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 문학은 유럽 문명을 통째로 삼킨 『모비 딕』에서 시작된다.” _ E. L. 닥터로
“손에서 내려놓자마자 내가 썼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 _ 윌리엄 포크너
“멜빌은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다. 『모비 딕』은 『햄릿』, 『신곡』과 같은 수준의 작품이다.” _ 루이스 멈퍼드
1. 작가를 말하다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허먼 멜빌(1819~1891)은 1819년 8월 1일 미국 뉴욕의 부유한 잡화상집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14세 때 아버지가 사업 실패 후 사망하면서 은행원, 점원, 농장 심부름꾼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자랐다. 22세 때 포경선 선원이 되어 항해를 떠났으나 선장의 폭력 때문에 도망쳐 타히티를 비롯한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을 떠돌았다.
1844년 미 해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 『타이피』를 집필했다. 이때부터 모험 소설 작가로 이름을 얻었다. 곧이어 리버풀을 왕복하는 상선 생활을 그린 『레드번』, 군함 생활을 그린 『하얀 재킷』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비판적 사고, 풍부한 상징 성을 작품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850년 문학적 동반자인 너새니얼 호손을 만나 큰 영향을 받는다. 이듬해 출간한 장편 소설 『모비 딕』은 호손에게 헌정된 작품이었다. 『모비 딕』은 발표 직후 신성 모독적인 소설이라며 혹평받는다. 1860년부터 시 창작에도 몰두했지만 명성을 누리지 못했다.
『빌리 버드』를 미완으로 남긴 채 1891년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
멜빌은 20세기 초 이른바 ‘멜빌 부흥’을 거쳐 재평가되었다. 특히 탄생 100주년을 맞아 레이먼드 위버가 멜빌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문단과 서점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거대하고도 웅장한 서사시로 재탄생한 『모비 딕』으로 멜빌은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선구자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2. 작품을 말하다, Moby Dick
1851년에 발표된 『모비 딕』은 미국 현대 문학에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한 위대한 소설이다. 남성적이고 웅장하지만 동시에 섬세하고 정교한 『모비 딕』 은 수세대에 걸쳐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주인공 이스마엘이 포경선에 승선했다가 혼자만 살아남아 지난 일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소설은 해양 소설 역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집착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한 인간의 투쟁과 파멸을 그린 『모비 딕』은 뛰어난 상징주의 문학 작품이자 자연주의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한쪽 다리를 가져간 모비 딕을 찾아 헤매는 미친 선장 에이하브와 현명한 일등 항해사 스타벅, 순수한 영혼을 가진 식인종 퀴퀘그 등을 등장시켜 민주주의, 리더십, 권력, 노동, 환경 등 인간 사회의 여러 한계를 질문한다.
이 작품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과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 뛰어난 풍자와 유머,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은 결말 등 독창적인 장점들로 미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됐다. 고래와 포경업에 관해 인류가 탐색하고 축적해 온 지식들, 우주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담고 있다.
3. 세계를 말하다
3-1. 수산업 코너에 꽂혀 있던 책
『모비 딕』은 출간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떤 서점에서는 소설이 아닌 수산업 코너에 진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모비 딕』이 재평가받기 시작한건 멜빌이 죽고 30년쯤 지나서부터였다.
1920년대부터 『모비 딕』을 논하는 작가와 평론가의 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서머싯 몸이 선정한 세계 10대 소설, 노벨연구소가 뽑은 세계 100대 문학 작품 등에 이름을 올렸다.
3-2. 스타벅스의 모티브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모비 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모비 딕』에서 스타 벅은 광기에 사로잡혀 날뛰는 에이하브 선장을 설득하려 노력하는 현명한 인물 이다.
스타벅스가 스타벅 이름을 사용한 것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일상의 갈등과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롭고 현명하게 시간을 즐기자는 의미 때문이었다.
3-3. 모비 딕의 모델
19세기 초 미국의 유명한 포경선 에식스호가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일이 있었다. 이 고래는 권투 장갑처럼 생긴 머리로 에식스호를 들이받아 238톤의 배를 단 10분 만에 침몰시켰다.
또 비슷한 시기 칠레 남부 바다에는 모카 딕이라 불리는 흰색 알비노 향유고래가 살았는데, 이 고래는 포경선을 만나면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달려들었다.
나중에 이 고래가 잡혔을 때 보니 등에 작살 19개가 꽂혀 있었고, 무게는 80톤을 넘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당시 선원들 사이에서는 사납고 거대한 고래에 대한 많은 경험담이 돌아다녔는데, 모비 딕은 이들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킨 고래다.
모비 딕 : 세계문학그림책 | 허연 저자(글) · 신진호 그림/만화 · 허먼 멜빌 원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