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문화사판 '마담 보바리'(귀스타브 플로베르)로부터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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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시가 시녀들에게 반쯤 부축을 받으며 앞으로 나왔다. 머리에 오렌지나무 화환을 쓴 그녀는 자기가 입은 하얀 비단옷보다 더 창백했다. 에마는 자신의 결혼식 날에 대한 몽상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성당을 향해 걸어갈 때 밀밭 한가운데 작은 오솔길에 있던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다시 보였다. 왜 그녀는 저 여자처럼 저항하고 애원하지 않았을까?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심연 속으로 뛰어드는 줄도 모르고 즐거워했었다……. - 제2부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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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순에 주문한 알라딘 커피3종을 오늘에야 전부 다 마셨다. 천천히 마신 셈이다. 다른 커피차음료 재고들을 함께 소진했기 때문이다. 단편선 순간들 - 워크룸프레스 '커피 내리며 듣는 음악'(시미즈 히로유키) 속 뮤지션들 중 한 명인 단편선의 프로젝트 - 의 '음악만세' 앨범에 실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벨)를 듣는다. 단편선 순간들이 참여한 올해 3월에 나온 '새노래' 음반도 발견했다. 지금 이 순간 4월 29일 저녁, 다 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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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이순신 [李舜臣]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42499&cid=46645&categoryId=46645 


달력을 보니 어제가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이다. (나혜석과 생일이 같다.) 찾아본 결과 춘원 이광수가 소설 '이순신'을 썼다. 1931년 신문연재로 시작하여 32년 완결 후 책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sooeun youn님의 이미지


그러나 이광수 그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순신의 유해는 고금도 본영으로 돌아갔다가 아산 선영에 안장하였다. 순신의 상여가 지날 때에 백성들은 길을 막고 통곡하였다. 왕도 어려운 한문으로 제문을 지어 조상하고 우의정, 선무공신 일등을 책하였다. 원균(元均)은 삼등이었고, 권율(權慄)이 이등이었다.

그러나 그까짓 것이 무엇이 그리 긴한 것이랴. 오직 그가 사랑하던 동포의 자손들이 사당을 짓고 춘추 제향을 지내었다. 그때에 적을 보면 달아나거나 적에게 항복한 무리들이 다 정권을 잡아 삼백 년 호화로운 꿈을 꾸는 동안에 조선의 산에는 나무 한 포기 없어지고 강에는 물이 마르고 백성들은 어리석고 가난해졌다.

그가 돌아간 지 삼백삼십사 년 사월 이일에 조선 오백년에 처음이요, 나중인 큰사람 이순신(충무공이란 말을 나는 싫어한다. 그것은 왕과 그 밑에 썩은 무리들이 준 것이기 때문에)의 슬픈 일생을 그리는 붓을 놓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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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안나 까레니나' 하권으로부터 옮긴다. 돌리는 레빈과 결혼하는 키티의 언니인데, 돌리의 시누이가 안나이다.


오렌지꽃 (이란) 사진: UnsplashMuhammad Ali Khoshkerdar 2022년 4월 27일 게시


cf. 아래 글을 보면 결혼식에 등자나무 화관을 쓴다. 민음사본(연진희 역)은 '오렌지꽃'으로 번역했다.


광귤나무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4XXXXX52243 광귤나무(sour orange)가 광궤나무, 등자나무, 등자목이라고 한다.





다가와 무언가 말하려던 돌리는 차마 입을 열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키티와 레빈으로 인해 기뻤다. 자신의 결혼식에 대한 기억을 돌이켜 보면서 환하게 빛나는 스쩨빤 아르까지치를 바라보았고, 현재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순진무구했던 첫사랑만을 추억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그 모든 신부들 중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안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 안나의 이혼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은 터였다. 그녀 역시 순결한 신부로서 등자나무 화관과 면사포를 쓰고서 서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제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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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알라딘 인생네권 이벤트에 나는 농반진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로 채웠더랬다. 그때로부터 한 해가 흘렀구나. 아래 글의 스쩨빤 아르까지치는 안나의 오빠이다.




올해 1월에 출간된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이희인)을 발견했다. 이 책의 첫 편이 '(1) 사랑. 지나고 나면 마음의 사치 … 《 안나 카레니나 》'이다.






「그래, 엄마 기분은 좋아?」

딸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웠고, 어머니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으며, 아버지도 틀림없이 그 사실을 알면서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며 모르는 척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딸아이는 얼굴을 붉혔다. 그 순간 아버지 역시 그것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붉혔다.

스쩨빤 아르까지치는 모자를 집어 들고서 무언가 잊은 게 없는지 생각하느라 잠시 멈추었다. 잊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잊고 싶은 존재, 다름 아닌 아내를 제외하고는.

「아아, 이런!」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잘생긴 얼굴에 우울한 기색이 드리웠다. -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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