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helia, 1881 - Jules Bastien-Lepage - WikiArt.org






여자가 갑자기 오필리아가 되어 버들가지를 올라타고 강물에 흘러가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녀를 구하려고 긴 장대를 들고 강변을 쫓아 내려간다. 여자는 괴로운 모습도 없이 웃고 노래하면서, 갈 곳도 모른 채 흘러 내려간다. 나는 장대를 메고 이봐요, 이봐요 하고 부른다.

옛날 송나라의 대혜 선사는, 도를 깨달은 후 무슨 일이나 뜻대로 되었지만, 단지 꿈속에서만은 속념이 나타나서 곤란하다고, 오래도록 괴로워했다고 하는데 과연 있을 법한 이야기다.

이런 꿈으로는 그림도 시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몸을 뒤척이자, 어느덧 장지문에 달빛이 비치고, 나뭇가지가 두세 가지 엇비슷하게 그림자를 던져주고 있다. 해맑다고 할 만큼 상쾌한 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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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Ergo Zakki






그런데 갑자기 동굴 바닥에서 작은 반지 같은 차가운 금속이 손에 닿았다. 이것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그 순간 빌보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무심코 반지를 호주머니에 넣었다. 분명 그 순간에 반지는 특별히 쓸모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얼마 더 가지 못하고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서 더없이 참담한 기분으로 오랫동안 가만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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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lliam Warby - CC BY 2.0


[네이버 지식백과] 개코원숭이 [baboon, 狒狒]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미국SF는 유독 이런 성향이 강하다. 대부분의 SF에서는 전체주의로 이행하는 것 외의 다른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SF는 우월한 자와 열등한 자로 구성된 영속적인 계급 체계를 가정한다. 부유하고 야심 넘치고 공격적인 남성이 최상위에 있고, 거대한 공백을 사이에 두고 밑바닥에 빈자와 무지렁이와 얼굴 없는 대중과 모든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맨 꼭대기의 알파 메일이 다른 열등한 원숭이들에게서 정중하게 몸단장을 받는 모습이, 개코원숭이의 부계 집단과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은가.

개코원숭이의 이상이 작은 인간들의 이상으로 대체되는 모습을, 그리고 자유, 평등, 박애처럼 끔찍하게 과격하고 미래지향적인 개념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인류 연맹의 53%가 사실은 여성 자매들이라는 사실을 부디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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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이 나고, 하얗게 반짝이는 철로 위를 문명이라는 긴 뱀이 꿈틀대며 달려온다. 문명의 긴 뱀은 입에서 검은 연기를 뿜는다.

뱀은 우리 앞에서 멈춰 선다. 옆구리의 문이 몇 개나 열린다. 사람이 나오고 들어가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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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라."

그것은 분명 삼촌 목소리였다. 동시에 뱀은 그대로 풀 속으로 사라졌다. 삼촌은 창백한 얼굴로 뱀을 던진 쪽을 바라보았다.

"삼촌, 지금 기억하라고 한 게 삼촌 맞아요?"

삼촌은 느릿느릿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서 낮은 음성으로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지금도 삼촌은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누구였는지 모르겠다며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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