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가강 서쪽 기슭에 위치하며 인구 60만 명을 자랑하는 일대 공업 도시. 과거에는 타타르어에서 유래한 ‘차리친’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곳 스탈린그라드가 독소전 최대의 격전지가 된 이유는 딱히 두 독재자가 그 이름에 집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뜻밖에도 독일군이 향한 곳은 하리코프 남부에서 아득히 1500킬로미터 떨어진 바쿠 유전이었다.

즉, 스탈린그라드는 소련이라는 거인에게 꽂힌 장검의 자루에나 다름없었다. 캅카스 방면과 달리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전투였다.

볼가강이야말로 최종 방어선이다.

독트린
* 교리나 교의를 뜻하는 말. 주의나 신조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상한 전장이죠. 여기엔 이런 광경이 무수히 많습니다. 아이들은 폐허에서 놀고, 병사들에게 먹을 것을 얻고, 포탄 파편을 주워 얼마나 모았는지 친구들한테 자랑해요. 어떻게 된 건지, 어떤 일상을 살든 아이들은 노는 걸 그만두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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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 Schutzstaffel. ‘슈츠슈타펠’이라 부른다. 독일 나치당의 준군사 조직이다. 히틀러의 개인 경호대로 창설되었고 경찰 업무와 유대인 학살을 맡았다.

다름 아닌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 시가지에 과잉 집중한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다. 추축군 부대는 남북으로 포진해 있으나 비교적 취약한 루마니아군이 주축이다. 이 부대를 두 패로 갈라진 아군이 들이받아 남북을 동시에 돌파한 다음, 스탈린그라드를 우회해 서쪽으로 진군한 뒤 그 배후인 칼라치에서 남북 방향으로 다시 합류한다.

이름하여 천왕성 작전. 자국령에서 적에 포위된 도시를 적과 함께 다시 ‘역포위’하는, 전대미문의 반격 작전이었다. 만약 이 작전에 성공하면 스탈린그라드 구출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그곳에 집중된 60만 명의 독일 제6군 중 남아 있는 수십만 명의 철수를 저지해 그들을 독 안에 든 쥐로 만들 수 있다.

병사를 폭력으로 통제하는 것은 소련군에 물든 악습이지만 미하일은 그에 물들지 않았다. 부하와 숙식을 함께하며 우정을 키우고, 죽은 마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나누고,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같다는 무상함을 공유하고, 우정을 식량으로 삼아 맹렬하게 연습했다.

"그게 주코프 상급대장의 천재적인 점이지. 작전이란 건, 단순히 생각해 내는 것이 다가 아니야. 준비와 동원이 받쳐줘야 비로소 완성이지. 그걸 해낸 거야."

스탈린그라드와 캅카스 방면에 대공세가 개시되고 한 달 후인 1942년 7월 28일, 국방인민위원부로부터 극단적으로 명료한 명령이 소련 전군에 하달되었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마라!Ни шагу наза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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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페인에서 프랑코와 나치 파시스트 40명을 사살했지만 결국 놈들에게 졌다. 적을 죽인 것은 전혀 후회하지 않지만, 지금도 처음으로 죽인 인간의 얼굴을 잊지 못해. 인간이라면 잊어서도 안 되겠지.

"그러나 죽음을 택하려고 하지 마라, 이리나. 그건 자네 인생에 대한 배신이야."

"죽기 위해 전장에 갈 생각은 없습니다, 동지."

"제가 아는 누군가가…… 자신이 무엇을 경험했는지, 자신이 왜 싸웠는지,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했는지를…… 소련 인민을 고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그저 전달하기 위해서 말할 수 있다면…… 그때 제 전쟁은 끝납니다."

한곳에 머무르지 마라! 네가 쏜 적병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상대를 무시하지 마라! 너만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지, 진정해. 인간은 태생으로 가치가 정해지는 게 아니잖아."

"이, 있잖아, 귀족이라지만 조상이 데카브리스트의 난*에 참가했다가 유배된 유서 깊은 혁명파 가문이고, 혁명전쟁 때도 붉은 군대에 협력했어. 아버지는 혁명 후에도 소련의 공무원으로 일했고. ……뭐, 나한테 이런 이름을 지어준 엄마는 프랑스인 가정교사랑 같이 망명해 버렸지만."

* 1825년 12월, 나폴레옹의 침공을 격퇴한 알렉산드르 1세가 사망한 뒤 니콜라이 1세에게 충성하기를 거부한 청년들이 입헌군주제 시행과 농노제 폐지, 전근대적인 러시아의 전면 계획을 요구하며 일으킨 봉기. 그러나 실패로 끝났다.

파시스트 독일은 여성을 부엌에 밀어 넣고, 미국 여성은 치어리더가 되었어. 그러나 우리 소련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나라임을 인정한 거야. 기회만 있으면 영웅도 되고 장군도 될 수 있어. 나는 그걸 실현해 보일 거야.

지킬 수 없었던 엄마. 앞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엄마를 구하고 싶다. 능욕당하고 살해당하는 딸들이 더는 없도록 딸들을 지키고 싶다.

"전면 전쟁이 한창인 이때, 저격병이 유용하게 쓰이는 판국은 어디나 지옥이다. 거기에 갈 각오가 없는 자는 이름을 대라." 전원 침묵으로 대답했다. 지옥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너도 사냥꾼이었으니까 기억하지? 사격하는 그 순간에 도달하는 경지. 내면이 한없이 무無에 가까워지고 끝없는 진공 속에 나만 있는 기분. 그리고 사냥감을 쏘는 순간의 기분. 거기에서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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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병사는 언제 어느 때든 ‘프리츠’*라고 부를 것.

* 독일군을 비하하기 위해 연합군이 사용하던 은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독특한 형태의 철모를 말하며, 독일 남자들 사이에 많은 이름 ‘프리드리히’에서 유래했다.

마찬가지로 적의 저격병은 ‘쿠쿠’라고 부를 것.

이리나는 샤를로타를 소련에서 가장 크게 만들어진 노동 영웅에 빗대 ‘우리 학교의 스타하노프’*라고 불렀는데, 샤를로타는 노골적으로 비꼬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다.

* 광부 출신의 노동 영웅 알렉세이 스타하노프는 스탈린이 표방한 ‘새로운 인민’의 표상이 된 프로파간다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리나의 말에 따르면 "침략자를 무찌르자"나 "파시스트를 제거하자" 같은 동기는 중요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점에 해당하는 동기다. 전장에 나갈 때까지 개인의 마음속에 품어두라고 했다.

"실제로 전장에 나아가 적을 쏠 때, 너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아무것도 떠올리지 마. ……생각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안 돼. 그저 단순히 기술에 몸을 맡기고, 그 무엇도 느끼지 말고 적을 쏴라. 그런 다음에 기점으로 다시 돌아와라. 침략자를 무찌르고 파시스트를 제거하기 위해 싸운다는 그 의식으로."

"소비에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아니? 몇 번이나 기근에 시달렸는데도 식량을 끝없이 빼앗겨서 수백만 명이나 죽었어. 고작 20년 전 일이야. 그 결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가 대두하니까,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어를 러시아어에 편입하려고 했어. 소련에게 우크라이나가 어떤 의미인지 아니? 그저 약탈할 농지일 뿐이야."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게 그 말이었어. 우리는 진실을 말하면 죽는 나라에서 살고 있어. 얘, 세라피마. 지금 내가 한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말할 거니?"

"콜호스는 해체되지 않았어. 독일인은 슬라브 민족을 노예로 삼으려고 콜호스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지배자가 됐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니, 세라피마? 콜호스는 우크라이나인을 노예로 삼는 수단이야. 독일에도, 소련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전부 노예로 삼으려는 독일이 지배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노예일 뿐이야. ‘나치와 함께 소련을 쓰러뜨린다’는 건 불가능해. 하지만 ‘소련과 함께 나치를 타도한다’는 건 가능하지. 붉은 군대에 속해 우크라이나를 승리로 이끌고 카자크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 소련의 일부로 있는 한, 그 안에서 우크라이나는 강대해져. 독일과 소련은 이념이 달라. 소련이 자화자찬하는 한 소비에트 우크라이나를 부정하지 못해. 그 안에서 카자크는 다시 영광을 되찾는 거야."

고향 이바노프스카야의 사람들은 독일군의 손에 몰살당했고, 붉은 군대의 손에 모든 것이 불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부터가 나치 저격수와 이리나를 죽임으로써 그 원수를 갚을 생각이었다.

"나는 프리츠를 쓰러뜨리고 엄마의 원수를 갚으면, 마지막으로 이리나를 죽일 거야."

일부러 있는 그대로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올가의 신뢰를 얻지 못할 테니까.

경기가 아니므로 딱히 점수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각자가 지닌 기량의 차이가 저절로 드러났다. 특출한 아야, 맹추격하는 샤를로타, 세라피마와 야나가 조금 뒤처져 그 뒤를 쫓고, 올가는 중간 정도 성적. 다른 생도들은 간신히 따라오는 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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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 연대기
라시드 앗 딘 지음, 김호동 옮김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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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연대기, 고려무사의 후예로서 이책을 읽어야만 하는가 의문을 가져보지만 알아야 이긴다. 재미있게 읽어보자. 우리는 북에서 내려왔다. 시베리아, 바이칼.

펀딩 100자평 쓰니 ˝읽었어요˝가 되네ㅠ
읽지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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