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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현(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싣는다

2025년 7월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 대통령 간담회가 열렸다. 세월호, 이태원, 오송, 제주항공 유족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이재명 대통령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언을 마주 보며 경청했다. 누구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말보다 침묵이 길었고, 단어보다 눈빛이 많은 것을 전달했다.
한 유족이 말을 이어갈 때, 대통령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공간은 잠시 고요해졌다. 그 정적 속에서 감정은 울음이 아니라, 책임을 요청하는 정치의 언어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날 대통령은 말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사죄의 말로 떠난 분들이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유족들은 이 사과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다.
최은경(오송참사 유가족) 대표는 조사 지연, 책임 형평성, 유가족 매뉴얼 법제화, 추모 공간 조성, 심리 회복 프로그램 시행 등 다섯 가지 요청사항을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전했고, 그의 말 끝에 공간은 잠시 잠겼다.
송혜진(이태원참사 유가족) 운영위원장은 “10.29 참사 발생 천일을 앞두고”라는 구절로 시간을 환기시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3주기 추모제 참석, 특조위 기록 공개, 인력·예산 확보, 특별법 개정을 호소했다. 말은 조용했지만, 그 호소는 뚜렷했다.
김유진(제주항공 유가족) 대표는 2024년 무안공항 사고를 언급하며,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 조사위원회 독립, 활주로 둔덕 전수조사, 트라우마 치료와 후속 전담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김종기(세월호 유가족) 운영위원장이 조목조목 일곱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국가폭력 사과, 7시간·국정원·군 기록 공개, 생명안전공원 건립, 선체 거치 지연 해소, 사참위 권고 이행, 의료 지원 연장,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재난안전체계 전면 개편까지. 가장 오래된 기억이 마지막 발언으로 닿자, 공간의 공기마저 바뀌었다.
그들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았다. 분노를 떠벌이지도 않았다. 다만, 기억을 꺼내어 그 안에 담긴 요구를 정교하게 드러냈다. 그 언어는 단순한 슬픔이나 분노가 아니라, 정당함의 감정, 응답받지 못한 시간의 무게, 그리고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정동이었다.
대통령은 그 말을 끊지 않았다.
“말씀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범위 안에서 필요한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나가겠습니다.”
이 말은 평범해 보였지만, 현장에선 달랐다. 말보다 먼저 경청의 태도와 응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치를 다시 감정의 자리로 돌려놓는 전환의 순간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오랫동안 감정과 정치를 분리해왔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정치가 제도와 계산만으로 작동할 때, 피해자의 목소리는 “감정적”이라며 치부된다. 그러나 참사는 근본적으로 감정의 사건이며, 사과는 감정을 소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적 책임의 시작이어야 한다.
청와대 영빈관이라는 장소도 중요했다. 권력의 상징이던 그 공간은, 이날 기억과 감정이 마주 선 공적 장소로 전환되었다. 그 곳에서 나온 말과 침묵, 눈빛과 손짓은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기억을 구성하는 정치적 정동으로 기록될 것이다.
울컥한 장면은 곧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의 언어가 제도화될 때, 정치가 시작된다. 이날 간담회는 사과가 정치가 되고, 감정이 제도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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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 발언 (스크립트)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 협의회 공동 대표:
"안녕하세요. 대통령께 친필 편지를 썼던 오송 참사 유가족 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은경입니다. 우선 이렇게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재난 이후 국가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모든 과정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차분하지만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 다섯 가지를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재난 원인 조사 및 국정조사 추진입니다. 침수 원인 대응 실패에 대한 행안부 차원의 재난 원인 조사를 즉시 개시하고 국회 국정조사가 여야 합의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서 협조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책임자 공정 처벌 및 지방정부 지도입니다. 중대재해법으로 기소된 청주시장과 달리 무혐의가 된 도지사와 관련 사안에 대해 검찰의 수사 형평성에 대한 점검을 요청드립니다. (단호하지만 감정을 절제하며) 또한 유가족에 대한 사과 지원조차 없는 청주시에 대한 행정안전부 차원의 관리 감독 및 제도 개선을 요청드립니다.
세 번째, 재난 유가족 지원 매뉴얼 법제화입니다. 재난 발생 시 즉시 투입 가능한 유가족 전담팀을 행안부 주도로 구축하고 실종자 가족 대상 1대 1 안내 인력, 현장 유가족 보호 조치, 병원 안내 창구 설치, 공동 분향소 장례 기준 마련 등을 포함한 표준 매뉴얼을 전국 공공기관에 의무화해 주십시오.
네 번째, 추모비 설치 및 공식 추모 공간 조성입니다. 도청 내 광장에 유가족이 제안한 장소에 지자체가 책임지고 추모비를 설치하고 추모 공간을 조성하도록 정부가 예산 지원 및 이행 점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 번째, 심리 회복 프로그램 즉시 시행입니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간절하게) 유가족 대상 전문 심리 상담과 치료를 포함한 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행안부와 복지부 주관으로 즉시 시작해 주십시오. 충북도와 협의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중앙 정부가 직접 개입해 실행해 주십시오.
오송 참사는 단순한 자연 재해가 아닙니다. 유가족은 국가가 최소한의 역할을 다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대응과 제도 개선을 통해 두 번 다시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심을 담아, 약간의 떨림과 함께) 대통령님의 직접적인 지시와 관심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송혜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
"네, 안녕하십니까.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송혜진 위원장입니다. (숨을 고르며, 목소리에 힘을 주어)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참으로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하루하루가 천 년같이 느껴졌던 시간들을 지나서 저희는 이제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천 일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 천여 개의 밤과 낮 동안 저희는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대통령님 저희 한 번만 만나주십시오.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로) 우리 159명의 억울함을 제발 좀 들여다봐 주십시오. 이 아이들의 이름과 꿈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하지만 메아리처럼 들려온 것은 차갑고 긴 침묵뿐이었습니다. 대통령님 저희가 이 자리에서 간절하게 요청드리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애도를 부탁드립니다. 정부를 대표하여 공식적인 사과의 말씀 해주시고, 다가오는 3주기 추모 행사에 대통령님께서 직접 참석해 주십시오.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는 솔직한 인정과 함께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저희 아이들과 유가족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진심 어린 손길을, 위로의 손길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참석 하나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위로가 되고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둘째, 이태원 참사 관련 정보를 빠짐없이 공개하고 특조위에 제공하여 특조위가 제대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참사 전후의 대통령실 기록 일체와 불송치 사건 기록을 포함한 경찰 수사 기록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약간의 답답함이 섞인 어조로) 현재까지도 많은 정보가 특조위에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참사 당일 관련 부처 간의 소통 내용, 현장 대응 지시 사항 등 모든 기록이 공개되어야 합니다. 진실 규명이야말로 희생된 아이들, 우리 가족들의 명예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법입니다.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인지, 왜 투명한 공개를 꺼리는 것인지 저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셋째, 특조위와 피해자 지원단의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주십시오. 제대로 된 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아가 특조위의 조사 권한 강화, 특별 검사의 도입, 피해자 지원 범위의 확대 등을 포함하여 특별법 개정 논의에 정부가 적극 협조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부만큼은 참사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십시오. 크고 작은 재난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아직도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이 땅에 얼마나 많습니까? (잠시 목이 메는 듯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으며) 오랜 세월 묵묵히 견뎌온 이분들의 한이 이 정부에서만큼은 조금이나마 풀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유진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을 한꺼번에 잃은 유가족 대표 김유진입니다. 오늘은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입니다. (차분하지만 슬픔이 감도는 목소리로) 고통과 상실 속에 울부짖는 저희를 외면하지 않고 이렇게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희의 요청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반드시 관철되어야 할 저희들의 요구 사항은 총 4가지입니다. 첫째, 특별법 개정을 통한 진상 규명. 둘째,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의 독립. 셋째, 둔덕과 항공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전수 점검. 넷째, 트라우마 센터 등 국가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입니다.
세부적으로 말씀드리면 첫째,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기 위해선 특별법의 진상 규명이 포함되도록 개정이 필요합니다. 사조위와 별개로 독립성과 수사 권한을 확보한 특조위를 구성하여 유가족들의 조사 과정에 대한 알 권리와 신뢰를 보장해 주십시오.
둘째, 국토부 산하 조직인 항공 철도조사위원회의 독립을 요구합니다. (억제된 분노가 느껴지는 어조로) 사조위의 예산과 인사권이 모두 국토부에 종속되어 있는 구조로, 공항 건설 당사자인 국토부 그리고 제주항공, 보잉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역량 부족의 문제를 제기하며 대통령님께서 직접 사조위의 현황을 확인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20여 년간 우리나라의 항공 운항 서비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바야흐로 항공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쥐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사조위 시스템은 2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 우리나라 항공 안전의 민낯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주요 조사들이 수의 계약으로 외부 용역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작 10명의 조사 인원이 누적 36대, 올해만 7대의 비행기 사고 조사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조위는 행정적인 조사 권한만 있고 정작 수사 권한이 있는 경찰에게도 자료 제공을 잘 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독립성을 방패 삼아 진상 규명에 의지가 없습니다.
셋째, 6개 공항의 둔덕과 비행기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전수 점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 항공 안전 시스템의 전반적 구조적 문제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단호하게, 경고의 뉘앙스를 담아) 사조위는 저희 참사 예비 보고서에서 긴급 안전 권고를 이미 했어야 함에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무안공항 둔덕에 대해 단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 이 순간에도 6개 공항의 문자의 둔덕은 제거되지 않고 존치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제2의 제주항공 참사가 오늘도 되풀이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입니다.
넷째, 트라우마 센터 등 국가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요청드립니다. 트라우마 치료, 공항 재개항을 위한 유가족 쉼터 확보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마음 회복 센터 및 유가족 쉼터를 조속히 설치해 주십시오. 이곳은 유가족을 위한 배려이자 보호이며 국민 모두를 위한 재난 대응의 최소한의 인프라입니다.
대통령님,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사조위 독립, 항공 안전 재발 방지 대책, 재난 트라우마 회복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습니다. 지금이 바로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골든타임입니다. (절실함을 담아, 목소리에 힘을 주어)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의 외침을, 고인의 이름을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눈물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오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후 후속 조치를 위한 별도의 담당 부서를 지정해 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이 대한민국의 항공 안전과 참사 대응의 근본을 새롭게 세우는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종기 세월호 참사 가족 협의회 운영위원장: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앉아서 하겠습니다. (차분하지만 깊은 슬픔이 배어 있는 목소리로) 저는 세월호 참사로 막내딸을 잃은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1반 김수진 아빠 김종기입니다.
1분 1초가 아까울 만큼 바쁘신데 이렇게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 현안 과제를 듣고 또 위로하기 위한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대표해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세월호 참사 이후 저희 가족들은 대통령님께서 성남시장이셨을 때, 또 경기도 지사에 있을 때, 지금 대통령이 되셨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에 대한 변함없는 그 의지를 그리고 저희 세월호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희 가족들 또한 그런 대통령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한 가지 대통령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단순히 의견만 듣고 위로만 하는 자리가 아닌, 세월호 참사로 슬픔과 또 고통, 이 사회적 참사로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고 살아내고 있는 유가족들의 바람, 그것은 아마 각 참사마다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일 것이고 그 당면한 문제들을 대통령께서 확고한 의지로 해결하시겠다는 약속의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리면서 과제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간단하게 한 7가지 정도 되는데요. 많이 줄였습니다.
첫째로 저희들이 세월호 참사가 나고 참사 정권에서는 그런 사과를 못 들었지만, 참사에 대한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들었습니다. 다만 그 참사 이후에 피해자들과 시민들을 미행하고 사찰하고, 또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또 2차 가해를 일삼는 이런 국가가 저지른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사과받은 적이 없습니다.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래서 안전 사회,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려면 먼저 국가가 이런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가 이루어진 다음에 그런 안전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나가는 게 저는 순서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한 것을 대통령님께 공식 사과 인정과 사과를 말씀드리고 싶고.
두 번째로 저희들이 아직 공개되지 못한 참사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 7시간 기록물이라든가, 그다음에 대통령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국정원이라든지 군의 자료 기록이 공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공개 그리고 관련 기관들의 자료 제출이 안 되고 있는 부분 이런 부분들이 선행이 되고 제대로 제출이 돼서 아직 밝혀지지 못한 핵심적인 진상 규명, 바로 왜 304명이나 되는 국민들을 국가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저희들은 알지 못하고 있고, 또 그 큰 세월호가 왜 그렇게 갑자기 단시간 내에 그렇게 침몰했는지 그 핵심적인 진상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이 다 연계가 돼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진다면 저희 가족들은 지난 12년 동안 얘기했던 것처럼 그 결과가 어쨌든 수용할 수 있겠다라는 말씀을 드려서 그러한 부분에 대한 추가 진상 규명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어져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저희들이 지금 우리 아이들이 전국의 8개 지역에서 흩어져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벌써 12년째입니다. (안타까움을 담아, 한숨 쉬듯) 그래서 그러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명안전공원을 지금 건립을 하고 있는데, 사실은 이미 21년도에 건축 설계 공모가 되고 22년도에 실시 설계가 돼서 24년도 10주기에 완공이 됐어야 될 생명안전공원이 지금 3년이나 늦춰져서 27년도에 우리 아이들이 돌아올 예정인데 그마저도 건축에 대한 부분이고 여러 가지 행정적인 절차 이런 부분 때문에 예산까지도 늦춰지고 차질이 빚어질까 하는 그런 걱정이 우리 가족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주십사 하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저희들이 지금 기억 공간이 전국에 있는데 이 중에 특히 서울시 의회에 있는 임시 기억관과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로 가다가 바다에서 죽임을 당하고 처음으로 육지를 밟은 진도항의 팽목 기억관이 있습니다. 근데 그 팽목 기억관이 진도항 개발에 따라서 이전해야 될 상황이 됐는데, 22년도부터 진도군하고 이 부분을 논의하고 있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도 국조실이라든가 관련 해수부 잘, 대통령님까지 해서 이게 잘 이전되고 제대로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그 의미가 가릴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지금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 신항에 선체가 거치돼 있습니다. 이것도 사회적 생명 안전관으로 해서 선체가 거치가 되는 그 과정에 있는데 이 부분도 자꾸 지연이 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도 우리 유가족들이 의사가 반영된 그런 선체 거치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번 신경을 써주시길 부탁드리는 부분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저희가 특별법에 의해서 몇 번의 독립적인 조사 기구에 조사가 있었지만 그게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게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입니다. 22년도 6월달에 끝났고 9월달에 보고서를 썼습니다. 근데 이 부분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80가지 권고 사항을 남긴 게 있습니다. 가습기 32가지, 세월호 26가지, 그다음에 피해 지원에 대한 일반 자료 분류까지 해서 22가지에서 80가지가 최소한 국가에서 해야 되는 부분을 권고한 사항이 있는데 이 부분이 진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사참위법 제48조에 보면 사참위 보고서에 대한 종합 결과를 국회와 대통령은 보고받아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억울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근데 윤석열 정권에서 보고를 받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고받는 걸 거부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행정기관에서 이 정부 기관에서 대통령의 그러한 행위에 하나의 이유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 이 사참위 권고 사항을 이행할 의지도 없고 실행하지도 않는 그런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최소한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그런 종합 보고서 결과를 아마 국무조정실에 통합해서 관리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보고를 받으시고 보고를 받으시는 그런 의지가 각급 기관들에게 전달이 돼서 사참위의 권고 사항이 제대로 이행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고요.
또 한 가지 지금 피해자 지원 체계 개선과 저희 피해자 의료 지원 기간이 29년 4월 15일까지입니다. 이게 특별법에는 5년으로 돼 있었는데 저희들이 5년 더 늘려달라 해서 연장이 돼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전문 의사들이라든가 아니면 연구 용역의 결과를 보면 이 트라우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런 부분들에 대한 치료는 기한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연구 용역의 결과입니다. (간절하게,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근데 저희들이 29년 4월 15일까지로 기간이 한정돼 있습니다. 관련해서 9.11 테러 같은 경우에도 2001년에 이게 일어났지만 90년의 지원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아마 이거는 평생 지원하겠다는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죠. 저희들도 마찬가지로 이게 언제 발현이 될지도 모르고 언제 이게 또 신체적인 질병으로 또 이어질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인데 제한을 두고 치료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 의견도 그렇고 연구 용역의 결과에 따라서 그런 의료 지원이 기한 없이 이루어져야겠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요.
또 한 가지 저희들이 지금 국민의 생명권인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대통령께서도 당 대표이셨고 이런 부분들을 너무나 저희들보다 더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피해자의 권리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 안전권을 지키는 생명법인 생명안전기본법이 조속히 올해 안에 제정되어야겠다 이런 부탁을 말씀을 드리고 싶고 여기 이것에는 아마 더불어민주당, 여권의 야당들뿐만 아니라 이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국민의 생명이 무엇보다도 지켜져야 된다는 게 국가의 의무이고 정치인의 의무라는 것을 대통령의 의지와 맞는 얘기로서 좀 조속히 제정되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또 한 가지 마지막으로는 재난 안전 관리 체계의 전면적 개편입니다. (단호하고 결연한 목소리로) 이것도 대통령의 의지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저희들이 축약을 해서 7가지를 말씀드리지만 이거는 저희들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국민하고도 관련이 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아마 취임 선서 때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서 대통령께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또 이렇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저희 세월호 가족들을 대표해서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덧! 정동의 지문을 남긴다는 것
이 글에는 유족 발언과 대통령 발언 사이에 짧은 괄호 문장과 정지된 문장들이 덧붙어 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떨렸고, 눈빛이 흔들렸으며,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하던 그 순간을 기록하고자 했다. 발언을 텍스트로 옮기기만 하면, 현장의 공기와 울림은 사라진다.
그래서 정동의 지문들, 즉 감정의 흔적을 곳곳에 남겼다. 누군가 과잉된 감정의 장식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날의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한 최소한의 윤리라고 생각한다.
덧!! 처음 올린 유가족분들의 발언을 제미나이를 통해 스크립트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많았다. 관련 댓글이 있어, 다시 클로바노트를 이용해 발언을 그대로 녹취했고, 구어체를 문어체 스크립트로 다듬는 윤문 과정을 거쳤다. 발언의 핵심 내용과 감정은 유지하되, 가독성을 높이고 의미 전달을 명확히 하기 위해 표현을 다듬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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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근(416 희생자 단원고 유예은 부친)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싣는다


특조위, 특검. 진상규명을 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정부와 검찰을 믿을 수 없어서였다. 특수단은 사기였다. 진상규명의 막을 내려버리려는 윤석열의 수작일 뿐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고삐 잡고 끌고 가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아니 네 발 모두 땅에 박은 채 어디로도 갈 생각이 없던 죽은 소, 가짜 소였다.
특검 후 헛지랄 고삐질 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진상규명의 과제와 방향을 논한다? 이런 거 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만큼 했으면 됐지 뭘 또 해!!”라는 비웃음만 남았다.
오아시스가 어느 쪽에 있는지 만날 밀고 당기기만 하다가는 다 타 죽는다. 죽은 자리가 오아시스로 가는 길인지 아닌지도 모른채. 본능적으로 방향을 알고 뚜벅뚜벅 걷는 낙타를 타야 갈 수 있는 곳이 오아시스다.
특수단은 사기였으니 언급할 가치도 없다. 특조위는 사방팔방으로 노를 저어 빙글빙글 제자리만 돌다 침몰했다. 사방팔방 노를 젓게 만든 국회는 오히려 특조위를 비난했고 정부는 대놓고 밑창에 구멍을 냈다. 특검은 반쯤 잠긴 이 배를 끌고 가까운 섬에라도 가겠다 호언장담 했지만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끌고 가 인양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아직도 진상규명 출항조차 하지 못했는데 주변에서는 연필 한 타스, 공책 한 권을 흔들며 안전사회 포스터 그리기, 표어 짓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세월호참사 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대부분의 재난참사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출항도 못하고 주저앉아 마른 눈물 삼키며 먼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런 상황을 끝낼 수 있을까?
배를 만드는 데에만 신경 쓰다가 더 중요한 노꾼을 놓친 것이 잘못이었다. 사회적 재난참사가 정쟁과 장사가 되지 않게 하려면 본능적으로 가야 할 곳을 아는 노꾼들에게 노와 키를 맡겨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안을 했다. 부디 깊이 숙고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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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한민국을 위해 대통령님께 제안합니다.
끊이지 않는 재난참사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기반한 대책을 타협 없이 실행하고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피해자들이 납득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유가족 등 피해자들을 다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을 드립니다.
사회적 재난참사 발생 시 피해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보장하고, 피해자들이 직접 참여해 재난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실행하는 ‘독립적인 상설 지원•조사기구’가 필요합니다.
재난참사의 피해자와 전문가가 함께 하는 ‘독립적인 상설 지원•조사기구’는,
1. 재난참사 발생 시 같은 아픔을 먼저 겪은 피해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먼저 달려가 정신이 없을 피해자들의 인권과 권리(수습, 원인규명, 처벌, 대책 마련과 실행의 전 과정에서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를 위해 조언•지원합니다.
2. 피해자들이 조사와 수사를 공유하고 의견을 개진하며 조사•수사과정에도 참여합니다.
3.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경우 기소합니다.
4. 진짜 원인에 기반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대책이 지속적으로, 제대로 실행되는지를 피해자들이 직접 확인하게 합니다.
글로는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간략히 정리했지만, 이러한 제안은 제 상상 속에서만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재난참사피해자단체연합회인 ‘FENVAC’이 법무부와 함께 위와 같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기소에 참여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인하대봉사단춘천산사태참사, 씨랜드화재참사, 고 김용균 유가족, 고 이한빛 피디 유가족 등이 직접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기반한 대책을 요구하며 타협 없이 투쟁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매우 큰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유가족을 ‘불가촉 별종’이 되게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매우 큰 손실이며 불행입니다. 먼저 떠나보낸 자식과 가족 앞에서 어떠한 타협도 없이 오로지 재발방지에 모든 것을 내걸 수 있는 사람들을 이 사회가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역할을 부여할 때 대통령님이 강조하시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국가”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조국 전 대표께서 법무부장관 청문회 당시 발표한 장관공약 중 “다중피해안전사고”에 대한 내용 중 피해자 지원은 물론 ‘전문자문단’을 대검에 설치해 피해자의 참여 또는 의견개진을 제도화하려는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은 검찰개혁을 실행하는 단계이기에 이보다 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도 여전히 부족합니다. 304명의 생명에 대해 제대로 책임진 이가 없다는 게 이를 방증합니다. 대통령님께서 필요하시다면 “왜 구하지 않았는지, 왜 책임을 묻지 않는지”를 밝히기 위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대통령님의 소신을 잘 알고 있지만 정부여당 내의 반발이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재난참사가 더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고 피해자의 역할이 안전한 사회의 초석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드리는 이 제안을 꼭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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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내희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싣는다



제가 지식순환협동조합(지순협)의 수익 사업 일환으로 강좌를 하나 진행합니다. 이전에 지순협의 대안대학에 학장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 지순협 재정 사정이 좋지 않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재능 기부를 하려는 것입니다. 아래 웹자보 내용을 보시고 관심 있는 페친께서는 수강을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웹자보를 널리 퍼뜨려 주셔도 고맙겠습니다.

이번 강좌의 제목은 '맑스와 셰익스피어--자본주의와 연극'입니다. 제가 이런 강좌를 기획하게 된 것은 원래 르네상스 영문학이 전공이었고, <자본>, <그룬트리세>, <잉여가치학설사>, <독일 이데올로기> 등 맑스의 저작 완독 모임을 지난 7-8년 진행해온 점 때문입니다. 맑스를 꼼꼼히 읽는 동안 그가 셰익스피어를 깊고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 대가의 연관성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에 첨부하는 강좌 기획 취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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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와 셰익스피어—자본주의와 연극' 강좌 기획 취지
강사: 강내희 (전 중앙대 영문학과,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교수)

맑스는 정치경제학 비판을 정립한 혁명이론가로 유명하지만, 전형적인 19세기 형 서구 교양인이기도 하다. 맑스가 애호한 작가로는 아이스킬로스, 오비디우스, 셰익스피어, 괴테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맑스의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깊었다. 부인 예니와 교제할 때부터 그는 장인이 될 루트비히 폰 베스트팔렌의 영향을 받아 셰익스피어에 푹 빠졌다고 알려진다. 폰 베스트팔렌은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의 작품 다수를 암송할 수 있었다고 하고, 맑스의 부인 예니와 막내딸 엘레노어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전문 낭송자, 연구자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이 강좌가 주목하는 것은 평생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을 옆에 두고 읽은 맑스 자신이다. 그는 단순한 애호가 수준을 넘어서 탁월한 셰익스피어 전문가였다. 맑스의 저술을 살펴보면 셰익스피어가 다룬 다양한 주제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관한 자신의 연구와 분석에 심도 있게 활용한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가 셰익스피어 애독자가 된 것은 그렇다면 자신이 규명하고자 한 자본주의의 진상을 근대 초기의 사회상을 극화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일 공산이 크다. 이 강좌에서 우리는 맑스가 어떻게 셰익스피어를 애호하게 되었고, 그의 셰익스피어 사랑과 지식이 얼마나 깊었으며, 그것이 그가 평생 추구한 정치경제학 비판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두 대가가 제출한 ‘유령학’을 통해 그들이 근대성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등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 강좌는 아래와 같이 5강으로 구성된다.

제1강. 셰익스피어의 애독자 맑스: 맑스와 셰익스피어의 관계; 맑스의 어린 시절; 부인 예니의 가족; 장인 루트비히 폰 베스트팔렌의 영향; 맑스가 셰익스피어를 탐독한 까닭; 근대 세계 탐구자로서 셰익스피어와 맑스; 맑스의 저작에 나타난 셰익스피어의 흔적; 맑스의 셰익스피어 활용 방식

제2강. ‘문학자’ 맑스와 자본이라는 메두사: 독일 낭만주의의 후예 맑스; 페르세우스가 되어 자본주의 지옥의 탐사에 나선 맑스(“너의 길을 가라”); 메두사의 머리와 맑스가 잡으러 나선 자본이라는 ‘우두머리(Kapital)’; 현상과 본질에 대한 햄릿의 태도(“저는 ‘보인다’는 모릅니다”); 자본주의의 진실 규명을 위한 맑스의 기획(정치경제학 비판)

제3강. 근대 세계의 탐구자 셰익스피어와 맑스. 봉건적 생산양식의 붕괴와 근대적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등장; 르네상스 영국에서 근대적 연극 장르의 출현; 근대적 개인의 자아 형성과 역할 연기; 뒤죽박죽인 세상 또는 상품생산 사회에서 진실 감별; “세상은 무대”―전형적 근대인 햄릿; 근대 세계체계 최고의 비판자 맑스

제4강. 맑스와 셰익스피어의 유령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유령이 제기하는 문제들; 아버지 유령에 대한 햄릿의 태도; 자본주의 사회의 유령들 또는 판타스마고리아; 『자본』에서 맑스의 물신숭배 비판; 현상과 본질의 관계—셰익스피어와 맑스에게서 진실의 문제; 근대성의 이해와 ‘유령학’의 문제설정

제5강. 자본주의라는 무대. 자본주의 극의 제1막과 제2막—가치의 생산과 실현; 자본주의 무대 위 햄릿으로서의 맑스, 자본주의적 생산 담지자로서 자본가와 노동자 또는 자본주의 극의 등장인물들; 자본주의를 배역으로 등장시킨 무대로서 『자본』 또는 연출가 맑스; 『자본』에 나타난 연극적 요소들과 그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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