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

처음으로 읽어보는 홍콩 작가의 추리 소설. 홍콩작가의 책이라면 추리 소설이건 로맨스 소설이건 간에 이것이 처음이긴 하지만서도. 실은 홍콩에도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깨달았으니 뭐...말 다했지.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외국에 번역을 해서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내용은 홍콩 경찰 총국의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관전 둬를 중심으로 1967년 그가 초짜 경찰관으로 일을 시작했을때부터 2013년 은퇴후 자문관으로 일을 하게 되기까지 세월동안 그가 해결한 여섯가지의 사건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특징이라면 역순으로 사건이 전개된다는 것과 여섯개의 사건이 독창적이고 신선하다는 것. 관전 둬라는 기개와 신념이 있는 경찰관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 가는가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그에 못지 않게 나오는 인물들을 입체적이고 생동감있게 그려낸 것도 책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중국작가의 추리소설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

 

[걸 온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

 

알콜중독자인 레이첼의 인생을 거의 쫑난 것이나 다름없다. 유산한 후 바람난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 뒤 ,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직장에서까지 해고된 그녀는 날마다 아무일 없다는 듯 출근길 기차에 오른다. 자신 외에 모든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이는 풍경들을 멍하니 구경하던 그녀는 기차길 옆에 살던 한 부부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더할나위 없이 사랑하는 사이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부부에게 선망과 친근감을 느끼던 레이첼은 어느날 아내가 실종되었다는 뉴스에 깜짝 놀라게 된다. 왜냐면 실종 전날 그 아내가 바람 피는 광경을 목격한 것 때문에 자신이 심하게 분노했었기 때문...더군다나 그녀의 실종 당일 자신도 그 거리에 있었고, 다음날 아침 피가 묻은 채 집에 돌아왔던 것을 기억해낸 레이첼은 자신이 그녀의 실종에 모종의 관련이 있는게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문제는 그날 저녁의 일들이 술로 인해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 다는 점. 과연 레이첼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실종된 아내가 바람을 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레이첼은 남편에게 죄가 없다고 확신하게 되는데, 그녀의 확신은 과연 믿어도 좋은 것일까?

알콜 중독자의 황량한 내면을 통찰력있게 그려낸 점은 합격점. 무엇보다 자신이 어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알콜성 섬망증을 실종사건의 연결 고리로 활용한 점이 탁월했다 싶다. 다만, 좀 무리하게 사람들과 사건들을 연결시킨다는 점과, 과연 알콜중독자의 황량한 내면을 책 한 권 분량으로 읽고 싶은가 하는 점이 별로였다. 한마디로 다크하다. 책의 성공에 힘입어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는데, 조금은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진상이 무엇인지 끝까지 궁금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추리 영화로써는 제격이지 않을까 싶지만서도.

 

 

 

 

[아들] 요 네스뵈★★★☆☆

 

아버지를 우상처럼 여기던 소니는 그가 부패 경찰로 몰려 자살하자 실의에 젖어 삶을 포기하고 만다. 촉망받던 학생에서 순식간에 마약 중독자가 되어 버린 소니는 남의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무한정 공급되는 마약으로 평정심을 얻고 살아가던 그에게 재소자들은 감명을 받게 되고, 죄수들은 그에게 성자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고해 성사를 해오기게 이른다. 그러던 중 소니는 동료 재소자의 고해로 인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아버지 죽음의 배후를 알게 된 것. 이는 삶의 미련 따위는 전혀 남아 있지 않던 그에게 진실을 알고자 하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주고, 그는 천재적인 머리를 활용해 탈옥을 감행하기에 이르는데... 과연 소니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길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아버지를 죽인 범인은 ?

요 네스뵈의 책 답게 박진감있게 전개되는 것이 특징. 아버지를 우상처럼 떠받들던 아들이 아버지의 명예회복과 복수를 위해 신출귀몰한 솜씨로 적들을 상대해 나가는 것들이 압권이다. 전반이 좀 지루하게 흐른다면 아들이 탈옥하는 그 순간부터 요 네스뵈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보면 된다. 아들이 천재적인 머리과 감옥에서 얻은 연줄을 가지고 몇가지 단서만으로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들이 통쾌하게 전개되는데 <아들>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피붙이에 대한 끈끈함과 운명에 저항하는 아들의 애잔함이 잘 그려져 있었지 않는가 한다. 요 네스뵈의 책들 중에서 단품적인 성격이 강한 책이었는데, 마지막을 보니 어쩌면 이 책 역시 시리즈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더라. 힘들게 만들어낸 주인공을 알뜰하게 활용하는 작가의 전작에 미루어 짐작컨대 , 불가능한 추측은 아닐 듯...

 

 

 

[야간시력] 카린 포숨 ★★★★☆

 

살인범의 내면을 설득력있는 필치로 그려낸 작품.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조용해 보이는 독신남 릭토르는 자신의 잔인하고 불안한 내면을 감춘 채 수년 간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다. 같이 일하는 여 간호사에게 반한 그는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관심을 끌어 볼 수 있을까 고민을 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친절과 냉랭 그 중간 어디쯤일 뿐이다. 그녀를 제외한 세상 모드 사람들에게 적의와 무관심과 경멸과 혐오를 간직한 릭토르는 어느날 조난을 당한 사람의 비명을 못들은 척 지나치고 만다. 요양원에서도 고령환자들을 육체적으로 학대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던 그는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그러던 그의 평온한(?) 일상은 공원에서 만난 한 여자와의 조우로 겉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읽고 나면 서늘하고 착찹한 기분을 감출 길이 없던 추리 소설이었다. 탁월한 심리 묘사에 허술한 듯하지만 실은 교묘하게 늘어놓은 복선 장치,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을거라 확실하는 사이코패스의 밉살맞는 자신만만함이 의외의 곳에서 무너지는 과정이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연상하게 하는 잘 쓰여진 책이긴 하나, 읽고 나면 기분이 더럽다는 점에서 추천하기가 꺼려지는 작품이다. 야간 시력이라는 우리나라 책 제목보다 원제가 더 적합하지 않는가 한다. I can see in the dark. 자신이 어둠이 속해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어둠을 잘 볼 수 있었던 한 남자의 고백담. 흥미로웠던 것은 그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을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확신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섬뜩한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인간은 도대체 자신을 어디까지 좋게만 인식하는 것일까, 우리 자신에 대한 너그러움의 한계는 없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해주던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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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하는 천재들의 마의 나이라 할 수 있는 26을 넘지 못한 걸출한 재즈 여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 중독 치료소가 잘 되어 있는 요즘 같은 시절에도 알콜중독과 마약 중독을 치료하지 못해서 죽었다는 사실에 놀랐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그것 못지 않게 거식증도 심각했었다고. 몸을 그 정도로 혹사하고도 살아있길 바란다는게 어불성설이지. 그 유명한 "Rehab" 으로 그래미 상을 받을 순간에도 마약 없이 견디려니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는 그녀를 보니, 천재들의 뇌 어디에는 아마도 자신들을 못 견뎌해서 자폭하는 시한장치가 내장되어 있는게 아닐까 싶더라. 10대에 이미 굴곡있는 보이스로 중년이 되서야나 읊조릴만한 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던 에이미. 자신이 요절할 것을 알고 미리 세월을 앞당겨 살았던 것일까, 아니면 세월을 앞당겨 살다보니 요절하게 된 것일까. 그녀의 천재성이 아깝고, 그녀의 인생이 안스러울 뿐이다. 영화 보면서 느낀 점 셋은,


이 영화를 보면서 이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 성이 와인하우스라니...술이 와서 쩍쩍 들러붙을 것 같지 않는가.

중독자를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자세/ 가족은 회피함(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자신의 골치아픈 문제가 되는게 싫기 때문에) 친구들은 차마 볼 수 없어서 피함. 중독이 일정 수위를 넘어가면 보통 사람들의 인내나 사랑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것 같다. 그걸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지켜본다는 것 역시 끔찍한 일이고. 중독자들이 결국 모두를 떠나보내고 혼자 쓸쓸히 지내다 죽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개입의 중요성/ 사람이 아니라 중독이 말을 하기 시작할시 주변 사람들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 때론 누군가 그렇게 강하게 개입해주는 것만으로도 당사자는 안도감을 느낀다고. 왜냐면 이미 자신이 조절할 능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만 자존심때문에 도움 달라는 말을 못하는 것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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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5-11-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네사님 , 에이미 노래를 많이 좋아해서 이 다큐 , 서너 달 전 쯤에 극장에서 봤어요.
안타깝죠. 평범(?)한 뇌와 마음/재능을 가진 저같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천재의) 광스러움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너무 짧게 살다 떠났어요.

이네사 2015-11-02 19:44   좋아요 0 | URL
네ㅡ, 안녕하세요, 몬스터님...
맞습니다. 넘 짧게 살다 떠났죠. 사망 소식을 들은 날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유명한 중독자였으니 누군가 옆에서 치료를 도와주고 있을 거라 지례짐작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허망하게 사람을 가게 할 줄은 몰랐었네요. 그런데 다큐를 보니...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더라구요.
막을 수 없었겠구나 싶으면서, 토니 베넷이 말미에 한 말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충분히 오래 살다보면, 살아가는 법을 알 수 있었을텐데, 하시던 말씀...
그녀를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녀가 그렇게 충분히 오래 살지 못했지요.
그녀가 오래 살았다면 어쩌면 젊은 시절의 자신에 대해 안스러워 하면서, 중독을 벗어난 것을 다행이라고 말하고 다녔을지도 모르는데 말여요. 그랬다면 참 좋았을텐데...
하여간 넘 허무하게 가서 더 안타깝네요.
그냥 노래나 들으면서 그녀의 명복을 빌어줘야죠. 윤회가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그렇게 고통 받지 않으시길...
 






누구나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을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몰입감 있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던 작품. 왕이자 아버지였던 영조가 아들이자 세자였던 사도 세자를 죽일 수밖엔 없었던 과정이 한치 오차없이 설득력있다. 심리학적으로 둘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조울증 환자였다는 사도와 강박증과 경계성 인격 장애자로 보이는 영조, 두 성격이상자를 도망갈 구멍도 없는 권력이라는 방 속에 가둬놓은 꼴이니...둘 중 누군가 죽어야 끝이 났을 것이란 점이 극이 전개될 수록 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왕이 아니고 네가 세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영조의 한서린 탄식은 변명이라기 보단 적확한 표현이다. 그저 집안 문제일 수도 있었던 것이 나라 문제가 되어 버리면서 결국은 역사에 남는 참혹한 비극이 되고만 사건. 부자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유아인의 연기는 작두 타는 듯 신이 들렸고, 송강호야 뭐. 말할 필요도 없고.두 출중한 배우들의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인상적인 연출, 궁궐 안의 복잡한 정치세계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로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되었지 않는가 한다. 다만 마지막 정조가 나오는 장면만큼은 ...소지섭 나오고부터 줄줄 울던 눈물이 다 들어가 버리는데 적잖이 당황했다. 소지섭 팬으로써 정말 기대했었는데 , 그 장면이 원래 임팩트가 없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워낙 유아인이 연기를 잘 한 것에 비교가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흥을 깨는 분위기라서 안타까웠다. 대단한 것의 대미가 된다는 것은 그래서 쉽지 않은 일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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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게 밀어붙인 " 가오" 덕에 재밌게 본 작품. 물론 폭력이 심하다 싶은 것엔 눈살을 찌프렸지만서도, 요즘 왕좌의 게임 같은 미드의 수위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 된 것인가 싶기도 하고.  가오 대신 돈이 말해주는 사회에 익숙해져버린 찌질하고 우울한 우리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안긴 것이 좋았다.정의에 대한 갈증을 유머와 폭력을 활용해 적절하게 풀어낸듯하다. 뻔할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황정민이나 유아인, 오달수님등 전문 배우들의 연기야 말할 필요도 없고, 나는 그들외에 미스 봉으로 나온 장윤주의 연기도 인상적으로 봤다. 그렇게 열심히 할 줄은 몰랐기에, 그럴듯했고 말이다. 후속편을 찍는다면 거기에서도 미스 봉으로 나와주기를.



익히 아시는대로 무한 긍정왕 마크 와트니의 화성에서 나홀로 한 판. 사고로 화성에 홀로 살아남은 마크는 살아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과학지식과 화성에 남은 한정된 재료들을 합해 서바이벌 미션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그가 살아있다는걸 알아차린 지구인들과 동료들이 함께 힘을 합쳐 불가능해 보이는 마크 구출작전에 성공한다는 이야기. 장점은 과학적 지식의 유용함을 눈앞에서 보게 해준다는 것과 긍정의 힘을 믿게 해준다는 점이고, 단점은 실제로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다들 저렇게 힘을 합쳐 도와줄까라는 의문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 감격적인 장면이 많아서 울먹울먹하면서도, 머리 한편에서는 이거 너무 작위적인데?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조카는 자신이 본 우주 영화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그 이유로 죽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꼽았다. 자기 인생의 영화라면서. 뭐...그 이후로 과학 공부에 매진하는 것을 보면 영화 자체의 효용도는 그닥 나쁘지 않은 듯...



일제시대 독립군의 이야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그려내다니...놀란 작품이 되겠다. 가장 맘에 들던 장면은 맨 마지막 임무 완수씬. 멋진 역활은 하정우와 전지현의 몫이었지만, 연기적인 면에서는 이정재가 가장 인상적이지 않았는가 한다. 영화속 결론과는 달리 영화관 밖의 현실은 여전히 독립군은 잊혀지고, 친일파는 승승장구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그런 부정의는 언제쯤 말끔히 정리가 될 것인지...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지네.


별 네개 반을 줬다가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서 반개를 뺐다.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작품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김이 빠져버렸다고 해야 하나...감독이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하지 못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뜬금없이 끝이 나버린 것이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최대 단점. 다른 산뜻하고 기발한 결말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쉽긴 했는데, 문제는 내가 생각해도 어떤 결말로 가줘야 할지 구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 아마도 그건 감독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줄거리는 슈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젊은시절 아주 잘 나갔던 리건 톰슨은 자신은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니라 작품성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주장을 하다 한물간 배우가 되어 버렸다. 다른 프랜차이즈 히어로 배우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것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부러워 하는 마음 숨길 수 없는 그는 재기를 위해 무모한 도전을 시도한다. 바로 브로드웨이 연극을 제작  연출 출연하기로 한 것인데, 용기를 왜 냈을까 후회될 정도로 힘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제작비는 모라자고, 평론가는 그의 시도 자체를 비웃는데다 , 함께 출연하는 배우는 통제불능에 그의 연기를 무시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뭔가 이뤄내기 위해 애를 쓰는 리건은 점차 연기란 무언인가? 라는 화두에 깊이 빠져들게 되는데...마이클 키튼의 인생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 리건 톰슨과 마이클 키튼의 현실이 묘하게 닮아 있어서 그런가 마치 마이클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거기에 진정한 연기자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던 에드워드 노튼이나 깜찍한 얼굴에 도발적인 연기를 보여주던 엠마 스톤기도 인상적. 모든 장면을 커트없이 찍은 듯 보여주던 연출도 신선했지 싶다. 어떻게 저렇게 찍었는지 궁금해지게 만들더라. 비록 2015년도 아카데미상에서 주연상이나 감독상 작품상을 받지 못했지만 감독이건 배우들이건 간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을 듯 싶었다. 그들이 모여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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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올해가 다 가진 않았지만 가장 강력한 <올해의 깜찍상> 우승후보 되시겠다. 깜찍한 시나리오, 깜찍한 나레이션, 깜찍한 자막, 깜찍한 여주인공등, 보는 내내 도대체 저런 깜찍함은 어떻게 구해 질 수 있는 건가요? 라고 자못 진지하게 (제작진에게) 묻고 싶어지던 작품이었다. 혹시라도< 미앤 얼 앤 더 다잉 걸 > 이란 제목에서 별 감흥을 받지 못하신다면, 내진 저런 제목으로 괜찮은 내용이 나와줄라나? 나와 줄 건덕지가 있을까? 라고 회의가 드시는 분들이 있다면, 주목하시길...이 영화가 무려 2015년 선댄스 대상(그랜드 주리)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심드렁한 제목에 어울리지 않은 거창한 수상 목록이 하도 수상해서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심정으로 봤더니만...이 영화 정말 대박이다. 올해 유난히 감동적으로 본 영화가 많았음에도 탑 파이브에는 무난히 들어갈만한 수작으로, 무엇보다 깜찍한 시나리오가 영화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눈을 뗼 수 없을만큼 매력적이다. 빈틈이 없고, 기발하고, 재치 넘치는데다,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설득력까지 들어가 있던데, 오래전 보았던 <길버트 그레이프>나 <철목련>처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영화였다. 셋이 비록 전혀 다른 작품들이긴 해도 한 영화속에 개성적인 캐릭터에 흔치 않은 이야기, 거기에 인간미에 감동까지 우겨 넣을 수 있는 역량이 있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 않는가 한다. 미국이 나라가 개판이 되어 간다고 해서 인간성마저 그렇게 되는게 아닐까 했었는데, 여전히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심하게 썪어가는건 아닌 듯 하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정도의 감성이 여전히 살아있다면, 그건 오히려 우리가 경배하고 존경해 마지 않아도 좋을만한 자질이니 말이다. 하여간 서두부터 좀 장황해 졌는데, 그건 혹시나 이 영화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실까 걱정이 되서 노파심에 그렇게 된 것이고. 내용에 들어가보면...


내용은 심각하고 진지한 것이라면 본능적으로 피해다니는 고등학교 졸업반 그렉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넋두리가 너스레가 아니라 진심인 이 청년이 들려주는 것은 어떻게 그 해 그가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려버렸는가에 대한 연대기적인 이야기. 괴짜 사회학 교수인 아버지 덕분에 천부적인 냉소 탑재에 진지한 것이라면 질색하는 성품으로 자라난 그렉은 아무 문제 없이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꿈의 전부인 평범한(?) 청년이다. 어디에도 속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아무데도 속해있지 않다고, 그것이 자신의 생존 전략이라고 본인을 설명하는 그는 모두와 친해 보이지만 실은 그저 모든 관계가 겉핦기일 뿐인, 누구보다 자폐적인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친구다. 그렇게 일명  " 이 세상 모든 일에 상관없어요," 청년에게 어느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지니, 같은 동네 친구인 동급생 레이첼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안 됐긴 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그렉에게 그의 엄마는 폭풍같은 잔소리를 퍼부어대고, 결국 엄마의 잔소리 폭격을 못 이긴 그는 하는 수 없이 레이첼의 집으로 병문안을 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평생 그가 그토록이나 꺼려하던 우정의 첫 날이 될 줄은 짐작도 하지 못한채 말이다. 그렇게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쭉 보아왔지만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레이첼,< 지루한 유대인 소녀 그룹 B> 섹션에 속해있었을 뿐인 이름만 알던 한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자, 이제 진지한 것이라면 전염병 보듯 하는 청년에게 문제가 생겼으니, 그가 상대하는 대상이 바로 진지하지 않을 시간이 별로 주어지지 않는 소녀라는 것이다. 우정이니 사랑이니 교훈이니 진심이니 열정이니 하는 것은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사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던 그렉은 그럼 과연 사기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유일한 친구 얼 조차 "친구" 라는 말대신 < 동업자>라는 말을 쓰던 그렉은 병마와 싸우면서, 그리고 죽음을 목전에 두면서 진실과 맞닥뜨리려 용기를 내는 레이첼을 보면서 점차 자신의 틀을 깨나가기 시작한다 . 그것이 그가 그렇게 혐오하던 우정의 시작이라는 것을 까맣게 인지하지 못한 채... 과연 이들의 운명은 , 어떻게 될까요? 보면 볼수록 그렉이 왜 마음이 흔들리는지 너무 이해가 되던 깜찍하고 매력적인 레이첼은 병마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보고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훈훈해지는 작품이다. 제목에 미앤 얼 그리고 다잉 걸...이라고 주인공 외에 두 사람의 이름을 더 올린 것에서 짐작이 되듯, 주인공 외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버려지는 것 없이 다 알차게 활용이 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버릴 없이 없다. 지나가는 듯 한마디 했던 것이 나중에 큰 복선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는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시나리오가 정말 이렇게나 빈틈이 없기는 힘들지 싶다. 영화속 내내 그렉은 자신을 보고 착한 아이라고 하는 어른들에게 경기를 일으킨다. 나는 절대 착하지 않다고, 몰라서 하는 소리인데, 나를 길들일 생각 하지 말라고...하는 듯 눈동자를 굴리던 그렉, 그런데 마지막을 보면서 ' 넌 정말 착한 아이였군, 어른들이 잘못 본게 아니었어, ' 라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더라. 등장인물들 모두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고, 그걸 보는 나 역시도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게 되던 괜찮은 영화. 몇몇 장면은 보면서 울컥 울컥 했었는데, 특히나 레이첼의 엄마가 레이첼을 위한 동영상을 찍으면서 그렉에게 하던 조언이 인상에 남는다. 아가들은 무조건 예뻐해야 한다고, 그것이 아가의 권리이자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하던 나는 레이첼의 엄마가, 아이의 엄마를 평생 사랑할 자신이 생기지 않는 한 아기를 가지지 말라고 그렉에게 부탁하는 장면에서, 레이첼의 상황과 맞물려 묘하게 가슴이 아팠다. 어린 시절부터 동업자 얼과 장난겸 취미삼아 고전 영화 패러디를 만들던 그렉이 평생 처음으로 진지한 영화를 만들고 그걸 상영하는 장면도 인상적...하지만 무엇보다 레이첼의 방을 들여다 보면서 그간 무수히 그곳을 드나들었음에도 발견하지 못했던 다람쥐를 찾아내던 그렉의 표정이 감동적이었다. 사랑이건 우정이건, 우리가 그것에 무엇이라 이름을 붙이건 간에...상대에 대한 애정은 그간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하고, 들었음에도 듣지못했던 것을 듣게 하는 기적을 행하게 하나니...어른들의 말이라면 그것이 무엇이건 충고건 교훈이건 간에 받아들일 생각이 없던 청년이 어쩌다 보니, 어른들도 늘 거짓말만 하는 사람들은 아니더라, 오히려 다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 안에서 진실을 말하려 애를 쓰는 존재더라, 라는걸 알아가게 되는,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바라마지 않았으나,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심하게 망해진 한 해를 보내고 있더라는 청년의 반강제(?)성장기. 참을 수 없는 깜찍함의 퍼레이드에 조연 배우들의  호연, 신선한 줄거리에 설득력 있는 대화들의 항연을 보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 감동은 덤이니 알아서 챙겨 가시길...아마도 어리버리하고 소심한 이 청년에게 당신들도 마음이 움직여지실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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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니 모레티의 신작. 전작인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서의 '감독님, 도대체 이 영화 찍으실때 무슨 생각을 하신 거여요? 생각이란걸 하긴 하신 거여요? ' 까지의 뜨악함은 아니래도 그 작품이 어쩌다 만들어진 불량품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닫게 해준 작품. 다른 감독이 이런 영화를 찍었다면 뭐, 그러려니 하겠지만 난니 모레티가 이런 작품을 찍었다면 내리막길을 의심해봐도 좋을만한 상황이니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역량이 늘어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상력이 고갈되는 사람도 있는데, 아쉽게도 난니 모레티는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가 보았다. 나 자신을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니 넘 서글퍼말자 싶지만서도, 사실 그것이 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이런 것이 우등생을 향한 기대의 압박감과 비슷한 것이겠지. 과거에 잘 했으니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고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자의식 만땅으로 의식하면서도, 갑자기 어떻게 영화를 만들고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는지 그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 아마도 이런 영화가 나오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게 하던 작품이었다.


난니 모레티는 자신 주변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가 들면서 이번에 그가 택한 소재는 부모의 죽음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문제. 아마도 그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그의 머리속을 헤집던 질문들을 이 영화속에 풀어놓은 것이 아닐까 싶던데, (엄마의) 죽음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던 것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영화속에서 묻는 여주인공의 질문이 난니 모레티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 질문에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본인만의 답을 내놓고 있는 것이 특징. 가족이 아니라면 그렇게 강렬하게 느껴질 리 없는--남이라면 그녀가 그렇게 열심히 살았던 것을 알리도 없고, 죽음 뒤에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끔찍할리 없으니--죽음이 가져다 주는 허무함을 설득력있게 그려내려 하고 있었지 싶다. 그리고 거기에 어떤 위로를 건네 주려 한 것도. 딱 거기까지가 이 영화의 장점.


단점이라면 우선 배우 선정을 잘못한 듯 싶다. 특히나 난니 모레티의 여성 버전이 확실해 보이는 여류 감독을 맡은 여배우는 미스 캐스팅이다. 차라리 난니 모레티가 주연을 맡았다면 훨씬 더 현실감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게, 여류 감독을 맡은 배우의 감독 연기는 어딘가 어설프다. 주변 사람들의 평을 종합한 그녀의 인상과도 어울리지 않고 말이다. 영화는 내내 조금은 둔중하다 싶게 흘러가는데, 그게 어느정도는 여배우의 연기력과도 연관이 있지 싶다. 물론 연출력이 딱 그만큼이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서도. 그나마 영화 후반 영화의 죽어가는 분위기를 감지한 존 터투로가 영화의 긴장감을 살리려 뒤늦게 원맨쇼를 벌이기는 하는데, 어떻게 배우 하나가 영화를 살릴 수 있겠느냐 이거지. 결국 영화는 전반적으로 게으르고 성의없으며 진부하게 흘러간다. 난니 모레티 다른건 몰라도 정신 분석의가 어울린다고 생각될 정도로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하나는 인정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속에서는 그런 예리함이 실종되어 버리고 없었다. 왜일까? 치열함을 추구하기엔 너무 피곤해 지신 것일까. 거기에 특유의 유머감각도 어디다 팔아먹으셨는지..간간히 웃기기는 하는데, 영화를 살리기에는 역부족. 하긴 몇 번 웃게 해주었다고 좋은 영화라고 할 리도 없지만서도, 다만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는 정도의 뉘앙스에 불과한 것이겠지. 결론적으로 말해 그의 최악의 영화는 아닐지라도 그의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는걸 증명하고 있던 영화라고 보면 되지 싶다. 아~~어쩌다 그는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인지 한숨이 나온다.


재밌는 것은 그런  자신의 곤경을 감독이 실은 알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이 감독이고 그리고 이 작품의 배경에서 영화 하나를 찍고 있는 탓에 여주인공은 내내 영화를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지금까지 나온 영화들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호소한다든지, 자신의 삶이 거시적으로 보면 같은 관계의 반복일 뿐이라는 자괴감에 시달린다든지, 착하긴 한데 재미가 없는 사람들이 늘어놓는 지루한 이야기에 대한 조소를 귀담아 듣는 것을 보면 난니 모레티는 그의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본인이 아직까지는 알지 못하는 것일뿐. 그런데 과연 앞으로도 그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것이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든 의문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결국 너무 너무 착한 사람들은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일까 싶은.  이렇게 지루한 이야기에 천작하게 되고, 자신의 이야기가 지루한 줄도 모르고 늘어놓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그렇게 보자면 난니 모레티의 선함은 그의 창작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되는 것일까. 더이상 뻗어나갈 곳을 찾지 못해 제자리를 빙빙 도는 듯한 그 , 그가 과거의 예리함과 통찰력과 감각을 되찾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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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8-17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영화좋아하시는 분, 반가워서^^ 즐겁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아..저도 그런 생각 가끔 해요..너무 착하면 진짜
얘기는 쓸수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너무 몰입이 되버리던가..그러잖아요..그쵸?이번건 장르가 다르니 오히려 색다른 맛이 있어요!잔잔하니..좋은 영화 고맙습니다..
비도오고,,음! 감기조심하시길,,^^(요즘 복숭아가 너무 좋습니다, 철 지나기 전에 꼭 한번 챙겨드셔보시길..)

이네사 2015-08-17 10:36   좋아요 0 | URL
이상하네요. 제가 리뷰에 잔잔한 영화라고 쓴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다들 잔잔한 영화라고 읽으시네요.
어떻게 아셨지? 분위기상 그래 보이는 건가요?
하여간 잔잔한 영화는 맞습니다. 좀 느려서, 둔중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보면서 화가 나더라구요.
이 감독님이 원래 빠르신 분은 아니셨는데, 나이가 드시더니만 아주 느려지신 듯...
이 감독님 따라서 저도 나이를 먹긴 했는데, 어째 속도감에 있어서는 나이를 안 먹었는가봐요.
느린게 적응이 안 되더라구요. 느려도 재밌게 느린게 있는데 이 영화는 그도 아니라서 그랬는가봐요.
하여간 영화 좋아하신다니, 반갑습니다. 좋은 리뷰 기대하고 있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