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모든 기록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간디서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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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간의 고독"으로 유명한 마르케스의 작품이다.

물론 그의 저 유명한 작품이 그가 글을 잘 쓴다는 걸 보장하고 있다고 해도 ,이 책에서 다시 한번 그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피노체트.칠레의 군부 독재자,그가 쿠데타로 장악한 칠레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망명자로 생활하던 영화감독 미겔 라틴은, 그가 칠레를 떠난 지 12년이 지났을 때 변장을 하고 자신이 꿈에 그리던 고국에 잠임해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그리고 6주의 마음 졸이는 시간을 보낸 뒤 그는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칠레를 벗어나 "칠레의 모든 기록"이라는 영화를 만들었고, 이 책은 그 당시의 일들을 라틴 본인의 입을 통해 취재한 것을 마르케스가 다시 재구성을 해 쓴것이다.

마르케스가 대단하다는건 마치 그가 라틴인 듯 모든 정황들을 실감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대단한 상상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어떻게 남이 겪은 일들을 자신이 겪은 것처럼 써낼 수 있는지 혀를 내두른다.

칠레의 상황을 생각하면 읽기 고역인 사건들로 첨철되어 있겠다는 생각은 전혀 기우였다.
차라리 재밌는 첩보영화 정도? 실제 일어난 일들이기에 더 재밌는.

나오는 사람들의 면면들도 다 현실적이고 존경스러워서 ,인간이란 종이 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말이지 하는 생각에 흐믓했다.

특히,칠레 최상류층의 한 70대의 할머니는 무료하게 tv나 보고 있는 거보단 첩보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임무를 가지고 일하는 것에 매우 즐거워했다는데, 처음 도와달라고 청하며 사람을 알아봐달라고 하자, 실망하셨다고 한다.

폭탄을 옮기는 것 정도를 기대하셨다나?

재밌다.이젠 칠레도 이 영화가 촬영되었을 때(85년)보단 나아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도 놓이지만,아직도  피노체트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는 것이(아직 죽었다는 소린 못들은 듯한데) 세상에 정의란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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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우유와 소보로빵 마음이 자라는 나무 8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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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흑백 차별을 시정해보고자 하는 어린이용 동화

작위적이고 인물 설정이 뻔한것이 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별로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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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故 김영갑 선생 2주기 추모 특별 애장판
김영갑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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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신 사진작가 김영갑님의 사진과 글을 모은 책.

주변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직하게 세상을 살았던 김 영갑님이 생명보다 귀하게 여기고 아꼈다는 사진과 더불어 그가 남기고 간 육성들을 통해 예술 한다는 것의 고단함과 자연을 벗삼아 사는 것의 아름다움을 서술했다.

루게릭이란 진단을 받은 뒤 죽기 전까지 몸도 안 돌본채 사진이 전시될 겔러리를 만드는 것을 보니 그에겐 사진이 바로 그의 자식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열정을 다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고,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감상만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아주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같은 사진이라도 얼마전에 읽은 헬무트의 사진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사진이라 더 가슴이 아팠다.이 작가가 하는말이 맞다.사진 속에는 작가의 영혼이 들어가 있다는 것 말이다.

왜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 사람을 뒤늦게 알아준 것인지...

아마 그가 죽지 않았다면 아직도 그는 여전히 배고프고 필름값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는 작가로 살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사람들은 예술보단 남의 비극과 불행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우울해 진다.

미안했다.그가 그렇게 고생만 하고 갔다는 사실이...

그가 외로웠던 것도,배고팠던 것도 그가 택해서 간 길이었다지만,웬지 빚을 진 기분이 든다.

그의 글은 솔직하고 거짓이 없다.그의 성품이 어떤 사람이었을 지 짐작이 가게 하는 글이었다.

그중 하나,그가 자신의 병명을 알고 난뒤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 쓴 글이다.

<나는 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영혼의 구원을 꿈꾸었다.자연의 품에서 보고 느끼고 깨달으며 영혼의 자유를 꿈꾸었다. 이십 년 세월 동안 자연의 품안에서 뒹굴었기에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우린 언제나 착각속에 산다.하지만 이 사람처럼 인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연 속에세 살았기에 누구보다 자유스러울 수 있다고 ,포기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게 그리 쉬울리가 없다는 것을 겪어봐야 안다.
도를 닦는 다는 것, 자유를 추구한다는 것, 남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 남들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산다는 것, 그리고,남들이 욕망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 욕망을 비웃으므로써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사실 커다란 불행 앞에서는 대범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싶다.

쉽게 읽히고 사진은 아름답다.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시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

평생 제주도에 산다해도 발견해내지 못할 아름다움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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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빠빠 - 어린 딸을 가슴에 묻은 한 아버지의 기록
저우궈핑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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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의 얻은 외동딸이 눈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죽어가는 과정을 비통한 심정으로 기록한 책.
뉴뉴(계집아이라는 뜻)라는 딸을 낳은 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던 부부는 아이의 눈이 이상해보인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달려가고, 곧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는다.

딸의 눈 양쪽에 종양이 자라고 있으며  얼마 못살거라는 것.
결국 딸은 생후 1년 반만에 죽고 만다.

 자식을 잃어 슬픈 심정들이 철학자라는 아버지의 시각에 속속들이 분석되어 설득력있게 서술되고 있다.
그런 심정들은 아마 다큐나 많은 실화책들에 있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다를게 없기 때문에 그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이 책에서 내가 주목하게 되던 것은,

1.중국의 의료계의 철저한 낙후였다.인간적인 의사가 그렇게도 없다니,끔찍했다.

아이의 병명을 알려줄때 "어차피 없는 셈치시고 하나 더 낳으셔요"라고 조언해주는 사람들.

만약 이 부부에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이 가족의 운명이 다른 그림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싶어서 안타까웠다.

물론 환자 보호자라는 입장에서 상처만 입은 것들만 기억하고, 그들이 올바르게 했던 충고들은 까맣게 기억 저편으로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난치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라도 아직 살 권리가 있는데 그저 망가져버린 사물처럼 대하는 것들을 보자니 안타까웠다.

2. 아이의 시각에서.

아이의 병명을 듣고 난뒤 부부는 의논을 한다.

눈을 적출해서 다만 몇년이라고 더 살릴 것인지. 아니면 그냥  어차피 죽는 다니까 사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지,적출이란 말의  끔찍함 때문에 결국 후자를 택한 부부는 그것을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왜냐면 아이가  암이 퍼져 만신창이가 되고, 고통에 시달릴거라는 걸, 그리고 그것을 보는 것이 끔찍할 거라는 것을 부부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만일 자신이 그것을 알았더라면 수술을 했을 것이라며 ,그때서야  병원에 달려가 수술을 해달라고 떼를 쓰지만,이미 늦어서 손을 쓸 수 없었다 한다.

그런데 그 수술을 할건지 말건지 하는 의논을 하는 것을 들은 백일도 안된 아이는 엄마가 어차피 죽을 텐데 수술하지 말자고 하는 말을 듣고서는 며칠간 엄마를 볼때마다 외면을 했다고 한다. 휴,그 말을 읽으니 정말 아이가 가여웠다.

그 아이에게는 소중한 생명인것을,아이가 의사가 빠진 아이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리.

그것을 그 아이도 원했을른지 어떻게 알겠는가?

장님으로 살더라도 세상과 어쩜 맞서 살 수도 있을텐데,하는 생각을 나중에서야  하는 작가를 보면서 그런 안타까움이 더해졌었다.

  이 책은 아이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그들이 겪을 갈등과 고민들, 후회를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작가도 아마 자신의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좋은 충고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기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잃은 뒤,왜 인간의 마음은 돌로 만들어 지지 않느냐고 부부는 절규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혼을 했다고 한다.아마도 서로의 불행을 바라보며 산다는게 생각만큼 쉬운게 아니었었겠지.

심약한 분이거나 최근 부모가 되신 분들에겐 별로 권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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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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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일본인이 쓴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날 사로잡는 뭔가가 없어서.
그럼에도 대세를 따른다고 올해는 유명하다는 몇몇소설을 읽어보았는데,이 책이 그래도 제일나았다.

줄거리는 오래전에 나온 것이라 ,다들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5명의 룸메이트들이 돌아가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황과 내면, 그리고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인데, 상상력도 풍부하고, 이야기의 일관성도 있으며,인물들의 성격도 설득적이며고 반전의 묘미도 만만찮은 괞찮은 소설이었다.그럼에도 일본 소설이 좋아졌냐 하면 그건 여전히 아니다.

의문 하나---왜 일본 소설에는 조금 이상한 듯한 사람들만 나오는 것일까?원래 그들은 그런가 ?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나오지 않으면  일본 사람들은 책이라고 치지를 않는걸까?

정상적인 사람들만 가지고는 책을 못만들어???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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