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문학의 위안'(정지창)이 출처로서 헨리 제임스의 '진품 The real thing'을 분석한다. 귀족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와 모델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Portrait of a Married Couple - Anthony van Dyck - WikiArt.org



cf. '문학의 위안'을 쓴 정지창은 독문학자이다. 그의 칼럼집도 담아둔다.






이 소설은 현실적인 삶에서의 진실과 삶을 모방한 예술에서의 진실이 어떻게 다른지 곰곰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진짜’ 귀족이 예술 속에서는 ‘가짜’ 귀족보다 진짜같이 보이지 않고 대접받지 못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진실이란 ‘진품’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속성이 아니라 진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어떤 자세나 태도, 표정, 동작 같은 외면적 요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부수적인 현상들의 총합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런 진실, 즉 우리가 감각적으로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진실이라는 추상적 기준에 가까운 허상이나 관념이 아닌가? 플라톤의 어법을 빌면, 실체적 진실은 항상 우리의 감각으로 느껴지는 외면적 진실과 다른 것이고 우리가 보는 가상의 세계 뒤에 감추어진 참다운 진실, 즉 이데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한다는 말인가? - 그림과 영화, 역사에서의 진실과 재현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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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2014)로부터 옮긴다. 전규찬은 언론학자이다.

An April Mood, 1946 - 1955 - Charles E. Burchfield - WikiArt.org


문학동네 2014년 가을호 특집 '4·16, 세월호를 생각하다'






힘을 독점한 국가가 그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때, 자기배려의 기술을 채 터득하지 못한 ‘국민’은 사멸한다. 생명보존의 자율적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어처구니없이 죽음에 노출되고 마는 것이다.

호러국가는 인간이 생명을 유기하고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 지배의 상태다. 세월호는 구멍난 약육도생, 각자도생의 스테이트가 낳은 최악의 테러다.

세월호는 신자유주의의 파국적 예외가 아닌 파멸적 상례에 불과하다. – 전규찬 | 영원한 재난상태: 세월호 이후의 시간은 없다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의 진실을 못 본 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의 주인공이 진실에 응답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시시해질 뿐이지만, 우리가 그런 일을 하면 죽은 사람들이 한번 더 죽는다. 사람을 죽게 내버려두는 것은 불법이다. 같은 사람을 두 번 죽이기 전에 이 불법 정부는 기소되어야 한다. – 신형철 | 책을 엮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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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 김서영의 꿈 일기 '내 그림자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2024)로부터 옮긴다. 2017년 4월5일 기록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hartono subagio님의 이미지


cf. 저자는 '드림 저널 - 나를 변화시키는 100일의 꿈 일기'(2017)이란 책도 냈다.





"우리 어디 있는 거예요?" 영국 여자들이 답한다. "We don’t know." 내가 한국어로 다시 묻는다. "여긴 어디야?" 그들이 답한다: "타이타닉."

뭘 어떻게 해야 이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나? 물은 내 생명을 위협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소원을 가지고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 구조 속에 있으면 나는 침몰할 수밖에 없다.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내가 지금 소원의 길을 걷고 있나? 눈을 가리고 아예 안 보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나? 전체 지도를 그려야 비로소 내가 오늘 하루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세부가 구체화된다. 그때 구조를 바꿀 수 있게 된다. 4월은 우리 모두에게 슬픈 달이다. - 타이타닉호: 침몰 / Part 2. 꿈의 조언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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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ark Theatre - The Cherry Orchard (2015년 4월 16일)







난 항상 머리 위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걸 기다리는 것 같아요.

내가 사탕을 너무 먹어 재산을 탕진했다고 하더군……. (웃는다.)

오, 나의 죄……. 난 항상 미친 듯이 돈을 써댔어. 게다가 빚이나 지고 다니는 사람과 결혼했지. 그 남잔 너무 마셔대서 샴페인 때문에 죽었어. - 벚나무 동산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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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작가가 쓴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2016)은 동명의 소설집(2019) 표제작이다. 오늘은 4월 15일, 절반이다. 내일은 16일......4월이 가고 3월이 오는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March-April, 1978 - Jagdish Swaminathan - WikiArt.org






영원의 이야기란 언제나 그렇게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답니다.
아듀. 굿바이. 사요나라. 그리고 안녕.
에이프릴 마치 드림.

며칠 뒤에는 그녀의 마지막 게시물마저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이라는 블로그 자체가 소멸된 것이다. 그녀의 흔적은 온라인에서는 더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끈이 툭, 끊어진 느낌이었다.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에서 에이프릴 마치April March는 보르헤스의 소설 한 대목에 나오는 이름이다.(중략) 언제나 4월이 가고 3월이 오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모든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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