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실들을 종합하면 그림이 나오죠. 친일과 유신, 5공, 지역감정의 대표들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서를 제출하러 가는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탄핵의 내용은 어땠습니까? 반민주적이었죠. 과거 청산 없는 민주화, 절차만 남은 허울뿐인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핵심을 죽여버린 겁니다.

제가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잘못은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비교해 딱 두 가지를 잘했어요. 하나는 과거 청산이고, 다른 하나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문제였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는 수구세력이 국회를 꽉 잡고 있으니까 과거 청산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잖아요. 의회 독재라는 말까지 나왔죠. 그런데 국민들이 국회까지 바꾸어버렸어요. 국민들이 노무현한테 길을 만들어준 거죠.

이제 수구세력이 발악을 하게 됩니다. 노무현이 국회까지 업고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여태까지 수구세력은 공안기관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런 수단이 없는 겁니다. 오히려 수구세력으로서는 믿을 게 언론뿐이었어요. 그리고 언론과 함께 바람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뉴라이트입니다.

우리 역사학도들이 현대사를 공부하게 된 건 1980년에 광주를 거치면서부터입니다. 제가 1988년 2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독립운동사로는 이게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두 번째로 나온 논문입니다. 첫 번째는 1968년인가 1969년에 일본 사람이 3·1운동에 대해 박사논문을 쓴 게 있습니다. 사실상 독립운동사 논문으로는 제가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최초로 쓴 셈입니다. 서울대가 특히 늦었지만 그만큼 우리 근현대사 연구가 굉장히 지체되어 있죠.

1980년 광주를 겪고 도대체 미국이 우리에게 무엇인가,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왜 분단되어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현대사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현대사를 공부하겠다고 하니까 선생님들께서 격려해주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말렸습니다.
"너 어쩌려고 그래. 현대사 공부하지 마라. 다친다."

친일파의 반격! 친일파가 대한민국을 찬탈하는 쿠데타 과정이라고 묶어서 설명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이 친일파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뉴라이트들은 대한민국을 찬탈한 세력과 그들의 바람막이가 되었던 이승만을 중심으로 역사를 미화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이 작업이 친일하고 연관되어 있어요.

뉴라이트가 밤낮 떠드는 게 국가 정체성인데 이것은 또 무슨 이야기입니까? 한마디로 좌파정권이 과거 청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국 주체들을 욕보이면서 국가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짓밟았다는 겁니다. 이게 뉴라이트들의 핵심 주장입니다. 그래서 과거사 청산은 무조건 덮어야 한다는 거죠. 지금 열심히 덮으려 하고 있잖아요.

탄핵 직후에 어떤 상황이 되었습니까? 국회의원 과반수를 얻었어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처음입니다. 이른바 민주개혁 세력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수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10석이 있어요. 국회의원들 중에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이 30명 내지 40명은 되었습니다. 정부를 보세요. 민변 출신 대통령에 민변 초대 회장이 국정원장, 민변 부회장 강금실이 법무부 장관이에요. 민변 창립 멤버 천정배가 여당 원내대표였죠. 그런데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했습니다. 이거 어디 가서 하소연해야 합니까?저는 노무현 정부가 망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작동해서 망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뭐냐? 이런 상태에서 국가보안법도 폐지 못하는 멍청이들. 그것을 읽힌 거죠. 한나라당이나 수구꼴통에게 알려준 겁니다. 죽어라 저항하면 살 수 있다, 죽기로 저항하면 살 수 있다, 쟤네는 말만 있지 의지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빠른 시일에 자신의 지지세력을 자기 손으로 파괴한 정치인은 없습니다. 지지세력을 분열시킨 것, 너무 큰 잘못이죠.

분명한 것은 근현대사 교과서는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교육을 정치교육으로 삼아서는 안 되잖아요. 우리가 교과서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일본을 비판하는 것과 똑같은 기준을 우리에게도 적용해야 합니다. 군국주의자를 비판하고, 반민주적인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이와 똑같은 것들을 우리 역사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예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간첩을 만날 수 있어요.『손자병법』의 「용간(用間)」편에 간첩 활용법에 관한 장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도 간첩을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간첩을 부리는 것은 어진 장수라야 한다"고 나옵니다. 간첩이 적에게 "상대편에서 당신을 이렇게 들여다보고 있소"라고 말하면 큰일 나겠죠.

깐수 정수일 선생은 세계 첩보사에 남을 만큼 성공적으로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했고, 현존하는 간첩들 중에서 최고의 지성을 가졌으며, 가장 오랫동안 암약한 간첩일 겁니다. 그런데 깐수 선생이 보낸 정보의 질을 보면,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형편없어요. 도서관에 있는 책, 그런 걸 캐냈더라고요.

신영복 선생님이 관련되신 것은 ‘민족해방동맹’이라는 별도의 조직으로 청년학생들을 위한 조직이었어요. 신영복 선생님은 그 조직의 핵심 지도 간부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통혁당 당원은 아니었다고 말씀하시죠. 그러면서도 어쩌면 자신이 북쪽에 통혁당 당원으로 등록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선생님이 민족해방동맹의 최고 지도 간부였고 김질락과 가까운 사이로 자주 만났으니까 통혁당 쪽에서 선생님을 당원으로 보고했을지도 모르겠다는 거죠. 어쨌든 이는 나중에 추측한 것이고, 당신은 통혁당이란 이름을 중앙정보부에서 수사받을 때 처음
들으셨다는 겁니다.

박정희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민주적인 척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박정희 일당은 민주 운운하는 말장난 따위는 아예 포기하고 한 가지 구호로 확실하게 나갑니다. 잘살아보세! 내가 부당하게 권력은 잡았지만 너희를 잘살게 해주겠다는 거죠.

원조 불도저 서울시장 김현옥
부산시장 시절에 이미 불도저란 별명을 얻은 김현옥은 "행정은 정열이다." "건설은 나의 종교다." 등 희한한 말들을 많이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 두번째 선물받은 소장용 책들
-선물이지만 내가 고른 ㅋ

1.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1 초원로
2.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2 사막로
3. 실크로드 문명교류사 서설 3 해로
정수일 교수님의 실크로드 도록에 이은 또하나의 걸작
4. 연암집 상
5. 연암집 중
6. 연암집 하
7. 한국미 한국의 마음
8.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책값에 비해 만듬새가 구리다ㅠ)

이것들을 더이상 꽂을 책장이 없다ㅠ
버릴 책들을 찾아보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5-06-07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이 아름답습니다. 또한 쌓인 책들이 고통스럽네요. 우리집 쌓인 책들 보며 한숨짓네요. ㅎㅎ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역사의 진보를 믿고, 그래서 낙관적이다. 어려서 역사에 흥미를 가진 것으로 치면 40여 년, 대학에 들어가 전공으로 삼은 때부터 쳐도 만 30년이 되었는데 이런 어지러움은 처음인 것 같다.

1강의 주제는 뉴라이트와 역사 교과서 문제였다.

2강의 주제는 조작 간첩 사건이었다.

3강에서는 촛불시위 기간에 죽은 것 같았다가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대운하와 뉴타운 광풍의 진원지라 할 부동산 투기 문제와 토건국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짚어보았다.

4강에서는 민영화니 선진화니 하면서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우리 사회의 재편 작업을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제헌헌법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살펴보았다.

5강의 주제는 괴담이었다.

경찰 폭력 문제를 다룬 6강에서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던 일제강점기의 순사들, 그리고 친일 경찰의 뿌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채 더더욱 군사화된 한국 경찰이 지닌 폭력성을 역사적으로 풀어보았다.

7강에서는 이제 신분 상승의 통로라는 기능을 접어버리고 기득권 세력이 기득권의 보호장벽으로 삼아버린 교육 문제를 살펴보았다.

8강은 전체 강좌를 마무리하는 측면에서 촛불의 역사성을 살펴보았다.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2009년 3월 한홍구

뉴라이트 등장의 전조
2003년 6월 21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반핵반김 한미동맹 강화 6·25 국민대회’ 모습. 2003년은 보수세력의 ‘행동주의’가 절정에 이르렀고, 이듬해인 2004년부터는 ‘뉴라이트 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여기서 또 제국주의와 반자본주의 문제가 나오는데요. 레닌의 정의에 의하면 제국주의는 가장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입니다.

우리 독립운동은 반자본주의 성격이 굉장히 강해요. 원래 사회주의 성격이 강해서라기보다 제국주의 침략세력이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 세력이었기 때문이죠. 그걸 반대하다 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반자본주의 정서가 강해졌습니다. 사회주의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컸다는 말이지요.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면서 일제는 본격적인 총동원 체제에 들어갑니다. 세계 역사상 최악의 국가주의와 최악의 유사가족주의가 하나로 합쳐집니다. 천황폐하가 어버이가 되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개인주의’ 하면 이기적이고 집단을 생각할 줄 모른다는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개인주의가 굉장히 좋은 의미더라고요. 독립된 개인이 모여 사회를 만들고, 그 사회가 국가를 구성하기 때문에 한 개인이 출발점이 됩니다. 그 개인은 신과 직접 교통하는 아주 독립된 개체입니다.

만주군관학교 우등생 박정희
1942년 만주군관학교 졸업식에서 박정희가 우등상을 받고 있다. 6년 뒤 그는 좌익 혐의로 한국군에서 숙청될 위기에 몰렸으나, 그로부터 14년 만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

박정희 개인으로 따지자면 감옥으로 보내야 할 만큼 친일 행적이 수두룩하지는 않겠지요. 문제는 박정희의 사고방식이 전형적인 일본식 교육과 훈련을 통해 형성되었다는 겁니다.

미국과 소련은 취한 정책이 달랐어요. 소련 슈티코프(T. E. Shtikov) 군정 사령관의 담화문이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축하한다, 모든 것은 조선 인민에게 달렸다, 이제 조선 인민들이 새 나라를 맘껏 건설하라. 반면에 맥아더 사령관의 일반 명령은 한마디로 뭐였습니까? 까불지 마라, 일본법은 살아 있다, 그 법에 따라 법과 질서를 준수하라. 이랬거든요.

반민특위 법정에 끌려가는 친일파
반민특위의 친일파 청산 노력은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친일파 등용으로 무산되고 만다.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의 역사는 반세기 만에 비슷한 역사를 만들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알지만 잘 모르는 고전, 
세계문학그림책으로 만나다

1. 현대 역사의 어두운 면에 대한 훌륭한  풍자다. 맬컴 브래드버리(작가)
2. 우리 시대를 위한 현명하고, 인정 많고,  계몽적인 우화. <뉴욕 타임스>
3. 절대적으로 최고의 작품. 볼테르  『캉디드』와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에 견줄 만하다. <뉴요커>
4. 우리가 그때 오웰을 구하지 않았다면,
20세기 중반의 영미 문학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프레더릭 와버그(섹커 앤드 와버그 출판사 대표)

1. 작가를 말하다
조지 오웰 George Orwell
인도 벵골에서 태어난 조지 오웰(1903~1950)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이 다. 그가 태어날 무렵 아버지는 인도에 파견된 영국 관리였다. 어린 시절 영국으로 간 그는 이튼 칼리지를 졸업했으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미얀마 경찰관이 되었다.
5년간 미얀마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한 그는 제국주의의 모순을 직접 경험하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후 파리 빈민가와 런던 부랑자 생활을 실제로 체험하고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발표한다. 이때부터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을 사용한다. 곧이어 『버마의 나날』,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등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의 불평등이나 권위적인 정부에 적잖이 불만을 품고 자란 그는 어른이 되면서 사회주의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 영향으로 1936년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고, 그곳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카탈로니아 찬가』를 발표한다. 이때부터 그는 정치색이 짙은 작가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러시아에서 일어난 혁명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1945년에 출간된 『동물 농장』은 이런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으로,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체제를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동물 우화이자 정치 우화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1949년에는 현대 사회의 종말을 그린 미래 소설 『1984』를 발표한다. 『1984』는 『동물 농장』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걸작이자 조지 오웰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1950년, 『1984』의 집필을 마친 그는 오래 앓아 온 폐결핵으로 고생하다가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2. 작품을 말하다
동물 농장 Animal Farm
1945년에 출간된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1917년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부터 1943년 테헤란 회담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정치 문제를 풍자한 작품이다. 출간되자마자 소련의 스탈린 독재 체제를 겨냥한 작품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함께 대표적인 풍자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영국의 한 농장에서 동물들은 자신들을 학대하는 주인을 몰아내고 ‘동물 농장’을 세워 농장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목표대로 모든 동물이 평등하게 공동체를 이끌지만, 곧 돼지들이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나폴레옹과 스노볼이라는 두 돼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얼마 후, 나폴레옹은 스노볼을 축출하고 독재자로서의 권력을 가진다. 나폴레옹과 그의 충성스러운 돼지들은 나머지 동물들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시작한다. 동물들이 처음에 세웠던 평등한 규칙들은 점차 변형되어, 돼지들이 더 많은 특권을 가지게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라는 원칙이,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로 변한 것이다. 동물 사회 내부의 권력욕과 부패는 갈수록 심해지고, 동물들 사이의 불평등과 억압은 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인근 농장 주인들과 친구가 되고, 인간과 다를 바 없이 동물들을 지배한다. 결국 다른 동물들은 평등한 사회를 위해 자신들이 싸워서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다.
당시 러시아는 가난과 빈곤에 시달렸다. 혁명 이후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거라고 믿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통치자는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다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다. 『동물 농장』은 당시 스탈린의 모습을 동물에 빗대어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독점하고 민중을 억압하면서 타락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 준다. 특히 주인공 나폴레옹은 스탈린과 아주 많이 닮았으며, 자유와 평등을 꿈꾸며 농장 일을 하던 동물들은 당시 민중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여기에 ‘일곱 계명’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폴레옹의 권력 독점을 위한 도구로 변했다. 마지막까지 나폴레옹은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한 권력자와 다를 바없는 모습을 보이며 끝이 난다.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이 당연한 권리가 권력자에 의해 존중받지 못할 때가 있다. 『동물 농장』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권력에 반하는 자유와 평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때문이다. 이 소설은 권력자의 독재에 대한 경고를 넘어, 권력자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이다.

3. 세계를 말하다
3-1. 전체주의
‘전체주의’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 나타난 대중 정치와 대중 동원에 기초하여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주장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독재 정치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정치적 행동이자 체제를 말한다. 즉, 국가 이념을 개인보다 더 높은 자리에 두고, 개인을 한낱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는 정치사상이다. 『동물 농장』은 당시 러시아(소련)의 전체주 의를 비판하고 풍자한 작품이다.
3-2. 소비에트
‘소비에트’는 러시아어로 평의회라는 뜻이다. 1905년과 1917년 러시아 혁명 때 노동자, 농민, 병사 등에 의해 소비에트로 출발했다. 이후 정치 용어로 프롤레타리아 독재 정권의 권력 기관을 의미하게 되었다.
당시 러시아는 레닌이 독재 정치를 하고 있었고,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기고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을 만들었다. 겉으로는 노동자를 위하는 것 같았으나, 실은 독재로서 토지와 공장을 몰수하여 국유로 하고, 사유 재산은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레닌이 죽은 후에는 스탈린이 반대파를 물리치고 권력을 잡았다.
3-3.『동물 농장』에 나오는 풍차 전투
『동물 농장』의 풍차 건설은 스탈린이 내세운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나라(박정희 정권)에서도 이 정책을 추진했다. 풍차는 드네프르 댐을 비유한 것인데, 실제로는 1941년 스탈린의 명령에 의해 폭파됐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독일을 상징하는 핀치필드 농장 사람들에 의해 폭파된다. 이때 핀치필드 농장은 독일을, 농장 주인 프레더릭은 히틀러를 상징한다.

동물농장 : 세계문학그림책 | 조지 오웰 원작 · 정현호 저자(글) · 장선환 그림/만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5-06-0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아갈수록 더욱 매력적인 지행일치 작가^^
 

Animal Farm 동물 농장
조지 오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메이저는 번뜩이는 눈빛으로 인간에게 받아 온 학대와 노동 착취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를 찾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의 적은 바로 인간들이오. 인간을 농장에서 추방합시다! 반란을 일으킵시다!"
하지만 사흘 후, 나이 많은 메이저는 잠을 자다가 숨을 거두었다.

초여름이 되었는데도 매너 농장의 주인 존스는 농장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며칠 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동물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동물들은 곳간의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존스는 일꾼들과 곳간으로 달려왔다. 그들은 곧 분노한 동물들과 맞닥뜨렸다.
동물들은 일제히 존스와 일꾼들을 향해 덤벼들었고, 그들은 허둥지둥 농장을 떠나 도망쳤다.

"동물 농장 만세! 혁명 만세!"
혁명에 앞장섰던 스노볼은 동물들을 농장 정문으로 이끌었다.
스노볼은 주저 없이 ‘매너 농장’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동물 농장’이라고 썼다.

돼지들은 직접 땀을 흘리며 일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알려 주고, 일의 흐름을 지휘하였다.
동물들은 농장 일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농장의 주인이 된 동물들은 ‘동물 위원회’를 만들고 역할을 나누어 농장을 경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들은 글을 읽을 줄 몰라 농장 운영은 똑똑한 돼지들이 맡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농장의 우유도 과수원 풀밭에 떨어진 사과도 사라졌다.
알고 보니 모두 돼지들이 차지한 것이었다.
공평하게 나눠 먹을 것을 기대했던 동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나폴레옹은 스퀼러를 시켜 농장을 위해 밤낮없이 머리를 쓰기 때문에 돼지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구슬렸다.

어느덧 봄이 오고, 권력을 차지한 나폴레옹이 중요한 발표를 했다.
"우리는 풍차를 건설한다!"
나폴레옹은 풍차 건설은 원래 자신이 세운 계획이었다며 동물들을 현혹했다.

동물들이 의아해하자 교활한 스퀼러가 농장을 돌아다니며 나폴레옹의 위대함과 놀라운 비전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스노볼에 관한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동물들은 스퀼러의 말에 속아 넘어갔고, 예전보다 더 열심히 농장 일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