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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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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아 패로가 영 수상쩍게  나오는 첫 장면들에 혼비백산해 안 본 영화 '로즈메리의 아기"의 원작이다. 영화속에서 미아 패로의 악마적인 분위기는 가히 인상적이었는데, 도대체 저 여자 내면에 뭐가 있길래 저 역이 저렇게도 자연스러울까 궁금 했던 기억이 난다.

로만 폴란스키에 미아 패로에 로즈메리의 아기라...

환상적인 궁합이다.

악마주의란 것이 현실속에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지만, 이 셋이 "악마적"이란 수식어에 딱 어울리니 영화가 호평을 받았을거란 추측이 아마 틀리진 않을 것이다.

 

줄거리는 원하던 아파트에 입주를 하면서 모든 것이 바라던 대로 잘 풀려 나가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다.

그 아파트가 과거 악마의 소굴로 유명했다며 친구 허치는 이사 가지 말 것을 권하지만 ,부부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 일축을 한다.

그러나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젊은 여자의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그들은 곧 자살한 여자를 돌봐 주었다던 노부부를 만나게 되서 본의 아니게 친해지게 된다.

성가실 정도로 친절한 노부부와의 우정이 계속 되는 가운데, 갑자기 신출내기 배우였던 남편은 성공의 가도를 걷게  되고, 로즈매리 역시 임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끊임 없는 고통과 악몽, 그녀의 임신 사실에 반색을 하는 노부부, 아기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남편과 허치의 갑작스런 죽음등으로 그녀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불안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빠르게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유치하지 않는 이야기 전개와 적절히 스며든 의혹과 공포, 타이밍과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악몽과 복선들, 끔찍하지만 신빙성있는 반전의 결말이 67년에 나왔다는 이 책을 여전히 빛나게 하고 있었다.

악마주의라.

어찌보면 끔찍스런 영상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요즘의 공포 영화보다 더 괴기스러웠다.

인간의 내면을 물고 늘어지는 심리 공포물이기 때문이리라.

개인적으로는 난 악마를 믿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악마적인 사건들이라고 하는 것들이 사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저지르는 사건들에 불과하고, 단지 그것을 어느 만큼 이해를 하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설득력이 있었다.

마치 있었던 일을 쓴 듯한 기분이 들게하는 공포소설.

호기심이 많은 분들은 한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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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세계사 3 : 중동 - 화려한 이슬람 세계를 찾아서 가로세로 세계사 3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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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가 중동 전쟁의 당사국이 아니란 것이!

객관적으로 사태를 본들 누가 뭐라는 사람이 있길 하나,테러를 당할 염려가 있나 ...

문젠 우리에게 주어지는 정보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시각 위주라는 것.

그런 편향된 정보를 다소나마 바로 잡아 보려한 것이 바로 이 만화책이다.

현 중동 국가들, 즉 이슬람국가들의 역사, 종교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곁들이면서 그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진실을 바라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그전부터 중동과 이슬람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당최 복잡하기만 해서 포기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좀 가닥이 잡혔다.

이슬람 종교와 그들의 신앙관, 그리고 화려한 문명과  과거의 평화롭고 영화로웠던 시대등을 저자는 알기 쉽게 보여 주고 있다.

그들은 거만을 떨어도 될 만큼 이성적인 종교와 문명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서양의 르네상스가 중동 덕분이었다는 것과  한땐 중동의 찬란함이 서양을 능가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 보인다.

만화책 치고는 그닥 유머스럽지 않고, 말도 많다는 것이 흠이지만 여기 나온 정보를 다른 책에서 읽으려고 했을 시의 수고를 생각하면 그나마 운이 좋은 것이다.

유대인들과 이슬람인들간의 갈등의 원인이 궁금했던 분들에겐 좋은 길잡이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읽고 나서 보니  유대인들이나 이슬람인들 모두 어쩜 그렇게도 박복한 민족들이던지...

그들의 피터지는 싸움이 해결이 요원한 것이란 것을 알고 보니 더 안타까웠다.

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 새삼 깨달았다.

나라 없는 설움을 겪어보지 못한 나는 그것이 축복이란 것도 모른채 살아가니...

국가적인 불행도 개인적인 불행만큼이나 겪은 자만이 아는 것인가 보다.

일방적으로 중동을 매도하는 것이 어째 마음에 껴려지더라 하신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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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천사들의 도시
존 베런트 지음, 정영문 옮김 / 황금나침반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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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처음 읽게 된 사람들은 그 책이 줄곧 객적은 연애담과 이젠 몰락해서 존재하지 않는 프랑스 귀족들의' 우린 얼마나 속물이고 허영 덩어리인가 '에 대한 퍼레이드란 걸 깨닫게 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보단 심오한 " 뭔가 대단한 것들"이 있을 거라고 미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다른게 놔와주길 내내 기다리다가 결국 다른 변주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허무한 나머지 이게 도대체 왜 걸작이란 거야?"라고 비명을 지른다고 해도 그건 독자탓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다.)

그래서 그 책이 "레미제라블" 과 마찬가지로 한 시대의 철저한 고증이며, 프루스트 자신조차 그것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사실, 그래서 세부적인 묘사나 등장인물들이 입고 나오는 옷 하나하나에 고통스러울 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는 점이 그 책의 다른 면목이라는 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저 지루한 나열이 끊임없이 이어지는군 이라고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 책은 바로  사진처럼  한 시대의 상류사회를 그대로 드러내 정지시킨 책이란 의미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잊혀진 시대에 대한 완벽한 고증이자 화석이라고나 할까.

이 책도 일정 부분에서는 그런 면이 있었다. 다만 이 책의 저자 베런트가 탐구한 곳은 베네치아이고,연애담은 없으며, 논픽션이라는 것이 다르다면 다를 수 있겠지만서도....

(당연히 , 예술적 가치의 비교는 논외로 한다.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다들 아실 것이기 때문에...)

 난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언제나 신기하다.

그 시선을 통해 들여다본 사물들이 같은 사물임에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여 진다는 것도 ...

올해는 뜬금없이 베네치아 풍년이라--평소 전혀 관심이 없었던 곳이며 지금도 전혀 관심이 없음--얼마전에 "비바 베네치아"를 읽은 뒤 다시 베네치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게 되었다.

"비바 베네치아"가 서민들의 이야기라면 "추락하는 ..."이 책은 상류사회의 이야기인데 , 짐작이 되실지 모르지만서도, 같은 도시를 대상으로 쓴 책이란 것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달랐다.

이 책은 1996년 1월 베네치아의 페니체 오페라하우스가 화재로 전소되는 일을 겪은 뒤 그것을 복원하는 과정들을 2004년까지 추척해서 엮은 것이다.

화재로 인한 소송과 마피아 연루설,베네치아를 이용해 사교계로 등장하려는 사람들의 암투들, 몰락해가는 귀족들의 애닮은 사연들,그럼에도 당당하고 거만한 귀족들의 모습들, 우울한 시인의 자살을 둘러싼 이야기까지...

화재 사건과 그 복원을 둘러싼 이야기인것은 사실이지만 이 책은 그보단 베네치아를 움직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서민은 빼고--의 생생한 이야기라고 보심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작가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던  마르첼로 백작은 이렇게 말한다.

" 베네치아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연기를 한답니다.그들은 결코 진실을 말하지 않아요.

우리는 속내와 전혀 정반대되는 것을 말하죠."라고 ...

정말 그들은 달랐다.그게 아마도 피에 공기에 섞여서 자라는 동안 각인 되는 것인가 보다.

왜냐면 외부인들이 그들의 섬세하고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베네치아, 많은 예술인들이 살았고 ,썼으며, 묻혔고, 숨은 둥지를 만들었다던 곳.

그래서 가는 곳마다 역사적인 사연이 서려 있다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정을 듣고 보니 치졸하고 , 간사하며, 치고 받고 싸우는데다 , 미워하고 , 경멸하며 , 음모를 꾸미고, 엄살을 떨며 , 편을 가르고, 사람을 내치며, 자신이 더 잘났다고 소란을 떨고, 허영이 판을 치고 , 합리성이 실리를 위해 기꺼이 자리를 내주는데다, 진실은 중요치 않으며 거짓도 중요치 않고  ,그저 돈만이 중요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인상을 받았다. 어떠신가? 나는 마치 화려한 무대 뒷면의 진흙탕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들의 사연을 다 듣고 나서도 "그들은 아름다웠다고" 말한다면 바보거나 형편없는 속물이거나 둘다일 가능성이 100%일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엔 불사조란 뜻의 페니체가 우여곡절 끝에 성공적으로 재건되서 음악회를 공연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엔 마르셀 프르스트의 인간에 대한 연민도, 허영에 대한 역겨움도, 그 추잡함 속에서도 백조처럼 우아한 귀족 사회에 대한 찬미도 들어 있지 않다.

그는 그저 그것을 보았고 기록할  뿐이다.

기자다운 객관성으로 균형감각 있고, 그 누구도 증거가 있기 전까진 비난을 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에, 귀족이라해도 주눅이 들지 않는 초연한 모습,그러나 까발릴 것을 몽조리 까발리고 마는 속시원함,통찰력 있는 눈과 소설처럼 인물들을 묘사하고 설명하는 방식들,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화시켜 보여 주는 것들 모두가 이 책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다만 흠이라면 좀 지루한 감은 있다는 정도?

하지만 베네치아의 8년을 기록하면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시트콤의 주인공들처럼 살아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재밌었다. 게다가 이 등장인물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소설속의 주인공 처럼 보이게 만들다니...존 베런트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한 책이었다.

 

< "그건 터무니없군요. "

"터무니없는 것보다 더 나쁘죠.모순적이고, 위선적이며, 무책임하고, 위험해요. 또 정직하지 못하고, 부패했으며, 공정치 못하고,완전히 미친 짓이죠."그는 의자에 앉은 채로 등을 기대며 다시 말했다.  "베네치아에 온 것을 환영해요."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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