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작가들의 작품집 '메리 크리스마스, 카프카 씨 - 카프카 서거 100주기 기념 앤솔러지'가 곧 출간될 모양이다(출판사 이름이 '카프카의방'). 참여진에 한유주 작가가 있어 생각난 김에 예전 악스트 인터뷰를 펼쳐보고 아래 옮겨둔다.

사진: UnsplashHaley Parson








간간히 ‘듀오링고’라는 앱으로 인도네시아어를 학습하고 있다. 초급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접하는 예문이 간단한데 가끔 존재의 상태와 관련된 질문을 해오기도 한다. 너는 행복하니, 나는 행복하다, 같은. 나는 꾸역꾸역 답한다.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다. 초급 단계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단순한 문장들이 주는 즐거움이 좋다. 그 고양이는 알아. 이건 파란 사과야. 나는 자카르타 출신이 아니야……. - 한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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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읽은 '설렘 한 스푼,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이 아래 글의 출처로서 장소는 드레스덴, 바로 슈톨렌의 발상지 또는 성지 같은 곳이다.

사진: UnsplashLiza Pooor


사진: UnsplashElena Mozhvilo


우리 나라 작가들의 디저트 테마 작품집 '녹을 때까지 기다려'에 슈톨렌이 있다.







이미 해는 완전히 져서 까만 하늘. 상점 거리와 주택 단지를 지나 인적이 드문 차도를 따라 걷는 동안 계속해서 마주치는 건물 사이의 노란 조명과 주택 창문에 놓인 별 장식은 지금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걷다가 발견한 베이커리에서 새하얀 슈가 파우더가 잔뜩 뿌려진 슈톨렌을 구매한 후, 다시 걷고 또 걸었다. ‘버스나 트램을 탈 걸 그랬나’ 생각할 때쯤 목적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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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특식으로 재작년 슈톨렌, 작년엔 쿠키를 먹었다. 올해는? 아래 글의 출처는 '크리스마스의 집'(주자 방크)이다.

슈톨렌 - 사진: UnsplashGary Lee


강혜빈의 시집 '미래는 허밍을 한다'에 '슈톨렌'이 실려 있다.

쿠키 - 사진: UnsplashKatelyn Wamsley


이혜미의 '흉터 쿠키'란 시집도 발견했다.







카페 릴리 리오픈
오늘의 메뉴: 마르지판 슈톨렌*
*독일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시즌 빵(편집자주)

릴리는 바닐라 비스킷, 코코넛 마카롱, 슈톨렌같이 오랫동안 통용되고 매번 반복되는 크리스마스 레시피가 아닌, 우리와 함께 새로운 레시피로 쿠키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카페에서 팔기 위한 쿠키가 아니라 우리만을 위한 레시피. 이렇게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작년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릴리는 큰 주전자에 다즐링 차를 담아 와서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새로 테스트하는 차는 아니고 그냥 드리는 거니까 드세요." 릴리는 차와 함께 작은 접시에 크리스마스 쿠키와 슈톨렌, 견과류 두 개를 담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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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2-03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슈톨렌 사진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서곡님 날씨가 많이 추워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서곡 2024-12-03 19:0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조금씩 얇게 썰어 겨우내 먹는 빵이라고 하네요 ...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오늘 저녁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희곡집 '가을날의 꿈 외'(정민영 역) 마지막 수록작 '겨울'에 대한 해설로부터

Norway Pine, 1988 - Eyvind Earle - WikiArt.org








<겨울>은 남자와 여자가 나오는 2인극으로, 두 인물의 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으로 가득 차 있다. 위에서 설명한 두 희곡과 마찬가지로 <겨울> 또한 특별한 사건 없이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단순한 상황만 드러낼 뿐이다.

공간과 소품으로만 보더라도 불필요한 모든 것을 제거하고 단순화해 핵심만 제시하는 포세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여백이 나타난다. 이 단순한 공간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는 그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가운데 하나를 보여 준다.

"이건 아냐"라고 하면서도 아닌 상황을 받아들이는 여자처럼, 여자가 보이는 그 모순의 상황을 "모든 건 다 그런 거야"로 정의하는 남자처럼, 사람의 관계, 삶의 모습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가? 남자와 여자의 관계, 이들의 언어와 태도는 때로 상식적인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비정상에 가깝다. 그러나 그 비정상을 겉모습 그대로인 비정상 자체로 간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그래서 함부로 속단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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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리의 장편소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중 '작가의 말(2019년 영문판 수록)'로부터 옮긴다.

후쿠시마(2021) 사진: UnsplashHiroshi Kimura


[후쿠시마 스스로 간 작가 유미리 "그들의 슬픔이 스며들었다"] https://v.daum.net/v/20210312050039503 유미리 작가가 후쿠시마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풀하우스'(자신의 작품 제목과 같다)는 여기: https://odaka-fullhouse.jp/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하라마치구, 원전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하라마치 베쓰인이라는 절이 있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주인공 집에서 믿는 정토진종의 사원이다.
82세 스님이 절을 지키고 있다.
절의 본당에는 묘소가 없는 십여 개의 납골 단지가 안치되어 있다.
연고가 없는 쓰나미 희생자와 원전 사고 이재민의 유골도 있으나, 상단에 안치된 세 개는 오염 물질 제거 작업자의 것이다.

하라마치 베쓰인에서 보관하고 있는 세 유골의 주인들은 한여름 오염 제거 작업을 하다가 말벌에 쏘여 죽은 남성, 간경변증 악화로 죽은 남성, 뇌경색으로 급사한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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