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읽는 노인 Mr. Know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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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엔 이 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우선 제목을 보고는 책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그리 건강해 보이지 않았었다.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이라,음흉할 끼야...라고 생각했다.딱 나 답게...
거기다 환경 소설이니 어쩌고 하는 바람에 골치아플 것이라 생각해 피해온 책이었다.
다행히 두 가지 추측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서,솔직히 이젠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하면 다른 이들에게 오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냥 좋은 책일 뿐이고, 누구나 읽어보아도 좋은 그런 책인데, 리뷰가 오히려 책의 진면목을 해치고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줄거리는 아마존에 사는 한 노인의 이야기다.
원주민들과 오랜시간 같이 지낸 결과 아마존의 원주민 만큼이나 정글에 익숙한 노인은 어느날 자신이 글을 읽는 다는 것을 알게 되고,글을 읽는 것 만큼이나 책을 읽는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욕심 없이 인생의 마지막 날들을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에 맞는) 연애 소설을 빌려 천천히 읽는 가는 것으로 채워나가던 그는 자신의 정글에 대한 지식과 정글에 몰려드는 인간들의 탐욕,무지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되는데...

 환경 소설이란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지만(이 책이 소개될 때마다 따라 다니던...) ,
물론 아마존의 환경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유지하자는--그러니까 무지와 오만과 탐욕으로 해치지 말자는--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책은 그저 좋은 소설이라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필체로, 아마존의 신비를 그려내면서도,개성있는 등장 인물들이 책의 진가를 더해주고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설득력있고, 재밌으며, 아마존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주고,친근감이 생기도록 해주는 소설이었다.
서로 죽고 못사는 사랑 이야기,오만 가지 역경 속에서도 사랑을 쟁취하는 소설만을 즐겨 읽는 다는 이 소박하고 선량하며 인정이 살아있는  노인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극악스러움에 말려들어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을 것이란 의미에서 강추.

하지만 이 리뷰를 마치면서도 내가 이 책의 진면목을 다 썼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이 책이 리뷰하기가 어려운 책인가? 아마도 그런가 보다.
다른 분들이 읽어 보고 좋은 리뷰를 남겨주시길 기대하는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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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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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방콕의 한 거리에서 만난 세계에서 여행 온 여행자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쉽게 읽히고, 글은 핵심을 놓치지 않고 유려하게 잘 씌여졌다.
장기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들이 자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느정도 드러나는 이 책은 떠나보라고, 세계 곳곳 사람들과 문화,인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늘고, 좋은 친구들을(물론 나쁜 사람들도 만날 수 있지만, 어디 세상이 좋은 사람만 만나고 살 수 있나?) 만나고,사귈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 주위 사람들이 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못 떠나는 것이  두려움 때문이란 말과 용기를 내어 떠나보라는 말은 별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책을 읽어가면서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삶에 매여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그러니까 도피조차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으니..
나이를 먹은 건가?
현실과 싸우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임을,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여행을 떠나면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 사정은 누가 책임 지냐고요?
아마도 여행자에게 지나치게 찬사만 보내는 작가의 시각이 맘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여행서가 넘쳐 난다.
이젠 그것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면 뭔가 많이 달라 질거라 생각 하는 것 같은데.기행문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경치와 사람들의 경험만 좀 차이가 날 뿐이지.
하필이면 이 책에서 내 짜증이 폭발한 것은 이 책이 운이 나빠서 이지만,
이거 여행을 권하는 공화국도 아니고,기행문은 이제 그만 찍으면 안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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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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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도 영화처럼 읽는 이에게 무엇인가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즉 적어도 재미 있어야 된다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별 다섯개를주고 싶은 책이다.
전쟁이 없어 지루해진 대령과 파산한 사업가가 자살을 하려다 우연히 만나서는 자신과 같은 사람을 모으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해서 모이게된 자살하고픈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여기 저기를 다니다가 결국 자신들의 삶을 찾아간다는 줄거리다.
군더더기 없는 속도감에, 능청스런 아야기 전개, 죽음을 작정한 사람들의 웃지 못할 무모함들을 가볍지 않게 버무려 놓았다.
천재들이나,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자살이라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공감이 된다.
누구나 한번쯤 자살에 대해 생각을 하고 산다.말을 하진 않지만...
그런 현실을 유머스럽게 ,'기발한 전개를' 통해 까발려 놓았으니.
심각한 철학 책보다 더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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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거짓말의 차이
클레어 쿡 지음, 유인선 옮김 / 베가북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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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쿠잭, 다이안 레인이 주연으로 나온다는 영화의 원작이라는 말에 기대 만발해 집어 든 책.
다 읽고 나니 왜 이걸 영화로 굳이 만들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어디 조목 조목 따져 보기로 한다면...우선,
1.산만하다.시도 때도 없이 주인공의 가족들이 들이닥쳐 흐름들을 끊어놓으니 이야기가 집중력을 잃고 전개 된다.
원래는 좀 참견이 심한 가족이라거나 서로 유대감이 강한 가족의 모습으로 설정을 한 듯한데.
결과적으로는 한바탕 무례한 인간군상들을 보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그럴 듯해보이는 인간이 한명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설득력 있으면서 사랑스럽거나 적어도 이해가 가는)견지에서 보면 이 책은 낙제다.

 2.주인공이 도무지 매력이 없다.내가 봐도 매력이 없고(성격적인 면에서도, 비쥬얼이야 작가 맘이지만, 성격은 드러나는 것이니까.) 본인도 자신의 매력이 뭔지 모르겠다는데,정신나간 남자들이 줄줄이 등장해 이 여잘 쫓아다니는 것을 보면, 이 작가는 남자를 잘 모르던지 ,아니면 완전히(?) 환상속에 살 던지 둘중 하나다.
총 5명의 남자가 등장하던가?(그들도 매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라 이름이 아니라면 구분조차 불가능하다.) 그것도 대충 겹치기로, 그 남자들은 도무지 뇌를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3.이 책은 비밀도 없고 거짓말도 없다.
그러니 그 차이에 대한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저 참한 남자를 구해봐야 겠다는 41살 난 여자가 신문에 광고를 내고(...개를 좋아해야 함,이란 문구를 넣은) 그 광고를 보고 전화를 한 남자들과 우연히 오다 가다 만난 남자들,
그리고 전 남편을 회상하며 남자들 사이를 방황하는데, ...방황하다 끝나는 것이 다다.
가족들의 이야기들이 오버랩이 되긴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도 별로 재미가 없다.
보링한 가족들이 사건들로 보링함을 무마해보려 하는데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책이라고 보시면 될 듯하다.

4.아..아쉽다.상큼한 책이 될 수도 분명 있는 소설이었는데...
끝까지 읽어 내려갔던 것은 사실 그런 것을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마지막으로 갈 수록 더 실망을 시키더라..는 것이 아쉬웠다.
영화속에서는 레인의 아직도 아찔한 아름다움과 존의 귀여움으로 어떻게든 커버가 되겠지만...물론 난 안보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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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게 현재의 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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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묻은 너는 - 사랑과 상실에 관한 명상
P. F. 토메세 지음, 공경희 옮김 / 청미래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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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은 낳은 지 일주일만에 잃고서는 ,그 아픔을 쓴 책이다.

이 황이었던가? 이이었던가는 모르겠다.
20년전 읽은 잡지에서 어렴풋이 본 걸 기억에 의존해 써보자면, 아들이 5살 난 딸(손녀)을 잃고선  절절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인생을 더 살다 보면 더 큰 일도 당하는 법이니라, 세상에 더 큰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그만 상심하거라.>는 위로의 말을 편지속에 건넸다고 한다.
일면 준엄해 뵈지만,어른의 다정함이 깔린 위로의 말이라 읽는 나도 수긍과 더불어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이 작가에게 하고픈 말도 그것이다.
물론 슬프다는 것은 안다.얼마나 슬플 지 사실 난 짐작도 하기 싫다.
하지만 그런 슬픔을 이렇게 감상적으로 나열해대는 책을 꼭 내야 했나 싶다.
난 사랑의 기쁨도, 슬픔도, 상실의 아픔도 그것이 감상에 머물땐 그 값을 쳐주지 싶지 않다.
'내 가슴에 묻는 너는' 하면서 죽은 딸과의 못다한 미래를 아쉬워 하는 작가를 보면서 어쩜 이 책은 그의 가슴속에만 묻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었다.
두서 없고,횡설수설하며, 상황과 정황을 잘라먹는 통에 독자들이 추측에 의존해 짐작을 해야 하는데다,진부한 감상만 나열하는등 별로 친절하지 않는 책이었다.
자식을 잃은 분이라 어디서 위안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아니라면 굳이 읽기를 권하지 않는다.
하긴 그런 분들도 동병상련의 감정외에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 하는 것은 의문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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