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고전이 생겼대요 : 슬기가 넘치는 동양 고전 그래서 이런 고전이 생겼대요
우리누리 글, 서춘경 그림 / 길벗스쿨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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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고전이 생겼대요

 

 

 

 

 

그래서 이런 고전이 생겼대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진리가 되어 끊임없이 전해진다.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삶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반드시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천 년에서 수백 년 전에 쓰인 여러 고전들이 아직도 그 내용면에서 현대인에게 절대 의미가 퇴색되지 않고 읽혀오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큰아이를 키우면서 그저 하루하루 공부 분량과 성적에 급급했던 시기가 있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만 진도가 늦어져도 큰일 나는 줄 알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공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기적으로는 성적이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꾸준한 독서습관과 깊은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습관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면서, 작은 아이에게는 학습지나 학교 공부보다  다양한 독서를 일찍부터 시키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신경을 비중을 두고 많이 쓰는  것이 여러 가지 고전읽기다.  도서관이나 서점가에 가보면  아이들이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이 읽는 대부분의 책은 그저 흥미 위주의 만화책이 대부분인 모습에 아쉽기도 했다. 방송에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것이나,  흥미 위주의 내용을 엮은 질적인 면에서 내용이 빈약한  어린이만화가 너무도 많다. 그것은 만화뿐 아니라 일반 도서 중에서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독서는 무조건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단 한권의 책이라도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고, 두고두고 그 내용이 마음속에 간직되고 실천할 수 있는 독서가 진정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내가  항상   여러 가지 독서목록 중에서 고전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최소한 고전이라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읽어왔고,  그것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책을 말한다.  무엇이든 쉽게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  어른보다  고전이 더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번에 읽은 고전을 소개하는 이 책은  고전 목록을 소개하면서 그 고전이 어떻게 생겨났고,  그것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아이가 아니라 내가 더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어떤 고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면서  그동안 내가 읽은 고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흥미가 생기기도했다. 그런데 직접 책을 읽어보니  전체 소개된 목록 중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고전도 있었지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고전 목록도 상당히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은 물론 나도 새롭게 읽고 싶은  목록들이 많아졌다.  어떤 것이든 배경지식이 있고, 조금이라도 그것에 대해 들어봤거나 아는 내용은 더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이 책의 목록을 중심으로  고전과 관련된 독서를 깊이 있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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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태양과 청춘의 찬가
김영래 엮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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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태양과 청춘의 찬가

 

 

 

 

알베르 카뮈 -태양과 청춘의 찬가

 

 

'진정한 절망은 집요한 대립에 직면하거나 대등하지 않은 싸움에서 지쳐버렸을 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싸워야 할 때임에도 더 이상 싸울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 -시사평론, 1948년- 61쪽 )

 

 

 

    학창시절 내용도 온전히 와 닿지 않으면서 그저 독서목록에 늘 포함되곤 한다는 이유로 카뮈의 [이방인]과 [페스트]를 읽었다. 그렇게라도 읽었다는 이유로 다시 펼쳐들지 않았던 작품이 그것들이다.   한편으로 늘 숙제처럼 다시 한 번 읽어보리라 벼르던 작품이자, 제대로 그 존재가치를 알지 못했던 작가가 바로 '알베르 카뮈'였다. 우연히 관심만 가지고 있었던 카뮈에 대한 신간 소식을 접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표지의 '카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 권의 책'이라는 글을 시작으로 내가 카뮈에 대해 참 많이 몰랐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워낙 일찍부터 들어왔던 작가여서 그보다 더 일찍 태어난 작가라고 나름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예전에는 누군가가 작품에 대해 해석이나 설명된 글을 일부러 회피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그저 내가 아무 선입견 없이 책을 먼저 읽고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독서에 대한 편견을 갖는 생각이 주는 장점도 있지만, 사실 작가가 어떤 창작물을 만들어 냈을 때 그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점점 이해하게 되면서 예전의  고집하던 독서법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이 카뮈에 대한 책도 바로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들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여러 작가들이 주장하던 것 중에서 자신이 쓴 글이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읽어주는 독자가 있을 때 완전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번에 '카뮈'에 대해 읽으면서  부제목이 '태양과 청춘의 작가'인 의미도  깊이 와 닿는다.  많은 예술가가 마찬가지겠지만,  카뮈만큼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그것을 읽을 독자에 대해,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고뇌를 깊이 한 작가도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여러 희곡 작품들을 남겼는데  작가, 연출가, 배우, 무대.. 어느 한 가지가 더 높은 위치에 군림할 수 없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그것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개인의 자유도 중요한 가치로 여기지만, 그것 못지않게 팀이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연대를  자주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뮈는  매우 겸손하면서 성찰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특히 3장에 나오는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스웨덴 연설'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타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그 문학성을 인정받는 것인데, 그는 연설에서 자신이 시상을 받는것에 대해 시대적으로 더 위대한 거장들이 많으나 그런 작가들 중에  조국의  시대적 상황이나 여건으로 인해 그들보다 부족한 자신이 시상을 받음을 상기시키며,  한편으로 당혹스럽고  혼란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1장의 '작가 수첩'이나 여러 평론 등에 쓰인 글들을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글이 없다.  젊음에 대해, 인생에 대해,  부조리하지 않게 뜨겁게  사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한 작가의 흔적이  느껴진다.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수시로 수첩에 메모를 하고 그것은  이후 그의 작품에 다시  등장한다.  얼마 전에 읽은 메모에  중요성을 강조했던 책이 다시 생각나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인류는 많은 위대한 예술가나 천재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카뮈 역시 노벨문학상을 받은 3년 후 교통사고로 마흔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그가, 그리고 더 많은 훌륭한 이들이 오래도록 살아 인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라면 우리는 그로 인해 더 그들의 존재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카뮈에 대한 이 책을 읽으면서  2장에 소개한 세 권의 책도 다시 꼼꼼히 읽고 싶어졌고,  그가 남긴 여러 시집도 꼭 접해보고 싶어져서  마음이 바빠진다. 

 

'그리고 '재앙의 소용돌이 속에서 배운 것', 즉 '인간에게는 경멸해야 할 것보다는 찬양해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사실만이라도  말해두기  위하여'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결심한다.' ( 270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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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국제 관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4
닉 헌터 지음, 황선영 옮김, 정서용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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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해서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24 

국제관계 

 

 

'국제 관계란 두 정부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이나, 조직, 단체도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요. 이들은 다양한 목적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도 하고 갈등을 빚기도 하면서 갖가지 규모와 형태의 관계를 맺습니다.' ( 16쪽 )

 

 

   '지구촌'시대라거나 '세계화'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거론할 의미가 없을 만큼 흔한 단어가 되어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과거의 '우물 안 개구리'식의 교육은 현대를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사회'과목도 국내적인 문제에서 머무르지 않고 뉴스나 신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국제기구를 이르는 용어나  쉽게 접하는 나라 간의  규제나 법규, 분쟁 등의 문제도 반드시 알아야 할 상식이 되었다.  그러므로 어쩌면 국제관계와 관련된 문제는 지금 부모인 우리에게도 당면과제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필수 중에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공부를 하다 보면 한 두 번의 암기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 반면에 일찍부터 배경지식을 쌓아 그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갈 때  도움이 되는 문제들이 있다.  국제문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초등학교 시기부터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나, 직업을 선택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국제관계는 무엇이고,  나라 간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무역협정이니, 유엔이니,  다국적기업이니 하는 용어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는 쉽게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워낙 자주 많이 접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고,  그것을 벗어나서는 사회생활이라는 자체가 자유롭지 못한 현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연히 '내 인생의 책'이 시리즈로 출간한 이 '새더잘' 시리즈 중 처음 출간된 [공정무역]에 대한 책을 읽고 이 시리즈에 늘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나 일반 성인들도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시대의 흐름을 알고  상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 번에 읽은 이 [국제관계]도 현대를 살아가는데 너무도 중요한 문제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이제 우리 가족, 우리나라만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아닌 21세기를 맞아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자유경쟁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살고 있는 우리가 되었다.

 

  모든 관계에는 여러 가지 갈등과 분쟁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것이 나라 간의 문제로 범위가 넓어지면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기에 그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종교적, 인종적, 빈부 간,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그것들은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해지고, 우리도 그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의 우리는 IMF라는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외환위기를 맞은 나라이기도 하고,  미국이나 여러 나라 간의 국제간 무역 자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인이 유엔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문제는 어느 나라나 중요하겠지만,  분단국가인 우리에게는 어쩌면 더욱더  중요하기도 하다.  독불장군으로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이 시대를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에 참 적당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독서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고,  꿈을 갖는데 도움이  많이 될 유익한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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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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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책 속에 남긴 문장이 편지이건 사랑고백이건 내가 보기에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내용이 모두 너무도 솔직하고 진심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때론 아주 짧은 문장을 보고서도 그 글씨를 쓴 사람에게 이끌려 깊은 상상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경험을 한 적도 많다.' (  15 쪽 )

 

 

   가끔 헌책방을 가는 게 취미다. 물론 필요한 책을 미리 메모해두었다가 고전이나, 소설류 등 이런 책이면 헌책방에서 살 수 있겠다 싶은 책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몇 권 모였을 때 얘기다. 예전에는 동네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헌책방이 이제는 오래전 박물관에서나 봄직한 모습으로 몇 군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헌책방을 찾는 이유를 나도 딱히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그곳에 가면 오래된 헌 책이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이 푸근하게 느껴지고, 간혹 책장을 펼치다 보면 만나는 작은 벌레들조차 다정하게 느껴지는 게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이 번에 헌책을 모아 한 권의 근사한 책으로 출간된 [헌책이 내게 말을 걸었다]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오래전 내가 읽고 메모했던 책이 혹시나 나오지는 않을까 설레기도 한 시간이었다. 학창시절 미친 듯이 책에 빠져들어 책을 읽으면서 무슨 철학자라도 된 기분으로, 혹은 나만이  차지한 내 세계가 되었다는 기념으로 꼭 책을 읽은 후 소감을 몇 줄이라도 적어두곤 했다.  이사를 하면서, 생활이 달라지면서, 하나 둘 처분하기도 하고, 버려지고도 하면서 이제 그렇게 메모가 남겨진  과거의 책은 거의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예전에는 내 피와 살처럼 절대 버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 책들이 어느 날부터 내게서 멀어져 간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로의 추억여행에 빠져들어 아련해지는 시간이었다.  그 시절의 책은 정말이지  비상금을 감추는 곳이기도 하고,  추억을 써넣는  일기장이기도 하고,  계절을 담아내는 그릇이기도 했다.  책장을  넘기고 그들의 메모를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지는 것은 욕심일까.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가게에서 만난  헌책에 쓰인 글귀를 찾아  그 책의 주인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드디어 그 주인을 만난다.  그리고 헌책에 담긴 이런저런 사연이나 글귀들이 주는 감상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아! 너무 근사한 생각을 했구나' 마구 공감이 갔다.  어쩌면 우리의 젊음이 그 한 줄의 메모에 고스란히 담겨 우리를 살찌우고, 성장시켜 지금을 만들었을 그 헌 책들의 말 걸기를 쉽게 지나치지 않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기위해,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과 교양까지 겸비했음을 살짝 더하고 싶은 순수한 열정으로,  또는 피끓는 울분으로 우리는 책장을 넘겼었다. 

 

  갈수록 종이책의 가치를 폄하하기도 하고, 그것이 사실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욕심을 내는 부분이 있다면 여전히 읽지 않으면서도 욕심이 나는 종이책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짐이 되어 늘어가는데도 전혀 부담감이 없이 그저 배가 부른 포만감에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아직 종이책을 사랑하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내가 아직 그런 것처럼. 지금  젊은이들은 이 책장을 펼치면서  짧게, 혹은 길게 쓰인 이런 글들을 만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볕 좋은 날  공원을 산책하다가 가방 속에 담긴  그 책을 꺼내 클로버 잎을 넣어두던 그 낭만을, 젊음을 그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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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 문명의 중심
프랜시스 우드 지음, 박세욱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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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중심   실크로드

 

 

   현대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바로 전 세계로 유통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세계화' 시대라고  부르며  지구 정반대 지역의 뉴스나 정보도 실시간으로 전 세계인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정보화 시대에  과거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동. 서양 문명과 물품의 교역로였던  '실크로드'를 읽는 시간은  더 신비롭기만 하다.  '실크로드'라는 말은 역사공부를 통해,  관련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곤 했지만,  실제로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단순하기만 했다. 그저  아시아의 대국이었던  중국의 비단이나 향신료 등이  끝없는 사막으로 이어진  길을  사막의  이동에 용이한 낙타를 이용해 운반하며 만들어진 길이라는 것이 내가 가진 상식의 대부분이었다. 

 

  '실크로드'라는 잘 알듯하면서도,  별로 손에 잡히지 않던 것이 이 번에 읽은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시야를  넓히고,  그 무한한 역사의 흔적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흔하게  보기 힘든 여러 가지 사진자료들은 관련된 내용을 더 흥미롭게 이해하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이 책을 통해서 가장 먼저 알게 된 상식으로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실크로드'라는 용어조차 수 천 년 전에 지어진 이름이 아니라 200여 년 전 독일의 탐험가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또한 실크로드의 전체 구간을 가로지른 사람의 수도 매우 적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비단길이 자  교역로 정도로 알고 있던 실크로드에 담긴 의미도  생각보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광범위한  용어였음을 알 수 있다.

 

 '수천 년 동안 쉼 없이 이어 온 동. 서의 오고 감은 인류의 삶 그 자체였다.  그것은 일상이었고 별난 움직임도 아니었다. 오늘날에 와서 이러한 삶의 궤적들이 특별해진 것은 서구인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파괴  때문일 것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책장을 펼치면서 읽은  옮긴이의 말 첫 부분인  '서구인들의 이기심으로 인한 파괴'라는 글이  책장을  덮으며  그 의미가 몇 배의  깊이로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발전이나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세계 곳곳이 모두 한가지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은 서구에 의한 제국주의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발전으로 인한  파괴 앞에서  과거로의 회귀나  각 나라의  독특한 문명을  갈망하며  그러한 것을 찾기 위해 오지로의 여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실크로드에서 발견된 수많은 유물들은 오랜 기간  그곳을 오간 이들의  역사를 그대로 품은 채  고요히 잠들어 있었다.  석굴 속에 감춰진 문서들은  모래사막 아래에 깊이 숨겨진 모습 그대로 천 년을 넘게  세월을 버티고 누워있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 그렇게 잠들어 있던 유적에 대한 소문은 실크로드를  탐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떠돌고 있었고,  드디어  모래 속에 파묻힌 보물들이 하나 둘 인간의 손에 의해  발견되었다.  겨울의 혹한이나 사막의 모래바람은 그들을 발굴을 멈추게 하지 못했으며,   그로인해  셀 수 없이 많은 종이문서나 그림 등의 유물들을 손에 쥐게 된다.  어느 시대나 누군가의  탐험 이야기는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그들이 발견한 실크로드의 유물 발견, 특히 4세기에서 10세기에 걸쳐서  중국의 불교 중심지역이었다는  둔황 지역의  유물을   발견해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쉽게 읽히지 않을 수 있을 내용을 여러 가지 관련 사진자료와 함께 읽으면서 푹 빠져서  수 천년 전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시간이자,  지금도 여전히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담고 있는 그곳이 더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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