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집 여자 없는 남자들 중 단편 '기노'는 환상문학성, 하루키의 자전적 요소와 나쓰메 소세키 오마주까지 포함되어 읽는 재미를 준다. 주인공 기노는 이모의 찻집터를 빌려 바를 차린다. 의문의 손님이 자주 방문하여 독서를 즐긴다. 한편 사연 있어 보이는 여성이 그에게 다가온다. 젊은 시절 바를 한 적 있는 하루키의 과거 생활이 반영된 것 같아 흥미롭다. 기노는 나중에 사정이 생겨 돌아다니다가 구마모토의 여관에 묵는다. 구마모토는 나쓰메 소세키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고 신혼생활을 한 곳이다. 나쓰메의 결혼생활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고 하며, 그런 사정도 하루키의 이 단편 '기노'에 분위기로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뱀의 존재가 기노의 일상에 끼어드는데, 나쓰메 소세키의 장편 '춘분 지나고까지'에 뱀머리 달린 지팡이가 의미심장하게 나오고, '긴 봄날의 짧은 글'에도 뱀에 대한 글이 있다. 구마모토가 배경인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 에는 찻집과 여관이 등장하며 기차를 문명이라는 긴 뱀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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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더 이상 당신의 소설책이 아니에요. 더 이상 당신의 소설책이 될 수 없다구요. 당신 스스로 새 소설을 쓰라구요. (젤다, 사라진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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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Thandy Yung





빌보는 비록 지쳐 있기는 헸어도 잠시 머물고 싶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요정의 노래를 좋아한다면, 6월의 별빛 아래 울려 퍼지는 요정들의 노래는 놓치기에 너무 아깝다.

"물거품에 수염을 적시지 마세요, 영감님! 물을 안 줘도 이미 길게 자랐으니까요." "빌보가 케이크를 다 먹지 않게 조심하세요! 열쇠 구멍을 통과하기에는 벌써 너무 뚱뚱하니까요!" "조용, 조용히! 좋은 친구들이여! 좋은 밤 지내길! 골짜기에도 귀가 있어. 어떤 요정들은 혀가 너무 잘 돌지. 좋은 밤 되길!" 맨 마지막에 다리를 건넌 간달프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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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 중 두번째 작품 '예스터데이'는 갓 대학 들어간 나이 정도의 젊은이들이 주인공이다. 비틀즈의 노래 '예스터데이'에 엉터리 가사를 붙이는 엉뚱한 인물이 나오는데 - 이 친구의 엉뚱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하루키월드적인 청춘물이다. 





"아키와 떨어져 있으면 꼭 가슴속 한구석이 욱신거려. 충치처럼. 정말이야. 내 마음에는 그애를 위해 따로 떼어둔 부분이 있어. 하지만 동시에 내 안에는, 뭐랄까, 좀더 다른 무언가를 찾아보고 싶다는, 좀더 많은 것들을 접해보고 싶다는 강한 바람도 있어. 호기심이랄까, 탐구심이랄까, 가능성이랄까. 그것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서 억누르려 해도 채 억눌러지지가 않아." 화분이 채 감당하지 못하는 강한 식물처럼, 나는 생각했다. - 예스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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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날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경우 없는 '난봉질'을 하면 죽어서 무서운 형벌을 받을까봐 두려워하던 두 친구들은 먼저 죽는 사람이 나중에 어떤 벌을 받는지 가르쳐주자고 약속합니다. 먼저 죽은 친구가 약속을 지키러 돌아와 알려줍니다. 그 정도 '죄'는 지옥에선 암것도 아니라서 벌받지 않고 넘어간다고 - 그래서 살아 있는 친구는 걱정을 내려놓고 속편하게 열심히 재미있게 삽니다. 현세적이고 향락적이라는 이탈리아적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페스트로 목숨과 건강이 위태로운 시절, 당장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는 정서를 알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The Decameron, 1837 - Franz Xaver Winterhalter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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