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인문학 영화관 - 화려한 볼거리, 깊어진 질문들 영화로 생각하고 토론하기
강유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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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 글에도 관심이 있어서 구매하게 됐다. 강유정 평론가의 글은 신문 칼럼에서도 접하고 있다. 여기 실린 글들은 아마도 그가 써왔던 글을 모아 정리하고 묶은 것 같다.


 ‘3D 인문학 영화관’이라는 제목은 어디서 매력을 느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독자가 혹할 만한 어떤 포인트도 제목에는 없다. 


책 내용은 저자가 신문 칼럼에 써왔던 글의 확장된 버전 정도로 볼 수 있다. 영화를 이야기한 뒤에는 물음을 던져 토론하거나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더 볼 영화나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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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8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9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국인은 미쳤다! -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
에리크 쉬르데주 지음, 권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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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 판매된 걸로 아는데, 제목 덕이다. 한국인 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외국의 평가에 대해 한국인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관심이 많고,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궁금해 한다. 이런 책은 이전에도 있었고, 읽어보면 대개 지적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한국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문화, 화를 잘 내고, 빨리빨리를 외치는 문화, 그것이 실제 성과와는 전혀 관계없더라도 윗선에 잘 보여야 하는 문화 등등. 저자 에리크 쉬르데주의 글은 지금까지 나왔던 외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평가를 반복한다. 


한국인이 외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평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다른 국가에서도 그 나라 사람들이 다른 문화의 사람들의 그 나라 또는 그 나라 사람에 대한 평가에 관심을 가질까? 관심은 있더라도 이 정도로 관심이 많을까?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은 이유도 이와 같다. 내가 잘 모르는 웬 외국인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바를 책으로 냈다더라 하는 지점. 나는 왜 한국인 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잘 모르는 외국인의 평가에 관심이 있는 걸까? 


물음은 많은데 책을 다 읽은 뒤에도 이 물음은 해소되지 않는다. 책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도 없을 뿐더러 애초 들어 있으리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기대해서도 안 되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이 책을 내도 팔릴 수 있겠다고 마케팅 포인트를 잡은 출판사와 이 책을 그만큼 팔아준 소비자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서 구해야 한다. 


10년 간 한국 기업 엘지 고위직을 지낸 한 프랑스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담으로 들려준다. 에피소드가 있고 그래서 재밌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는 프랑스인의 입장에서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경험을 들려주지만, 한국에서는 늘상 있는 일들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경험하고 있고, 그 일을 시키는 사람이기도 하고, 누가 시켜서 실행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싫으면서도 하게 되는 건, 그게 한국 기업 문화의 관행이기 때문이다. 관행에 물음을 제기하면 기업에서 찍힌다. 동료들에게도 찍힌다. 그 사람 이상하더라, 왜 그런대? 


변화는 물음을 던지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일어나지만, 애초 물음과 문제 제기가 없기에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십수 년 전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와 오늘 이 프랑스인의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평가는 다르지 않은 것이다.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정시 퇴근하자고? 원래 퇴근은 정시에 하는 거고, 가정의 날로 지정해서 정시 퇴근을 해야 하는 회사라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굳이 비슷한 날을 잡는다면 야근의 날을 한 달에 하루 정하는 게 정상이다. 일이 있으면 야근하는 거고, 개인의 일은 개인이 알아서 조정하고 해내면 되는 거다. 일이 없거나 다른 개인 사정이 있는데도 가정의 날을 제외하고 야근을 주야장천해야 한다면 정상이 아니다. 


만약 저자가 프랑스인 아니고, 일한 기업이 엘지와 같은 대기업이 아니고, 직책이 부사장이 아니었다면, 책은 나올 수 있었을까? 프랑스인과 엘지와 부사장이 결합해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팔릴 텍스트가 된다. 평사원인 한국인이 한국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책으로 낸다면 출판사는 내줄까? 낸다 해도 팔릴까? 안 팔린다. 늘상 우리가 기업에서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예외가 있었다. 사회평론에서 2011년 나왔던 “삼성을 살다”라는 책이다. 평사원인 여자 직원이 삼성에서 일하면서 겪은 일을 책으로 냈다. 팔렸다. 왜? 삼성이니까. 앞으로도 이 예외는 통할 것이다. 다만 삼성과 함께 한 가지 포인트가 더 있어야 한다. 이 책의 포인트는 성추행이었다. 


이 책을 사거나 읽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익숙한 평가 이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딱 그만큼을 여러 에피소드를 곁들여 즐기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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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노동, 목소리 -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11인의 출판노동 이야기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1
고아영 외 10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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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센터에서 출판편집자 과정을 수강했을 때 출판평론가 변정수 샘은 이렇게 말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편집자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책을 좋아하면 출판사에 취직할 게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을 그나마 유지하기 위해) 그냥 계속 좋은 독자로 남아달라(열심히 책을 사달라)는 말이었다. 그때 이미 난 편집자였다. 편집자가 되려는 사람과 편집자가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편집자가 되기를 희망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편집자가 되었고, 일부는 다른 길을 찾기도 했다. 


출판사는 신입을 좋아하지 않는다. 채용 즉시 바로 능력을 발휘해 줄 현장 요원을 선호한다.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출판사에는 항상 교정지가 쌓여 있고, 계약서에 사인만 한 채 원고 진행이 안 된 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때문에 채용과 동시에 바로 일을 할 사람을 찾는다. 때문에 2~3년 차 편집자들을 원한다. 그들은 일을 할 줄 알고 무엇보다 임금이 적다. 


편집자든 마케터든 영업자든 출판사에 취직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많다. 몇몇 센터를 통해 관련 강좌가 개설되어 있고, 강의를 하는 이들은 대개 이 바닥에서 알려진 출판사의 대표들이다. 예비 사장님들이 직장을 찾는 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강의는 (취직에) 도움이 된다. 없는 경력을 어디서 만들어 올 수는 없으니 수강을 해서라도 업계 용어나 돌아가는 시스템, 관련 기술을 익혀야 한다. 


편집자가 되기 원하는 이들은 강의를 듣는 동시에 편집자에 관한 책을 읽기도 한다. 근래 몇 년 간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다. 관련 책을 낸 분들은 역시 업계에서 잘 알려진 대표들이다. 그들은 지망생들이 듣고 있는 강의의 교수이기도 하다. 


강의든 편집자에 관한 책이든 모두 편집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빠졌다. 기술과 마인드는 익힐 수 있을지 몰라도 출판사에 오는 순간 겪게 되는 온갖 부조리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물론 모든 출판사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출판사가 그렇다. 복불복이다. 지망생들은 업계 경력자들을 알고 있지 않는 한 여러 출판사의 직원 대우나 분위기, 사장의 취향(?) 등을 알 수가 없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출판사에 지원하는 것이다. 


문제는 책이 좋다고 하여 출판사 대표가 좋은 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내용이 곧 그 출판사 대표의 가치관이나 출판사의 직원에 대한 대우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혀 별개다. 그런데 우리는 많이 착각한다. 그 둘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뫼비우스의 띠지 팟캐스트, 대나무숲 트위터 계정, 출판노조의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상당히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적극 찾지 않는다면, 그 또한 미래 직종 업계에 대해 무지할 것이다. 출판은 그다지 고고하지도 세련되지도 우아하지도 않다. 


편집자 지망생을 포함하여 출판사에 취직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강의도 듣고, 대표나 평론가들이 쓴 편집자에 관한 책도 읽되, 한 가지를 빠뜨려서는 안 된다. “출판, 노동, 목소리” 이 책을 읽어야 한다. 편집자, 마케터, 영업자 등 출판사의 여러 분야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미 업계를 뜬 이도 있고, 업계에 남아 계속 일하는 이도 있으며, 사장님이 된 이도 있다. 이 책에 담긴 목소리는 진실이다. 이 업계에 발을 딛고자 한다면 꽤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물론 앞에서 말한대로 복불복이다. 


*책의 부록인 2015 출판 노동 실태 조사 내용은 매우 유익할 것이다. 임금, 처우, 근무 환경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평균이라고 말할 순 없다. 내가 보기엔 실제보다 상당히 평균 이상으로 좋게 나왔다. 현실은, 이보다 조금 더 나쁘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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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8-0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책이 좋다고 하여 출판사 대표가 좋은 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 매우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

마늘빵 2015-08-08 02:26   좋아요 1 | URL
그걸 알면서도 자꾸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요. 몰랐던 출판사들의 환경과 조건을 새로 알 때마다 놀라네요.

헬로우써니 2015-12-08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대학 졸업 후 취업시장에 들어서기 전 봤다면 덜 슬펐겠네요. 책이 좋아 출판사에서 일했다가는 책이 싫어지는 우울한 상황으로 되기 딱 쉽다는..
 
송곳 2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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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니라 스토리를 보게 하는 만화가 좋은 작품이다. 최규석 만화는 그림과 스토리가 잘 어울린다. 등장 인물들의 주연, 조연 역할을 확실히 알겠고, 관계도 쉽게 파악되기는 하지만, 만화 도입부에 등장 인물 소개 정도가 있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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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13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송곳 1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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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공룡 둘리에 대한 오마주”부터 시작해서 몇몇 작품을 봤다. 만화를 즐겨 보지 않지만 유독 최규석의 작품은 여럿 접했고, 모두 좋았다. “송곳”도 마찬가지. 네이버 웹툰에 연재될 때는 찾아 보지 않다가 책으로 나오니 보는 나 같은 독자들 때문에 연재가 끝나면 책으로 내는 거겠지? 


취재를 많이 한 때문일까? 대사가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상황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도 훌륭하다. 노동 교과서 하나 없는 한국 사회에서, ‘누구나 쉽게 보는 노동 교과서’로 추천하고 싶다. 저 자신이 노동자이면서 노동 조합, 시위, 데모 이런 단어들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들이 꼭 봐야 할 만화다. 인식 개선 효과와 동시에 기본적인 노동법 공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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