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의 비밀 - 칼과 거울에 깃든 246만 명의 영혼, 그 비밀을 밝혀라! 역사 탐정 클럽 H 1
김대호 지음, 정은규 그림 / 아카넷주니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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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의 한국인들이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푸름 도서관’을 주축으로 뭉친 어린이 탐정단이 역사 미스터리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역사추리 동화이다.  어느 날 이들 앞으로 ‘wednesday 1004’라는 아이디로부터 의문의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메일에는 ‘어떻게 해야 야스쿠니 신사의 한국인들이 평화를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탐정 추리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다소 심각한 주제의 역사물에 흥미를 더한 방식이 탐정 추리물이 많지 않은 우리 동화의 현실에 비추어 보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할만 하다.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친 저자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아직 어린이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가미카제 특공대나 위안부 문제등 쉽지 않은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가로 질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현재 야스쿠니 신사에는 2만 1천 명 정도의 한국인이 합사되어 있다고 한다.  일본 왕실의 조상이나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들, 전쟁에 나갔다가 죽은 사람들을 기념하는 장소임에도 전쟁터에서 사망한 한국인들을 가족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은 채 합사하였고 심지어는 살아 있는 사람들도 합사하였다니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구십 살 된 김회종 할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였지만 모두 패소하게 되는데 일본정부의 손을 들어준 재판의 논리는 무엇일까?

 탐정단은 어린들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야스쿠니 신사’의 비밀을 풀어가는 동안  ‘현충원과 야스쿠니는 뭐가 다른 지? ’  ‘ 한국인 가미카제 특공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 ’ 등의 쉽지 않은 문제들의 답을 찾아 간다.

  

  최근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들을 접하며 역사적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좋은 역사동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조지오웰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며 그 과거를 통해 결국 미래까지 지배한다고 한다.  왜 역사교과서 문제가 그토록 중요한 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또한 결국은 역사적 통찰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에 있을 것이다.  역사학자 백승종은 역사교과서가 과잉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필연적 과제로 잘못 인식하게 하거나 반강제적 ‘국민통합’의 수단으로 기능하기 보다 시민의 ‘역사적 통찰’을 돕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동화가  ‘야스쿠니 신사의 한국인들이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을 찾고 있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동화속 아이들을 보면서 배우게 된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이 아픔을 외면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가야 함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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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을 부탁해 비룡소 창작그림책 48
김세진 글.그림 / 비룡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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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은 정말 거짓말을 했을까?


‘ 양치기 소년은 정말 거짓말을 했을까? ’

 어린 시절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잠시 소치기 소녀? (목동소녀)로 지냈던 나에게 <양치기 소년> 우화는 그저 거짓말을 경계하는 교훈동화가 아닌 섬뜩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양치기 소년>이야기는 막막함과 두려움, 외로움과 심심함이 교차하는 혼란한 감정을 부여안고 홀로 소 떼를 이끌고 산을 오르던 어린 소녀에게로 나를 데려 갔다.  어느 하루 어떻게든 소떼들을 잡아보려 안간힘을 쓰던 소녀를 남겨두고 소들이 고개 너머로 달음질쳐 사라져 버린 날,  황망히 버려진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악을 쓰고 울었다.  산에 풀어 놓은 동물들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지 알고 있었기에 소녀는,  소년이 “ 늑대다 ” 하고 외치는 사이 늑대가 사라진 게 아닐까? 안타까웠다.  어쩌면 심심하고 두렵고 외로운 양치기 소년이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나,  눈 앞에서 황급히 사라져 버린 들짐승을 보고도 늑대인 줄 지레 놀란 게 아닐까 생각했다.  혹시 너무 심심한 나머지 누군가 찾아와 주기를 고대하고 “ 늑대야 ” 를 외친 건 아닐까?  어린 나는 자꾸만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에게 감정이입하고 있었다.  설사 어른들을 놀리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해도 어른들이 ( 그것도 마을 사람들 모두가!) 위험에 처한 아이를 그렇게 차갑게 외면해도 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어른들은 절대 아이에게 이유 같은 건 묻지도 않고 결코 잘못을 용납하는 법이 없는 매정한 사람들인지 두려웠던 것이다.

 

 『 양들을 부탁해 』는 작가가 마치 어린 시절 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여 위안을 던진다.  작가는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교훈동화’ 에 갇혀 있던 <양치기 소년>을 구해내어 ‘성장동화’의 무대 위에 올려 놓는다.  소년은 스스로의 힘으로 멋지게 위기를 극복하고  양들뿐만 아니라  ‘빨간 모자’까지 구해내는 용감한 소년으로 성장한다.  (여기서 살짝 옆구리로 새어 나간 생각,  ‘빨간 모자’ 어쩔꺼야.  작가님! 이왕이면 순진하고 착해서 딱해 보이기까지 하는 ‘빨간 모자’도  어떻게 좀 해 주시지... ) 

  

 <양치기 소년>과 < 빨간모자 > 이야기를 늑대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저승 사자에게 잡혀 간 호랑이 』가 호랑이의 환생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나뭇꾼에게 형님소리 듣던 호랑이’ 를  하나로 엮었다면 이 책은 장면전환만으로도 두 이야기를 엮어내는 역동적 구성을 택했다.  강렬한 색깔로 극의 전개를 시원하게 끌고 나가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색깔의 변화만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어 낼 만큼 그림에 힘이 있다.  붉은 색과 검은 색이 어우러진 파격적인 색체가 위험에 노출된 소년의 절박함을 보여 주는가 하면 늑대를 쫓으러 가는 소년의 불안한 마음은 어지러운 그림으로 표현된다.  소년이 차즘 안정을 되찾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야 나무들도 초록빛을 찾아 간다.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던 험악한 분위기의 군중들이 점차 친근한 이웃으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독자들도 안심하게 된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제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향해 나아갈 채비를 갖춘 소년의 당찬 모습이 보인다.  세상의 고정관념에 딴지거는 책들을 만나며 아이들이 보다 자유롭게 성장해 나갈길 기대해 본다.  2013년 황금도깨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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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이아
권윤덕 글.그림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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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존재는 아름답다


 이 그림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치유의 그림책이라 하고 싶다.  그림책이자 한 편의 철학책이라 해도 좋겠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각자의 눈높이만큼 확장하여 읽을 수 있도록 다층적 구조로 설계되었다.  그림책치고는 글밥도 많은 편이고 그림체나 판형 또한 기존의 그림책 문법을 다소 벗어난다.  작가도 읽어주는 그림책이기보다 읽는 그림책으로 기획하였다고 한다.


  지면 가득 펼쳐진 그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번잡했던 마음이 누그러지고 고요해 지는 느낌이 든다.  물론 책의 그림과 내용이 마냥 따뜻하지는 않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불편한 그림들과 상징들을 등장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며 위안을 주는 것은 바로 생명이 가진 근원적인 힘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배경이 도서관인 것 또한 - 작가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 치유적 공간으로서의 메타포로 읽힌다.  도서관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인 고대 그리스 도시 테베의 도서관 현판이 지시하는  ‘영혼을 치유하는 장소’ 로서 말이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모여 ‘키스’라는 개에게 각자 자신들의 사연들을 들려주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녹록치 않은 삶의 사연들을 풀어 놓으며 친구와의 대화나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간다.

  할아버지와 지하 단칸방에서 살고 있는 상민이는 식구가 모두 힘들게 일해도 함께 모여 살기 조차 힘든 가난한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을 무가치하고 없어져야 할 존재로 여긴다.  그런 상민이에게 피카이아 화석은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각각의 사연을 엮어가는 연결고리가 다름아닌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피카이아이다. 

  오직 시험점수 올리고 등수 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는 엄마의 딸로 살아가는 미정이. 좋아하는 뜨개질을 하다가 학원 시간을 놓쳐 엄마한테 심하게 야단맞고 집을 나온 날,  미정이는 자신의 눈물방울 속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떠올린다. 경쟁만을 외치는 엄마를 향해 미정이는 속으로 되뇌인다.

 ‘우리는 어쩌면 함께 살아가도록 진화했을 것 같아, 엄마. 친구들과 경쟁하려고 할 때보다 서로 도우려고 할 때 마음이 따뜻해잖아 ’ 

  그 밖에도 성추행 마저도 자신을 향한 유일한 관심이라 여기는 외로운 윤이, 정리해고의 위기에 처했다 복직된 채림이네 등 아이들이 품고 있는 저마다의 아픈 사연은 그림책의 공간을 넘어 치유와 성장의 공간으로 날아 간다. 


그 과정에서 인간들이 서로 협력의 방식으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라는 것과, 인간 또한 동물이며 자연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간다.   



살아 남는 것 만으로도 귀한 일

 

생존, 생존자!

우리는 살아남는 것 만으로도 놀랍고 숙연해지는 고도의 위험사회를 살고 있다.

결코 다른 존재들 보다 뛰어나지 않았지만 힘든 시기를 견디고 살아 남았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일을 가능하게 했던 피카이아를 떠올리며 힘든 시기를 견디고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버티고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귀한 일이며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 캄브리아기 눈이 다섯 개나 달린 오파비니아는 멸종하고 오히려 특별할 것 없고 여리고 작은 생명체인 ‘피카이아’가 살아 남아 많은 후손은 낳았고 그 중 하나가 인간이 되었다 한다. 


 

2) 지구상에서 최초로 광합성을 했던 미생물이 만든 흔적. 그 미생물은 35억년 전 바다에 산소가 없었을때 햇빛을 받아 스스로 광합성을 하여 산소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많은 생물들이 그 산소를 마시며 생겨나 번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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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장일순 지음, 이아무개 (이현주) 대담.정리 / 삼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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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했다가회원들께 엄청 혼났어요. 일단 너무 두껍고, 진도가 너무 안나간다고. 그래도 내용은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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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장일순 지음, 이아무개 (이현주) 대담.정리 / 삼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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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했다가회원들께 엄청 혼났어요. 일단 너무 두껍고, 진도가 너무 안나간다고. 그래도 내용은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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