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넷째 날은 "불행하게 끝나는 사랑이 주제"입니다.


불행이라 쓰고 악행이라 읽는다 - 인간의 편견과 잔인성이 악행을 낳고 그 악행이 불행을 낳는, 넷째 날의 첫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작의 외동딸이 결혼했으나 과부가 되어 돌아옵니다. 아버지는 총명한 딸이 재혼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딸은 아버지의 시중을 드는 사람들 중 한 사람과 사랑에 빠집니다. 딸에게 허락할 수 없는 연인이 생겼음을 알게 된 아버지는 부하를 시켜 그의 심장을 빼내 술잔에 담아 딸에게 보냅니다. 딸은 잔에 담긴 심장에 독을 부어 마시고 자살합니다. 아버지는 뒤늦게 후회하고 둘을 함께 묻습니다. 


신분의 차이가 외적 장애물인 중세의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Sigismonda, 1758 - 1759 - William Hogarth - WikiArt.org  


윌리엄 호가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63XX67400052





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거기에 독액을 부어 마시고 자살한다. - 넷째날 첫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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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죽은 딸의 자식인 손주 넬로를 데리고 올 때 연세가 여든, 넬로는 두 살이었다. 게다가 다리가 불편하시다. 이런 사정이라 우유수레를 끄는 튼튼하고 든든한 파트라슈가 이 집의 '가장'이나 다름 없다. '가장'이란 단어는 저자가 직접 쓴 것이다. 가장 정도가 아니다. 파트라슈는 그들에게 보물, 양식, 창고, 요술지팡이, 가장, 목사, 친구, 몸통, 머리, 손발, 생명, 영혼, 가족이자 모든 것이었다. 

Milksellers, Brussels, Belgium with dogcart. between 1890 and 1900







두 사람에게는 파트라슈가 모든 것이었습니다. 보물 창고이자 양식 창고였고, 금이 가득한 창고이자 돈이 나오는 요술 지팡이였어요.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가장이었고 목사였습니다. 또한 위안을 주는 유일한 친구이기도 했지요. 파트라슈가 죽거나 그들 곁을 떠난다면 할아버지와 넬로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따라 죽을지도 모릅니다. 파트라슈는 두 사람에게 몸통이자 머리이고, 손이자 발이었습니다. 그들의 생명이고 영혼이었지요. 늙고 병든 할아버지와 어린 넬로에게 파트라슈는 소중한 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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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1984' / 용산 특집 기사에서 발견한 강신재 쏜살문고 '해방촌 가는 길' / '페미니즘 철학' '19세기 허스토리' '만화로 보는 좌파의 역사' '뉴 로맨틱 사이보그'

Di Pierre-Joseph Redou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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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ing Apple Trees, Eragny, 1895 - Camille Pissarro - WikiArt.org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4p1088a 카미유 피사로





피사로가 그린 사과의 세계는 노동하는 전원이다. 그는 욱신거리는 팔다리와 무거운 수레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에라니 근처 들판을 그린 그의 그림에서 지역의 진짜 인물은 두드러지게 개성적인 과일나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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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05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좋아해요.

서곡 2022-06-05 07:54   좋아요 0 | URL
네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거 같아요.
 

Deucalion and Pyrrha Praying before the Statue of the Goddess Themis, c.1542 - Tintoretto - WikiArt.org






커다란 무덤이 있었어요. 왕릉만큼 크진 않았지만, 끗발 있는 사람 무덤으로 보였지요. 묏등에 잔디는 없이 흙만 있었고요. 아는 사람들 여럿이 그 무덤을 파헤쳤는데, 제가 삽을 들고 무덤을 찌르니까 이상한 게 하나 딱 걸리더라고요. 송장인가 싶어 살펴봤는데, 넓직한 돌이 있고 한가운데 금이 가 있었고 그 금 속으로 제가 삽을 푹 넣었어요. 콱 찍었지요. 그랬더니 꺼먼 발이 하나 나와서 꿈틀대더라고요. 양말을 신고 있는 발이었어요.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하긴 꿈이니까 이런 일도 벌어지겠네요. (웃음)

- 그리스 신화에 보면 삽자루가 긴 오래된 삽이 나와요. 성서에 노아의 홍수가 있지요. 그리스에도 대홍수로 멸망하는 신화가 있는데, 이때 노아처럼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간이 듀칼리온과 피라예요. 이 둘이 다시 세상을 창조하지요. 피라가 삽자루가 긴 삽을 들고 있는데, 이는 공동체를 재건한다는 의미예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듀칼리온과 피라 부부는 참혹한 대홍수 가운데서 살아남은 뒤 제우스에게 제를 올린다. 제우스는 세상을 재건하기 위한 사람을 달라는 듀칼리온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듀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되고 피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

- 삽으로 돌을 찍어내렸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삽은 네모 삽이었지요.

- 피라의 삽도 네모 삽이에요. 우리가 대형 공사를 시작할 때 첫 삽을 뜬다는 표현을 하잖아요. 이런 표현의 배경에는 신화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거예요. 우리가 알든 모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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