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흔히 쓰는 직함은 ‘〈르몽드 티플로마티크〉 한국판 편집인’. ‘똘레랑스(관용)’의 미덕과 힘을 한국에 소개한 전직 ‘파리의 택시운전사’. 인터뷰 특강과 인연이 깊은 인기 강연자다. 늘 진지한 이야기만 골라서 하는데 팬이 많다. 홍세화는 ‘자기 형성의 자유’를 거듭 강조했다. "생존은 자아실현을 위한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아실현과 먹고사는 문제로 갈등할 경우 "(생존을 위해 자아실현을) 유보하되 포기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홍세화는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으로 『전태일 평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공산당 선언』 등을 들었다.

"행복은 적금을 들 수 없다. 예치했다가 나중에 찾는 게 아니다. 내일 할 일은 내일 하시라.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과거는 수정하지 못하고 미래는 통제할 수 없다. 오로지 현재 내 태도만을 자신의 의지로정한다. 자신의 욕망을 알고, 언제 행복할지 알겠다면 그냥 하시라. 이유를 달지 말고,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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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바 특권이다. 그들은 순진한지라 감동하기 쉽고 그들은 점염(點染)이 적은지라 죄악에 병들지 아니하였고, 그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현실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 (……)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민태원이 쓴 중수필 「청춘예찬」의 끝 부분이다. 1968년부터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는데, 요즘은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단다.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 강풀,홍세화 등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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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리더십 이론에서는 통상 군도를 1인자의 리더십, 신도를 2인자의 리더십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1인자의 리더십은 2인자의 보필이 없으면 빛을 발할 수 없고, 2인자의 리더십 또한 1인자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경서와 사서를 포함한 동양의 모든 고전이 군도와 신도를 동시에 언급하는 이유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많은 책사들이 등장해 다양한 책략을 펼쳤다. 이들 책사들의 난세지략은 기본적으로 군도가 아닌 신도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왕자王者는 사람을 얻고자 하고, 패자覇者는 동맹국을 얻고자 하고, 강자彊者는 땅을 얻고자 한다. 사람을 얻고자 하는 자는 제후를 신하로 삼고, 동맹국을 얻고자 하는 자는 제후를 벗으로 삼고, 땅을 얻고자 하는 자는 제후를 적으로 삼는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승리하고, 공격하지 않고 얻고, 무력 동원의 수고를 하지 않고도 천하를 복종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들 세 가지 요건을 아는 자는 원하는 바대로 취할 수 있다. 왕자가 되고 싶으면 왕자, 패자가 되고 싶으면 패자, 강자가 되고 싶으면 강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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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 문학은 유럽 문명을 통째로 삼킨 『모비 딕』에서 시작된다.” _ E. L. 닥터로
“손에서 내려놓자마자 내가 썼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 _ 윌리엄 포크너
“멜빌은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다. 『모비 딕』은 『햄릿』, 『신곡』과 같은 수준의 작품이다.” _ 루이스 멈퍼드

1. 작가를 말하다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허먼 멜빌(1819~1891)은 1819년 8월 1일 미국 뉴욕의 부유한 잡화상집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14세 때 아버지가 사업 실패 후 사망하면서 은행원, 점원, 농장 심부름꾼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자랐다. 22세 때 포경선 선원이 되어 항해를 떠났으나 선장의 폭력 때문에 도망쳐 타히티를 비롯한 폴리네시아의 여러 섬을 떠돌았다.
1844년 미 해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 『타이피』를 집필했다. 이때부터 모험 소설 작가로 이름을 얻었다. 곧이어 리버풀을 왕복하는 상선 생활을 그린 『레드번』, 군함 생활을 그린 『하얀 재킷』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비판적 사고, 풍부한 상징 성을 작품에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850년 문학적 동반자인 너새니얼 호손을 만나 큰 영향을 받는다. 이듬해 출간한 장편 소설 『모비 딕』은 호손에게 헌정된 작품이었다. 『모비 딕』은 발표 직후 신성 모독적인 소설이라며 혹평받는다. 1860년부터 시 창작에도 몰두했지만 명성을 누리지 못했다.
『빌리 버드』를 미완으로 남긴 채 1891년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
멜빌은 20세기 초 이른바 ‘멜빌 부흥’을 거쳐 재평가되었다. 특히 탄생 100주년을 맞아 레이먼드 위버가 멜빌을 극찬하는 평론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문단과 서점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거대하고도 웅장한 서사시로 재탄생한 『모비 딕』으로 멜빌은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선구자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2. 작품을 말하다, Moby Dick
1851년에 발표된 『모비 딕』은 미국 현대 문학에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한 위대한 소설이다. 남성적이고 웅장하지만 동시에 섬세하고 정교한 『모비 딕』 은 수세대에 걸쳐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주인공 이스마엘이 포경선에 승선했다가 혼자만 살아남아 지난 일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소설은 해양 소설 역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집착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한 인간의 투쟁과 파멸을 그린 『모비 딕』은 뛰어난 상징주의 문학 작품이자 자연주의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한쪽 다리를 가져간 모비 딕을 찾아 헤매는 미친 선장 에이하브와 현명한 일등 항해사 스타벅, 순수한 영혼을 가진 식인종 퀴퀘그 등을 등장시켜 민주주의, 리더십, 권력, 노동, 환경 등 인간 사회의 여러 한계를 질문한다.
이 작품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과 작품 구조,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묘사, 뛰어난 풍자와 유머,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은 결말 등 독창적인 장점들로 미국 현대 문학의 출발점이 됐다. 고래와 포경업에 관해 인류가 탐색하고 축적해 온 지식들, 우주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담고 있다.

3. 세계를 말하다
3-1. 수산업 코너에 꽂혀 있던 책
『모비 딕』은 출간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떤 서점에서는 소설이 아닌 수산업 코너에 진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모비 딕』이 재평가받기 시작한건 멜빌이 죽고 30년쯤 지나서부터였다.
1920년대부터 『모비 딕』을 논하는 작가와 평론가의 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서머싯 몸이 선정한 세계 10대 소설, 노벨연구소가 뽑은 세계 100대 문학 작품 등에 이름을 올렸다.
3-2. 스타벅스의 모티브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모비 딕』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모비 딕』에서 스타 벅은 광기에 사로잡혀 날뛰는 에이하브 선장을 설득하려 노력하는 현명한 인물 이다.
스타벅스가 스타벅 이름을 사용한 것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일상의 갈등과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롭고 현명하게 시간을 즐기자는 의미 때문이었다.
3-3. 모비 딕의 모델
19세기 초 미국의 유명한 포경선 에식스호가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일이 있었다. 이 고래는 권투 장갑처럼 생긴 머리로 에식스호를 들이받아 238톤의 배를 단 10분 만에 침몰시켰다.
또 비슷한 시기 칠레 남부 바다에는 모카 딕이라 불리는 흰색 알비노 향유고래가 살았는데, 이 고래는 포경선을 만나면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달려들었다.
나중에 이 고래가 잡혔을 때 보니 등에 작살 19개가 꽂혀 있었고, 무게는 80톤을 넘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당시 선원들 사이에서는 사납고 거대한 고래에 대한 많은 경험담이 돌아다녔는데, 모비 딕은 이들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시킨 고래다.

모비 딕 : 세계문학그림책 | 허연 저자(글) · 신진호 그림/만화 · 허먼 멜빌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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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파괴할 뿐 정복하지는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돌진한다.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리라.
지옥 한복판에서 너를 향해 작살을 던지고
증오를 가득 담은 마지막 입김을 뱉어 주마.

그곳 여인숙에서 나는 식인종 퀴퀘그와 한 침대에서 자게 됐다.
영혼은 숨길 수 없는 것이어서 나는 무시무시한 문신 아래 숨은 퀴퀘그의 맑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함께 피쿼드호에 타기로 했다.

나오는 길에 일라이자라는 예언자로부터 불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죽을 거야.
모든 건 이미 정해져 있어.
신이시여,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딱 한 사람. 현명한 일등 항해사인 스타벅은 복수를 위해 고래를 잡을 수는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고래를 많이 잡아 돈을 버는 것일 뿐이고 짐승에게 원한을 품고 복수하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에이하브의 선동에 겁먹은 선원들은 모비 딕을 잡아 복수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모비 딕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혀 판단력을 잃어버린 채광분하는 에이하브는 나를 비롯한 배에 탄 모든 선원들에게 모비 딕보다 더 두려운 대상이었다.
에이하브의 분노는 우리로 하여금 자연의 질서에 대한 경외심을 잃게 만들었고, 선과 악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았다.
그는 우리를 결국 파멸로 몰고 갈 게 뻔했다.

어느새 다시 나타난 모비 딕은 소용돌이를 일으켜 보트를 뒤집어 놓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에이하브의 의족이 부러졌다.
스타벅은 이제 그만하자고 외쳤다.
에이하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는 운명의 부하이고, 너희들은 나의 부하다.
내 명령에 따르라."
다음 날 정오 모비 딕이 다시 나타났고, 사흘간의 추격전 끝에 에이하브는 모비 딕의 눈에 작살을 꽂아 넣는 데성공했다.

3일간의 대결투는 끝이 났다.
나는 에이하브와 모비 딕의 대결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모든 것을 부질없게 만들어 버리는 자연의 위력은 놀라웠다.
바다는 에이하브의 원한과 집착을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당겨 흔적도 없이 삼켜 버렸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싸늘한 침묵만을 남긴 채 일렁이고 있었다.

이튿날 나는 구조됐고 내가 겪은 일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나 혼자 살아남아 말한다.
이 항해는 도전의 길이었으며 동시에 파멸의 길이었다.
내 인생에서 끊임없이 갈망했던 특별한 항해는 끝났다.
이제 내 젊음의 한 부분과 고래잡이배의 추억을 검고 푸른 바다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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