책에서 말한 것의 차이가 있다면 바로 하나님의 존재여부이다. 하나님을 향한 가치관의 존재 여부이다.

잘살고 싶은 욕심 누구에게나 있다. 기독교인이라고 그런 욕심 갖지 말라는 건 말도 안된다. 아니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더 잘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책은 부자가 되게 해주는 책은 아니다. 여기서 부자란 물론 세상적이 기준의 부와 명예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고통속에서 희망을 보게 해주는 책이다. 막연히 지금의 고통은 미래의 씨앗입니다.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 뒤로 많이 몸을 움츠리듯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과 성경의 증거들을 들이밀며,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보호하셨던 욥과 요셉을 들이밀며 하나님이 더욱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주시는 시험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어떤 것이 더 든든한가. 증거만큼 사람의 마음을 확고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최고의 증거 성경을 믿고 그것을 가치관의 기초로 정립 시킨다면 어떤 일이 닥쳐도 긍정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내 인생에서 이 책이 얼만큼의 영향력을 끼칠지 모르나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조엘 목사의 환한 웃음이 나까지 기분 좋게 만든다. 처음에는 그냥 얼굴만 번지르르르한 분으로 보였는데 지금보니까 빛이 나는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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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조영남 지음 / 한길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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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어려운 현대미술사(?)의 용어들을 쉽게 잘 정리해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조영남 개인의 입맛에 따라서 지어진 책이지만 어쩌면 가장 주관적인 것이 가장 객관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독학한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고질이라고나 할까... 객관적임, 보편성에서 너무 벗어나면 정통의 길을 걷지도 않은 것이 어디서 까부냐 소리를 들을테니 최대한 고독하고 독창적이게 자신의 입장을 지키면서도 은근히 주류를 따라가는 거다.

머릿말을 읽고는 아씨 책 잘 못 샀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올 책이 있었는데 라디오 진행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미뤄지면서 그 궁여지책으로 출판사에 미안함으로 내놓은 책이라니. 이 이유가 다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작가의 말에 그렇게 써놓으니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앞섰다. 처음 1장을 읽을 때는 또 한편의 수필을 만나게 되나보다 했다. 요즘 나오는 미술에 관한 대중서라는 것이 대부분 수필집이 아니던가. 가볍고 가벼워 날아갈것만 같은... 그런데 2장부터 시작되는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어쩔수 없이 객관적인 작가의 마네 예찬론은 살짝 울림 같은 걸 가져다 주었다. 3장부터 시작되는 작가의 미술용어 정리는 그 어떤 사전보다도 쉽고 즐거웠다. 마지막 장에서 곧 현대 미술의 메카가 서울이 될것이다 라고 끝맺음을 맺는데  '이냥반 서울 시장이라도 나가려나' 하는 불순한 생각과 '그래 이냥반도 어쩔수 없는 한국인이구만  손은 안으로 굽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끝내 감사함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던 건 희망이란 놈을 봐버렸기 때문이다.  한 때 [맞아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때문에 꺽임을 당했던 그는 어느새 애국자가 되어 있었다. 물론 예술분야에 국한해서...

나는 미술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그림이 좋아서 미술관에 밥먹는 것보다는 조금 적게 극장가는 것보다는 조금 많이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이다. 현대미술만 어렵겠는가 온~ 세상의 미술이 다 어렵다. 그래도 즐거운 걸 어떡하랴! 알고 보면 더 재밌다길래 용어 설명이 조금은 쉬운 책들만 자꾸 골라읽게 된다. 얼마전 미술관 직원분이 [현대미술의 전략]이라는 책을 읽고 계시기에 잠깐 빌려 휘리릭~~ 봤는데 너무 어렵다. 그래도 공부한다 생각하고 독파해보려고 했으나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보고는 급 선회하여 조영남의 손을 들어주었다. 지금 내 기분은 전혀 후회도 안되고 내용도 알차 배가 잔뜩 부른 상태다. 30년을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했다는 조영남의 풍성한 미술적 지식을 엿볼수도 있고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 같은 것도 생긴다.

독일의 신표현주의 부분에서 독일 미술의 부활은 다른 곳에서는 감히 찾아보기 힘든 쇼펜하우어와 니체라는 굵은 뿌리에서 기인한다 라고 말한다. 미술사 책을 보다보면 철학을 떨어뜨려 놓고는 이해하기 힘듦을 발견한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있어야만 울창한 숲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결심하는 바이지만 이제 겉핡기는 그만해야겠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 내리기를 먼저 해야지. 자~ 이제 뭐부터 해야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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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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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장모씨 책인줄 알고 샀다. 장모씨의 바퀴벌레와 동거하는 얘기랑 습지생태의 분위기랑 웬지 비슷한거 같아서.....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지금 느낌은 앗! 잘못샀다!! 이것이 아니라 또 한명의 약간 매캐하고(먼지가 많이 느껴지는 그런 매캐함) 구질구질한 인생을 알게되어서 마냥 기쁘기만 하다. 그리고 최작가와 그의 친구들의 청춘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어서 읽다보니 어느새 내 청춘이 머물렀던 그곳이 살포시 생각나기까지 했다

습지생태보고서는 한 작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출연진으로는 이 책의 저자인 최작가와 그들의 친구 세명 그리고 사슴 한마리가 나온다. 마치 무한도전처럼 각자 캐릭터가 확고 하다. 쪼잔최군, 미소재호, 빤쮸정군, 아사몽찬, 시련녹용(이건 순전히 내가 재미로 붙힌 캐릭터이다) 녹용이를 시련녹용으로 붙이 이유는 처음 녹용이가 이 아파트로 오던 날 이곳은 너무 좁으니 광활한 자취방에서 홀로이 사는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자 녹용이가 하는 말이 "시련은 부자에게 가지 않아" 였다. 작가 최씨를 비롯하여 모든 등장인물이 실제 인물인데 반하여 녹용이만 가상의 인물로 만들어 넣은 것으로 보아 녹용이는 어쩌면 그들에게 시련이었을수도 있고, 또 어느때는 행복이었을수도 있고, 어느땐 인생의 선배, 어느땐 삶의 낙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99년부터 2001년 8월까지 장막이라는 곳에서 생활을 하였다. 교회 공동체에서 마련해준 집이었는데 9명의 여학생이 방 두개에서 생활하였다. 큰방에서는 5명 작은 방에서는 4명이 생활했는데 아침 저녁 식사당번이 있었고 청소는 내키는 사람이... 목재로 된 오래된 집인지라 바퀴벌레가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았던지라 명절을 맞아 집을 깡그리 비우는 날엔 폭탄 투하를 하곤하였다. 다녀와서  널부러져 있는 바퀴벌레들을 보면 음.... 이 집에서 계속 살아야하나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다(그러나 이만큼 편한곳도 싼곳도 없으니...계속 있을 수 밖에)  9명의 여학생이 쉴새없이 빨래를 해대니 중고로 세탁기는 잘도 고장이 났고, 하나밖에 없는 컴퓨터는 내것임에도 거의 공동 컴퓨터가 되었다. 늦잠을 자서 아침밥을 못하는 날엔 식빵과 잼과 달걀을 사다 놓았는데 식사비용의 곱절이 들어갔다. 아파도 피곤해도 밥은 해놓고 수업을 빠졌다....^^;;;

습지 생태 보고서의 후기가 그 후로 모두들 잘먹고 잘살고 행복했다더라~ 인지 또는 최작가의 바람대로 지평선이 생성되는 방에서 매일매일 천바퀴씩 굴러다니며 사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들의 청춘에서 열정이 보였고 그 작은 아파트가 아주 후끈 거렸으므로 멋진 삶을 살고 있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 멋진 삶이라는 것이 꼭 사회적 명성과 경제적인 부 만을 말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냥...어쨋든....좌우지간 멋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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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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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가기]를 살까 말까 수없이 고민하다가 포기 해버렸다. [동물원 가기]를 사려고 서점에 갔다가 도로 내려놓고는 다른 책들을 집어 들어서 오히려 다른 책들만 쌓여갔다. 그러다가 마침 알랭드 보통의 신작 [행복의 건축]이 나왔고 이벤트로 [불안], [여행의 기술],[동물원가기]를 준다기에 얼른 샀다. [여행의 기술]은 이미 있는 책이지만 책이 워낙 재미있고 좋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지 뭐~ 하면서 주문을 했다. 드뎌 책이 도착했고 재빨리 [동물원가기]를 집어들었고 책을 다 읽은 지금 드는 생각은 안사길 잘했어.... 라는 결론이다. ^^;;

보통의 글솜씨가 나빠서도 아니고 책이 질적으로 떨어져서도 아니고 그저 다른 책들에서 이 글들을 보았을 때는 보석같은 글들로 여겨져 소중히 되풀이 읽게 되었는데 정수(quintessential) 의 글들이 모여 있다보니 그 가치가 조금 떨어지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책은(이벤트로 받은 책) 커버가 양장커버가 아니어서 들고다니는데도 가볍고 불편함이 없었지만 실제 단행본으로 나온 책은 책이 지닌 가벼움(내용이 일상적인 이야기고 편한함)에 비해 너무 화려하게 포장되었다고 할까... (양장커버에 아래 위로 좌우로 이~ 만큼씩 남겨진 여백이란...)

알랭드 보통의 글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글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고 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동물원 가기는 상업성이 너무 짙어서 거부감이 생긴다. (그럼에도 사 읽고 싶어 5번도 넘게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갈등했던 나라는 소비자란...) 그런 거부감과 거품때문에 별을 세개만 준다. 그러나 알랭드 보통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책읽기가 되어줄 것이다. 한 꼭지당 10페이지가 채 안되는 깔끔한 글들은 보통만의 맛있는 글을 맛보게 해주니까 말이다.  그림이 들어가면 확실히 가격이 올라가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호퍼에 관련된 첫 글을 읽을 때는 그림이 없음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여행의 기술을 펴 호퍼의 그림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글을 읽었다.  사실 여행의 기술을 읽을 때는 그림이 컬러면 더 좋을텐데... (만일 컬러여서 가격이 오르면 또 고민했겠지 사...말어...^^)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원화를 찾아가며 책을 읽었다.

보통의 책들은 생각할 꺼리를 많이 마련해줘서 좋다.  쉽게 읽으려 들면  얼마든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어렵게 읽자면 또 막 헤매게 만드는 것이 보통 책의 매력이다.  스물 넷, 다섯, 여섯에 연애소설 3부작을 완성했고 서른 네살에 유럽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주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상]을 수상했다는 그의 경력은 난 이 나이 먹도록 대체 뭘한거지 라는 한숨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더 힘있게 살 용기도 더 해주는 것 같다.  

매주 금요일 동물원 옆 미술관으로 일을 하러 가는데 이번주에는 조금 일찍 출근해서 동물원에 먼저 들러야겠다. 동물들을 보면서 나도 내 인생을 좀 더 건설적으로 곱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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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elio 2007-10-15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 말씀대로 이책으로 처음 알랭드보통과 접하게 됬는데
정말 많은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팬이 될것 같아요 알랭 드 보통.

동물원 옆 미술관에서 일하세요? 과천 쯔음에 있는?
거기 자주 가는데 우연히 만낫을지도 모르겠네요 ㅎ

이쁜하루 2007-10-1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마다 동물원 옆 미술관으로 일하러 가곤했는데
지금은 대학로에 있는 미술관으로 가고 있어요~ ^^
보통의 글솜씨는 중독성이 있죠! 히히
좋은 작가와의 좋은 만남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