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164] Schubert Rosamunde Overture Op.26 - 슈베르트 '로자문데' 서곡
한국악보연구회 엮음 / 태림출판사 / 198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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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는 Helmina von Chézy의 연극, ‘Rosamunde, Fürstin von Zypern (Rosamunde, Princess of Cyprus)’에 쓰일 부수음악의 작곡을 의뢰받고 10곡을 썼습니다. 그러나 서곡을 새로 작곡할 틈이 없어 1823. 12. 20. 위 연극이 초연되던 당시에는 자신의 오페라 ‘알폰소와 에스트렐라 Alfonso und Estrella (D. 732)’를 위해 작곡한 서곡을 유용했고, 그 후 1825년(네 손 피아노 편곡)과 1854년(오케스트라)에는 ‘마법의 하프 Die Zauberharfe (D. 797)’ 서곡에 ‘로자문데’라고 이름 붙여 출판하였는데, 그래서 오늘에까지 이 곡이 ‘로자문데’ 서곡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연극의 실패로 한동안 잊혀지기도 했다가 1867년 영국 음악 전기작가인 George Grove와 Arthur Sullivan에 의해 빈에서 악보가 발견되어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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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론 까치글방 120
존 로크 지음, 강정인.문지영 옮김 / 까치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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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는 (성경을 자주 인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세의 신학적 전통과 단절하고, 새롭게 등장한 개인들의 자연권에 기반해서 국가(Commonwealth)를 건설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는 그의 인간학적 혁신에 의해 뒷받침되는데, 그 하나가 바로 '의식(consciousness)' 개념에 기반을 둔 인격적 동일성이고(『인간 지성에 관한 시론』), 다른 하나가 '소유'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에의 소속입니다(『통치론』). 로크는 인간의 본질에 관해 모든 지식이 궁극적으로 경험으로부터 나온다는 온건한 경험주의적 입장을 취합니다(즉, 인간의 본질은 신이 자연에 투사한 선험적 질서 속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고, 따라서 보편적 본유적 도덕 관념이나 종교 관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상이한 경험들에도 불구하고 '의식'이라는 불변항을 통해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고, 이로부터 도출되는 자기의식과 그것의 교통가능성이 계약을 통한 '사회적 유대'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개인들 사이의 계약은 의식의 교환뿐 아니라 사물의 교환을 내포하고, 그래서 모든 개인이 의식만큼이나 특정한 사물을 배타적으로 소유한다는 점이 추가로 논증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로크는 소유를 '노동'이라는 범주와 연결합니다. 즉, 로크에 따르면 모든 개인은 의식을 소유하듯이 육체를 소유하고,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일체의 사물들에 자신의 노동을 부가함으로써 공유물을 사유재산으로 만들 권리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이러한 생각이 '노동가치설'의 기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의식과 육체의 소유라는 개인의 고유성을 매개로 소유와 노동이 혼합된 자연권 개념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소유권은 재산뿐 아니라 생명, 자유에 대한 소유라는 요소도 포함합니다(일반적으로 로크에 대해서는 비소유자들을 어떻게 공동체로 묶을 것인가가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비판이 가해지는데, 공동체 구성원리로서의 소유의 권리와 그에 대립되는 인민의 권리라는 구도에서 보았을 때 소유권 관념에 있어서 로크가 갖는 이러한 모호성 내지 다의성이 새롭게 조명될 수 있을까요?). 화폐의 발생과 더불어 재산의 축적이 가능해지고, 소유권 사이의 상호충돌은 보다 빈번하고 격렬해집니다. 이에 공통의 재판관으로서 국가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개인들은 자신의 자연권을 보다 안전하게 향유하기 위하여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 처분권을 정부에 위임할 것을 결의하게 됩니다.

명예혁명이 있은지 2년 후인 1690년에 출판된 이 책은(책 내용 대부분은 명예혁명 전에 쓴 것입니다) 근대 자유주의 정치이론을 정초한 최초의 저술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혁명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이후 '자유주의의 민주화'를 표방한 '진보적 자유주의'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로크가 권력의 양도를 통한 '제한정부론'을 주창한 것으로 배워 알고 있는데, 과연 루소에 비해 온건하게 나아가는가 싶더니 마지막 장인 19장에서는 부당한 전제적 권력에 대한 가차없는 저항권의 옹호로 끝을 맺었네요. 여기에 이르면 문장도 더 격정적으로 되는데, 저항권의 개념과 요건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反폭력의 관점에서) 더 급진적으로 읽을 수 있는 여지마저 보입니다.

덧) 로크, 루소를 써놓고 보니 홉스가 빠졌는데, 『리바이어던』은 진석용 교수님 번역의 나남출판사 본, 최공웅 변호사님, 최진원 교수님 번역의 동서문화사 본이 있지만, 분량이 만만치 않으니 그 전에 살림출판사 'e시대의 절대사상' 시리즈로 나온 김용환 교수님의 『리바이어던』(살림)을 읽으시면 홉스 사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될 것입니다. 책의 후반부에 원전의 발췌 번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책을 급하게 냈는지 오탈자가 좀 많습니다. 강정인 교수님께서는 리차드 턱, 『홉즈의 이해』(문학과지성사), 어네스트 바커, 『로크의 이해』(문학과지성사)를 번역해 내시기도 했고(동 출판사, 동 역자의 퀜틴 스키너, 『마키아벨리의 이해』까지가 세트입니다. 참고로 『군주론』도 까치출판사에서 나온 강정인 교수님 번역으로 보시면 됩니다.),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책세상)라는 책도 쓰셨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조지 세이빈, 성유보 옮김, 『정치사상사 1, 2』(한길사)가 많이 읽혔고, 平田淸明, 장하진 옮김, 『사회사상사』(한울) 도 있습니다. 윤종희 박상현, 『마르크스주의와 정치철학 및 사회학 비판』(공감), 에티엔 발리바르, 윤소영 옮김, 『인권의 정치와 성적 차이』(공감)은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입니다. 강유원 님께서 쓴 『서구 정치사상 고전 읽기』(라티오), 『인문 고전 강의』(라티오)도 참고하세요.

"(...) 그럴 바에야 그들은 동일한 논거에서 정직한 인간이 강도나 해적에 대항하면 무질서와 유혈사태를 초래하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편이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에 어떤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면 그 책임은 자신의 권리를 방어한 자가 아니라 이웃사람의 권리를 침해한 자에게 물어야 한다. 만약 결백하고 정직한 사람이 평화를 위해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뺏으려는 자에게 순순히 양보해야 한다면, 오직 폭력과 약탈이 존재하는 그러한 세계에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평화가 있을 것인가. 그러한 세계는 강도와 압제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유지될 것이다. 어린 양이 아무런 저항 없이 그의 목을 사나운 늑대에게 물어뜯기도록 내밀었을 때, 그것을 강자와 약자 사이에 존재하는 탄복할 만한 평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 인민이 항상 폭군의 무제한적인 의지에 신음하는 것과, 통치자가 권력을 방만하게 행사할 때 또 권력을 인민의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파괴하기 위해서 사용할 때 저항을 하는 것 중 과연 어느 편이 인류에게 최선인가? (...) 폐해가 인민의 방종이나 통치자를 합법적 권위로부터 끌어내리고자 하는 그들의 요구에서 더 자주 발생하였는가 아니면 통치자들의 오만과 인민에 대해 자의적인 권력을 탈취해 행사하고자 하는 그들의 기도에서 더 자주 발생하였는가? 무질서를 최초로 야기한 것이 탄압인가 불복종인가(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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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정욱씨가 세운 올재라는 출판사에서 `올재 클래식스`라는 고전 시리즈를 펴내고 있어요. 이 시리즈에도 리바이어던을 두 권짜리 분량으로 나왔는데 아직 안 읽었어요. 로크의 통치론을 읽게 되면 홉스도 같이 읽어봐야겠습니다.

묵향 2015-01-27 14:55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저도 `올재 클래식스`를 찾아봐야겠네요^^

cyrus 2015-01-27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올재 클래식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댓글로 설명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 시리즈가 교보문고에서만 파는데다가 한정판이라서 지금쯤이면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올재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회원 가입을 하면 시리즈 신간 소식을 문자로 받을 수 있습니다.

묵향 2015-01-29 10:21   좋아요 0 | URL
아 네, 감사합니다~ 모르고 있던 기획인데, cyrus 님 덕분에 돌아다닐 때 지나쳤던 `올재 클래식스`가 눈에 띄기 시작하더라구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한길그레이트북스 91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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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미완성 유고입니다. 당대 시민들로부터 배척받았던 루소의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루소는 스스로 "철학은 인간을 고립시킨다"고 쓰기도 했는데, 에드가 앨런 포를 빌려와 『고독한 산책자의 "우울한" 몽상』이라고 제목 붙여도 될 법한 글입니다. 루소는 평소에 악보 필사와 식물 채집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는데,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보낸 일과 관련한 해명도 나오고 아무튼 세상으로부터 왕따 당한 이의 체념기이자, 마음 평정기입니다. "나는 오로지 진리에 따라 살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당신들은 나를 미워하느냐?"는 것이지요. 재미삼아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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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외 범우고전선 6
J.J.루소 지음 / 범우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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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위대한 텍스트입니다. (요즘 한창 뜨는 『레미제라블』만큼이나)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절제된 문장에 꿈틀거리는 민중의 참상에 대한 의분과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로 향한 이상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지금 읽어도 그렇습니다. 저는 특히 '사회계약론'이 더 좋았고, 읽으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는데, 펜의 힘이 이렇게나 세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습니다(단, 세상에 좋은 글들이 넘쳐나도 사람들이 안 읽으면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 함정). 실제로도 『사회계약론』은 『에밀』과 더불어 1762년 당시에 금서로 지정돼 발행 및 판매가 금지되었고(읽어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습니다), 루소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는데, 1765년에는 대중들이 신변의 위협을 피해 도피 중이던 그의 집을 찾아가 돌을 던지고 박해를 가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던 자신의 사상이 바로 그 민중들에게조차 배반 당했다는 비애가 루소를 힘들게 했지만, 어쨌든 그의 급진적 민주주의 이론은 1789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에 대부분 그대로 흡수되었고[제1조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평등하다.", 제3조 "모든 주권의 원리는 근본적으로 국민(인민peuple)에게 있다.", 제6조 "법은 일반의지의 표현이다." 등] 근대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흥미로웠던 대목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그것은 국가가 오랫동안 존속하고 법률이 끊임없이 새로운 활력을 받으며 유지될 수 있으려면 그 어느 누구도 폐지하거나 연기할 수 없는 고정된 대중집회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루소는 정부가 강력해지면 강력해질수록 주권자가 그만큼 더 자주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중집회야말로 정치체를 지키는 방패이고 정부를 구속하는 고삐라면서 집회가 형식과 절차를 덜 요구할수록 정부의 월권을 방지하는 데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루소는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시민으로서 집회를 여는 동시에 행정관으로서 집회를 열게 됩니다(이른바 '치자 피치자의 동일성'과도 맥락이 닿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집회는 어느 시대에서나 통치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고 따라서 그들은 시민들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온갖 배려와 반대, 방해와 약속 등을 다 동원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그렇게 욕심 많고 비겁하고 무기력해져서 자유보다도 안일을 더 좋아하게 되면 점점 커지는 정부의 압력에 오래 견딜 수가 없고, 결국 주권은 소멸하고 국가도 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와해되어 멸망하고 만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국가의 운명은 이미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선조들인 그리스, 특히 규모도 크고 인구도 많았던 로마에서도 일주일에 수차례씩 일상적으로 집회를 열었는데 상상력의 범위를 좁히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무기력과 편견일 뿐이라면서 자유와 권리가 소중하게 여겨지는 곳에서는 약간의 불편쯤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좋은 국민, 좋은 법률은 더 좋은 법률을 만들어 내지만, 나쁜 법률은 점점 더 나쁜 법률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인간불평등기원론』은 사회적 불평등의 근원을 사유재산제도에서 찾는 글로서 루소의 자연주의적 면모가 엿보이는 글입니다. 로크도 『인간 지성에 관한 시론』에서 사유(私有)가 없는 곳에 범죄도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요.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도 인류의 이성과 선의를 믿으며 묵묵히 정진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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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의 주축을 이루는 세 시인의 작품 선집을 달아 읽어보았습니다. 번역시를 읽을 때마다 ‘詩의 번역’이란 것이 과연 가능한 기획일까 하는 회의가 드는 건 사실이지만, 역자들의 고투가 느껴집니다. 김화영 교수님은 꼼꼼한 주석을 다셨고, 김현 교수님의 번역도 매끄럽게 잘 읽힙니다. 프랑스어를 공부해서 원문으로 읽고 느끼고 싶은데 그럴 능력이 없는 것이 아쉽네요. 드뷔시가 말라르메의 시들을 음악으로 만들기도 했지요. 저는 일단 랭보가 끌립니다. 대학 다닐 때 윌리스 파울리,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민미디어. 사람들에서 2011년에 다시 나옴)을 읽어보기도 했는데, 시중에 이들 세 시인에 관한 책은 상당히 많이 나와 있습니다. 클로드 장콜라, 정남모 옮김, 『랭보 - 바람구두를 신은 천재 시인』(책세상)이 좋은 평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의 1995년 영화, 《토탈 이클립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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