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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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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당의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다 읽고 나서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쓴 글을 다시 정색하고 들여다봅니다. 그가 분단과 통일 문제를 언급한 것이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분단체제 아래 있는 우리 상황을 그가 어떤 시각에서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통일의 당위성을 전제하고 곡진히 충고한 것으로 미루어 나름대로 단단한 성찰에 터했음이 분명합니다. 의사가 정치 담론을 능동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은 우리에게 낯선 풍경입니다. 우리 의사들에게는 그럴 능력도 별로 없고, 있어도 대부분 매판독재분단고착세력과 같은 결의 정치적 견해를 지니므로 그다지 유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 다시 한 번 미셸 오당의 말을 새겨봅니다.


남과 북, 두 체제로 나뉘어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분명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국경을 사이에 두고 수십 년 동안 떨어져 서로 다른 정치적 이데올로기 아래서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하나의 고리로 합쳐질 것이다. 통일 그 전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첫 번째 과제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이 ‘사랑이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정치의 통일보다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 것이 사람의 통일, 곧 사랑이라는 지적입니다. 이 말은 매우 두루뭉술하게 들리지만 다시없는 도저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이질감을, 사랑 말고 무엇으로 해소할 수 있을까요. 다름을 녹여 같음으로, ‘따로’를 엮어 ‘함께’로 가는 길에 사랑을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치가 이러하거늘 최순실의 사주를 받은 이른바 대통령이란 자가 내건 통일 비전은 ‘대박’이었습니다. 대박이란 표현에 깔린 탐욕은 사랑을 살해하고야 채워지는 무엇이 아니던가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임박한 것처럼 공공연히 떠벌리고 다닌 것도, 공식 연설에서 탈북을 부추기는 후안무치를 범한 것도 모두 사랑의 살해를 전제한 망발입니다.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사랑을 살해한 자가 휘두르는 폭력입니다. 폭력, 생글생글 웃으며 저지르는 저 오싹한 주먹질이 그 자신이고 그 삶입니다.


오늘 여기 대한민국, 처절하고 참담한 분단의 반 토막 터전에서 우리가 살아내야 할 사랑의 삶은 너무도 어려워 무한한 잠재력을 소환합니다. 매판세력이 팔아먹어 식민지가 된 나라에서 인욕으로 35년을 살다가 남북으로 찢어져 70년 넘게 살아오는 동안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불의한 권력의 수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미 우리의 사랑은 고갈되어 소진에 가까운 상태를 노정하고 있습니다. 목하 우리는 극한을 향해 치닫는 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른바 대통령이란 자가 필설로는 다 그릴 수 없는 패악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여전히 국정을 주무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아둔한 고집을 어르고 뺨치거나 뺨치고 어르는 자들이 악용하고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에게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복원해 저 참람한 폭력을 뚫고 사랑의 공화국을 세우려 일어나야 할 때가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이제 모두 사랑의 심장으로 쿵쾅쿵쾅 울리기 시작합시다.


사랑의 박동을 시작하기 위한 마중물 한 잔 여기 올립니다. 저 형언할 길 없는 사랑, 416편지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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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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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던 한 사람·······그의 어머니는·······인간 사회를 벗어나 다른 포유동물과 함께 외양간에서 아기를 낳았다.(205쪽)


  어느 날 아기가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되었을 때 마리아는 형언할 수 없는 겸허를 메시지로 받았다. 그녀는 다른 포유동물과 함께 외양간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의 동물적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녀의 동반자들이 말없이 그녀를 돕고 있었다.·······

·······겸허의 메시지를 감지하고 동물인 조건을 받아들여·······어둠 속에서 그녀는 아주 쉽게 일상의 세계와 자신을 분리할 수 있었·······다.(207쪽)


예수는 엄마인 마리아에 힘입어 처음으로 인습을 거부한 평화로운 반역자가 되었다.(208쪽)


사랑의 성육신 예수를 곡진·결곡함으로 대면하기 시작한 것은 40년 전 일입니다. 신학을 공부할 때도 성직의 길을 갈 때도 결코 마주할 수 없었던 예수의 진경이 제게 펼쳐진 것은 한의학 공부를 결심한 뒤 먹고살려고 우유 배달하던 때였습니다. 예수탄신일 새벽 기독교도들이 집집마다 송가를 불러주며 돌고 있던 그 시간, 저는 집집마다 우유를 배달하며 돌았습니다. 동이 희붐하게 터올 무렵 배달이 끝났습니다. 빈 우유 상자를 넣으려고 저장고가 장착된 리어카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그 때 저장고 안이 환하게 빛나더니 강보에 싸여 구유에 놓인 아기 예수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찰나적으로 일어난 광경에 저는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내 어둑함으로 돌아온 저장고 안을 한참이나 물끄러미 들여다보았습니다. 곧 이어 깨달음이 들이닥쳤습니다. 예수는 교회 바깥에 있구나! 예수는 신학 너머에 있구나! 그 다음엔 하나의 알레고리가 자리 잡았습니다. 내가 먹고살려고 끌었던 우유 저장고 리어카는 외양간이었구나! 40년 후 예수는 비이은費而隱.


예수의 사랑은 그 어머니 마리아의 겸허를 따라갑니다. 마리아의 겸허는 인간의 경계를 넘어 마소의 외양간으로 갑니다. 마소의 외양간은 인간 언어가 사라져 고요한, 어두운, 그리고 온욱溫奧한 동물적 조건입니다. 동물적 조건은 인간 인습을 거부합니다. 인간 인습의 거부가 평화를 번져가게 합니다. 이 평화야말로 근본적이어서 급진적인 반역입니다. 반역의 이름이 다름 아닌 예수입니다. 반역의 예수는 우리에게 외양간 영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외양간 영성의 구현이 하느님나라입니다. 하느님나라 백성은 마소가 풀을 먹듯 살아갑니다. 마소가 풀을 먹을 때에는 풀과 하나입니다. 풀과 하나일 때에는 천지와 하나입니다. 천지와 하나인 삶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이 아닌 것은 예수가 아닙니다. 예수가 아닌 것이 예수 팔아 돈을 삽니다. 예수 팔아 돈을 산 사특한 모리배 최태민에 빙의된 박근혜-최순실들이 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습니다. 대포폰 들고 프로포폴 주사 맞는 이른바 대통령을 몰아내는 데 필요한 것은 “인습을 거부한 평화로운 반역”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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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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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젖 맛은 단 한 번도 같을 수 없다. 출산 후 첫날부터 계속해서 맛이 달라진다. 먼저 나오는 젖과 나중 나오는 젖의 맛이 같지 않고 아침과 저녁에 나오는 젖 맛도 다르다. 엄마가 먹는 음식에 따라 젖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조제한 우유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언제 먹어도 맛이 똑같다. 물론 아기가 자궁 안에서 삼키게 되는 양수의 맛 또한 엄마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맛에 대한 감각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194쪽)


리뷰 <『안녕, 우울증』33-먹고사니즘이 우울을 어찌 알랴>(2016.2.19)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기조우울증의 체취를 여전히 풍기는 제게 딸아이가 '음식 만들기'를 권했습니다. 딸아이는 제 미감의 중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우리사회를 홀리고 있는 먹방, 그러니까 food porn은 우리의 미감을 향락으로 타락시키고 있습니다. 향락은 놀이의 극단입니다. 본디 먹는 것은 즐거운 놀이와 거룩한 제의가 역설적 일치를 이루는 중용의 시공입니다. ‘먹고사니즘’교는 먹방을 교사해 제의를 추방했습니다. 이 진실에 대한 이해와 미감이 긴밀하게 이어져 있으되 놀이에 서투른 아비의 상태를 딸아이가 꿰뚫어보았습니다. 중용 미감을 빚는 음식 만들기가 제게는 놀이를 되찾는 치유이고 사회에는 제의를 되찾는 저항일 것입니다. 언젠가 제가 만든 음식 놓고 그대를 초대할 수 있도록 한 판 놀아봐야겠습니다.


조금 다른 버전으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음식을 먹는 일에서도 비대칭의 대칭이라는 세계 진실은 그대로 통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영양과 맛의 둘입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데서 문제가 생깁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음식문화를 휩쓸고 있는 분위기는 단연 맛입니다. 맛에 집착한 식사 행위는 향락 행위입니다. 향락 행위는 마약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당연히 중독으로 귀결됩니다. 목하 대한민국은 중독제국입니다.


백종원이란 이른바 선생이 선포하는 말씀은 만능간장과 설탕이 창조한 짠맛과 단맛의 신구약성서 아래 모든 맛이 무릎 꿇도록 설복하고 있습니다. 수탈문명은 우리에게 짠맛을 갈구하게 하고, 짠맛은 단맛을 소환합니다. 단맛은 그럴수록 더욱 짠맛에 도취하게 합니다. 악순환입니다. 이 악순환이 바로 황금알을 낳는 닭입니다. 닭 주인이 어디 백종원 따위뿐이겠습니까. 맛있으면 맛있을수록 좋다는 기치 아래 펼쳐지는 온갖 먹방을 꾸리고 뒷돈 챙기는 함감鹹甘(짜고 단 것)의 카르텔 전체가 닭 주인입니다. 닭보다 닭 주인을 잡아야 합니다.


매 순간 달라지는 다양한 맛의 양수와 모유가 시생대에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 인간의 맛 감수성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인큐베이터 인공 양수, 조제 우유, 기타 모유 대체물, 조제 이유식은 인간의 미각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근본적으로 산업출산의 수탈적 의료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는 한 인간의 맛감각, 음식 문화는 중독의 노예 신세를 면할 수 없습니다.


성장기 이후 상황도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인간은 각종 인공 첨가물과 조미료가 들어간 온갖 식품의 편향된 미각에 길들여집니다. 제대로 된 음식은 맛없다는 평가 한 마디로 무너집니다. 푸드 포르노로 사람을 잡아들여 특정 미각의 노예로 만드는 식품·외식산업 카르텔을 궤멸시키지 않는 한 인간은 결국 그 먹는 행위로 말미암아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어찌할까요? 중독의 제국에서 놓여나려면 음식에서 영양이란 불가결의 요소를 환기해야 합니다. 지금 개나 소나 떠드는 영양학은 좀 더 맛있게 많이 먹게 하려는 미끼에 지나지 않습니다. 맛에 탐닉하지 않고, 맛이 식품·음식 자체가 지닌 영양과 극진한 조화를 이루도록 균형 잡는 일이 필수입니다. 원재료와 양념 사이의 경계와 조화 또한 누락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조리법에서도 맛과 영양의 중용이 일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역동적 중도에서 우리 맛 감수성은 복원됩니다. 살 길입니다.


먹는 행위의 노예화는 삶 전체의 노예화로 나아갑니다. 지금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편향성·획일성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오직 돈 하나로 모든 가치가 수렴되었습니다. 돈 때문에 대통령이 온갖 협잡을 일삼고, 돈 때문에 인민 모두가 병드는 나라로 망가져버렸습니다. 어찌할까요? 민주공화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인간 공동체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소소하고 미미한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상호소통으로 풍요로워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른바 대통령은 조건 없이 사퇴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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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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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호르몬은 심장의 호르몬 분비를 유도한다.(179쪽)


온갖 감정이 섞이고 녹아 있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 같은 일체의 정서 상태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는 편협한 뇌 분석 연구라는 시각을 과감히 넘어서 생각해야 가능하다. 오늘날 생리학자들은 ‘heart'라는 이중적인 말이 갖는 범문화적인 의미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연구 결과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생리학자들은 인간이 왜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강한 감정gut feeling을 아직 가지고 살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187쪽)


서구의학 주류는 마음이 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심장도 대뇌와 같이 내분비 기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른바 심장-대뇌계라는 사유가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전통 의학은 오랫동안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심주신명心主神明이라는 표현에 그 뜻이 담겨 있습니다. 뇌 개념은 거의 없을 정도로 약했다가 근세에 들어서면서 뇌주신명腦主神明설이 등장할 만큼 내용이 확충되었습니다.


이런 단순한 대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매우 흥미롭고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동아시아 전통의학은 정신, 특히 감정의 각 양태를 이른바 오장五藏(해부학적으로는 五臟)에 배속했습니다. 간-분노, 심-기쁨, 비-생각 많음, 폐-슬픔/근심, 신-놀람/두려움. 그리고 이 이부裏部(깊은 곳)의 장에 각각 표부表部(얕은 곳)의 부腑와 짝을 지웠습니다. 간-담, 심-소장, 비-위, 폐-대장, 신-방광. 이 이론의 정확성 여부와 상관없이 정신을 육체의 장부 기능 전반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는 서구의학 주류보다 진실에 가까운 사유체계입니다.


사실 인간이 진화를 통해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 되었지만 간단히 도해하면 긴 대롱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롱의 안쪽은 소화기관이고 바깥은 피부입니다. 그 사이에 심부 장기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소화기관과 피부는 본질이 같습니다. 여기서 정보와 에너지의 전달체계가 진화해 간 것이니 자율신경-중추신경은 모두 장-피부신경의 자손인 셈입니다. 마음 또는 정신은 뇌에만도 심장에 만도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몸 전체에 아니 심지어 몸의 일정 정도 바깥까지 마음 또는 정신은 통전統全의 운동으로 존재합니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강한 감정gut feeling”이라는 번역은 오역입니다. 원문을 모르므로 무엇이 어찌 잘못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불가능하지만 gut feeling은 분명히 소화기관 상태가 감정을 좌우하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담은 표현입니다. 실제 예를 들면 저간의 실험을 통해 장내세균총의 균형 파괴가 각종 정신장애와 연관되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진실의 전경이 언제 어떻게 그 모습을 드러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편협한 뇌 분석 연구라는 시각을 과감히 넘어서 생각”하지 않으면 사랑을 포함한 인간의 마음 작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일부가 치명적으로 중요하다는 말과 그래서 그게 전부라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뇌는 마음에서 치명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뇌인 것은 아닙니다. 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발뒤꿈치 세포 하나하나에 마음이 흐릅니다. 왈 소미심심!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의 붕괴상도 이 이치를 우습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도 최순실도 장시호도 정유라도 김기춘도 우병우도 조중동도 재벌도 새누리당도 검찰도 모두 이 소소하고 미미한 존재의 고귀함에 무지했기 때문에 공동체 전체를 파괴하는 우매한 짓을 저지른 것입니다.


지난 11월 12일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 하나를 썼습니다. 거대한 권력 지존을 향해 소소하고 미미한 민중 100만이 모여 사퇴하라고 외친 것입니다. 저는 그 다음날 고요해진 도심으로 다시 홀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소소하고 미미한 숨결과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문득 한 소녀가 다가와 종이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수능 며칠 앞둔 고3 학생들이 모여 시국선언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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