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괴서, 조작의 역사
이시언 지음 / 해례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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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면 한 분야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라이벌이 있다.

당시엔 라이벌이 아니었지만 후대의 사람들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반대인 두 사람을 묶어 '세기의 라이벌'이라는 분류를 한다. 예를 들면 유비와 조조, 반 고흐와 고갱,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영국과 프랑스 등이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라이벌은 무조건적인 '적'이 아니라 자신을 발전시키고 승부욕을 자극시켜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도 된다.

 

 

 

하지만 <조선 괴서 조작의 역사>는 라이벌이지만 긍정적인 라이벌의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의 라이벌의 과거사가 나온다. 조선의 역사 500년 동안 정치적인 라이벌이었던 '두 당파'의 싸움은 조선 역사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어느 나라 역사가 다 비슷하지만 '절대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살인이나 학살, 반역, 음모, 전쟁까지도 불사하는 것이 역사다. 권력이란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 힘을 가지려고 하는 것 같다.

 

조선은 조선을 대표하는 네번의 '사화(士禍)'가 있었다.

사화란 조선시대 신하 및 선비들이 반대파에 몰려 화를 입는 사건들을 말하는 것으로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가 조선의 4대 사화라 한다.

이 사화들은 모두 엄청난 인명이 살해당하고 피비린내나는 사건들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모두 '괴서(괴상한 편지)'에 의해서 발단되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은 인터넷과 SNS가 발달되어 있어 소문이 많이 떠돌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정치적인 의견을 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괴서나 벽보가 백성들의 심정을 대신했다.

사화를 일으킨 괴서의 목적은 백성의 마음보다는 정치적인 색깔이 강했다. 상대방을 비방해 몰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작은 불씨가 된 것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신진세력과 기득권세력의 싸움은 언제나 치열하다.

 

 

 

힘의 세기에 따라 왕의 자리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던 세력은 자신들의 마음대로 나라를 움직이기 위해 반대파를 숙청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없는 사건을 만들거나 비슷한 사건을 확대해석해 사건을 만든다. 이런 싸움에 연산군은 폐비가 된 어머니 윤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벌인 '갑자사화'로 역사상 가장 잔인한 왕으로 이름이 남게 된다.

 

노론과 소론, 동인과 서인, 훈구파와 사림파라고 이름은 바뀌지만 권력을 갖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다. 권력을 가지려는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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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모여서 손으로 읽는 그림책 2
정명순 지음, 박수지 그림 / 점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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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점자를 생활에서 접해보는 경우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적힌 숫자판이나 보도블럭, 지폐나 공중 전화기, 은행 ATM 기계 정도가 우리가 주위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점자들이다.

 

하지만 비장애인중 몇몇이 이 점자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손으로 직접 만져볼까? 비장애인들은 자신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아니,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의 차이점이 그런 것이다.


 

 

 

눈이 보이기에 다른 많은 감각이 시각에 의지해 사물을 느끼고 판단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각이 없기 때문에 다른 감각이 더 발달하고 뛰어나다. 그 중 하나다 점자를 읽는 것이 아닌가 싶다.

 

비장애인으로 점자를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역시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것 같다. 처음엔 눈을 감고 손끝에 느껴지는 감각이 무슨 형태인지 느껴보려고 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점자의 원리나 기본 글자인 '가나다'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손으로 읽는 그림책은 그침책의 특성상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
아이들과 읽으면서 읽어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손으로 읽는 그림책 <동그라미, 세모, 네오가 모여서>는 여러번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첫번째는 아이들과 눈으로 그림책을 읽을 수 있다. 보통의 그림책처럼 읽으면 된다. 두번째는 색깔과 그림을 위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의 감각은 어른들과 달리 더 많이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손으로 만지면서 감각을 기를 수 있다. 밝은 원색은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당연하고 도형으로 만든 그림은 귀엽기까지 하다. 게다가 책은 도형마다 특이한 문양을 손끝으로 느낄 수 있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세번째는 아이들과 눈을 감고 책을 더듬으며 점자로 읽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 부모에게도 무척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의 불편함이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다.

점자를 몰라도 이 책은 읽을 수 있다.


 

 

 

책의 한글 밑에 점자가 있어 한글과 점자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점자를 알지 못한다고 해도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한글과 점자가 같이 있기 때문에 점자까지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점자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야 할 인간이기에 당연히 서로의 불편함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어릴적부터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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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식량이 문제일까? - 10대에게 들려주는 세계 식량 이야기 왜 문제일까?
캐슬린 게이 지음, 김영선 옮김, 윤병선 도움글 / 반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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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에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있으니 한달에 얼마의 기부금으로 도와 달라는 광고가 나온다.

우리의 기준으론 커피 한잔 값이지만 기아로 허덕이는 아이에겐 한달 약값이거나 학교에 갈 수 있고, 또는 한 가족의 며칠의 생활비가 된다.

하지만 반대의 나라에서는 과도한 음식 섭취로 비만이 사회 문제가 되고 음식이 남아돌아 썩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식량의 불균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제일 먼저 식량의 대량생산화가 원인인 것 같다. 서양의 산업화로 인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농업에도 대량 생산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것을 더욱 부채질이라도 하듯 미국의 농업은 대량생산을 뛰어 넘어 농업의 기업화, 공장화로 변화되었다. 밀과 옥수수를 생산하는 것이 꼭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내듯 생산해 낸다는 것이다. 기계로 농업을 하다보니 넓은 땅에서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해지고 그것을 파는 것 또한 개인보다는 조합이나 기업이 유리한 것이다.

 

기업화는 엄청난 생산량을 소비하기 위한 소비자들을 찾게 되는데 자국에서 수요를 찾기보다 외국이나 제3국에 싼 값에 팔게 된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농업공장 생산품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하는 것이 문제다.

 

 

 

농산물만 공장화되는 것은 아니다. 가축 또한 대량으로 길러지는 공장식 농장이 늘어난다.

넓은 땅에 한마리라도 더 우리에 넣어 사육하기 위해 가축들에게 성장 촉진 주사나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육류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가축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가스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된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된다.

지구 온난화는 기온의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기온의 변화로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게 되면서 식량문제가 더욱 빈익빈부익부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까운 예로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아이들이 굶어 죽는 것은 아프리카의 척박한 자연 조건보다는 지구 온난화로 사막화되어가는 아프리카의 땅 때문에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식량의 부족 현상을 과학자들은 유전자변형 식물을 만들어 부족한 식량 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이 많은 수확량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인간의 몸 속에 들어가서는 어떤 영향을 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오랫 동안 이런 유전자변형 작물을 음식으로 먹다보면 우리의 유전자도 변형이 될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식량이 필요한 지역에 다른 국가나 단체에서 실량을 보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더욱 기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북한에서도 원조 받은 식량을 국민들에게 배급해주지 않고 고위 관리인들이 팔거나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그와 비슷한 예로 아프리카에서는 오랜 내전의 국가들이 많은데 그 나라에 보조한 식량은 국민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쿠테타를 일으킨 군인들이 빼앗아가거나 아예 서구의 도움은 받지 않는다는 강경한 태도의 지도자도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하다보니 굶는 아이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식량의 불균형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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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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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타력>이라는 책이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않지만 어떤 인사가 <타력>을 소개한 것을 보고 그 책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땐 <타력>이라는 책이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고 고승들의 삶의 지혜와 작가의 통찰력이 합해져 책의 반도 이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책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뒤 <청춘의 문>이라는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작가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있어 책에 조선과 조선인이 등장한다. 소설을 읽고보니 조금은 작가가 달리 보였다.

 

 

 

<삶의 힌트>는 <대하의 한방울>을 포함해 읽게 되는 작가의 네번째 책이다.

여러가지 글쓰는 직업을 거쳤던 작가는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이다.

<삶의 힌트>는 소설가이기전에 르포라이터, 방송작가, 편집자인 작가의 삶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적은 것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들을 적은 것이라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게 읽을 수 있다. 

 


 

 

폭염이 며칠째인지 모를 무더운 여름날, 친구를 기다리며 노천 카페에 있었다.

노천의 그늘이라고 해도 그 무더움을 쉽게 가시지 않았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

다른 곳으로 시선을 집중하는 것이 제일 시원하니까.

 

책을 펴고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 정말 인연이 있는 것인지 책에 점점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의 나이에 따라 어떤 작품과 인연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또 특정한 시기, 그 사람이 직면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 작품을 보게 되면 그야말로 마음이 떨려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p. 81)

 

지금의 나와 공감이라도 하듯 정말 '책과의 인연'을 생각하게 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나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전혀 이해 못하는 내용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의 책이 되기도 한다.

책 속에서는 그림으로 비유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대작, 명작이라고 하지만 저자에겐 한낱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남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림.

책을 반도 읽지 않았는데 크게 공감하며 한장 한장을 넘겼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힌트 역시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삶을 이렇게 살았으면 하는 본보기는 있다. 이런 본보기를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내 인생만이 오답이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좋은 예, 나쁜 예가 있듯, '이런 예' '저런 예'에 해당될 뿐이다.

절대 틀린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데 똑같을리가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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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지 못한 숲 오늘의 젊은 작가 1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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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고 한다.

호적이라는 신분증명서를 이용해 내가 아닌 타인의 이름으로 사는 범죄 말이다.

자신을 신분을 숨기기 위해 타인의 신분을 돈으로 사고, 일명 신분세탁이라는 범죄 행위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곧 그 신분도 노출이 되면 또다른 명의의 신분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영원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밖에 살아갈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소설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판 <화차>같은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은 한 남매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미수에게는 7살 어린 남동생이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어느날, 동생은 사라진다.

엄마가 쓴 사채를 갚기 위해 동생을 기차역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 사망자로 위장해 보상금을 받아 빚을 갚는다. 아이를 팔아서까지 빚은 갚아야 하느냐고 묻겠지만 가족에게 선택은 없었다.

아들을 잃는것보다 무서운 것이 사채빚이었다. 동생 현수는 그렇게 가족들에게서 사라진다.

 

그런데 동생은 이제 10대 후반의 소년이 되었다. 가족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진다.

아니, 가족보다 더 우선은 자기 자신이었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이름으론 살 수 없다.

있는 듯 없는 사람, 없는 듯 있는 사람이 되어버린 소년은 어디에도 갈 곳없이 잡혀왔던 사채업자 밑에서 신분을 세탁하며 자신과 같은 소년들을 만들고 있었다.


 

 

 

가족을 찾는 사람과 자꾸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 하는 사람들은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 같다.

숨고 찾는 숨바꼭질 같다.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너무나 오래 걸리는 숨바꼭질이 아닐까 싶다. 누가 술래이고 아닌지는 도저히 알수 없다.

 

 


숨어살았던 시간이 길었던 소년은 자신이 숨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자신을 드러낼 생각도 하지 않는다. 마치 자신은 처음부터 숨어살았던 사람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일을 '동화(同化)'된다라고 한다. 사채업자 보스를 삼촌같이, 비슷한 처지로 잡혀온 아이들을 형제처럼 생각하며 가족으로 생각한다. 자신의 가족은 이들 이외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나의 기억 속엔 아직도 어린 동생이 존재한다. 그 동생을 찾아 예전의 기억들을 되살린다. 하지만 여전히 동생은 실종자이거나 기억에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누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동생을 찾을때까지 숲을 헤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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