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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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히 (출판업계 종사자가) 받게 된 알림문 비슷한 글귀로부터 시작된 책.
198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나 스테디셀러에 이르러, 2018년 한국에도 개정판으로 새로 나왔다.
어떤 이야기들은 편집이 되고, 빠지고, 들어가고 하며 조금은 초기와는 글과 구성이 바뀌었다고 한다.

어쩐지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 그리고 실제로 들어본 일화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분명 리더스다이제스트나 좋은생각 같은데서 읽은 적이 있다, 라는 기분.
 실제로 여기저기 인용이 많이 되었다고, 아아 어쩐지 기분탓만은 아니었구나.

 

"그때 나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을 내가 이미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게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아는 대로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제 나는 신조를 소개한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유치원에서 배웠다. 지혜는 대학원의 상아탑 꼭대기에 있지 않았다.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었다." _18쪽 (나의 신조)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존인물입니까?" 간단하게 대답하면 "예."이고, 좀 복잡하게 대답하면 "나는 이야기꾼이비 취재하는 기자가 아닙니다."라고 할 수 있다. 스튜에 양념을 넣으면 맛이 좋아지듯, 좋은 이야기에 사실을 몇 가지 더해 더 좋은 이야기로 만들 때가 있다. 웃음을 주기 위해 약간 과장도 한다. 가끔은 비슷한 두 이야기를 하나의 더 나은 이야기로 묶는다. 이 과정에서 진실을 위해 사실이 희생되기도 한다." _104쪽 (천사는 있다)

 

 

삶의 지혜랄까, 세상의 온기같은 소소한 일화들로 조금은 마음이 흐뭇해진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시리즈와 닮은 점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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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붙이는 시간 - 엄지와 검지로 즐기는 감성 스티커 아트북
동글동글 연이 지음 / 다산라이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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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그야말로 핫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을 위한 책들도 많이 나왔다.
독서용이 아닌 실은 실천용, 혹은 능동적 실행용 ‘힐링’ 관련 책으로 컬러링북도 한창 유행을 했더랬다.

소확행과 스트레스 해소용 끄적임으로 나또한 컬러링북을 체험(?) 해 본적 있었으나...
(1) 손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2) 본인의 색채감각이 본인의 기대에 이르지 못한다(!!)
(3) 다양한 색의 색연필을 다 가지고 다니는 것은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4) 완성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ㅠㅠ)
등등의 사유로 곰새 포기했다. (난 틀렸어, 먼저가...)

그런데! 그런 힘들었던 시간때우기용 정신집중용 컬러링북 대신! 스티커북을 만나게 되는데!! 가히 혁명적이다.
일단 그림이 다 그려쳐+칠해져 있음!!
맨 뒤쪽의 다양하고 수 많은 스티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을 똑똑 떼서 앞의 주제별 배경그림에 (물론 그림도 색칠이 되어있다! 개이득!) 딱딱 붙이면 완성!

 

 

이렇게 쉽게 이런 완성도를!!!! (감동)
배경그림도 심플하니 예쁘다.
왜 어린이들이 ‘스티커’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알아버렸다.
쉽고 빠르고 예쁘거든 (하하!)
+ 준비물도 따로 필요없고.

 


(표지가 다소) 초등학생 같아서 부끄럽기는 한데, 까페에서건 어디서건 잠깐 하고 놀기 딱 좋다ㅋㅋㅋㅋ 유치한게 포인트긴 함.
두 페이지 놀았으니, 또 이런거 좋아하는 친구랑 같이 해야겠다.

#동글동글연이 #마음을붙이는시간 #마음을_붙이는_시간 #다산라이프 #힐링 #스트레스릴리프 #소확행 #스티커북 #일러스트레이트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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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엄마
신현림 지음 / 놀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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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774.JPG


생활에서의 시詩 읽기를 꾸준히 적어 온 신현림 시인의 신작이 나왔다.
(기존 작품은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아들아, 외로울 때 시를 읽으렴』,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시가 나를 안아 준다』 등이 있다.)

이번에는, 엄마 혼자 딸아이를 키우며 생활의 시를 구구절절하게 읽어 온 처절함이 숨에 밴 그런 생활일기/육아일기를 적어냈다.
작고 작은 아이를 배냇저고리에 품어 안았을 그 때부터, 아이가 옹알이를 하고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어느새는 엄마의 친구가 되어준 지금까지.
가끔은 너무 길고, 어렵고, 고민이 될 때마다 하루 하루를 적었다- 시와 함께.

시(詩)는 항상 어렵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항상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고 시와 엄마는 등을 두들겨 준다, 그 자리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다.
가끔씩 시집을 열 때마다, 엄마를 껴안을 때마다, 어떻게든 나를/우리를/누군가를 버텨주고 있가는 생각을 문득 한다.

단 한번이라도 단 한사람이라도 감동을 받았다면, 그 시는 제 역할을 다 한 셈이아닌가.

 

"<부엌에서 부엌을 꺼내니까 부엌이 깨지고, 엄만 깨진 부엌들을 줍고, 줍다가 손가락이 깨지고, 깨진 손가락은 피가 나지 않고, 퉁퉁 붓기만 하고, 퉁퉁 부운 손가락 사이로 기름 묻은 심장이 걸어 나오고, 심장이 마르기도 전에 나는 또 냄비를 태워먹고, 언제 그랬댜는 듯 엄마는 또 밥상을 들고 오고, 들고 오는 모습은 가슴에 잔뜩 힘을 준 보디빌더 같도> _황종권, 「부엌은 힘이 세고」" _94쪽

 

시에서 위로 받는 또 한 사람의 에세이집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은유,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서해문집)

"나는 싸움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공격 대상이 모호했다. 날마다 가슴에서 전생이 벌어졌고 혼자 치르는 전투에서 나는 매일 전사했고 꿈처럼 깨어나 오늘을 살았다. 시詩가 무기였다. (...) 생이 고달플수록 시가 절실했다. (...)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손 댈 수가 없을 때면, 나는 책꽂이 앞으로 가서 주저앉았다. 손에 잡히는 시집을 빼서 시를 읽었다. 정신의 우물가게 앉아 한 30분씩 시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기계적으로 일하는 노예가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임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시를 읽으면서 나는 연민하고 생을 회의했다." _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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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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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총기를 합법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나라.
그에 따라 각종 총기관련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 가정 내에서도 심지어는 학교에서도.

소설은, 아이와 엄마가 폐장 시간이 되어 동물원에서 나가려는 찰나에 일어나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시작된다.
아이는 어리고 배고프고 무섭고 이제 막 총을 이해할 뿐이다.
어떻게는 살아남은 사람들: 선생님, 알바생, 갓난아기, 주인공인 아이와 엄마.
빈 우리에 숨어서, 핸드폰을 집어던져서, 자판기의 음식을 어떻게든 뽑아서, 레스토랑의 창고, 쓰레기통에 숨겨서, 낙엽에 파묻어, 개울에 몸을 던져, 인정에 매달려, 총에 맞고도..., 모성과 생존본능에 매달려 다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쓴다.
확실히 아이는, 아니다 엄마는 위대하다.

 

"부모 되기란 예상과 추정, 그리고 비용 대 이익 계산으로 이루어진 견제와 균형의 엄청한 시스템이다." _25쪽

 

"최악은 그런 일들을 충격적으로 느낀적으로 느낀 적이 거의 한 번도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그녀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들만의 길을 걷는다. 분노로 가득차 있고 퉁명스러우며 욕설을 뱉어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찾아오는 아이들은, 보통 그 부모도 분노로 가득차 있고 퉁명스러우며 욕설을 뱉고 폭력적이다. 절망에 빠져 공허한 마음으로 오는 아이들은, 부모 역시 절망에 빠져 있고 마음이 공허하다. 보통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가는 방향이 보인다. 그녀가 해볼 수 있는 일은 없다." _287쪽

 

'숨가쁘게 빠르고,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스릴있다'는 말이 관용구가 아니라는 것, 이 책에서 확인하시라.
다만, 장편치고는 짧고 사건에 집중된 편이라 각 인물의 성격이 평면적으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

정식출간전 가제본 서평단으로 먼저 읽게 되서 (은밀한 즐거움에?) 더 신나게 빠르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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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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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금요일 밤 시간대의 전철이란 으레 그렇다. 밀착을 넘어 연체동물의 빨판처럼 서로에게 흡착되다시피 한 새연부지의 몸 사이에 종잇장만 한 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운. 누군가 입을 열거나 숨을 쉴 때마다 머리 위로 끼얹어지는 고기 누린내와 마늘 냄새 문뱃내에 들숨을 참더라도, 그 냄새가 닷새간의 노동이 끝났음을 알려주기에 안도하는 시간. 과연 내년에도 혹은 다음 달에도, 심지어 당장 다음 주에도 이 시간에 전차를 탈 수 있을지에 대한 실존의 불안을 잠깐이나마 접어두는 시간." _7쪽

 

60세도 넘은 여자, 그러니까 할머니가 이 소설의 (무려) 주인공.
그 할머니는 실은, '대모님'이라고 불리는 '방역업자' aka 킬러(killer).

지금은 과거의 산물이라고 했던가, 버려짐으로부터 시작된 '방역업'의 역사.
돌봄 혹은 내버려둠으로부터 시작된 '어린 증인', 그 집착의 역사.
세월과 시간이 쌓은 늙은 개 '무용'의 이야기.
세월과 시간으로 쌓여버린 어쩔 수 없는 정(情) 아니 실은 애정(愛情)의 역사.
알약을 삼킬 수 없는 아이를 결국은 끝까지 돌보지는 못했다.
늙은 개와 끝까지 함께 할 순 없었다.
짧은 시간 빛나다 사라질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역사.

"숨이 붙어 있는 한은 다녀-올 것이다. 손발이 움직이는 한은, 언젠가 이 녀석이 기억에서 지워지거나 그 존재를 인식조차 할 수 없게 되기 전까지는. 그녀는 현관문을 닫는다." _169쪽

 

『파과』와 함께 세트로 리커버 판으로 나와서 +ㅅ+) 예쁜 책으로 읽는 호사를 누렸다.
장편이라기엔 너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장면들이 넘어간다, 스릴있게 휙휙.
<지금껏 우리가 기다려온 새로운 여성 서사>라는 띠지의 문구가 과장스럽지만은 않다.
'여성' 소설가 '구병모'가 쓴 <지금껏 우리가 기다려온 새로운 여성 서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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