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 (책 + 플래시 DVD 1장) 국시꼬랭이 동네 19
이춘희 글, 김동성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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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앨범을 꺼내본 느낌이 이럴까. 아련하고 애틋하고 그립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록새록 어린 시절 일들이 떠오른다.


  사실 난 많은 형제의 끄트머리에 태어난 덕에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책보가 아닌 가방을 매고 입학해 언니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몸이다.  아직도 그 가방이 또렷이 기억나는 것 보면 다희만큼이나 내게 그 빨간 고무가방이 자랑거리였음에 틀림없다.  그때까지도 책보를 들고 다니던 아이들이 더 많았던 산골 학교에서 어쩌면 내가 다른 옥이들 앞에서 은근히 으스댔을 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내게 책보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왁자지껄 아침상에서 물러난 언니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책보를 메고 서둘러 빠져나간 마당에 덩그러니 남겨져 하루치의 심심함을 견디고 있노라면,  언니들의 반가운 귀환을 맨먼저 알려준 것이 다름 아닌 책보 속 빈 도시락 소리였다.  그 시절 골목어귀에서부터 들려오던  ‘찰그락 찰그락’ 소리는 심심한 하루에 대한 보상이자, 언니들이 학교에서 가지고 올 온갖 이야기들의 시작을 알렸다.  태어나 처음 보았던 그래서 더 눈부시게 예뻤던 노란 은행잎을 쏟아 놓았던 것도 언니의 책보였다.  그 시절 책보는 내게 뭔가 대단하고 은밀한 언니들 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갈등의 최고조, 싸움 장면에서는 작가에게 묘한 동질감마저 느끼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는 장면은 못본 것 같은데, 우리 어린시절에는 진짜 그렇게들 싸웠다.  초등학교 시절 무슨 이유인 지는  모르겠지만, 한 학년 위 언니와 머리채를 잡고 싸웠던 기억이 난다.  겁도 없이 저지른 하극상 때문에 그 후 한동안은 쉬는 시간 교실 밖을 나서기가 두려웠다.  선배언니들이 나만 보면 “ 쟤야 쟤. 못된 계집애.. ” 하고  수군거리던 통에. 그런데 이제는 그 공포의 순간조차 그립다. 그 때 나랑 싸웠던 그 언니는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아직까지 날 미워하진 않겠지.


  이 책은 『똥떡』을 시작으로 우리의 소소한 옛모습들을 살려 내며 이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림책으로 자리 잡은 【국시꼬랭이】 시리즈의 19권째 도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져간 우리 옛것들을 건져 올린다. 엄마의 어린 시절이 궁금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절을 아이로 살았던 부모세대에게도 추억을 함께 나눈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을 선사한다.   김동성 작가의 사랑스럽고 잔잔한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 어느덧 어린 시절 학교 가는 길에 만났던 논둑길과 개울가에 가만히 이르게 된다.  그림책은 내게 여전히 위로이자 치유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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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매 - 조각 천을 이어 붙여 바느질하는 아이
이가을 글, 신세정 그림 / 한림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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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된 교수직을 박차고 나가 자연과 공동체 삶을 실천한 윤구병 선생님은 저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에서 인류가 빚어낸 가장 놀라운 과학 기술을 들라면 망설이지 않고 바늘을 꼽겠다고 하셨다.  생체에너지를 써서 제 삶에도 이웃의 삶에도 또 더 넓게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길이 있을까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바늘과 실’ 이라고 한다. 


  쪽매를 처음 읽었을 때 ‘바늘과 실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풀어놓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한 아이의 성장기이자,  삶의 앞가림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 전통가치에 대한 소회이기도 하다.  오갈데 없는 쪽매가 제 앞가림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힘이자 이웃을 돌보는 힘이 다름아닌 바느질인 것이다. 우리 의식주를 스스로의 손으로 해결하던 시절에는 바느질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생존의 수단이자 예술의 영역이었을 터다.


   쪽매의 인생에서 고난을 상징하는 바늘부인은 일견 날카롭고 무정해 보이지만,  (쪽매는) 고난의 시간을 잘 이겨냄으로써 바늘부인을 통해 훌륭한 바느질 솜씨를 얻게 된다.  명주부인은 쪽매를 보드랍게 감싸주고 꿈을 지켜보아준 인물이자,  쪽매의 바느질 작품을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알아봐 준 인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솜씨를 다른 사람을 위해 쓸 줄 아는 쪽매의 마음이 쪽매의 성장을 도운 가장 귀한 밑천이다.  비록 쪽매 자신은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었을망정, 자투리 천 조각들을 모아 이웃들의 시린 어깨를 감싸주고 무릎을 덮어주는 귀한 조각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공동체적 삶의 가치가 잘 표현되어 있다.  쓸모없는 짜투리 조각들이 모여 색색의 조각보가 만들어지듯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도움을 주고 받으며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과 전통의 가치가 그림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간 풍경이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는 바느질 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익숙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엄마밥’에 대한 그리움 못지 않게,  바느질 하던 엄마의 모습이 간혹 생각 난다.  자다가 깨어났을 때 윗목에서 흐릿한 불빛을 벗삼아 양말과 내복을 꿰메고 계시던 엄마의 모습은 애틋함과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어쩌면 그 시간 또한 끝없는 가사노동의 연장이었을 법하지만, 다른 때와 다른  특별한 ‘고요’ 같은 게 느껴졌던 것도 같다. 이런 개인적인 기억이 아니라도 이책은 바느질과 조각보를 통해 우리 옛것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책의 말미에는 쪽매가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들과 바느질에 쓰이는 낱말들이 정리되어 있다.  이야기를 통해 갖게 된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지식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배려이자 바느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글과 잘 어우러지는 신세정 작가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여러 가지 옷감과 자수로 책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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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해법 수학 중 1-1 (2017년용) - 최고를 위한 심화학습 중등 최고수준 수학 (2017년)
최용준 외 지음 / 천재교육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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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해서 골랐는데 아이는 분량이나 문제수준이나 맘에 든다네요. 수학은 해법이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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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세트 (최신판, 전3권) (특별부록 :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100% 활용하기)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김규중 외 엮음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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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방학때 읽고 중학교에 갔는데 교과서에 진짜로 나온다고 신기해 하네요. 한번 읽고 들으니 작품에 대한 이해도 싶고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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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파티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3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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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친구들하고 함께 밤을 보낸 추억은 자라서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추억을 생각케하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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