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의 연기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서도, 그런 그가 그의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는 말에 새삼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된 영화다. 뉴스에 의하면 레오가 이보다 더 고생한 작품은 없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길래 도대체 어떻길래 했더니만, 정말로 고생도 이런 생고생이 없겠더라. 내내 감탄스러웠다. 레오처럼 곱상한 외모에 전세계적인 인기에 부에 사는데 부족함이 하나도 없을텐데, 그럼에도 쉬운 길을 마다하고 이렇게 힘든 역을 진지하게 하는걸 보면서, 레오라는 배우에 대해 다시 보게 됐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번에야말로 레오가 아카데미상을 드디어 거머쥐게 되지 않을까 추측을 하시던데, 진짜 내가 줄 수 있다면 하나 주고 싶을 정도로 레오의 고생은 엄청 났다. 그에게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묻고 싶어질 정도로. 영화를 찍으면서 한번쯤은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라고 후회한적이 없으시냐고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만한 생고생을 몸소 실감나게 보여주시는데, 객석에서 보다가 몸을 움츠리거나 깜짝 놀라거나 헉 소리를 지르거나 하던 것이 여러번. 도대체 보는 이로 하여금 질겁해할만한 장면들을 직접 찍는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 자못 궁금해졌다. 그들도 대체로 제정신인 사람들은 아닐 듯...

서두가 길었는데, 내용은 심플하다. 19세기 미국, 비버 가죽을 모으기 위해 인디언 구역이 들어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이 된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 분)은 인디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 호크를 자신의 전부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백인들의 손에 아내를 잃고, 간신히 아들 하나 건진 글래스의 마음을 알리없는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호크를 온전한 사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디언의 사나운 추적을 피해 산길에 오르게 된 글래스 일행중 피츠제랄드(톰 하디 분)는 편한 배를 버리고 먼 길을 돌아서 가야 한다는 말에 글래스에게 불만을 품는다. 정찰을 위해 먼저 나서던 글래스는 회색 곰의 습격을 받고, 목숨만 간단간당한 채로 발견되게 된다. 가야할 길이 구만리구만, 글래스의 상태가 심상찮은걸 본 대위는 부하 세명을 뒤에 두고 앞으로 가기로 한다. 뒤에 남은 사람중 하나인 피츠는 어차피 죽을거 내가 일찍 죽어주겠다며 입을 틀어막고, 이 장면을 본 아들 호크는 피츠를 막기 위해 저항을 한다. 호크와 업치락뒤치락하던 피츠는 그를 죽이고, 자신의 눈앞에서 아들이 살해되는 광경을 본 글래스는 분노로 어쩔 줄 모르지만 중상때문에 한마디로 할 수 없다. 호크를 죽인 피츠는 어차피 죽을 놈이라면서 글래스를 남겨두고 앞서간 일행을 따라가게 되는데...과연 글래스의 운명은?

간단하게 말해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담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 왜냐면 어찌보면 그게 다라서 다른 흥미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지루하다. 예전에 <앙투라지>라는 미드에서 스타 배우 빈스가 출연한 영화가 모두의 큰 기대를 얻고 개봉을 했는데 다들 지루해서 경악을 하던 에피소드가 떠오르면서, 그 정도로 참담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레오의 작품 치고는 재미가 덜하긴 했다. 그러다보니 남는 것은 온갖 고생을 다하고 있는 레오의 연기. 그와 톰 하디의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던데 , 그것만큼은 대단하더라. 그래서 레오가 아카데미상을 탈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는 글쎄? 지 싶다. 원래 상이라는게 물론 연기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주기도 하지만, 배역 자체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약간의 감동이 있어야 되는게 아닌가? 말하자면 배역 자체가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 이 작품속에서의 글래스는 캐릭터가 평면적이다. 생명력과 가족애가 전부인.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간당대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염두에 둘 여력이 없는 자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 영화의 글래스는 <장고>의 싸가지 남부 농장주 레오보다 덜 인상적이다. 심각하게 나쁜쪽이었지만, 매력만큼은 장고가 월등했다. 거친 자연을 상대로 어떻게 중상과 배신을 당한 한 인간이 살아남는가를 보여주던 요령피우지 않던 묵직한 영화이긴 했지만서도,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재밌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듯하다. 그럼에도 만약 올해 레오가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는다면 그의 몸사리지 않는 연기를 다들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하겠다. 올해 본 어떤 영화에서도 레오만큼 고생한 배우는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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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를 너무도 진지하게 연기하는 배우들 때문에 웃었던 작품. 하지만 내용 자체는 불쾌하고 심각하다.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 하는 사회가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질문하던 작품으로, 강압적인 사회에 대한 반발심을 곧바로 고취하게 해주던 영화가 되겠다. 이분적인 사고만 가능한 경직된 사회가 얼마나 파괴적이고 불합리한가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자유란 것의 소중함을 설파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상의 자유이건 행동의 자유이건 간에. 더불어 이 영화속에서는 우리가 자랑해마지 않는 소위" 사랑" 이라는 것에 대한 냉소적인 풍자 역시 담고 있었는데, 나름 설득력이 있어서 섬뜩했다. 서로 공통분모가 있어야 짝이 될 수 있다면서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애를 쓰는 남녀들을 보면서, 아, 그런 사회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더라. 영화가 비록 현실 그자체는 아닐지라도, 현실을 어느정도는 반영한다는 점에서 아찔한 분석이긴 했다. 이걸 굳이 이 포스팅에 함게 쓰는건 , 따로 포스팅을 하고 싶지 않아서일 정도로, 내겐 그닥 인상이 좋지 않았던 작품. 기괴하지만 신선한 상상력이긴 했다. 궁금하시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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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대한 건 저도 읽은 지라 ㅡ
흥미롭더라고요.
마치 정부군과 반정부군 처럼
나뉘어서 한쪽은 사랑을 할 사람들
반대쪽은 사랑안할 사람들
둘 다 어길 시엔 치명적이고 극단적 방법으로
처벌이 있단 것 ㅡ
웃긴건 여기가 아닌 저기에선 하지말라는데도 찾아지는
아이러니 ㅡ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어 초조해지는
이쪽의 그 어이없음 ㅡ이랄까요...
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랑이 가능했는지
절실했는지 알겠더라면 ㅡ웃길까요.
양쪽 노선이 둘다 죽음을 놓고 사랑을 막고 찾는 거였음
얘긴 달랐겠죠..분명 ㅡ
그러니 ㅡ세상은 지금 ㅡ뭔가 너무 절실함이 없단 건지도
모를 ㅡ일 ㅡ무서운 ㅡ일이죠...그건 그것대로.

이네사 2016-01-05 13:57   좋아요 1 | URL
예, 말씀하신대로 그런 내용이었답니다.
<1984>의 나라라서 그런가 전체주의적인 사회를 두려워 하는 영화를 영국이 잘 만드는 듯 싶어요.
오히려 그런 사회에선 차마 그런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아이러니하더라구요.
왜 영국에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싶어서요.

[그장소] 2016-01-05 21:0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바깥에서 보기때문에 그게 더 잘 보이는
걸 수도 있고 ...계속 환기가 필요하단 의지가 작용해서 (국가적으로?) 알게 모르게 모두 의식적으로 자주 서로 일깨우는 건 아닐까요.
영국은 아무래도 세계대전을 1,2차 모두 겪고 체감한 나라니만큼 ㅡㅎㅎㅎ
순 개인의 상상 일뿐 ...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말에 그래도 나는 호일 것이다라고 자신하면서 보게 된 영화. 워낙에 타란티노에게 적응이 되어 있기도 하고, 전작들의 폭력성이 아주 지나친데라고 끔찍해 하면서도 필요악이라고 해야 하나, 악을 응징한다는 면에서 통쾌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수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폭력은 폭력일뿐, 눈을 거슬리지 않을리 없다. 하여 타란티노의 잔인한 폭력성에 대해 차곡차곡 쌓여있던 내재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작품이 바로 이 영화다. 도를 넘어선 폭력이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똑바로 봐주기 힘들다. 생각할 것도 없이 나는 불이었고, 이건 호불호를 따질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싶어 못마땅했다. 요즘은 워낙에 두리뭉실하게 말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져서, 배려한답시고, 그리고 너의 취향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호불호라는 말을 쓰는가 본데, 호불호는 그래도 어느정도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두고 할 수 있는 말이지, 이 영화는 거기까지 이를 정도는 못되는 듯해서 말이다. 그냥 별로다라고 하면 안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건데, 타란티노는 서부시대에나 어울릴만한 사람이다. 꼴리는대로 총질을 해대도 아무런 터치도 하지 못하던 시대, 사이코패스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명성을 드높이던 시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명제가 그대로 통용되던 시대에 그의 정서가 딱이다. 어쩌면 타란티노는 정의를 가장한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더라. 폭력을 이렇게나 좋아하시나 싶을 정도로 올곧게 폭력 취향적인 성향을 아낌없이 보여주시는데, 이쯤되면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그만 질리기 마련이다. 그의 악동같이 짖굳은 유머 감각,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것, 이야기꾼으로써의 현란한 재능만큼은 나도 부인하지 못하겠지만서도, 결국 모든 이야기를 폭력으로 끝맺는 버릇은 도무지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아무리좋게 포장을 하려 해도 이젠 선을 넘은 듯하다. 그저 타란티노는 이런 사람이구나, 라고 결론짓는게 옳을 듯해. 바로 그게 그니까...

영화 내용은 타란티노 답게 쌈박하게 시작한다. 이야기꾼으로써의 감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오하이오 깊은 산골, 눈보라 태풍이 몰려오는 긴박한 순간에 레드락 타운으로 달려가는 마차를 길거리에서 세우는 사람이 있다. 그는 유명한 흑인 현상금 사냥꾼으로 세 구의 시체와 함께 자신을 태워 달라고 부탁한다. 탐탁해 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그를 태우기로 결정하게 된 마차 손님은 역시나 유명한 현금 사냥꾼 <행맨>이었다. 그가 행맨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 죽건 살았건" 간에 같은 돈을 지급한다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늘 현상범을 끌고와서 교수형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그가 마차를 타고 이 겨울 산길을 가게 된 것도 여자 현상범인 토마구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왜 힘들게 살려서 데려가는냐는 흑인의 질문에 그것이 나의 방식이라고 쿨하게 답하는 행맨 . 그들을 태운 마차는 도중 신입 보안관이라고 자칭하는 자까지 픽업해서 미니의 양장점--일종의 산장 대피소--으로 달려가게 된다. 도착한 그곳에는 이미 늙은 장군과 사형집행인, 그리고 맥시코인과 이방인이 있었다. 미니 양장점에 주인인 미니가 없다는 사실에 흑인 현금 사냥꾼은 의심을 품지만 추리를 완성하기엔 단서들이 부족하다. 서로가 모두 낯선 이방인들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팽팽한 살기가 감도는 가운데, 독살 사건이 일어나자 분위기는 일순간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 누구도 이유없이 그곳에 오진 않았다는 문구가 설명하듯, 그들이 그곳에 모인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었는데, 과연 그 8명들의 운명은?

장점을 들라면 이야기에 생명력이 있다는 점과 배우들의 연기가 안정적이라는 것에 있다. 사무엘 잭슨, 커트 러셀, 그리고 제니퍼 제이슨 리의 연기는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그외 배우들도 각자 자신의 배역을 잘 해준 듯하다. 신입 보안관 역의 월튼 고긴스는 본인의 인생 역을 만난 듯 자연스러운 남부 사투리 연기가 좋았다. 단점은 앞서 말했듯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타란티노의 전작들에 비해서 눈이 팍 떠지는 그런 배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장고의 크리스토프 왈츠나 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 바스터즈의 브레드 피트, 펄프 픽션의 존트라볼타 같이 확 눈에 들어오는 매력을 지닌 배우들이 이 영화속에는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나저나 타란티노의 폭력성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던데, 그게 어떻게 제어가 안 되는 듯하다. 폭력의 중독성에 빠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누군가가 잔인한 폭력만이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게 귀에 들려올지는 알 수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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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년전, 공룡이 지구를 점령하고 있던 그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비켜지나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 영화는 시작합니다.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으니 그후로 쭉 지구는 공룡의 세상이 되었을 것인데 그렇다면, 공룡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과연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겠는가라는 상상으로 말이죠. 간단히 말해 공룡이 현재 우리 인간과 같은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겠는가, 라고 제작진들은 가정을 합니다. 종에 따라 농사를 짓거나, 소몰이를 하거나, 약탈족이 되거나를 하고는 있지만 현생 인간이 하고 있는 것들을 다 하고 있다고 보면 되죠. 그에 비해 체격이 현저히 열등한 인간은 공룡에게 해충같은 존재가 되어 공룡이 열심히 모은 식량을 훔쳐가는 존재로 전락하고 맙니다. 비유를 하자면 쥐나 고양이 같은 신세가 된 것이죠. 여기서 공룡과 인간이 충돌하는 지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는 충돌만이 있었을까요? 이왕 엉뚱한 상상을 하는 김에 우리 한번 크게 나가보는건 어떨까요?

삼 형제중 가장 작은 아이로 태어난 알로는 농장을 하는 부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공룡입니다. 그에게 유일한 걱정거리라면 외소한 외모만큼이나 겁이 많았다는 것이죠. 그는 자신이 한몫을 하는 공룡으로 성장하지 못할까 걱정이고, 그건 알로의 부모 역시 마찬가지였답니다. 알로가 언제나 두려움을 껴안고 사는 아이로 남아있지 않기를 바란 알로의 아빠는 그에게 새로운 임무를 던져줍니다. 곡식창고를 잘 지키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알로는 창고의 옥수수를 훔치는 인간 아이를 보고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살려 보내줍니다. 이에 알로의 아빠는 대노해서 그의 뒤를 쫓아가게 되죠. 하필이면 그때 거대한 폭풍이 몰려와 인간을 쫓던 알로의 아빠는 강물에 빠져 실종되고 맙니다.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로 아빠를 잃어버린 알로는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하여 다시 나타난 인간 아이에게 그가 분노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겠죠. 너 때문이야를 외치면서 인간아이의 뒤를 쫓던 알로는 강물에 빠지게 되고, 결국 길을 잃어 버리고 맙니다. 집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할지 감을 못잡는 알로 앞에 인간아이는 홀연히 나타나 도마뱀을 내려놓고 도망가는데요, 과연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시사회를 통해 보게 된 영화인데, 무엇보다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보게 되서 좋았던 영화입니다. 보통은 영화관에서 떠들거나 울거나 웃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 눈살을 찌프리기 마련인데요, 이 영화만큼은 오히려 그것이 공감대를 높여주더군요. 영화관이 아니라 집에서 가족들하고 월드컵 중계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알로의 아버지가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 갔을때는 한쪽에서 죽었나봐 하더니 다른 한쪽에선 흑흑흑 우는 소리가 났고, 알로와 스팟이 땅다람쥐와 노는 장면에서는 다들 왁자하게 한바탕 웃어 제끼더라구요.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악당 익룡에게 당하는 장면에서는 다들 흥분하고 난리가 났었지요. 장면장면마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상황을 설명하고 훈수를 두느라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오던데, 아이들 특유의 해석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내 안의 소리가 밖에서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어요. 참 나...아이들과 영화를 보는 것이 이렇게 재밌는데, 왜 어른들은 아이들을 영화관의 적처럼 생각하는 것일까 싶더라구요. 오히려 아이들이 그렇게 재밌어 하면서 집중해서 보니, 같이 보는 저도 덩달아 영화가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면에서 아마 이 영화는 저 혼자 봤다면 재미가 덜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시선에서 보려니 한층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거든요.

해서 결론은 재밌습니다. 공룡이 인간처럼 살아가는 모습이나, 인간이 마치 야생 들짐승처럼 살아가는 모습도 의외라 흥미로웠고, 그 인간이 공룡의 애완 동물이 되어서 우정을 나누게 되는 과정도 설득력이 있었어요. 인간을 개처럼 그려놨던데, 얼추 그럴싸 하더라구요. 거기에 무엇보다 자연을 그려놓은 배경 그림이 압권이었어요. 반딧불이 숲이나 새를 쫓아가는 장면들, 그리고 강물을 그려놓은 것들은 어떻게 저걸 그려냈을까 싶을 정도로 정교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더군요. 영화의 설득력을 높이는데 한몫 하지 않았는가 합니다. 그외에 이 영화를 보면서 잊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요, 그건 바로 <주토피아>의 예고편이였어요. 왠만하면 예고편에 박장대소하지 않는 편인데, 주토피아의 예고편은 예외더군요. 교통국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 나무늘보라니, 도대체 그런 냉소적인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원...미국인들의 천부적인 풍자 감각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아서 크게 웃고 말았네요.  언제 상영을 하게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기다려지는 애니를 하나 만난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좋은 영화 한편을 보고 나오면서 기대되는 영화 한편에 눈도장을 찍고 나왔으니,  꽤 만족스런 영화관 나들이였지요? 하여 괜찮은 영화관 나들이를 찾으신다면 추천드려요. 특히나 영상미가 압권인 영화라서 큰 화면으로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전 더빙으로 봤는데, 자막판을 찾지 못하신다면 것도 나쁘지 않더을 것 같더군요. 아이들과 보기엔 더 낫더군요. 화면에 집중할 수 있고 해서...하니, 누구와 보실지를 감안하셔서 고르시면 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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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랑 함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보고 왔어요. 이왕이면 큰 화면으로 보라고, 먼저 보신 블러거들의 조언에 힘입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천호 CGV 아이맥스에서 보게 되었는데 , 글쎄 보고나니 과연 큰 화면으로 봤어야만 했을까 의문이긴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알 수가 없는 것이 작은 화면으로는 어떨지 작은 영화관에서는 본 적이 없으니 비교 불가이긴 해요. 다만, 3D로 봤는데, 그닥 3D 효과가 큰 것 같지도 않고, 화면이 크다고 감동이 더한것 같지도 않으니 그게 만족스럽진 않더라구요. 천호 CGV 아이맥스는 화면이 너무 커서 뒷쪽에 앉아 보는 것이 좋다고 하길래 뒤에서 봤는데, 그것때문에 아이맥스의 압도적인 화면발을 느끼기 못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여간 화면에 관한 불만은 이쯤해서 접기로 하고...


내용은 전작들의 오마주를 이것저것 끼워넣었다고 하던데, 전작들의 리바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지 않았는가 싶더라구요. 자신의 혈통을 모르는 채 쓰레기장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혐오를 느끼고 저항에 나서게 된 군인, 그를 우연히 도아주게 된 우주 사기꾼 솔로에 마스코트격인 로봇, 그리고 부자의 갈등까지...등장하는 주인공들만 살짝살짝 바뀌었을뿐 1편의 이야기 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덕에 스타워즈 전작들을 깡그리 알지 못하고 본다고 해도 새로운 이야기로 무리없이 즐기기에 지장이 없었어요. 저만 보는게 아니라, 조카와 함께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녀석이 이해를 못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이 됐었거든요. 다행히도 어린아이라도 이야기를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없을만치 단순하고 분명하게 흘러 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더불어 스타워즈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스타워즈의 올드팬이라면 향수를 느끼면서 볼 수 있는 장점 역시 가지고 있더라구요. 맞아, 스타워즈는 그런 이야기였지 라면서요. 스타워즈 4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었다면 아마도 이 7편 역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둘 다 아주 아주 비슷하거든요.


하지만 전작들을 기억하고 있는 저로써는 7편에서 의외의 곳에서 단점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가장 커다란 것은 어떻게 4편이 나오고 수십년이 흘렀는데 그 사이 매력적인 배우가 이렇게 없다는 것이냐 하는 것이었어요. 여주인공을 빼면 매력적이라고 할만한 배우가 전혀 없더군요. 오죽하면 악역으로 나오는 다크 제다이가 투구를 벗을때마다 소리를 치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거 다시 뒤집어 쓰라고...그걸 보니 아무리 악역이라도 어느정도는 매력적이여야 집중이 되는가 봐요. 너무 평범한 사람을 악역으로 만들어 놓으니 ,김이 새는 기분이랄까, 그 누구도 응원하고 싶지 않은 그런 기분이었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아, 해리슨 포드가 정말 시대를 뛰어 넘는 대단히 매력적인 배우였구나, 우린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 라는걸 깨달은 외에, 왜 그 많은 돈을 들이고도 배우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것일까, 매우 궁금해 지더군요. 뉴스에는 이 영화에 까메오라도 출연하겠다고 줄을 선 배우들이 늘어섰다고 하던데, 그 잘난 배우들은 다 어디로 가고, 무매력배우들만 나서서 이렇게 흥이 깨놓고 마나 매우 아쉬웠어요. 이야기가 이 정도로 단순할 시에 배우들만 매력적이면 참으로 멋진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사실 영화관을 나올때는 안도하는 심정이었답니다. 조마조마했거든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을까봐서...다행히도 소문날만한 잔치긴 하더라구요. 과거의 유산을 올드하지 않게 되살려 놓았으니 말여요.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아도 좋겠다 싶었어요. 8편이 언제 나올지 모르지만 꼭 봐야겠는걸 이라는 생각으로 나오긴 했는데....시간이 흐르고 나니 기억에 더 남는건 이 시대의 매력적인 배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라는 것이네요. 해리슨 포드를 대체할만한 그런 배우를 우린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일까? 늘 뭔가 대체할만한 것이 무궁무진하게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로써는 조금 충격이었네요. 예전에 읽은 책에서, 회화는 발전이라는 것이 없다고, 과학과는 달리 축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천재가 죽는 순간 진보는 멈추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것이 연상이 되었어요. 결국 오로지 인간 자체에 의해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은 발전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인가봐요. 인간이라는게 그렇게 유일무이하고 대단한 존재인데, 우리는 그걸 잊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하여간 스타워즈를 보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다 보니 어느새 대체불가한 매력적인 인간에 대한 칭송으로 끝을 맺게 되었네요. 그래서 추천이냐 아니냐를 물으신다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완벽하게 흡족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불만스러운 영화 역시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스타워즈의 영광을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보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면 그 추억들을 고스란히 되새기게 해줄 것이거든요. 한 세대가 가고, 다른 세대가 오고 있네요. 이 영화는 그걸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늘 우리는 미래가 더 나은 세대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때론 과거의 세대 역시 찬란했음을, 그리고 어쩌면 그 세대를 자랑스러워 해야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뭐...늘 말하지만 뭐를 느끼게 될것인가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니, 당신이 무엇을 느끼게 될까는 영화관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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