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묻히는 것에 분노한 아이들은 제물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찾아보기로 했다. 알아낸 건 몇 명뿐이었지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죽어서 그마저도 어려웠다.
마을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그중에는 주경과 미주의 외삼촌, 외숙모가 있었고 연희의 작은엄마와 진용도 있었다. 겁에 질린 대부분은 뿔뿔이 흩어졌다. 연희의 작은엄마는 연희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연희는 용서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미주의 집에서 지내면서도 주경 또한 용서하지 않았다. 연희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건 한참 지나야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어제는 정주시에서, 그 전에는 공항으로 가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또 그 전에는 다른 곳에서……. 모르겠어? 선녀님의 벌은 끝나지 않았어."
"야, 양심의 가책 그만 느끼고 너는 너대로 갈 길 가. 사람이 잘못했으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마땅하고 그에 용서를 구하는 것이 살 방법이니까."
"너는 그 사실을 알지만, 그 사람들은 아니잖아. 그대로 죽일 거야? 알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면 너도 나처럼 되는 거야. 구할 수도 있는 생명을 구하지 않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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